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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13962 vote 0 2003.09.14 (18:19:39)

진짜가 있는가 하면 가짜도 있습니다. 문제는 진짜보다 가짜가 훨씬 더 매력적이라는 사실입니다. 더 큰 문제는 가짜도 나름대로 역할이 있고 기여하는 바가 있다는 점입니다. 제법 업적(?)을 남긴 쓰레기의 전형 아도르노..

“점잖아 보이고 온화한 그의 이중성을 그의 생전에 간파한 사람도 있었다. ‘한나 아렌트’는 야스퍼스에게 보낸 편지에서 “아도르노는 내가 아는 사람 가운데 가장 역겨운 인물”이라고 혹평했다.(중략) 강단에서는 사회변혁을 주장하면서 휴가는 스위스의 최고급 호텔만을 찾는다든가, “TV는 이데올로기”이고 대중문화는 이성의 타락이라 질타하면서도 싸구려 만화영화를 좋아했다든가(중략)

탄생 100주년을 맞는 아도르노에 대한 지식인들의 평가는 ‘마지막 천재’와 ‘희대의 위선자’ 사이의 어느 지점에 있는 것 같다. (이한우 논설위원 hwlee@chosun.com )

가짜신문 조선일보의 논설가짜 ‘이한우’가 딴에는 아도르노를 옹호한답시고 쓴 기사입니다. 까놓고 진실을 말합시다. 진짜와 가짜 사이에 중간은 없습니다. 아도르노는 천재와 위선자 사이에 선 자가 아니라 걍 위선자입니다.

좌파인 척 하지만 부르조아적인 생활을 즐기는 이중인격.. 혁명을 하겠다고 자본가들을 위협해서 혁명을 예방(?)하는 것으로 사회발전에 기여한다는 먹물들.. 조선일보로부터 좌파로 대접받고 있다고 큰소리치는 손호철류, 이 기사를 쓴 이한우의 철학 친구(?)라는 진중권류..

실천에는 관심이 없지만 실천을 말하는 데는 관심이 있는.. 혁명엔 관심이 없지만 혁명을 논하는 데는 꽤나 진지한.. 어차피 세상을 뒤집을 생각이 없으므로, ‘관념의 유희’ 안에서 얼마든지 원칙주의자일 수 있는.. 하지 않을 혁명에 극단적인 노선만 고집하는 쓰레기..

진짜는 조심스럽습니다. 실천이 담보되어야 하기 때문이죠. 성역인 강단 안에서 떠들기라면 제멋대로 게바라를 찾고 마오를 섬기며 낭만이어도 좋으나 그대 정말로 세상을 바꾸려면 신중해져야 합니다.

비극은 그 가짜들도 사회에 기여하는 바가 있어서 그들은 오늘도 ‘당당하다’는 사실입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진짜는 신중하느라 숨죽이고 있고, 가짜들은 내놓고 활개치고.. 어찌보면 그게 세상 돌아가는 이치일 수도..

『도공은 가마를 헐어 100개의 백자 항아리 중 한 개의 명품만을 남기고 99개는 망치로 깨뜨려 버린다. 왜? 검소하지 못해서가 아니다. 백자를 감상하는 선비가 진짜와 가짜를 구분하는 눈을 잃어버릴까 염려해서이다. 역으로 선비는 왜 쓸모도 없는 백자항아리를 비싼 값에 구입하는가? 진짜와 가짜를 가려내는 눈, 곧 심미안을 기르기 위해서이다.』

왜 신중해지지 않으면 안되는가?
광해군의 실패에서 교훈을 얻어야 합니다. 군주 한 사람이 모든 정보를 독점한 채, 군주 1인의 은밀한 지시에 의해 움직이는 방식은 위험합니다. 독살(?)된 정조임금의 실패 역시 비슷합니다. 군주가 아무리 영민하더라도 만인과 함께 하지 않으면 위태롭기 그지없습니다.

그래서 필요한 것은? 이념드라이브입니다. 노무현정부의 개혁 또한 이념과 철학에 의해 뒷받침되지 않으면 안됩니다.

노무현의 이념과 철학은?

이념은 곧 ‘행동통일’을 의미합니다. 만인과 공유되지 않은 대통령 혼자만의 이념과 철학은 광해군의 나홀로 실용주의노선처럼, 정조임금의 ‘철인에 의한 일인독재 개혁’처럼 위태로운 것.. 노무현 개인이 아무리 이념과 철학에 있어서 투철하다 해도 위태롭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유엔결의가 있더라도 전투병은 파병거부가 정답
청은 강하고 명은 부패해 있으므로 ‘청에 붙어야 살 수 있다’는 군사정보를 광해군은 차마 신료들에게 알려줄 수 없었습니다. 독단적으로 강홍립을 파견하고 밀명을 내렸습니다. 백성들은 강홍립이 청을 토벌하러 가는줄 알았습니다.

그 결과는? 명분도 잃고 실리도 잃는 최악의 비극으로 귀결되고 말았습니다. 개혁은 군주 한사람의 능란한 통치술이 아니라, 밑바닥에서부터 민중의 마음을 움직이고서야 가능합니다. 정보는 공개되어야 하고 노선은 천명되어야 합니다.

무능한 후세인과 야만한 부시 그리고 썩은 명나라와 야만한 청나라.

광해군의 실용주의는 옳았지만, 군주 일인의 독단에 의존한 그 방법은 틀렸습니다. 신료들을 설득하지 못한다면 차라리 청나라와 전쟁하여 깨지는 길을 택했어야 합니다. 그래서 역사는 무서운 것입니다. 때로는 ‘뻔히 보면서 알고도 지는 길’을 선택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명분을 들어 부시의 파병요구를 거절할 것인가 아니면 광해군의 실용주의를 본받아 파병을 하므로서 꿩먹고 알먹는(?) 길을 택할 것인가?

이 상황에서의 정답은 ‘파병을 거절하므로서 부시에게 두들겨 맞는 길’을 택하는 것입니다. 설사 옳은 길이라도 모두를 설득할 자신이 없다면 포기해야 하는 것이 민주주의입니다. 그래서 모두를 설득하는 방법으로, 만인의 행동통일을 이끌어내는 방법으로 이념과 철학이 요구되는 것입니다.  

이념과 철학의 부재가 참여정부의 문제
중국인들은 재미있는 것이 등소평의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거나 ‘치리정돈’이나 ‘서기동수’니 하는 짤막한 구호, 혹은 공산당의 ‘4대견지’니 ‘8대원칙’이니 하며 ‘국가의 가는 큰 방향’을 몇 글자로 요약하여 표현해낸다는 점입니다.

노무현정권의 문제는 여전히 노무현노선을 간단하게 표현해줄 하나의 단어를 찾아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DJ라면 '햇볕정책'이 가장 크지요. DJ의 햇볕정책에 비길만한 노무현의 뭔가는?

'참여정부'? 뭘 어떻게 참여하라고? 이걸로는 약하지요. 청와대 수석들 중에 국참수석과 홍보수석이 못하고 있습니다. 중국인들이 잘 하고 있듯이, 콕콕 찍어서 입에다 쏙쏙 떠먹여줘야 합니다.

노무현정부에 철학과 이념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문제는 그것을 우리 국민들이 모른다는 점이지요. 그래서 리더십이 부족하다는 말 까지 나오고 있는 것입니다. 참모들의 분발을 촉구하는 바입니다.

김두관이 아니라 이창동일세
왜 노무현은 죽어보자고 조중동을 깨는가? 또한 노무현정부가 가는 길을 만인에게 알려주기 위함입니다. 왜 필자는 게시판 상단에 ‘노무현의 전략’을 연재하고 있는가? 또한 노무현정부가 가는 방향을 귀띰해주기 위해서입니다.

노무현 혼자만이 알고 있는 철학이 아니라, 노무현과 코드가 맞는다는 극소수의 사람들만 알고있는 이념이 아니라, 만인이 공유하고 만인이 함께하는 이념과 철학이 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요즘 조선일보가 이창동장관을 집중적으로 ‘조지고’ 있는 이유가 뭐겠습니까? 그 돌머리들도 뭔가 눈치를 챈 것입니다.

조선일보 왈..

“한나라당 등신들아! 타켓은 김두관이 아니라 이창동이라니깐.”

조선일보감독이 한나라선수에게 연거푸 사인을 내고 있는 모습이 보이지 않습니까? 사실이지 김두관을 봐서는 아무것도 안보이고 이창동을 봐야 약간 보입니다.

무조건 나를 믿고 따르라는 식은 안되는 시대
편하기로는 박통 식으로 ‘무조건 날 믿고 따라와’ 하고 다그치는 권위주의 방법이 최고지요. 문제는 노무현이 그 손쉬운 방법을 버렸다는 데 있습니다. 광해군 짝이 나지 않으려면.. 파파걸 추미애도 설득해야 하고 마마보이 한화갑도 포용해야 합니다. 어떻게?

정치의 본질은 신뢰입니다. 무엇을 믿을 수 있습니까? 우리는 백범이나 장준하나 세종대왕이나 이순신이나 이런 위인들을 거론하곤 합니다. 사람을 믿으라고요? 사람을 믿을 수 있다고요? 천만에!

믿을 수 있는 것은 시스템 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여전히 사람을 논합니다. 과거는 미화됩니다. 영웅전이나 위인전은 그럴듯하게 꾸며집니다. DJ를 이상적인 사람으로 묘사해놓고 DJ가 되라고 요구하기도 하고 링컨을 주장하기도 합니다.

천만에! 위인전에 속지 마세요. 이상적인 위인은 없습니다. 링컨도 나폴레옹도 그 당시로 돌아가보면 모순투성이 인물입니다. 세월이 흐르면 긍정적인 부분만 기억에 남는 거지요. 100년 후엔 노무현도 링컨으로, 백범으로 묘사되겠지요.

그러나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세종대왕이 그 당시에 얼마나 고생했는지, 링컨이 반대파들에게 얼마나 집요하게 얻어맞았는지, 백범이 얼마나 험난한 길을 걸어왔는지를.. 노무현은 차라리 약과입니다.

이념과 철학은 함께 만들어 가는 것
결론을 요약하죠. 노무현정부의 가장 큰 약점은 이념과 철학과 노선을 만인이 알아듣게 분명하게 천명하지 못하고 있다는데 있습니다. 노무현이 왜 한사코 조중동에 맞서는지 다들 모르고 있다는 점이지요.

그래서 개혁세력 내부에서조차 행동통일과 내적인 역량의 결집이 안되고 있는 것입니다. 그 때문에 노무현은 자신이 가진 힘의 반도 사용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노무현의 철학이 마르크스에게 빌어온 것이 아니고, 링컨으로부터 렌탈한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왜? 새로운 길을 가기 때문입니다. 결국 노무현의 이념과 철학은 노무현이 대통령자리에서 물러나고서야 분명하게 드러날 것입니다.  

노무현 5년은 안개 속을 걷는 기분일 것입니다. 선장은 분명히 나침반을 보고 있지만, 선원들은 아무도 확신하지 못하고 있는 그런 상태가 계속될 것입니다. 그 긴장된 상황에서 죽어나는건 헛갈리고 오판하는 민새와 몽새, 추새(?) 들이지요.

게임은 계속됩니다. 앞으로 5년간 얼마나 많은 몽새와 민새가 오판하고 추락할 것인가.. 생각하면 그들이 서프라이즈의 일용할 양식이 되는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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