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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13937 vote 0 2003.12.30 (14:19:43)

조중동이 질러대는 비명소리의 강도가 연일 신고점을 갱신하는 것을 보니 바야흐로 국운이 트이는 조짐입니다. 선거를 앞두고 말들이 많지만 대개 겁쟁이들이 하는 소리입니다. 박정희독재 20년 전두환, 노태우 15년 YS 5년의 고통에 비하면 행복입니다.

『 양은 가고 원숭이가 온대요. 』

신문기자들의 정당지지도를 보면.. 우리당(23.4%), 민노당(16.3%), 민주당(8.0%), 한나라당(5.4%), 자민련(1.9%) 순으로 나오는군요. 서프라이즈도 언론이라면 언론입니다. 그런 점에서 서프의 스탠스도 이 조사내용과 크게 다를 이유는 없다고 봅니다.

백분율로 나누면 우리당 45%, 민노당 30%, 민주당 15%, 한나라당 10%.. 이 비율에 맞추어 애정을 나누어 주는 것이 적절할 듯 합니다. 현재 서프라이즈의 스탠스와 비교해 본다면 민노당 쪽에 조금 더 신경을 쓰고 민주당은 그만 잊어버라는 것이 적절한 듯 합니다.

물론 이 조사는 지식계급인 신문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이므로 광범위한 대중의 여론을 반영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도 조금씩이나마 이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옳다고 봅니다. 예컨대 한국의 언론지형이 위 조사와 같이 우리당 45%, 민노당 30%, 민주당 15%, 한나라당 10%이 되는 시점에 이르러 언론개혁운동을 멈출 수 있다는 말입니다.

현실은 어떻습니까? 조중동을 중심으로 한 한나라당이 신문시장의 90을 먹고 우리+민노+민주 세 당의 합이 10 정도 아닙니까? 이 기가 막힌 전도된 현실이라니.. 바꿔야 합니다. 기자들의 70퍼센트가 우리당과 민노당을 지지하는데 그 기자들이 쓴 신문기사는 왜 정반대로 나온다는 말입니까?

이게 뭐에요? 대한민국 기자들은 자신의 의사와 반대되는 거짓기사를 쓰고 있다는 말 아닙니까? 왜? 사주의 강압 때문이지요. 왜 개혁을 해야 하는가? 현실이 이렇기 때문에 개혁을 해야하는 겁니다. 기자들의 70퍼센트가 우리당과 민노당을 지지한다면 신문기사도 그와 같아야 한다는 말이지요.

그렇게 될 때까지 죽어보자고 조중동을 때려잡아야 한다는 말입니다.

주제를 파악하고, 분수를 지키고, 역할을 찾자
국가를 인체에 비유한다면 머리가 있고 몸통이 있고 손발도 있고 똥구녁도 있습니다. 각자의 역할이 있는 거에요. 주인공이 있는가 하면 악역도 있습니다. 주인공만 고생하는 것이 아니라 악역도 고생합니다. 그러나 칭찬은 주인공의 몫입니다.  

“똥구녁이 그동안 고생했으니 오늘부터는 똥구녁으로 밥을 먹자.”

이건 아니거든요. ‘역설이지만 민새 덕분에 이겼으니 김민석을 총리로 밀자.’ 이건 아니란 말입니다. 똥구녁의 역할을 맡은 민새와 몽새에게는 계속해서 배설의 임무를 부여하고, 두뇌의 역할을 맡은 서프라이즈는 계속해서 앞만 보고 가는 수 밖에 없습니다.

악역을 자청하여 나서는 사람이 있습니다. 또한 필요한 존재입니다. 그들의 목소리에도 한번 쯤은 귀를 기울여야 하고, 필요한 만큼은 성찰도 해야 합니다. 그러나 악역에게 돌아가는 박수는 없습니다. 이완용 덕분에 독립의 소중함을 알았고 히틀러 덕분에 파쇼의 위험을 알았지만 그들에게 고맙다고 말하지 않는 것과 같지요.

결국은 역할입니다. 우리, 어떤 역할을 맡을 것인가? 대통령이 망신을 당했으니 내년 총선에 질 지도 모릅니다. 허나 그 문제는 결국 DJ와 노무현의 역할로 봅니다. 우리가 나설 일은 아닙니다. 만인의 희망을 충족시키려면 DJ와 노무현이 빅딜을 하면 되겠지요.

우리의 역할은 선거에서 이기는 것이 아니라 개혁을 견인하는 것입니다. 60억 해먹고 약해져서 개혁을 후퇴시킨 노무현은 욕해주면 되고 노무현은 이왕 버린 몸, 욕을 먹더라도 총선에 이기면 되겠지요. 중요한 것은 그 경우에도 서프의 역할은 변함이 없다는 것입니다.

화해를 하든, 포용을 하든, 승리를 하든, 패배를 하든 그 문제는 현실정치인의 역할입니다. 우리는 다만 우리의 이념에 충실하면 그만입니다. 이기면 이기는 대로, 지면 지는대로 방법이 있습니다. 그래도 서프의 역할은 변하지 않습니다.

우리의 역량과 한계를 인정하자
노무현을 위해 우리가 모인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필요로 할 때 노무현이 마침 그곳에 있었고 우리들에 의해 발견된 것 뿐입니다. 다이아몬드인줄 알았는데 금이었다는 거죠. 그래도 우리는 노무현을 이용할 것이며, 그가 약해졌으면 약해진대로 사용할 것이며, 쓸모가 다 하면 또다른 노무현을 발굴할 뿐입니다.

개혁세력의 총체적 역량이 이 정도 밖에 안된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합니다. 두 번의 대선승리는 사실 오바한 셈이지요. 한번 쯤 쉬어가도 되는 타이밍입니다. 져도 좋다 이거지요. 다만 다시 찾아올 수 있도록 룰은 공정하게 바꾸어놓고, 적어도 돈 선거는 못하게 만들어놓고 물러나더라도 물러나야하는 거지요.

"노무현이 하야한다 해도 저는 조금도 놀라지 않을 것입니다."

노무현의 잘못은 그렇다치고.. 지지자들까지 겁먹고 약해진 것은 이념을 잊어버렸기 때문입니다. 다시 이념으로 돌아가지 않으면 안됩니다. 이념은 승리와 패배를 초월하여 존재하는 것입니다. 무엇이 우리의 이념입니까? 근본을 생각해봐야 합니다.

개혁? 작은 겁니다. 혁명? 또한 작은 것입니다.

궁극적으로 저의 이념은 ‘사람’입니다. 서프의 유일한 자랑은 독자들의 질이 다른 어떤 사이트보다 우수하다는 것입니다. 우수한 여러분을 알게 되어서 기쁘고, 여러분과 만날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선거에 이기든 지든, 노무현이 물러나든 말든 저는 서프라이즈에서 본전을 찾을 생각입니다. 그 어떤 사람들보다도 훌륭한 여러분과 만나과, 대화하고, 사귀는 것입니다. 그것만으로도 대성공이지요.

우리의 이 만남과 행복과 사랑이 자위라면 저는 그 자위를 계속할 것입니다. 왜냐면 좋거든요.

또 한해가 가고 새해가 옵니다. 양의 해가 가고 원숭이의 해가 옵니다. 달력 위에 찍어놓은 점 하나에 불과합니다. 아무런 의미도 없지요. 양들은 침묵하고 원숭이는 제 세상이 열린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저는 거기에 의미를 부여할 생각입니다.

거기에 우리들의 꿈을 투사하고, 거기서 우리들의 행복을 노래하고, 그러면서 우리들의 사랑을 가꾸어갈 생각입니다. 왜냐면 그게 삶이거든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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