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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4280 vote 0 2023.05.19 (11:49:13)

    세상은 구조다. 다른 말로 상호의존성이다. 쉬운 말로 간섭이다. 인간의 모든 행동의 모든 원인이다. 우리는 탐욕, 야망, 욕망, 사랑, 행복 따위의 개인적 동기로 인간의 행위를 설명하지만 거짓이다. 그것은 학습된 것이며 타인을 납득시키려는 레토릭에 불과하다. 


    인간의 행위는 원래 납득되지 않는다. 인간이 하는 짓은 분명한 이유가 없다. 이유를 묻지 마라. 인간은 그냥 그렇게 한다. 그렇게 만들어진 존재다. 인간은 외부의 목표를 보고 그것을 '위하여' 행하는 동물이 아니라 내부에 있는 엔진에 '의하여' 행동하는 동물이다. 


    동기는 서울로 갈 것이냐 부산으로 갈 것이냐 행선지를 정한다. 엔진이 없으면 가지 않는다. 엔진이 있으면 어디로든 간다. 내부의 동력원이 진실이다. 인간으로 하여금 행동하도록 추동하는 엔진은 무엇인가? 그것은 게임이론의 상호의존성이다. 외부 간섭이다. 


    사회적인 권력관계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인간의 행위하는 동기는 사회에서 주어진다. 사회는 개인에 간섭한다. 개인은 사회에 의존한다. 그것이 진짜 동기다. 탐욕, 야망, 욕망, 사랑, 행복은 납득되지 않는 인간의 행동을 납득시키려는 포장기술에 불과하다. 


    인간은 원래 제정신이 아니다. 인간은 결코 합리적으로 행동하지 않는다. 그러나 사회 전체로 보면 최악을 피하는 합리적인 결과가 도출된다. 그렇게 세팅되어 있다. 상호작용을 높이는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합리적인 판단은 상호작용을 낮춰서 리스크를 증대한다.


    인간은 좀 싸워야 한다. 생명이 바이러스와 공존하는 것과 같다. 사회가 무균실이 되면 인간은 약해진다. 최선의 결정이 사회를 무균실로 만들어 리스크를 증대한다. 뭣도 하지 말고 뭣도 하지 마라며 터부를 생산하여 인간을 터부의 감옥에 가두어 버리면 파멸한다. 


    인간의 모든 행동은 최악을 피하고 차악을 구하는 것이며 조금씩 나빠지지만 상호작용이 증대한 결과 발명, 발견, 혁신에 의하여 나아진다. 인간의 모든 결정은 나쁘다. 진보도 나쁘고 보수도 나쁘다. 그래도 세상이 멀쩡히 돌아가는 이유는 생산력의 증대 때문이다. 


    정치인은 언제나 세상을 망쳐왔지만 최악을 피했다. 정치인이 최선을 구했을 때 오히려 최악이 된다. 최선이 상호작용을 감소시켜 사회를 무균실로 만들기 때문이다. 인간 존재의 엔진은 무엇인가? 근원의 동력원은 무엇인가? 그것은 환경과 싸워 이기려는 것이다. 


    왜 이기려고 하는가? 상호의존성 때문이다. 게임이 걸렸기 때문이다. 간섭받고 있기 때문이다. 나뭇가지에 뿔이 걸린 사슴은 탈출하려고 한다. 거미줄에 걸린 벌레는 날아가려고 발버둥친다. 상호의존성에 걸린 인간은 간섭받고 속박을 받으면 자유로워지려 한다. 


    그것이 이기려는 행동이다. 그것은 정당한 행동이다. 문제는 재미가 들려서 이기기 위한 게임을 하는 것이다. 도박이 그렇다. 져서 입는 타격이 10인데 이겨서 얻는 기쁨이 100이면 열 번 지는 것은 잊어먹고 한 번 이겨먹으려고 별짓을 다 한다. 관종짓을 하는 것이다. 


    게임의 법칙은 상호의존성이 걸렸을 때 내 패가 나빠도 상대방 패가 더 나쁘면 먹는다는 거다. 인간은 언제나 나쁜 결정을 하며 상대방이 더 나빠지기를 학수고대한다. 좋은 결정은 구조적으로, 원리적으로 불가능하다. 좋아지는 것은 외부에서 물이 들어와 줄 때다. 


    미국은 언제나 나쁜 결정을 했다. 꾸준히 미국과 세계를 망쳐왔다. 토질이 좋아서 농사가 잘되고, 땅을 조금만 파도 석유가 쏟아져 나오고, 가만있어도 각국의 인재가 몰려오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이득 봤다. 좋은 흐름을 타면 좋아지고 나쁜 흐름을 타면 나빠진다. 


    항상 망치지만 소련이 의욕적으로 망치는 바람에 미국이 이득 본다. 소련은 최선을 추구했기 때문에 최악이 되었다. 물은 언제나 밖에서 들어온다. 최선을 추구하려면 외연을 차단해야 한다. 상호작용은 감소하고 리스크는 증대된다. 모든 나쁜 것은 밖에서 들어온다. 


    외부를 차단하자 내부 상호의존성이 올가미가 되어 최악이 되었다. 내부에서 발목을 잡는다. 인간이 최선에 집착하는 이유는 리스크를 감추면 일시적으로 좋아지기 때문이다. 리스크에 따른 청구서는 나중에 오니까. 인간의 선행도 악행도 이겨먹으려는 점은 같다. 


    사회가 이기면 선행이고 개인이 이기면 악행이다. 이기려면 게임을 걸어야 한다. 게임을 걸면 속박된다. 상호의존성이 작동한다. 중요한건 절대성이다. 상호의존성은 절대성이다. 절대적으로 결론을 내린다. 분명한 답을 찾는다.


    1. 탐욕, 욕망, 야망, 행복, 사랑 따위 개인적 동기는 학습된 거짓말이다.

    2. 인간의 동기는 사회로부터 주어진다. 

    3. 이겨먹으려는 행동이 동기가 된다.

    4. 사회를 이기려는 행동이 권력추구로 나타난다.

    5. 상호의존성에 의해 속박되었기 때문에 이겨먹으려고 한다.

    6. 이기기 위해 이기려고 하면 도박중독이 된다. 

    7. 사회를 이겨먹으려고 하면 범죄중독이 된다.

    8. 선행은 사회가 이기는 것이며 악행은 사회를 패배시키는 것이다.

    9. 내 패가 나빠도 상대방 패가 더 나쁘면 이기는게 게임의 법칙이다.

    10. 이기려는 행동은 결국 차악을 선택하게 한다. 

    11. 차악을 선택하면 언제나 나빠지지만 집단의 리스크를 피한다.

    12. 최선을 선택하면 뒤로 리스크가 쌓여 결과적으로 최악이 된다.

    13. 좋은 것은 인간의 결정이 아니라 외부에서 기술적 혁신의 형태로 온다.

    14. 판단은 상호의존의 닫힌계 안에서 일어나며 무조건 나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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