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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14106 vote 0 2005.04.18 (20:27:01)

정치는 관심 끊고 경제나 신경 쓰겠다던 강준만이 오랜만에 맞는 말을 했다. 그러나 가볍다. 대놓고 질타하지 못하고 넌지시 충고하고 있다. 선수 그만두고 심판으로 물러앉은 격이다.

마뜩치 않다. 큰 인물은 큰 역할을 맡아야 된다.
강준만, 당신은 지금 작아졌다.

386 얼간이들에게 뒤에서 충고하지 말고
정면에서 귀싸대기를 쳐라.

당신이 386들에게 충고한 그 말은
강준만 당신이 귀담아 들어야 할 말이다.

왜 명계남이 네티즌들에게 혼줄나고 있는가? 1천만 네티즌의 대표라면 문희상의 귀싸대기를 치고 염동연에게 꿀밤을 멕여야 한다.

천만 네티즌의 대표급 위상을 가진 사람이 문희상 한테 ‘어이구 삼촌’ 하고 엉기고, 염동연 한테 ‘아이고 성님’ 하고 매달리면.. 그건 2002년에 YS 찾아가서 시계 자랑하다가 혼줄났던 노무현 후보 처럼 되는 것이다.

노무현 후보도 그 일로 민심의 무서움을 알고 바른 길을 찾았듯이 명계남도, 강준만도 이제 정신을 챙기고 바른 길로 돌아와야 한다.(정치판의 경험칙으로 보면 그럴 가능성은 0에 가깝다. 강준만은 정치가가 아니니까 다를 수도.)

김두관도 마찬가지. 정치를 안하겠다면 몰라도, 정치를 계속 하겠다면 스스로의 가치는 스스로가 규정해야 한다. 명계남의 예를 들어 말하면..

명계남이 우리당 의장에 도전하겠다고 말했을 때 나는 ‘이 양반이 그래도 뭔가를 아는구먼’ 하고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그런데 이게 뭐야?
장난하나.
네티즌 얼굴에 똥칠했다는 사실을 알고나 있을까?

김두관은 장관을 이미 해버려서.. 운명적으로 대통령 외에는 할 역할이 없다. 김두관은 스스로를 대통령급으로 규정하지 않고, 국회의원 후보 혹은 시골에서 올라온 정치 지망생 정도로 여기는 것 처럼 비쳐진다.

중앙과 지방으로 2분하고, 자신을 서울 깍쟁이들 약은 수를 모르는 지방의 선수로 여기는 것은 최악이다. 연습게임은 없다. 진지해져라.

지난번 글에서 말했듯이.. 김구선생이 임정의 문지기를 자임했다는 것은 그 건물 안에 드나드는 사람 모두를 장악하겠다는 뜻이다. 이건 겸손하면서 오만한 것이다. 정치인은 모름지기 이래야 한다.

가장 낮으면서 가장 높아야 한다.

착각하지 말기 바란다. 겸손하라는 것은 가장 낮은 역할을 하란 말이 아니고, 가장 낮은 사람들의 대표자가 되라는 말이다. 가장 낮은 사람들의 한과 슬픔과 분노를 모아서 그 염원을 위에다 전달하는 역할을 맡으라는 말이다.

그것은 언뜻 가장 작은 역할처럼 보이지만 도리어 가장 큰 역할이다.

겸손하랬더니 문희상 형님 찾아가서 가방모찌나 하겠다는 식이라면 곤란하다. 왜 과감하게 어리버리 하고 있는 문희상의 귀싸대기를 쳐서 꾸짖지 못하는가?

강준만의 글에도 나와 있지만.. 정치인 모두는 기본적으로 유권자의 적이다. 적과의 동침은 곤란하다. 정치인 모두와 각을 세우지 않으면.. 명계남이고 김두관이고 더는 크지 못한다.

명계남, 김두관.. 당신의 존재가치는 무엇인가?
왜 당신들은 정치판을 기웃거리는가?

평범한 네티즌들의 울분을 대표해서.. 저 위에 있는 넘들을 한 대씩 쥐어박고 올 일이 아니라면 당신네의 존재는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당신네 아니라도 정치할 사람은 많다. 시장할 사람도 많고 군수할 사람도 많고 금뺏지 할 사람도 많다. 사람이 없어서 당신이 필요한게 아니다. 우리같이 낮은 사람들의 울분을 위에 전달해줄 사람이 없어서 당신이 필요한거란 말이다.

그렇다면 용기있게 나아가서 문희상, 염동연들의 궁뎅이를 벗겨 놓고 물볼기를 한 대씩 치고 와야 한다. 왜 그렇게 못하는가?

정치인 모두와 각을 세웠다가.. 끝내 정치인들에게 맞아 죽으면? 우리가 장사는 후히 지내주겠다.

정치인들에게 집중적으로 두들겨 맞았는데도 죽지 않고 끝끝내 살아남으면? 당연히 대통령이 된다. 그 외에는? 없다. 한 계단씩 밟아서 위로 올라가는 길 따위는 없다.

정치란 무엇인가?

주도권 잡기 시합이다. 주도권을 잡는 방법은 기본적으로 세 가지가 있다.

● 하나는 선점이다.. 이 경우 기획이 성공해야 한다. 실패하면 죽음.
● 둘은 안티다..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 대안없는 안티 역시 죽음.
● 셋은 캐스팅 보드다.. 언젠가는 선점으로 바꿔야 한다.

가장 좋은 것은 선점이다. 자신의 기획을 내놓고, 자신이 다수가 되어 판을 장악하고 자신의 기획을 실행하는 것이다. 기획이 성공하면 상을 받고 기획이 실패하면 다른 세력으로 교체된다.

안티전략이나 캐스팅보드 전략은 언젠가 선점하기 위해 힘을 비축하고 장기전을 꾀하는 것이다. 그때를 대비하여 자신의 기획안을 다듬어가는 것이다.

민노 찌질이들처럼 안티하기 위한 안티, 직업적 안티, 평생 안티.. 이런 따위는 참으로 너절한 것이다. 중심을 치지 않는 아웃사이더는 필요없다. 주류를 전복하지 못하는 비주류는 존재가치가 없다.

그렇다면 서프라이즈의 전략은? 전체적으로는 대세를 주도하면서, 부분적으로는 안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캐스팅 보드 역할을 할 수 있다.

서프라이즈의 전략은..

● 대한민국 전체의 이슈는 선점한다.(한국은 강하다. 조중동은 한국은 약하므로 미국과 일본에 빌붙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이런 찌질한 소리는 21세기 신문명을 선점하는 태도가 아니다.)

● 우리당에 대해서는 일단 안티다.(현재로는 네티즌세력이 우리당을 장악할 정도의 역량을 가지고 있지 않다. 유시민으로 교두보를 만들어 놓고 비판세력으로 남아있다가 우리의 역량이 강해졌을 때 일제히 쳐들어가서 주도해야 한다.)

● 네티즌세력 안에서는 선점한다.(네티즌세력 안에서는 서프가 형님이다. 판을 주도하면서 형님노릇을 해야 한다. 민노류, 국참류의 찌질한 아우들은 당근과 채찍으로 다스려야 한다.)

● 차기 대선에서는 캐스팅 보드다.(이해찬도 끌어들이고 강금실도 끌여들여야 한다. 후보간에 힘의 균형을 이루어 아슬아슬한 승부가 되도록 유도하여, 경선을 흥행시키는 데 주력하는 것이 옳다.)

과거사청산, 보안법 철폐, 2만불 돌파, 독도수호, 동북아 균형자 등은 대한민국 전체의 이슈다. 이건 우리가 선점하는 것이 맞다. 그러나 우리당에 대해서는 역량이 부족하므로 일단 힘을 길러야 한다.

우리가 가진 힘을 파악하고, 그 힘이 닿는 범위 안에서 우리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선택과 집중의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 은밀히 힘을 비축해 두어야 한다.

언제가 되든.. 우리가 우리당에 쳐들어 갔을 때는 우리의 기획안을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가 자체적으로 과반수가 되어야 한다. 아직은 우리당의 과반수가 아니다.

인터넷 직접 민주정치를 주장하는 우리의 기획안도 아직은 미완성이다. 이 기획안이 완성되었을 때가 우리가 우리당을 장악하는 시점이다. 지금 20대인 젊은이들이 40대가 되었을 때 완전한 인터넷 직접 민주정치가 가능하다. 최소 10년은 걸리는 로드맵이다.

준마니스트들의 시대가 온다

강준만이 오랜만에 바른 말을 했다. 그러나 그의 목소리에는 힘이 없다. 그는 자조하고 있는듯 하다. 선가(禪家)의 말로 하면 에고를 버리고 마음을 비워야 한다. 평상심을 찾아야 한다.

강준만이 이상해진 것은 서울시장 후보 김민석을 두고 진중권과 논쟁한 때 부터다. 왜 그는 자신이 지금 비판하고 있는 386의 대표철새 김민석을 버리지 못했을까? 그때는 깨닫지 못했다가 이제사 깨달은 것일까?

그때 그시절 강준만이 정신이상자 취급을 했던 진중권은, 유시민을 정신이상자 취급 하면서도 유시민이 옛날에 지나갔던 그 길을 열심히 쫓아가고 있다.

진중권은 유시민을 비난했지만, 말로는 비난하면서도 열심히 유시민을 흉내내고 있는 걸로 보아 정신이 멀쩡함이 분명하다.

강준만의 기우였던 것이다. 우리는 그때 그시절 강준만이 일러준 대로 실천했을 뿐이다. 강준만이 그의 준마니스트들을 끝까지 믿는가 혹은 믿지 못하는가는 전적으로 그의 인격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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