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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13472 vote 0 2005.07.05 (08:52:17)

윤장관 문제는 제왕적 대통령제와 관련하여 생각해야 한다. 대통령이 권위주의를 포기하고 권력을 내놨으면 그만큼 책임 또한 줄어야 한다.

과거처럼 흉년이 들어도 대통령 때문, 산불이 나도 대통령 때문이라는 식은 곤란하다.

한겨레에 월급 천만원을 내놓겠다는 것도 그렇다. 이를 권언유착으로 본다면 권위주의 시각으로 보는 것이다.  

대통령은 더 많이 국민과 만나야 한다. 더 많이 말해야 하고 더 깊숙이 현실의 문제에 개입해야 한다. 제왕적 대통령이 아니라 실무형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 이건 패키지로 가는 거다.

권위주의 - 제왕적 대통령- 초당적 국정운영 - 당적이탈 - 상징적 존재.
탈권위주의 - 실무형 대통령 - 분권형 국정운영 - 당파적 운영 - 개혁 가속화.

대통령이 탈권위주의 패키지를 선택했을 때 이미 결정된 문제다. 그만큼 권력이 약화되었으므로 이를 보완하기 위해 정치인을 대거 내각에 기용하는 분권형 국정운영은 필수적인 것이다.

날이 무뎌진 큰 칼 하나를 전시용으로 걸어놓고 위엄을 과시하며 청와대에 원로들을 불러모아 농담따먹기나 하면서 지낼 것인가 아니면 예리한 작은 칼을 들고 환자를 수술할 것이냐다.

큰 칼을 버리고 작은 칼을 집은 것이다. 작은 칼이므로 위험 역시 줄어들었다. 칼날을 더 예리하게 갈았기 때문에 더 섬세하게 현안에 개입할 수 있다.

제왕적 대통령을 버리고 실무형 대통령의 컨셉으로 진로를 잡은 것이다. 탈권위주의다. 권위가 없을수록 파장은 적다. 파장이 적을수록 더 많이 개입해도 된다. 부작용도 있겠지만 어차피 패키지로 선택했으니 끝까지 패키지로 가는거다.

딴나라는 정신차려야 할 것.. 대통령의 탈권위주의는 뒤로 한 걸음 물러선 것이 아니라 국민 앞으로 한 걸음 더 다가선 것이다.


 

홍준표법의 경우

우리당의 지도부는 대략 정신을 차리고 바른 판단을 했다. 임종인, 임종석, 이인영 등 386 의원들이 뻘짓을 했다. 그러고도 부족해서 헛소리를 계속하고 있다.

장영달, 한명숙, 유시민 등 지도부가 바른 판단을 할 수 있었던 원인은? 지도부들은 적어도 네티즌의 여론을 지켜보고 있다. 장영달, 한명숙은 보좌관을 시켜서 혹은 본인이 직접 서프에 글을 올리기도 한다.

뻘짓을 한 386들은.. 노빠니 유빠니 하며.. 네티즌들을 특정 정파와 관련하여서만 생각할 뿐, 네티즌들이 당파성을 초월하여 독립세력으로 자기네의 정치지분을 주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우리는 독립적인 정치세력이다. 노무현 혹은 유시민과의 관계는 상호간의 이익을 도모하는 제휴관계에 지나지 않는다. 그들은 이 점을 모르고 있다.  

임종석들은 네티즌에 관심있는 척 하지만 네티즌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 적은 없다. 임씨의 표현대로 그들은 네티즌을 ‘찌질이 친구’로 여길 뿐이다.

임종인이 홍준표와 토론을 제안한 것이나, 임종석이 매를 맞아도 좋다는 식으로 나오는 것이 다 네티즌들을 존중하지 않는 태도이다.

홍준표 사태의 본질은?

왜 홍준표가 문제인가? 잘 살펴야 한다. 홍의 법안이 국민의 주의을 환기시키는 지점이 어디인가를 보라!

홍준표가 총대를 매고 나서기는 했지만.. 병역기피당은 한나라당이다. 이건 굉장히 재미있는 현상이다. 네티즌은 특정 정파에 줄을 서는 것이 아니라 양쪽을 동시에 통제하려고 하는 것이다.

조선일보가 이 문제를 부각시키면 당장은 뻘짓을 한 우리당에 피해가 오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강남 기득권층에 피해가 간다. 그들과 이해관계를 같이 하는 한나라당에 피해가 간다.

무엇인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다음 대선은 강남 대 비강남 구도로 간다. 네티즌은 이 덫에 우리당과 한나라당을 동시에 빠뜨리려고 한다.

결국 문제의 본질은 강남이다. 네티즌은 정치판을 강남세력과 비강남세력으로 재편하려는 것이다. 홍준표 법안이 문제가 아니다.

네티즌은 이심전심으로 반강남당을 만들어 놓고 강남당을 색출하려 한다. 홍준표법은 맛보기에 불과하다. 강남은 앞으로 3년 내내 지속적으로 이슈화 될 것이다. 네티즌이 주도적으로 강남을 치는 것이다.

누가 잠 자는 호랑이를 깨웠는가?

네티즌이 독립적인 정치세력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 이를 위하여 1천만 네티즌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가장 큰 공통분모로 강남을 타켓팅했다는 사실.. 이것이 본질이다. 이 흐름은 가속화 된다.

임종인, 임종석, 이인영들은 이러한 본질을 모르고 얼떨결에 잠 자는 호랑이의 콧털을 뽑은 것이다. 대형사고를 쳤다. 잠 자는 호랑이를 깨웠으니 기어코 일은 터진 거.

네티즌들은 계속 간다. 성공사례를 만들고 이를 모두에게 전파할 때 까지. 한나라당도 죽고 우리당도 죽는다. 네티즌과 대화하지 않고 어리버리하는 정치인은 퇴출의 숙명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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