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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13158 vote 0 2004.04.29 (11:14:11)

정치 참 못한다. 정치를 못해도 보통 못하는게 아니고 디지게 못한다. 혹시 바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다 든다. 다른건 뭐 그렇다 치고 하여간 바보 하고는 같이 일 안한다고 예전에 말한 바 있다.
 
복장이 터져서 내 수명이 단축할 판인데 어떻게 함께할 수 있는가 말이다.(굳이 정치를 말함이 아니라 사이트를 운영하든, 사업을 함께 하든, 동호회를 하든 간에.. 바보하고 같이 하면 나만 손해다.)
 
정치는 원래 팀이 하는 거다. DJ나 노무현과 같은 천재급은 그야말로 100년에 하나나 둘이 나오는 거고, 보통은 팀장이 좀 아니더라도 주변에서 능한 참모가 받쳐주면 그럭저럭 꾸려나가는 거다.
 
그래서 똑똑한 사람은 참모를 하고, 덕이 있는 사람이 대장을 하는 경우가 많다. 예컨대 김근태대표가 판단력은 좀 아니지만 의식이 깨어 있으니, 이인영 등 이번에 금뺏지 단 전대협출신들이 받쳐주면 좀 되지 않겠나 하고 생각해 본다.
 
지금 우리당에서 하는 짓 보면 그 팀이 깨졌다는 느낌이 든다. 적어도 지도부는 그렇다. 내가 아는 천정배는 똑똑한 사람이다. 근데 소식이 없다. ‘천신정’ 하더니 그것도 옛날 이야기가 된 모양이다. 하긴 신기남이라고 야심이 없으랴!
 
지장이 있는가 하면 덕장도 있다. 머리 만으로 안되고 덕이 있어야 한다. 근데 덕이 있는 것도 좋지만 바보는 안된다. 지금 실용주의 운운 하는 소리는 과거 신한민주당의 이민우총재가 민주화 6개항 하던 것과 비슷한 소리다.
 
국민이 피 흘려서 호랭이를 우리에 잡아가둬놨는데 다시 풀어주자는 소리 말이다. 이건 덕장이 하는 소리가 아니고 바보가 하는 소리다. 똘레랑스 좋다. 그러나 적을 용서해도 항복을 받아낸 다음에 할 일이다.
 
에고~! 선거도 끝났고 해서 좀 잊어버리고 살려 했더니 도대체 잉간들이 가만 내버려 두지를 않는다. 우리당 내부의 일에는 되도록 개입하지 말자는 것이 평소의 지론이다. 바보가 헛발질을 하면 그 바보짓을 완성시키도록 내버려 두는 것이 나중을 위한 증거수집이 된다.
 
근데 이건 헛발질 정도가 아니라.. 세걸음도 못가서 폭삭이니 증거수집이고 자시고 할 것도 없다. 날샜다.
 
경우의 수는 세가지다. 첫째는 노무현대통령이 돌아와서 수습하는 방안이다. 정치는 원래 큰 틀에서 결정된다. 우리가 여기서 떠든다고 되는게 아니고 본질에서 DJ의 설계도와 노무현의 기초공사가 어디까지 진도나가 있는가가 결정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노무현대통령이 정치적인 재량권을 행사할 수 있는 방향으로 움직여주어야 한다.
 
둘째는 유시민, 김원웅 등이 탈당하고 갈라서는 방안이다. 필자의 의견대로 개혁당이 우리당에 들어가지 않고 제휴를 했더라면 더 많은 의석을 얻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물론 제휴가 어렵다는 점이 문제지만 정치력을 발휘한다면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요는 유시민이 그 정도의 배짱이 있는가가 문제다.
 
세째는 문성근, 명계남이 새 터전을 찾아서 깃발을 꽂는 방안이다. 필자는 그동안 이 세번째를 마음에 두고 있었다. 그래도 한 2년 쯤은 지나서 차기 지자체 선거나 앞두고 움직여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이거 원 초장부터 시국이 이렇게 뒤숭숭하니.
 
하여간 세 가지를 당부하고 싶다. 첫째 우리의 외침이 행여 대통령의 입장을 곤란하게 하지는 않을 것인가를 생각하고 사려깊게 움직이기. 둘째 우리의 주장이 적들의 시각에서 볼때 논공행상에서 소외된 데 따른 불만으로 비쳐지지 않을까를 경계하기.
 
세째 우리는 국외자의 입장에서 제휴한 것이며 우리당의 일은 우리당에 결정권이 있으며, 우리는 제휴의 파트너로서 신의성실의 원칙에 입각하여 파트너의 도리를 다해야한다는 점을 인정하기다. 우리당이 우리를 배신해도 저쪽에서 먼저 우리를 배신했다는 증거를 확보할 때 까지는 인내해야 한다는 거다.
 
하여간 우리는 지금 세개의 카드를 손에 쥐고 있는 셈이다. 그러므로 우리당이 죽을 쑤든, 염병을 하든, 곰배를 팔든 지들의 문제일 뿐 우리가 공연히 스트레스 받고 그럴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다. 정주고 상처입지 말자.
 
에구 스트레스 받어. 죽갔네!
 
덧글.. 남의 당 일에 공연히 끼어들어 스트레스 받지 말자고 쓴 글인데 행여나 제 글 읽고 더 스트레스 받은 분이 계실까 하여 시사저널 '편집장의 편지'를 인용합니다. 이거 읽고 스트레스 삭이세요.
 

정형근 보며 화내지 않는 법
 
정의원을 비판하는 분들에게 맹수나 병균에도 생태계를 건전하게 하려는 천심이 깃들어 있다고 말한다면 위안이 되려나.
 
민심은 천심이란 말을 흔히 쓰는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이처럼 묘한 뜻을 지닌 말도 없다. 결국 민심이라는 것은 때로 개개인이 상식적으로는 납득하기 힘든 방향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는 얘기이다.
 
사실 하늘의 뜻은 종종 인간의 욕심과 배치된다. 자연에 순응해 필요한 고기만 그때그때 사냥해 조달하던 인디언들과 달리 대량으로 목축을 하던 백인들은 아메리카 신대륙에 발을 들여놓자마자 곰과 늑대를 마구 도살했다. 그들은 자신들의 소중한 재산인 가축을 잡아가는 곰이나 늑대를 이 세상에 보낸 하늘의 뜻을 이해할 수 없었다.
 
더구나 이 흉측하게 생겨먹은 짐승들은 인간에게는 전혀 해를 끼치지 않는 아름다운 사슴의 목줄을 잔인하게 끊어놓기 일쑤였다. 백인들이 사나운 사냥개를 앞세워 틈만 나면 곰과 늑대를 사냥하는 바람에 이들은 점차 아메리카 대륙에서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
 
미국인은 요즘에야 비로소 곰과 늑대가 왜 이 세상에 필요한지 이해하게 된 것 같다. 천적이 사라지자 초식 동물들의 개체수가 급격하게 불어났고, 그에 따라 산림이 황폐해지면서 건조기만 되면 매년 대형 산불에 시달리게 되었던 것이다.
 
또한 천적이 병들고 약한 개체를 제거해주지 않자 초식 동물 전체의 면역력이 약해져 전염병이 번지면 대량으로 폐사하는 일도 벌어지게 되었다. 미국 정부는 요즘 캐나다나 시베리아 지역에서 곰과 늑대를 들여와 야생 상태로 돌려놓는 일에 몰두하고 있다고 한다.
 
이번 총선 막판에 다시 지역주의가 기승을 부리는 바람에 기사회생해 여의도로 돌아온 한나라당의 ‘공안파’ 정형근 의원이 텔레비전과 라디오에 나타나 민주노동당을 대상으로 맹렬하게 색깔론을 펴고 있다. 민노당도 민노당이지만 무엇보다도 자신이 속한 한나라당이 중도화하는 것을 막아보려는 심산이다.
 
한국 정치를 다시 색깔 논쟁이라는 구태 속으로 끌고 들어가려는 정의원을 바라보며, ‘본래 그런 사람인’ 정의원 본인에게보다도 그를 뽑아준 부산 시민에게 화를 내는 이들이 많다. ‘민심이 무슨 얼어 죽을 천심이냐’는 것이다.
 
그런 분들에게 맹수나 독사나 병균에도 생태계를 건전하게 하려는 천심이 깃들어 있다고 말한다면 조금은 위안이 되려나. (문정우편집장   mjw21@sisapress.com)
 

 
심지어 정형근도 생태계의 자정작용을 위해 존재한다는데.. 우리당의 자정작용이 작동하여 원초적으로 아닌 것들이 스스로 정체를 드러내고 자연스럽게 떨어져 나가는 과정으로 생각합시다. 오래 살려면 그 수 뿐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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