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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11617 vote 0 2004.06.25 (15:29:13)

나의 의견은 ‘까놓고 진실을 말하자’는 거다. 예컨대.. 한나라당은 행정수도 이전에 관하여 찬성과 반대 사이에서 오락가락 하고 있다. 숨겨진 이들의 진실은 이렇다.
 
“행정수도 이전에 찬성. 단 한나라당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 총선에서 승리하면 다수당의 힘으로 압박하여 일단 행정수도 이전을 연기한다. 집권하면 한나라당이 중심이 되어 행정수도를 이전한다.”
 
이것이 그들의 진심이다. 그러나 만약 그들이 이러한 본심을 밝히기로 하면 논리에서 밀린다. ‘행정수도 이전은 찬성하면서 우리당이 중심이 된 사업추진은 반대한다’는 식의 아전인수식 주장은 논리적으로 타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들은 본심을 숨기고 공약을 뒤집는다. ‘행정수도 이전에 반대한다’로 당론을 모으고 있다. 비단 행정수도 문제 뿐만이 아니라 모든 문제에 있어서 그러하다. 한나라당 뿐이 아니라 민노당도 그렇고 우리당도 그렇다.
 
시민단체도 마찬가지다. 이 글을 읽는 당신도 예외가 될 수 없다. 모두들 가면을 쓰고 있다. 두개의 카드를 등 뒤에 숨긴 채 필요에 따라 그 중 하나를 내밀고 있을 뿐이다. 아니라고 말할 자 누구인가?
 
- 파병문제에 있어서도 그렇다. 무수히 많은 거짓들이 숨어 있다. 까놓고 진실을 말하자 -
 
다수결로 결정할 사안인가?
열 명의 집단이 있다. 착한 일을 하는 데는 이들 중 한사람의 동의를 구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나머지 9명이 반대하건 말건 상관이 없다.
 
그러나 도둑질을 하는 데는 단 한사람이 반대해도 불가능하다. 나머지 아홉은 그 반대자 한명을 죽이거나, 도둑질을 포기하거나, 집단을 해산하거나 이 세 가지 방법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파병은 선한 일을 하자는 것인가 도둑질을 하자는 것인가? 선한 일이라면 동의를 구할 필요도 없다. 대한민국의 이름으로가 아닌 홍사덕 너의 이름으로 ‘니가 가라 이라크!’
 
도둑질이라면 단 한명이 반대해도 불능이다. 도둑질에 대한민국의 이름을 빌려줄 수 없다. 이 경우는 다수결이 아니다. 만장일치가 되거나 아니면 철회다. 그러므로 파병찬성이 다수라는 식의 여론몰이는 의미없다.
 
평화재건 목적의 파병인가?
현재와 같은 혼란상황에서는 평화재건은 물리적으로 가능하지 않다. 전투목적 이외의 파병은 원초적으로 있을 수 없다. 평화재건 목적이라는 표현은 대선을 앞둔 부시행정부를 곤경에서 구해주기 위한 외교용 파병을 에둘러 말한 것이다.  
 
왜 파병하려 하는가? 미국이 요구해서이다. 우리가 어떤 명목을 내세워 파병하던 이 전쟁의 주인인 미국은 '미국의 전쟁에 대한 정당성’과 연계하여 판단한다. 즉 파병목적은 우리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100프로 미국이 결정하는 것이다.
 
주문자상표 부착의 OEM 파병이다. 곤경에 처한 부시행정부를 돕기 위한 외교용 파병이다. 이것이 네가 알고 내가 아는 진실이다.
 
대통령은 고뇌에 싸여 불면의 밤을 보내는가?
대통령의 고뇌 운운하는 사람도 있는데 코미디다. 영화 황산벌에서 계백과 김유신의 대결을 들 수 있다. 둘은 장이야 멍이야 하며 대결한다.
 
계 백 : “아쌀하게 거시기 해불자.”
김유신 : “함 붙어 보자 카이.”
 
밑에서 죽어나는건 병사들이고 대통령은 위에서 장이야 멍이야 둘 뿐이다. 고뇌하고 불면한다면 그런 심약한 사람은 대통령 자격도 없다. 정치의 속성이 그러하다. 고민 한다고 답이 나오는 것이 아니다. 정해진 수순따라 둘 뿐이다.
 
최선의 시나리오는 무엇인가?
네가 알고 내가 아는 우리네 상식으로 말하면 김천호-김선일은 당연히 국정원의 정보원이어야 한다.(그렇다는 사실의 확인이 아니라 그랬어야 한다는 당위를 말함이다.) 대통령은 당연히 알고 있었어야 한다.
 
사건은 알 자르카위를 소탕하려는 목적을 가진 미국의 소관으로 넘어갔다. 미국은 알 자르카위의 은거지를 밝혀내는데 이용할 목적으로 김선일을 의도적으로 희생시켰다. 우리에게는 충격적인 사건이지만 미국 입장에서는 그동안 치러낸 수 없이 많은 작전들 중 하나일 뿐이다.
 
물론 김천호-김선일 등이 정보원이 아닐 가능성도 있지만 그 경우 더 큰 문제다. 가나무역이 국정원의 통제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 대통령이 파병을 논의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보고를 받지 못했다거나 몰랐다는 것은 원초적으로 있을 수 없고, 다만 보고를 받지 않기로 결정했다거나, 고도의 전략적 판단에 의해 그 문제에 대통령 선에서는 개입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거나는 있을 수 있다. 실제로 그러했다면 이건 더 나쁜 시나리오다.
 
정리하자. 결론적으로
 
● 최선의 시나리오.. 보고를 받았지만 알 자르카위를 소탕하는데 이용할 목적을 가진 미국의 소관으로 넘기면서 전략적으로 발을 뺐다. 이 경우 부시에게 책임이 있다.
 
● 차선의 시나리오.. 국정원 선에서 대응하고 대통령 선은 개입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대신 미국과는 채널을 가동하고 있었다. 부시와 노무현대통령의 공동책임이다.
 
● 최악의 시나리오.. 국정원은 아무것도 몰랐고 당연히 대통령도 아무 것도 몰랐다. 그런 무대책 상태에서 무모하게 파병을 결정했다.(이 정도 무능이면 수권능력이 의심된다.)
 
핵문제에서의 양보를 받아내야 하는가?
파병문제를 대북문제와 연관시키는 정치적 흥정은 청와대 차원에서 이루어질 고도의 정치적 판단이 된다. 우리가 개입할 성질의 사안은 아니다.
 
파병과 핵협상을 연계시켜 논의하는 문제가 공론화 되면 우리 정부의 협상력만 떨어진다. 이런 논의는 이심전심으로는 몰라도 공개적으로 토의해서는 정부의 협상력을 약화시켜 꿩도 매도 다 놓치는 최악의 결과를 초래한다는 점에서 백해무익하다.
 
도장을 찍어주는 순간 갑과 을의 위치가 바뀌고 협상력은 0이 된다.(김정일이 납치를 시인하여 고이즈미의 입장만 곤란케 한 최악의 바보외교를 상기하라.) 우리가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라도 절대로 파병이 이루어지지 않아야 한다.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철회해야 하는가?
우리의 소집목적은 범개혁세력의 구심점을 만드는데 있다. 그로하여 정권을 재창출하는 것이 단기적인 목표가 된다. 우리당은 여전히 제대로 된 정당의 구실을 못하고 있다. 대신 우리가 개혁주체로서 소집상태를 유지하며 개혁의 성과가 가시화 될 때 까지 행군의 속도를 늦추지 못하는 것이다.  
 
이것이 본질이다. 그러므로 파병문제와 대통령에 대한 지지여부는 상관이 없다. 우리가 대통령을 청와대로 밀어올린 이유는 셋이다.
 
1) 정권재창출을 통한 이회창집권 저지
2) 개혁의 가시화를 위한 우리의 주도권
3) 우리의 진보주의적 이상을 실현하기
 
1)은 이미 성공했다. 2)는 현재 진행형이다. 언론개혁과 보안법철폐 등이 현안이다. 3)은 차기와 차차기의 기회가 있다.
 
진중권식 망동은 대통령을 적들에게 넘겨주자는 어리석은 주장이다. 어떤 경우에도 주도권을 넘겨서는 안된다. 잘하든 못하든 게임의 룰은 우리가 결정해야 한다.
 
여기서 주도권? 게임의 룰을 누가 결정하는가이다. 곧 누구의 영토에서 싸우는가?
 
우리는 노무현으로 최선을 다해보고 그래도 안되면 제 2의 노무현을 발굴해서 다음과 그 다음의 싸움을 대비할 뿐이다.
 
노무현정부는 성공하고 있는가? 이회창의 집권을 저지했다. 총선을 승리했다. 그러므로 절반을 이미 달성했다. 개혁의 현안에서 우리의 주도권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머지 반을 성공할 수 있다.
 
우리의 이상을 실현하는 완벽한 성공은 5년 임기로 가능하지 않다. 최소 20년 이상의 장기집권이 필요하며 그 장기집권의 토대를 닦는데 성공하는가 여부에서 노무현정권의 100프로 성공여부가 가려진다.  
 
국민의정부와 비교해보자. DJ는 정권교체와 햇볕정책의 두가지 큰 업적으로 성공했다. 노무현을 통한 정권재창출과 IMF극복은 보너스다.
 
노무현의 이회창 저지와 총선승리로 기본급은 받은 셈이다. 파병저지에 실패하면 DJ가 햇볕정책을 못한 것과 같다. 언론개혁과 보안법철폐를 못하면 DJ가 IMF극복을 못한 것과 같다. 정확히 노무현정부는 DJ가 성취한 것의 절반을 성취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 우리는 노무현의 두 가지 성공으로 기본급을 받은 상태에서 잔업수당과 상여금을 요구하고 있다.(탄핵 때 광화문에서 촛불시위 했으니 파병저지라는 잔업수당을 받아야 한다. 보안법철폐라는 상여금도 받아야 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무엇인가?
가장 큰 승부는 부시와 김정일의 담판에서 얻어질 것이다. 6자회담의 성과가 가시화되어 김정일의 서울답방이 성사되어야 큰 틀거리에서 가닥을 잡았다고 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부시가 움직여줘야 답이 나오는 상황이라는 말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김선일씨의 죽음 과정에, 미국이 개입한 정도를 확인하는 방법으로 최대한 이슈화 하여 파병의 절차를 까다롭게 하는 것이다.
 
국정원은 문책되어야 한다. 이라크 현지에 대한 정보부족은 인정되어야 한다. 미국과의 공조채널은 확인되어야 한다. 청문회는 개최되어야 한다. 이러한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최소 3개월이 걸린다.
 
파병여부에 대한 의회의 최종결정은 최소 3개월 이후로 미뤄줘야 한다. 이것이 우리가 맞닥드린 싸움에서 얻어낼 수 있는 단기적인 목표가 된다. 그 수개월 안에 대북핵협상과 관련하여 부시가 어떻게 나오는지 지켜보고 난 다음에 우리의 대응을 결정해도 늦지 않다.  
 
덧글.. 1) 국정원 및 외교라인 문책, 2) 청문회 개최를 통한 진상규명, 3) 현지정보 및 준비부족 여부의 검증. 4) 완전한 사전대비책의 강구 5) 이 모든 사항이 이루어진 후 국회의 파병여부 재검토를 얻어내자는 것이 우리의 단기적인 목표가 되어야 한다. 최소 3개월에서 최장 6개월 시한을 넉넉히 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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