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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13033 vote 0 2004.06.13 (19:05:58)

제목 없음 언론의 선정적인 보도 때문에 애꿎은 만두가게가 피해를 당하고 있다고 한다. 과연 언론이 잘못일까? 언론이 ‘쓰레기’라는 표현을 쓰지 않고 완곡하게 보도했다면 지금도 만두가 잘 팔리고 있을까? 천만의 말씀이다.
『주위를 잘 살펴보라! 제 2의 만두소동을 일으킬 제 3의 불량식품들이 무수히 있다.』

물론 언론의 보도방식에도 잘못이 있다. 문제는 언론이 그렇게 보도를 하면.. 왜 소비자들이 한 술을 더 뜨는 과잉대응을 하는가이다.
 
이런 문제는 좀 더 큰 범위에서 생각을 해야한다.
 
언론은 그렇다 치고.. 과잉대응을 하는 소비자의 잘못도 비판되어야 하는가? 신문을 보자 말자 집에 전화해서 냉장고에 있던 만두를 모두 버리게 한 올드보이의 최민식은 비난받아 마땅한가? 서프앙들은 만두먹기 운동이라도 벌여야 하는가?
 
캘리포니아 앞바다에 식인상어 출몰?
예컨대.. 캘리포니아 앞바다에 식인상어가 출몰했다 치자. 해수욕장에서 상어에게 물려죽을 확률보다 해수욕장 까지 이동하는 도중에 교통사고로 죽을 확률이 훨씬 더 크다. 그렇다면 스필버그의 영화 ‘조스’를 보고 호들갑을 떠는 시민이 문제인가?
 
상어는 잊고 그냥 해수욕을 즐기는 것이 옳은가?(그렇다. 식인상어 소동은 확실히 군중의 호들갑이다.)
 
실제로 사스에 걸려 죽을 확률은 0에 가깝다. 중국에 사스가 창궐했다 해서 당장 중국여행을 그만두는 태도는 확실히 문제가 있다. 그러나.. 그렇게 안이하게 대응하다가 사스가 창궐하여 수십만명이 희생된다면?
 
실제로 20세기 초반만 해도 독감으로 수백만명이 죽는 일이 있었다고 한다.
 
에이즈에 걸린 사람과 정상적인 성관계로 에이즈에 걸릴 확률은 1/600에서 1/800이라고 한다. 얼마전 잠적한 한 지방도시의 유흥업소 종업원이 에이즈에 걸렸던 것으로 확인되어 소동이 일어난 일이 있다.
 
이 여성이 콘돔을 사용하지 않았다 해도 에이즈를 전염시켰을 가능성은 0에 가깝다. 그렇다면 그 대소동은 에이즈에 무지한 시민의 괜한 호들갑이었다는 말인가?
 
광우병 소동 때의 일이다. 광우병에 걸리지 않은 멀쩡한 소들도 무수하게 도살되었다. 멀쩡한 쇠고기는 굶주린 북한 주민에게 제공하는 실용주의가 옳다는 주장이 있었다. 당시 이 문제로 크게 논쟁이 있었는데.. 아마 아직도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말도 안되는 일이다. 북경의 나비 한마리가 뉴욕에 허리케인을 몰고올 수 있다면.. 그 광우병 의심 소 한마리가(실제로는 광우병에 걸리지 않은) 남북통일을 방해할 수도 있는 중대사안이 된다. 이런 문제는 결코 안이하게 접근해서 안된다.  
 
인간의 생존본능이 작동하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 언론의 선정적인 보도는 분명 잘못된 것이다. 나는 누가 뭐래도 만두를 먹을 것이다.
 
(실제로 만두보다 훨씬 더 불량한 방법으로 제조, 유통되는 식품에 대해 필자는 많이 알고 있다. 만두에 대해서도 만두공장에서 일했던 친구에게 들어서 언젠가 한번은 터지지 않겠나 싶었다.)
 
사실이지 소비자의 과잉대응도 잘못된 것이다. 경찰과 정부의 안이한 대응도 잘못한 것이다. 그렇다면 모두가 잘못한 셈이다. 모두가 잘못했다면 누구의 잘못인가?
 
분명히 말한다. 만두 문제는 언젠가 한 번은 터질 문제가 이번에 터진 것이다. 다른 문제도 아닌 식품에 관한 것이다. 이건 대충 봉합해서 안된다. 근본적인 대책이 나와야 한다. 만두먹기운동이나 하면서 대충 봉합하면 사건은 100프로 재발한다.
 
이런 일이 두 세번 반복되면 일본인들은 일체의 한국식품을 수입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지금 긴장해야 한다. 결코 작은 문제가 아니다.
 
왜 식품의 문제에 관해서는 특별히 민감하게 대응해야 하는가?
 
나는 소비자의 과잉대응 심리의 저변에 무엇이 있는지 생각한다. 어쩌면 생태계의 자정능력이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이건 범 지구적인 생태계 차원에서의 일이다. 인간의 유전인자에 새겨진 방어본능이 작동하고 있다.
 
생명체의 종족보존 본능이 발동된 것이다. 그래서 소비자들이 놀라 과잉대응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멀쩡한 만두를 버리는 소비자를 나무랄 일이 아니다. 적어도 생명의 문제에 관한 한 우리는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호들갑을 떨어야 한다.
 
오직 이 방법만이 중국과 칠레의 농산물 시장개방 공세로 부터 우리 농업을 지킬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더 나아가 생명을 살리고 환경을 살리는 철학과 가치관에 관한 문제이다.
 
징벌적 배상개념 도입도 고려해야
영국과 미국에는 '징벌적 배상' 제도라는 것이 있다. '배상'은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입힌 피해를 보상하는 것이다.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집단적인 제재’의 개념을 도입하여, 한층 더 엄중하게 책임을 묻는 것이 징벌적 배상금 제도이다.
 
특히 환경문제와 식품문제 그리고 공무원의 비리 등에는 징벌적 배상개념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국민의 정부 때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실시했던 카파라치가 이와 같은 개념에 속한다 할 것이다.(상당한 성과가 있었다.)
 
참여정부 이후 교통사고가 다시 증가하고 있다. 문제 있다. DJ의 교통사고 감소노력은 평가되어야 하며 참여정부는 이를 계승해야 한다.(안전벨트 안매는 친구와는 절교해야 한다. 이건 농담이 아니다. 내가 살기 위해 안전벨트를 매는 것이 아니라.. 내가 솔선수범 하므로서 다른 사람도 안전벨트를 매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이러한 개념을 확대 적용하여.. 환경오염, 상품의 결함, 불량식품, 뇌물과 비리, 음주운전 등에는 강력한 집단제재가 필요하다.(우리나라는 아직도 기업들의 리콜에 대한 태도가 소극적인데.. 큰 문제다. 소비자들이 까다로와질수록 기업의 경쟁력은 향상된다.)
 
10만 파파라치를 양성하면 일체의 비리와 부패를 뿌리뽑을 수 있다. 관용이야 말로 기업과 사회를 낙후하게 만드는 원흉임을 알아야 한다. 다른건 몰라도 환경, 식품, 상품, 부패에 대해서는 ‘관용이 곧 범죄’라는 사실에 대해서 범국민적인 합의가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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