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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4773 vote 0 2010.07.06 (00:11:06)


 

  구조로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 우리가 구조론을 알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수학은 구조, 기하, 대수 셋으로 정립되는 바 기하는 공간을 해석하고 대수는 그 공간에 구축된 집합을 다룬다. 기하와 대수 둘 다 공간적인 관심사다. 문제는 시간이다. 시간을 지배하는 자가 최종적인 승리자가 된다. 왜냐하면 사건은 항상 시간 상에서 일어나기 때문이다. 시간을 이해하는 자가 사건이 진행하는 방향을 알아서 한 수 앞을 내다보고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때문이다.


  구조론은 예측툴이다. 예측한다는 것은 사건의 원인측에서 결과측으로 진행하는 방향을 판단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사이에 시간이 흐른다. 그러므로 사건과 시간의 함수관계를 꿰뚫어보지 않으면 안 된다. 일의 시간적 우선순위를 판단하지 않으면 안 된다. 구조론은 기하와 대수에 시간개념을 대입하여 재해석한다.


  우리는 과거를 해석하여 미래를 예측한다. 중요한 것은 어떤 사건의 결과를 예측할 수 있는냐 없느냐가 아니라 보편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이론의 모형을 제시할 수 있느냐다. 그리고 그 이론의 모형이 선 위에 나열하는 단선적 모형이 아니라 자연의 본래와 가까운 입체적 모형이냐다. 입체적 모형이라야 우선순위를 판단할 수 있다. 증권이라면 워렌 버핏의 가치투자나 다우이론, 엘리어트의 파동이론 따위가 알려져 있지만 대개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선상에 나열할 뿐 이들을 모두 통합하여 입체적으로 구축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보편성이 결여된다. 선이든 입체든 공간이다. 자연에서 사건은 시공간상에 전개하므로 동영상 시뮬레이션으로 완성되어야 한다. 문제는 시간이다. 현대문명은 공간에 집착하여 시간을 놓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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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당면한 현실을 ‘문제의 해결’ 한 마디로 압축할 수 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우리는 이렇게 연구를 하고, 혹은 책을 읽고, 혹은 대화를 하는 것이다.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하나는 외부에서의 에너지 조달이고, 둘은 내부에서의 에너지 제어다. 그 외에 다른 방법은 없다. 누구나 목도하는 세상의 법칙은 밖에서 에너지를 들여오는 자가 세상의 지배자가 되고, 한편으로 안에서 에너지를 통제하는 자가 또한 조직의 리더가 되더라는 현실이다.

 


  서구의 인과율 - 시간의 완결성 지향

  동양의 음양론 - 공간의 밸런스 지향

 


  전자에 주목한 시선이 인과율에 기초한 서구 논리학이요 후자에 주목한 시선이 동양사상의 중도, 중용 개념, 음양론이다. 전자는 에너지의 입력에서 출력까지, 일의 시작에서 끝까지, 사건의 원인에서 결과까지 시간의 진행을 따라 일직선으로 치고나가는 서구정신의 직선적이며 동적이며 단선적인 관점이고, 후자는 동양정신의 보다 밸런스를 중시하며, 보다 입체적이고 정적인 관점이다. 말하자면 서구의 사상은 일직선으로 치고나가서 바로 문제를 해결하되 대신 방향감각이 없어서 곧잘 에러를 일으키는 결점이 있고, 한편으로 동양의 사상은 가운데서 문제를 조정하여 조화하고 공존하되 대신 에너지의 입구와 출구가 없어서 되는 것도 없고 안 되는 것도 없이 어중간하게 얼버무리는 결점이 있다고 하겠다.  

 


  ◎ 입력≫저장≫제어≫연산≫출력

   


  서구의 인과율에 기초한 에너지의 입력과 출력개념으로 외부에서 에너지를 조달할 수 있고 동양의 음양론에 기초한 밸런스 개념으로 내부에서 에너지를 제어할 수 있다. 둘을 합쳐야 바른 이론이 얻어진다. 그러나 현대수학의 주요 컨텐츠인 대수와 기하는 공간개념에 전념하고 있을 뿐이다. 시간의 수학이 필요하다. 서구정신이 더 시간측면을 주목하고 있지만 논리학에 갇혀 있을 뿐 정작 서구 수학에는 그것이 없다. 시간의 진행은 사건을 관통하므로 사건 개념을 도입하지 않으면 안 된다. 구조론이 양자를 통섭한다. 구조론의 다섯 겹 레이어는 시간개념인 서구 인과율의 원인과 결과에 공간개념인 동양 음양론의 대칭구조를 합쳐놓은 것이라 하겠다.


  하나의 사건은 입력, 저장, 제어, 연산, 출력 5단계를 거친다. 서구의 인과율은 양 극단인 입력과 출력만을 보고 있으며 동양의 음양론은 그 가운데 저장, 제어, 연산의 밸런스만을 보고 있다. 서양은 에너지가 있되 방향감각이 없어서 통제하지 못하며, 동양은 에너지를 잘 통제하되 정작 그 에너지가 없다.


  구조론은 에너지가 가는 길을 밝힌다. 에너지는 공간을 타고 전개하며 시간을 타고 진행한다. 중요한건 시간이다. 현대문명은 여전히 시공간의 얽힘을 꿰뚫어보지 못하고 있다. 공간에 주목해야 시간이 옳게 해석된다. 동양의 밸런스 개념이 서구의 인과율을 완성시킨다. 구조론이 양자를 통합한 바른 이론의 모형을 제시한다. 이에 우리는 한 걸음 앞서 미래를 예측함으로써 돌발적인 시간의 리스크에 대비할 수 있고 공간의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도 있다.


  시공간을 통합하는 동영상형 이론모형은 텍스트로 설명될 수 없고 이미지로도 불완전하다. 인간의 언어는 선 위에 나열할 뿐이고 이미지 역시 공간 상에 구성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깨달음에 의한 인식의 비약에 의해 진정으로 가능하다.

 

 

http://gujoron.com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0.07.06 (00:34:55)

양모님 이야기가 소재가 되었소.

프로필 이미지 [레벨:20]양을 쫓는 모험

2010.07.06 (00:53:09)

여러 사람 앞에서 말하는 것이 익숙치 않아서, 말도 더듬어가면서 횡설수설했는데, 그래도 말하고자 하는 바는 전달이 되었구려. 앞으로 여러사람 앞에서 말하기 전에는 필히 술을 좀 먹어야겠소.

동양과 서양의 문제해결방법에 대하여 대략의 개념만 잡아놓았는데, 김동렬 님께서 깔끔하게 정리해주셨소. 동양의 밸런스와 서양의 에너지 개념에 대해서는 일전에 <동양의 음양사상과 서양의 논리학 : http://changtle.tistory.com/1111> 이라는 제목의 글로 올려놓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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