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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1323 vote 0 2010.08.09 (23:22:19)

 

 덧붙여서 설명함

 

  미(美)를 이해한다는 것은, 미를 인간을 위해 기능하는 것으로 대상화 시켜 보는 것이 아니라, 주체적인 관점으로 바라보는 시선을 획득한다는 것이다. 인간의 의지와 상관없이 독립적으로 미(美)의 나무가 자라고 있으며, 이 미(美)라는 요상한 바퀴벌레가 식욕이 얼마나 왕성한지, 처음 르네상스 때만 해도 피렌체 주변에서나 겨우 서식할 뿐이었는데, 점점 서식지를 넓히더니 요즘은 주로 애플이나 아우디의 제품을 숙주로 삼아 마구 증식하면서 바야흐로 전 지구를 장악할 태세로 인류를 위협하고 있으니 장차 21세기 문명이 통째로 미(美)라는 바퀴벌레에게 접수당할 위기에 놓였다는 말이다. 이러한 관점을 획득하느냐가 중요하다.

 

  무슨 말인고 하면 인간의 쓸모를 떠나, 미 자체가 독립적인 자신의 의지로 폭주하고 있다는 말이다. 이 원리는 학문이나 자본이나 문명을 이해하는 키워드가 된다. 미(美) 뿐 아니라 이데올로기나, 학문이나, 문명의 진보도 같은 원리라서 예컨대 자본이 인간을 위해 기능하는게 아니라, 자본이 그 자체로 생명력을 가지고 터무니없이 폭주하여 오대양 육대주를 지금 맹렬하게 먹어치우고 있는 거다. 냉전해소 전후로 세계사의 전개를 이러한 관점에서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관점을 획득하지 못하고 실용주의 관점에서 ‘그딴게 무에 쓸모가 있느냐?’는 식으로 보면 곤란하다. 수준이하가 된다.

 

  뇌구조를 이해하거나, 영어를 학습하거나, 유전인자를 이해하는 것도 같은 원리가 적용된다. 생태계의 관점에서 접근하여야 한다. 학습을 한다는 것도 주입식으로 그냥 머릿속에 뭔가를 잔뜩 집어넣고 보자는게 아니라 뇌 안에 지식의 생태계를 건설하여 가는 것이며 그 생태계 안에서 지식의 나무가 스스로 자라게 물만 주는 것이어야 한다. 깨달음도 마찬가지다. 무언가를 알아먹는다거나 뭔가를 봤다거나 하는 따위는 깨달음이 아니다. 깨닫는 대상인 무언가가 없어야 한다. 무언가를 깨닫는 것이 아니라 깨달음의 나무 그 자체가 내 안에서 스스로 자라는 것이며 인간은 그저 바운더리를 제공하고 한 걸음 물러서서 지켜볼 뿐이다.

 

  ‘대상화’ 시켜서 본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는 아마 알 것이다. 요즘 좀 아는 사람들이 무개념 마초들을 비판할 때 ‘여성을 성적인 대상화’ 어쩌구 하는 표현들이 있으니까 말이다. 그 반대로 ‘주체적인’ 관점에서 본다는 것은 그것에 기여한다는 말이다. 이건 앞에서 언급한 에리히 프롬의 이야기를 본 사람은 다 아는 거고. 쉽게 말하면 어떤 것이 있는데, 그것에 내가 그것에 다가가서 그것에 기여하여 그 자체를 완성시켜 주려고 하는 관점이 주체적인 관점이고, 내가 그것을 이용하여 어딘가에 써먹으려 하는 관점이 대상화 시키는 거다.

 

  ◎ 얼빠진 마초들.. “저걸 어따 써먹지?”

  ◎ 좀아는 사람들.. “어떻게 저걸 완성시켜 제 소리를 내게 할 수 있지?”

 

  그 대상이 나를 위하여 기능해야 한다고 믿으면 대상화가 되고, 반대로 내가 그 대상을 위하여 기여하고자 하면 주체적 관점이다. 좋은 원석이 있는데 제 빛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면, 그 보석을 솜씨있는 장인에게 주어서 제 빛을 찾아주고 싶은 욕망을 누구나 가지게 되는 것이며, 그러한 욕망은 그 보석을 내가 취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 보석은 본래 자체의 빛을 가지고 있으며, 스스로 빛을 내는 존재이며,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단지 방해자를 제거하는 것 뿐이다.

 

  좋은 종(鐘)이 있는데 당목이 없어서 치지 못한니 그 울림소리를 들을 수 없다면, 그 소리가 어떤 소리인지 되게 궁금할 것이다. 안타까운 마음이 있을 것이다. 그 소리 한 번 들어보고 싶을 것이다. 굵은 나무를 깎아다가 좋은 당목을 만들어서 그 종으로 하여금 제 소리를 내게 하는 것이며, 그 방법으로 그 종을 완성시켜 주는 것이다. 누구나 그러한 성(聖)의 마음, 그 대상과 소통하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말하자면 남산 앞에 사각형 빌딩이 시야를 가리고 있다면 그 빌딩을 치워서 서울시민 누구나 그 남산의 아름다운 자태를 볼수 있도록 하고픈 마음이 있는 것이다. 그것이 성(聖)이다.

 

  여성에 대한 태도이든, 미에 대한 태도이든, 깨달음에 대한 태도이든, 자본에 대한 태도이든, 생명에 대한 태도이든 인간은 그저 그 보석의 빛을 가리는 방해자를 제거할 수 있을 뿐, 보석 자체는 손을 대서 안 되는 것이다. 그 대상에 자체의 엔진이 있고, 동력이 있으며, 그 대상이 스스로의 힘으로 전진할 수 있으며 인간은 걸치적거리지 않게 길을 비켜줄 수 있을 뿐이다. 그리고 수평적으로 소통할 수 있을 뿐이다. 그 방법으로 완성시켜줄 수 있을 뿐이다. 티끌만큼도 거기서 내게로 가져올 수 없다. 꽃을 사랑한다 함은 꽃이 잘 피도록 창가에 놓아서 햇볕을 보게 하는 것이지, 꽃을 따서 내게로 가져오는 것이 아니어야 한다.

 

  동양이 서구에 뒤처진 이유는 동양의 경우 학문을 실용적인 ‘도구’로 보았기 때문이며, 서구의 경우 학문을 논리학, 수학을 중심으로 한 ‘공리공론’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논리학이란 동양에서 명가로 통하는데 그게 기실 말장난이요 수학이란 것도 별자리의 운행을 계산할 때 외에는 써먹을 데가 없는 것이다. 단지 학문하기 위한 학문을 해야 한다는 말이다. 학문 그 자체를 완성시켜 주고 싶은 욕망 때문이다. 지금이야 뭐 수학을 온갖 일에 써먹고 있지만, 피타고라스가 처음 수학을 연구할 때는 별로 써먹을 데가 없었다. 단지 그 자체를 완성시켜 주는데 기쁨을 느꼈던 것이다. 수의 비밀을 파헤치는 그 자체로 순수하게 기쁨을 느꼈다. 인의예지란 것도 하늘의 원형이정과 일치시켜 4계절의 운행법칙을 인간의 삶의 법칙과 일치시키려는 것인데, 또한 학문하기 위한 학문이지 그게 무슨 당장의 쓸모가 있는 것은 아니다. 진리가 그 자체로서 반듯한 모양을 가져야 한다고 믿었던 것이며 그 진리의 반듯한 모양을 찾아주는데 쾌감을 느꼈던 거다.

 

  만물에게는 제 반듯한 모양이 있으며, 이 풍진 세상에서 얽히고 섥혀서 제 모습을 온전히 드러내는 것이 적다. 인간에게는 그 각자에게 각자의 반듯한 제 모습을 찾아주고 싶은 성(聖)의 욕망이 있다. 진리는 진리답게 진리의 제 모습을 찾아주고 싶고, 꽃은 꽃답게 피어나게 하고 싶은 욕망이 있고, 보석은 빛나게 하고 싶은 욕망이 있다. 만물의 갖추인 감추어진 역량을 남김없이 드러내게 하고 싶은 것이다. 모두가 제 역량을 발휘할 수 있게 하려는 거다.

 

   ###

 

  ‘사랑하면 결혼한다’가 아니고 ‘결혼하면 사랑한다’. 진선미주성의 의미가 이거다. 자전거는 균형을 잡아야 달리는 것이 아니고, 달려야 균형이 잡힌다. 수영은 물에 떠야 헤엄을 치는 것이 아니고, 헤엄을 쳐야 물에 뜬다. 이 말을 고지식하게 듣고 당장 수영장으로 달려가서 무턱대고 헤엄을 치다가 물 잔뜩 들이키고 와서 필자를 고소하겠다고 위협하면 그것도 곤란하다. 자전거를 못타는 사람이 이 글을 읽고 함부로 자전거를 타다가 자빠져서 무릎이 까지고 나서 내게 치료비를 청구한다면 그것도 무리수다.

 

  성주미선진으로 가야하지만, 결국 진선미주성으로 간다. 자전거를 달려야 균형이 잡히지만 결국 균형을 잡고 자전거를 달리게 되어 있다. 그러므로 항상 강조하는 시행착오와 오류시정이 일어난다. 이 말은 모순처럼 들릴 것이다. 그렇다. 성주미선진으로 가야하지만, 결국 진선미주성으로 가는 이유는 그 진 안에 다시 작은 성주미선진이 있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높은 질서에서 낮은 질서로 가야 하지만, 실제로는 낮은 질서에서 높은 질서로 가는 이유는 그 낮은 질서 안에 다시 성주미선진이 있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성(聖)을 학습해야 하지만 실제로는 진(眞)을 학습하게 되는 이유는, 그 진(眞) 안에 다시 작은 성주미선진이 있기 때문이다. 즉 낮은 단계에서 패턴을 완성한 다음에 이를 증폭하여 전체의 질서를 구축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에는 이미 환경이라는 바깥뇌가 개입하고 있기 때문에 그 생태계 전체로 보면 역시 성주미선진으로 간 것이다.


  - 성주미선진으로 가야한다.
  - 실제로는 진선미주성으로 단계를 밟아 올라간다.
  - 진 안에 다시 작은 성주미선진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
  - 진 안의 작은 성주미선진을 완성한 다음 전체에 덮어씌우기 한다.
  - 바깥뇌를 포함한 전체로 보면 인간이 깨닫지 못할 뿐 성주미선진으로 가고 있다.


  예컨대 부대를 편성한다면 처음 군단을 만들고, 다음 사단과, 연대와, 대대와, 중대와, 소대를 차례로 만들어야 하지만, 실제로는 소대를 먼저 만들고 다음 그 패턴을 군단에 덮어씌우기로 복제하는 것이다. 수신한 다음에 제가하고, 치국하고, 평천하 하는게 아니라, 평천하 한 다음에 수신해야 하지만, 실제로는 수신 안에 작은 평천하가 숨어 있다. 내 안에 우주의 복사판이 있다. 그러므로 내 안의 우주를 평천하 하면 수신이 완성되는 것이며, 제가와 치국은 건너뛰고 바로 그 완성된 패턴을 천하에 덮어씌우기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깨달음은 비약하는 것이다. 중간단계를 생략하고 정상으로 바로 간다. 그러므로 처음부터 평천하를 하겠다는 마음을 품어야 수신이 가능한 것이며, 그러한 참된 마음이 없는 자는 수신을 할 수 없다. 그렇다. 처음부터 신의 가장 친한 친구가 되겠다는 마음을 가져야 내 하나가 완성되는 것이며, 내 하나가 완성되어야 비로소 신의 친구가 될 수 있고, 그 사이에 잡다한 것은 필요없다.


  - 페달을 밟아야 균형이 잡힌다.
  - 실제로는 균형을 잡고 페달을 밟는다.
  - 균형잡기 안에 작은 페달밟기가 숨어 있다.
  - 페달부터 밟는다는 마음으로 해야 균형이 잡힌다.
  - 지구중력을 포함한 전체로 보면 여전히 페달밟기가 먼저다.


  자동차는 가야 시동이 걸리지만 실제로는 시동을 걸어야 간다. 그러나 그 시동걸기 안에 다시 작은 가기가 숨어 있다. 구동모터가 회전하여(가서) 엔진을 돌리는 것이다. 그 구동모터의 작동도 들여다보면 납축전지 안에 이미 작은 전기의 가기가 숨어있다. 하여간 운전자가 키를 돌리는 것이 이미 '가기'이며, 그것을 가능케 하는 것은 운전자의 심장이 뛰기 때문이고, 결국 운전자의 심장은 이미 가고 있었던 것이며, 그래서 인간의 심장은 24시간 뛰는 것이다. 인간은 가지 않아도 이미 가고 있었던 것이며, 심장의 가기를 인체의 가기로, 인체의 가기를 키의 가기로, 키의 가기를 구동모터의 가기로, 구동모터의 가기를 엔진의 가기로, 엔진의 가기를 자동차의 가기로, 자동차의 가기를 여행자의 가기로 계속 복제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심장이 이미 가고 있었기 때문에 어떤 경우에도 가는게 먼저다. 시동을 걸어야 가는게 아니고 가야 시동이 걸린다. 어떤 경우에도 성주미선진이다. 그런데도 초딩들이 실제로는 진선미주성으로 가는 것은 바깥뇌의 존재를 의식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전체로 보면 여전히 성주미선진이다. 항상 세력을 보고 전체를 보는 눈을 키워야 한다. 말하자면 내가 일해서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지구촌 자본의 나무가 성장하고 있는 것이며 그 자본나무의 성장이 내게 일자리를 주는 것이다. 이러한 본질을 파악하지 않으면 안 된다. 내가 열심히 공부해서 백점을 맞는 것이 아니라 지구촌 지식나무가 성장해서 나의 성적표에도 그 꽃 한 송이가 핀 것이다. 

  사랑해야 결혼하는게 아니고 결혼해야 사랑한다. 이 표현을 고지식하게 들으면 대화가 안 되는 거고, 결혼이라는 글자에 집착하지 말고, 예수가 마음에 간음한 자도 이미 간음했다고 말했던 그 의미로다가, 첫눈에 작게라도 ‘결혼’해야, 다시 말해서 결단을 내려야, 행동을 취해야, 액션을 해야 그 만큼이라도 사랑하게 되는 것이다. 이 글을 읽고 당장 예식장을 잡으려 달려갈 필요는 없고, 첫 만남에서 뭔가 방아쇠가 당겨져야 한다는 말이다. 액션이 중요하고 실천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그것을 작게라도 멋지게 완성해야 한다는 말이다. 제한된 범위 안에서 완전한 신뢰가 필요한 거다. 하룻밤에 만리장성을 쌓지는 않더라도 하여간 그런거 있다.

 

111.GIF 


  수신 제가 치국 평천하라고 하지만 평천하의 마음을 품지 못하면 수신은 애초에 불능이다. 처음부터 지름길로 바로 가지 않으면 안 된다. 정상으로 바로 쳐들어 가지 않으면 안 된다. 학습도 이와 마찬가지다. 알파벳을 모아 단어를 만들고, 단어를 외운 다음에 그것으로 문장을 조립하겠다면 넌센스다. 처음부터 짧은 문장으로 시작해야 한다. 완성형으로 바로 가지 않으면 안 된다. 원본을 완성하고 그 다음에 대량으로 복제하는 것이다. 복제는 뇌 안에서 자동으로 일어나기 때문에 원본만 제대로 완성하면 학습은 저절로 된다. 이를 위해서는 보조하는 바깥뇌의 존재를 깨닫지 않으면 안 된다. 상황 자체가 지능의 방아쇠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깨닫지 않으면 안 된다. 세력 안에 있고, 생태계 안에 있고, 공동체 안에 있다는 사실을 각성하지 않으면 안 된다.


  미가 그림 안에 있고, 음이 피아노 안에 있고, 소설이 글자들 안에 있고, 영화가 필름 안에 있다고 착각하는 한 그 함께 이루어 가는 바깥뇌의 존재를 깨달을 수 없다. 미는 존재가 세상과 소통하는 열쇠이며, 그림은 소통의 단서일 뿐이다. 음은 세상의 공기 안에 있고 연주자는 그것을 끌어낼 뿐이며, 소설은 대중의 마음 안에 있고 작가는 매개할 뿐이며, 영화는 관객의 무리지어 나아가는 문명의 방향성 안에 있고 감독은 그것을 포착하게 도울 뿐이다. 그러한 본질을 깨우쳐 알지 않으면 안 된다. 

 

http://gujoron.com




[레벨:15]오세

2010.08.10 (00:21:52)

끝내주는 구려. 이걸로 의식의 단계에 대한 사람들의 오해도  풀릴 것이오.

프로필 이미지 [레벨:15]aprilsnow

2010.08.10 (00:24:48)

오!  점점 더 쉽고 명쾌하게 설명해 주시는군요.

프로필 이미지 [레벨:22]id: ░담░담

2010.08.10 (00:53:19)

시원소

프로필 이미지 [레벨:20]아란도

2010.08.10 (01:05:18)


시원합니다. 이렇게 읽어보면 다 알것 같은데...
막상 스스로 글로  풀어보려 하면 잘 안되니...그것이 조금 난감하기는 하지만... 그저 느끼기만 할까요 ^^()
프로필 이미지 [레벨:14]곱슬이

2010.08.10 (09:35:56)

거리에서 누가나에게 '도를 아십니까'라고 물으면 이제 안다고 해야겠소.

프로필 이미지 [레벨:20]아란도

2010.08.11 (19:52:28)


위의 그림에서...
" 그 완성된 패턴안에 바람을 집어 넣어 부풀리는 것이다. 그렇게 비약하는 것이다."

이 말뜻은  숨결, 생명성 등의 의미라고 생걱되어지기도 하지만....
바람을 집어넣어 라는 말은... 에너지를 뜻하는 것인지요?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0.08.11 (22:33:14)



어떤 성공사례를 만들면
그 패턴을 다른 분야에 전파하는 것을 말합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스포츠 어느 분야를 막론하고
축구가 성공하면 혹은 야구가 잘 되면 혹은 현대가 잘 되면 삼성이 잘 되면

모두 따라배우기 때문에 금방 전파가 됩니다.
구조론은 복제, 증폭, 공명, 소통 이런 단어를 쓰는데 모두 같은 말입니다.

개화시기 아시아는 약했지만 일본은 강했고
일본은 약했지만 명치를 주도한 일본의 몇몇 지역(조슈와 사쯔마)는 강했고

그 조슈와 사쯔마도 약했지만 그 안에서 사카모토 료마를 비롯한 몇 명의 선각자는 강했고
즉 아시아 전체에서 한 두명이 똑똑했을 뿐인데 지금 아시아는 다시 일어났고

또 일본 전체에서 한 두명이 똑똑했을 뿐인데 일본은 서구를 따라잡은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아프리카나 인도나 남미나 이런 곳은 그런 선각자가 있어도 안 된다는 겁니다.

그곳이라고 어찌 선각자가 없었겠냐고요.
필리핀과 인도와 이디오피아는 300년 전부터 개화를 했어도 그모양입니다.

상부구조와 하부구조가 있는데
상부구조가 높은 레벨에 도달해 있을 때는 하부구조의 성공이 금새 전체로 파급됩니다.

반대로 상부구조가 제대로 건설되어 있지 않을 때는
부분의 성공이 전체에 파급되지 않습니다.

바람을 넣어 부풀린다는 말은 부분의 성공모델을 전체에 파급시킨다는 말이며
이는 상부구조가 높은 레벨에 도달해 있을 때 가능합니다.

구조적으로
안 되는 데는 절대로 안 됩니다.

예컨대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구 현대회화의 경향과
한국의 민화나 아프리카의 전통이 정서적으로 통하는 데가 있지만

서구가 한국의 민화나 아프리카의 토속민화에서 아이디어를 약탈하는 일은 있어도
한국의 민화가 서구의 아이디어를 약탈할 수는 없습니다.

비가역성이 적용되지요.
즉 서구는 성주미선진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한국의 민화에서 아이디어를 훔칠 수 있지만
한국의 민화는 성주미선이 없고 진만 있기 때문에

(한국의 민화는 자세히 보면 데이터의 집합임, 복을 빈다든가 장원급제, 불로장수 등 일종의
기록임.. 그림일기 비슷함. 그림이지만 내용은 정보전달임. 그러므로 진에 해당. 예컨대 울주
의 반구대 암각화는 온갖 고래그림을 그려서 정보를 전하고 있음을 알 수 있음. 민화에서 박
쥐는 복과 발음이 통하므로 복을 주고, 물고기는 밤에도 눈을 뜨고 있으므로 도둑을 감시하고
등등 모두 메시지가 정해져 있음.)

서구의 아이디어를 훔치기가 불능입니다.
이 경우 부분의 성공이 전체에 파급되지 않습니다.

즉 아주 뛰어난 민화의 대가가 있어
그 진 위주의 민화 안에 작은 성주미선진을 이루었다 하더라도 (민화의 걸작)

그 성공이 전체에 파급되지 않으며 따라서
바람을 집어넣기는 실패입니다.

어떤 성공모델이 있어도 그게 파급되는 경우가 있고
파급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노무현의 성공은 제 2의 노무현으로 파급되지만
이명박의 성공은 제 2의 이명박으로 파급되지 않습니다.

'바람을 집어넣는다'는 표현에 집착할 이유는 없고
계에 밀도가 걸려 있으면 그 압력차에 의해 센세이션이 일어나 자연히 전체에 전파됩니다.

546.GIF 


이렇게 이중구조로 중첩되어 있는데
바깥 5층이 없으면 안 5층 중에 1층 곧 진만 있을 때

547.GIF

그 진 안에 다시 성주미선진이 갖추어 있다 하더라도
즉 민화의 대가가 출현하여 걸작의 민화를 그려서 어떤 경지에 올랐어도

그게 전체에 파급되지 않아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이 경우 5층으로 부풀려지지 않고 계속 요 상태로 머물러 있습니다.




첨부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0.08.11 (23:11:56)

546.GIF 


결론적으로 항상 성주미선진이지만, 실제로는 진선미주성으로 가는듯이 보이는 것은 바깥에서
자궁 역할을 하는 큰 성주미선진을 보지 못한 결과이므로 착각이고, 실제로는 바깥 자궁 성주미선진의
작용에 의해 자궁 안 태아 진 안의 작은 성주미선진이 전체에 파급되었으므로,

역시 성주미선진이라는 순서는 그대로라는 이야기임.
즉 진 안의 작은 성주미선진이 비약하고 증폭하는 것은 바깥 성주미선진의 결과이므로  
안의 작은 성주미선진이 크게 부풀어 오른 것이 아니라 
실제로는 바깥 자궁 성주미선진이 복제된 것임.


모든 조직의 성장은 이 패턴을 사용함.



 
첨부
프로필 이미지 [레벨:20]아란도

2010.08.11 (23:56:57)


아무리 노력한다 해도 바깥의 성주미선진을 보지 못하거나 혹은 바깥에 성주미선진이 없다면 결국 안되는 것이라는 말씀이시겠지요.
그럼 어떤 것을 한다고 했을 때 성주미선진이 있는지 없는지를 즉 형성이 되어 있는지 아닌지를 살펴야 하는데...
결국 족보나 계보가 있다는 말씀이시겠지요. 복제되고 증폭되지 못하면 결국 혼자서 하다가 끝나는 것이니까요.
성주미선진으로 이미 완성되어 있는 것을 그대로 복제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씀이신것 같습니다.
바깥의 성주미선진이 형성이 안되어 있으면, 바깥의 성주미선진을 안에서 복제를 할 수 없기에 증폭이 일어나지 않고 맨날 그자리라는 것이구요. 바깥에 성주미선진이 있기에 안에서 진을 형성하면 그안에 작은 성주미선진이 있기에  그것이 그대로 바깥을 복제하여 증폭한다는 말씀이신지요.
즉 성주미선진이 형성되려면 상부구조가 형성되어 있어야 하는데 ...시간의 연속됨이 있어야 한다는 말씀이신지요?
뭔가를 찾으려면 계에 밀도가 걸려있는 것을 찾아야 한다는 말씀이신 것도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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