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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7850 vote 0 2014.11.10 (21: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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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미의 공간이 휘어져 있다.


    타임머신은 없다. 공간여행은 가능해도 시간여행은 불가능하다. 공간=시간이기 때문이다. 학교에 가면서 집으로 갈 수는 없는 것과 같다. 공간으로 갈 수 있으므로 시간으로 갈 수 없다.


    자연의 모든 것은 의사결정 하나로 환원된다. 모든 의사결정은 대칭≫비대칭 하나로 환원된다. 공간은 방향을 틀어 대칭의 대상을 바꾸는 것이다. 시간은 그러한 바꾸기를 반복하는 거다.


    무엇인가? 공간은 하나의 운동이고 시간은 여러 운동들의 집합이다. 팽이가 제자리서 계속 돌거나 소립자가 제자리서 1초에 100조번 진동하는 것이다. 시간여행은 진동 1회에 가능하다.


    그러나 거시세계의 시간여행은 그 진동들의 집합이므로 불가능하다. 말하자면 시간을 계속 쪼개면 공간이 되고 그 공간여행을 시간여행이라고 우기는 거다. 근데 그건 공간여행이 맞다.


    ◎ 공간은 하나의 운동이다.
    ◎ 시간은 여러 운동들의 집합이다.


    한국여행은 가능해도 여러나라들의 집합여행은 불가능한 것과 같다. 한국과 일본을 동시에 여행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앞으로 가면서 뒤로 못 가고 공간으로 가면서 시간으로 못 간다.


    이 원리는 점, 선, 각, 입체, 밀도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선을 잘게 쪼개면 점이다. 점이면서 선일 수 있다. 그 선이 길이를 획득하는 순간 점이 될 수는 없다. 여기에 비가역성이 있다.


    각 하나를 쪼개면 선 둘이고 선 하나를 쪼개면 점 둘이다. 그러므로 공간 하나를 쪼개면 시간 둘이 되고 시간 둘을 동시에 여행할 수 없다. 시간여행은 서울과 부산을 동시에 가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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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만화 간츠에 사람을 선으로 잘게 쪼개어 전송하고 다운받는다는 설정이 있다. 인터넷처럼 사람을 전송한다. 시간여행을 한다는 것은 사람을 양자단위로 쪼갠다는 건데 쪼개면 죽는다.


    우주는 대칭적이지 않다. 플러스에 플러스를 곱하면 플러스지만 마이너스에 마이너스를 곱하면 마이너스가 아니듯이. 대칭을 건드리면 비대칭이 된다. 대칭은 의사결정하고 사라진다.


    대칭은 어떤 의사결정을 위해 일시적으로 조달하는 잠정적인 존재다. 남녀, 상하, 좌우, 음양이 모두 대칭적으로 존재한다는 생각은 그냥 착각이다. 남자의 젖꼭지처럼 쓸모없을 수 있다.


    세상 모든 것이 아귀가 딱 들어맞게 대칭적이고 정합적으로 예쁘게 빠져나온 것은 아니다. 대충 얼기설기 맹글어놓고 골치아픈 것은 그냥 커튼으로 가려놓은 것이 세계의 참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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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무작정 대칭적 사고를 하는 습관이 있습니다. 남자와 여자의 대칭은 사람 하나로 환원됩니다. 대칭은 어떤 의사결정을 위해 잠시 빌려서 모습을 드러내는 잠정적 존재입니다. 선은 있고 악은 없으며, 진보는 있고 보수는 없으며, 빛은 있고 어둠은 없습니다. 빛 입자는 있어도 어둠 입자는 없듯이 모든 대칭은 의사결정을 위해 잠시 포지션을 빌리는 것입니다. 악은 선의 방향전환을 위해, 보수는 진보의 방향전환을 위해, 어둠은 빛의 방향전환을 위해 있는 것이며 마찬가지로 시간은 공간의 방향전환을 위해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삶은 있고 죽음은 없습니다. 죽음을 극복하는 데서 인생의 진짜 게임이 시작됩니다. 


    


[레벨:11]큰바위

2014.11.11 (00:08:54)

인터스텔라. 

크리스토퍼 놀란 영화인데, 

시간, 중력, 공간을 다룬 영화네요. 

시작부터 끝까지 지루함 없이 관람했습니다. 


메멘토, 인셉션에 이은 수작이라 할 수 있습니다. 


시간 속의 공간여행은 가능해도, 시간 여행은 되돌릴 수 없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다른 공간에서는 다른 시간, 중력이 작용하긴 하지만, 

다시 과거로 돌아갈 수는 없다. 


머리에 각인된 영화가 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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