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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7692 vote 0 2014.04.11 (15:45:25)


    신은 누구인가?


    http://me2.do/xGwPoucd


    기독교의 신은 원래 조상신이었다. 유교의 신도 마찬가지다. 조상신의 의미는 집단의 결속에 있다. 천신이라 해도 집단의 형태가 다를 뿐 종교적 본질은 같다. 신의 본질은 인간의 집단적 의사결정이다.


    자연은 에너지의 효율을 따르고 인간은 의사결정의 합리성을 따른다. 구조론은 건조하게 의사결정 메커니즘으로 본다. 신의 개념은 중요한 의사결정 현장에서 집단에 의지하는 인간의 본능을 만족시킨다.


    http://me2.do/FrNprpWB


    앤서니 다운스의 ‘경제 이론으로 본 민주주의’는 정보비용 개념을 제시한다. 잘못된 정치시스템은 의사결정에 더 많은 비용이 든다는 내용이다. 나아가 의사결정 자체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집단의 존재가 없거나 희미하기 때문이다. 의사결정은 개인, 가족, 부족, 국가, 민족, 인류와 같은 집단 단위로 일어나며,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위해서는 확고한 집단의 존재와 기능이 전제되어야 한다.


    그러나 동학농민혁명 때 갑자기 모여든 오합지졸처럼 덜 만들어진 집단이 있는 법이다. 인디언 부족 전사들은 백인 군대와의 전투 중에 갑자기 밥먹으러 간다며 자기 집으로 돌아가버리는 경우가 많다.


    고정된 마을이 없는 인디언 부족은 전투를 하다가 가족과 영이별을 하는 수가 있으므로 전장에 오래 머무르지 못한다. 하룻만에 전투를 끝내고 가족들 곁으로 돌아가려고 하므로 전투에 집중하지 못한다.


    부족사회에는 제대로 된 전투집단이 형성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과연 집단은 존재하는가? 만약 부족사회에 징기스칸급의 뛰어난 리더가 등장하면 갑자기 강력한 전투집단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여기서 집단의 의사결정에는 많은 숨은 전제들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일단 명확하게 조직된 집단이 있어야 하고, 내부에 의사결정구조가 갖추어져 있어야 하며, 의사결정에 드는 비용이 감당되어야 한다.


    집단은 지도자가 있거나, 혹은 전쟁과 같은 강한 스트레스가 걸렸을 때 의사결정비용을 절감시킨다. 부족원의 이목을 집중시켜 의사결정비용을 절감할 의도로 누군가를 희생시키는 마녀사냥을 하기도 한다.


    ◎ 집단은 존재하는가? ..외부 경쟁세력과의 차별화.
    ◎ 의사결정은 가능한가? ..내부의 민주적 의사결정구조.
    ◎ 의사결정 비용은 감당할만 한가? ..미디어와 같은 홍보수단.


    의사결정 비용을 줄이기 위해 유언비어를 유포하거나, 신화를 꾸며내거나, 테러를 감행하여 인종주의적 적개심을 고취시키거나 등의 방법을 쓰기도 한다. 의사결정을 돕는 미디어 기능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대개 이러한 의사결정의 전제조건이 충족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것이 옳으니 저것이 옳으니 하며 공허한 주장을 늘어놓기 십상이다. 지식인의 옳은 주장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전제조건의 충족이 필요하다.


    우크라이나 사태만 봐도 알 수 있다. 우크라이나를 구성하는 민족, 전통, 집단은 명확히 존재하는지 모호하다. 지도부가 기능하는지도 알 수 없다. 케말 파샤는 민족주의를 동원하여 이 문제를 우회했다.


    무슬림이라는 광범위한 집단을 투르크민족이라는 작은 집단으로 쪼갰다. 비로소 의사결정이 가능해졌다. 근대에 등장한 민족주의가 집단의 의사결정 비용을 줄일 목적을 가진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소련 역시 모호한 의사결정 단위였다. 언어조차 통일되지 않았다. 연방을 해체하고 독립국으로 쪼개자 의사결정이 가능해졌다. 지속가능성은 불투명하나 푸틴은 의사결정이 가능한 구조를 만들어냈다.


    우리는 민주주의와 언론과 국가라는 형태로 의사결정구조를 만들어냈다. 국가는 확실한 집단이다. 의사결정 단위로 기능한다. 민주주의는 지도자를 선출할 수 있는 의사결정구조다. 언론은 비용을 줄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기초공천 문제는 의사결정이 가능한 단계까지 전개되지 않았다. 많은 유권자들은 아직도 기초무공천이 무슨 의미인지 잘 모른다. 언로를 장악한 조중동의 방해 때문이기도 하다.


    의사결정의 세 가지 전제에 두 가지 결과를 추가할 수 있다. 의사결정이 옳아야 하며 또 개인에게 되돌려져야 한다. 세가지 전제는 의사결정에 이르기까지의 절차이며 그 실행과 환원은 별개의 문제이다.


    정치는 행정조직이라는 실행기관과 그 결과물을 집단의 구성원 개개인에게 되돌리는 분배의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물론 실제로 그 기능이 유효하게 작동하는지는 각 집단의 내재적 역량에 달려 있다.


    ◎ 국가라는 단위
    ◎ 민주라는 절차
    ◎ 언론이라는 매개
    ◎ 행정이라는 집행
    ◎ 평등이라는 환원


    종교에 관한 논의도 대부분 이러한 본질을 도외시한채 피상적으로 흘러간다. 의사결정으로 보아야 한다. 정치적 의사결정은 국가와 언론과 민주주의가 감당하듯이 인생의 의사결정도 누군가 맡아야 한다.


    교회가 집단적 의사결정 단위로 기능하는 것은 명백하다. 국가를 대체하는 것은 신이며, 민주를 대체하는 것은 교회이고, 언론을 대체하는 것은 성경이다. 집행과 환원을 담당하는 장치도 교회에 있다.


    ◎ 국가 - 신
    ◎ 민주 - 교회
    ◎ 언론 - 성경
    ◎ 행정 - 기구
    ◎ 평등 - 행사


    실제로는 신의 포지션에 목사가 앉아있고, 교회의 위치에 신도가 배제된 목사의 측근이 앉아있고, 성경이 제멋대로 왜곡되며, 장로니 집사니 집행기구가 엉터리이며, 행사가 신도를 소외시키기도 한다.


    어쨌든 구조와 비용의 측면에서 검토한다면 심리적 비용을 줄이는 것은 분명하다. 10일조를 내고 예배시간을 충당할 정도인지는 사람에 따라 다르다. 금전적 비용은 막대하나 심리적 비용은 매우 적다.


    많은 사람이 교회를 찾는 이유는 금전적 비용보다 심리적 비용을 중요시하기 때문이다. 심리적 비용은 사업의 실패로 심리적인 타격을 받고 좌절하여 술과 마약으로 보내는 것보다는 차라리 낫다는 거다.


    그러나 주 5일 근무제 확산과 인터넷 동아리나 페이스북의 역할이 종교의 기능을 일부 대체하므로 금전적, 시간적 지출에 비해 심리적 이익이 크지 않다. 페이스북이 많은 심리적 안정감을 줄 수도 있다.


    21세기다. 종교는 우연과 필연이 모인 역사적 산물에 다름 아니다. 지식인의 합리주의 시선으로 본다면 원점에서 재검토되어야 한다. 종교의 근본적인 장벽이 있다. 여기서 두 가지 논제가 제기된다.


    1. 인간은 본래 모두 하나로 연결된 존재다.
    2. 인간은 집단에 의존하는 본능을 가진 존재다.


    이 두 가지 지점에서 어떤 답이 나오느냐에 따라 종교의 신앙과 무관하게 종교의 어떤 근본적인 가치를 받아들여야 한다. 종교를 믿지 않더라도 이러한 대전제를 충족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과연 인류가 모두 하나로 연결되어 있는지는 최종적으로 과학이 규명할 부분이다. 빅뱅 이전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 수 없고, 영혼이나 텔레파시가 부정되는 현재의 과학수준에서 연결된 증거는 없다.


    의사결정으로 보면 중요한 의사결정에서는 모두 연결되어 있다. 예컨대 당신이 개고기 식용을 멈추지 않는 한 일본인의 고래고기 식용을 멈추게 할 합리적인 근거가 없다. 의사결정은 인류단위로 일어난다.


    단 중요한 사건이어야 한다. 어떤 사람이 외국인 노동자를 차별한다면 본인은 그것이 중요한 사건이 아니라고 여긴다. 한국인이 1천만명 가까이 외국에 나가 있다는 사실을 그들은 알아채지 못한다.


    중국에만 100만명이 가 있고 외국인의 방문이 없으면 경제가 무너진다는 사실을 모른다. 그러한 차별행동이 한국인의 평판을 떨어뜨리고 모두에게 피해를 준다는 사실을 모른다. 실은 중요한 것이다.


    중요한 사건이 일어나면 인류 모두가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전제로 판단해야 합리적인 결정을 할 수 있다. 어쨌든 중세 기독교는 서유럽 전체를 물리적으로 연결시켰다. 그들은 하나가 된 것이다.


    눈에 보이는 물리적 연결에 치중하면 종교가 되고, 이를 중요한 의사결정에 있어서의 판단의 전제로 삼으면 철학이 된다. 어느 쪽이든 인간은 원래 집단, 전체, 대승, 팀을 위주로 판단하는 동물이다.


    다만 집단 안에서 자기 역할의 획득을 원하는 사람들이 소승에 빠져 팀을 깨는데 그 사람들도 마음 깊은 곳에서는 팀에 이바지하려는 야심이 있다. 팀에 기여하기 위해 먼저 초능력자가 되겠다는 식이다.


    이는 집단 안에서 자기 역할에 집착한 잘못된 판단이며 동기부여 실패다. 대개 아버지답게, 아내답게, 남편답게, 학생답게 하며 답게 찾다가 망하는 거다. 이는 무의식적으로 대승을 의식한 소승의 실패다.


    결론적으로 종교는 정치와 마찬가지로 집단의 정치적, 심리적 의사결정을 위한 시스템적 장치에 불과하며, 이와 별개로 철학의 역할이 되어야 하는 인간의 본질적 고민은 여전히 남아있다는 말이다.


    그것은 세상이 실제로, 혹은 중요한 의사결정의 지점에서 하나로 연결되어 있으며, 인간은 그 연결된 전체 단위로 의사결정을 할 때 편안하고 자연스러워진다는 것이다. 합리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하다.


   


[레벨:5]msc

2014.04.13 (13:50:41)

소승,,,,이기주의적,,,,,구조눈이 찔끔,,,보이기 시작,,,,,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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