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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17297 vote 0 2005.11.07 (16:19:47)

선진국 사람들과 친구가 되어야 선진국이다.

유태인의 황금시대

몽골에 다녀온 사람들이 말하기를 ‘이런 사람들이 어떻게 한 때 세계를 지배할 수 있었지?’ 하고 의아해 한다고 한다.

이스라엘을 다녀온 사람들의 생각도 아마 비슷할 거다. 노벨상을 쓸어담고 있는 유태인이라지만 이스라엘인의 평균 아이큐는 한국인의 평균 아이큐 보다 낮다.

이스라엘에 유태인들이 모여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그들이 세계 곳곳에 흩어져 있을 때는 금융업을 중심으로 일종의 카르텔을 형성하여 지배계급의 상층부를 구성하고 유럽인들을 대거 착취할 수 있었다.

이스라엘에 모여있을 때는 그것이 불가능하다.(옛날 유럽에서 기독교인들에게는 금융업이 허용되지 않았다. 아랍계 은행은 지금도 이자가 없다. 유태인이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교도라는 이유로 특별히 금융업이 허용된 사정이 있다.)

무엇인가? 인간이라는 자원의 질에는 유태인이나 몽골인이나 한국인이나 그다지 차이가 없다. 시스템 구조의 최적화가 중요한 것이며 이러한 최적화를 위해서는 동기부여가 중요하다.  

이스라엘인이 유럽 여러나라에 흩어져 있을 때는 금융업을 중심으로 그러한 최적화가 가능했다. 기독교도들 틈에서 박해받을 때는 선택받은 자손이라는 유태인 특유의 선민의식에 의해 확실한 동기부여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처럼 모여있어서는 최적화가 불가능하다. 이스라엘에서 같은 유태인들을 상대로 금융업을 해서는 돈을 벌 수가 없는 것이다. 동기부여도 사라져 버렸다. 유태인의 황금시대는 아마 다시 오지 않을 것이다.

몽골은 왜 몰락했는가?

몽골이 몰락한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몽골인들의 구심점이 되었던 징기스칸의 혈통이 흩어져 버렸다는 거다. 몽골이 단합한 이유는 징기스칸의 씨족을 종교적으로 숭배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신라 때는 왕족이 숭배의 대상이었다. 말하자면 전성기 때의 그들은 징기스칸교의 신도나 마찬가지였던 것이다. 이것이 구심점 역할을 한 것.)

징기스칸 일족은 세계 도처에 흩어져서 각기 왕노릇을 하느라 씨족이 해체된 것이다. 예컨대 인도의 무굴왕조만 해도 징기스칸의 혈통이다. 그들은 왕노릇을 위해 몽골을 떠났고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두 번째는 라마교 신앙 때문이다. 몽골인들 중 특히 신분이 높은 상층부에서 과도한 라마교 신앙으로 인해 인구감소 등의 폐해가 있었다. 그 옛날 고원의 전사들이 사원으로 들어가서 승려가 되어버렸다. 스님은 자손을 남기지 않기 때문에 유력한 가문들의 대가 끊어지거나 쇠약해져 버렸던 것이다.

세 번째는 역시 최적화의 문제다. 장점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한 가지 목표에 올인해야 한다. 그리고 그러한 올인이 용케도 시대의 흐름과 맞아떨어져야 한다. 그러나 역사의 흐름이 바뀌어 버리면 그러한 올인은 도리어 더 큰 부작용을 낳는다.

한 가지에 올인한다는 것은 다른 많은 가치들을 포기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성공의 확률을 높일 배팅의 선택지들이 사라져버린 것이다. 징기스칸 시절 그들은 전쟁기계였지만 전쟁이 끝나자 전쟁기계들은 쓸모가 없게 된 것이다.

요는 동기부여다. 그때 그 시절 몽골인들은 가진 것이 없었다. 그들은 토지도 없고 집도 없고 재산도 없고 아무 것도 없었다. 그러므로 징기스칸의 동기부여를 따라 희생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러나 그들이 세계를 정복하고 좋은 시절이 오자 동기가 사라져 버린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해서 몽골인들을 얕잡아봐서는 안 된다. 한국에 온 몽골 노동자들은 결속력이 대단하다고 한다.

그들은 조직을 결성하고 있어서.. 일을 않고 도망친다든가 혹은 범죄를 저지르면 한국인 사용자나 경찰이 개입하기 전에 그들의 조직이 먼저 처벌하므로 업주들 사이에 몽골인 노동자는 믿을 수 있다는 신뢰가 형성되고 있다고 한다.

중요한건 동기부여 그리고 시스템 구조의 최적화
어느 민족이나 국가가 흥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하나는 확실한 동기부여다. 동기를 부여하는 것은 종교나 관습이나 문화적 전통이나 등등 여러 가지다. 동기부여가 없이 흥성한 민족은 없다.

두 번째는 시스템 구조의 최적화다. 예컨대 우리나라가 중국의 일부로 되어 있다면? 혹은 500년 전 이순신 장군이 엉뚱한 생각을 해서 풍신수길과 짜고 중국을 정벌하여 우리나라와 일본과 중국을 합치는 대제국을 만들었다면?

그때 당시는 좋았을 지 모르나, 그렇다면 지금 우리는 만다린어로 쏼라쏼라 하면서 짜장면을 주식으로 하고 있을 거다. 시스템 구조의 최적화를 방해하는 그러한 성공은 오히려 좋지 않다는 이야기.

한국의 반도라는 지형과 8000만이라는 인구.. 지정학적 조건과 역사의 흐름, 유교주의 전통과 다종교국가라는 다른 나라에서 볼 수 없는 특성. 분단과 민주화에 따른 갈등.. 이런 점이 한국만의 독특한 시스템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세 번째는 이 시스템 구조가 하나의 동기에 맞추어 최적화를 지향하되 그것이 역사의 흐름과 맞아떨어져야 한다.

예컨대 일본은 한때 군국주의에 올인해서 아시아를 제패하는 등 한 동안은 재미를 봤으나, 곧 원폭을 맞고 패전의 재앙을 당하고 말았다. 전후 일본은 경제동물에 올인해서 역시 한 동안은 재미를 봤으나.. 지금은 동기를 상실하고 길을 잃어버렸다. 일본의 침체는 오래갈 것이다.

역사의 흐름과 맞지 않는 방향으로 최적화를 지향하면.. 일본처럼 잠시 반짝할지 모르나 역시 오래 침체를 겪게 된다. 청나라만 해도 그렇다. 한 때는 잘나갔으나 그 잘나간 것이 도리어 부메랑으로 작용했다.

청의 전성기인 강희, 건륭, 옹정제 때 중국의 인구가 몇 곱절로 늘어났다. 그 결과로 그들은 인구대국이 되어 움직임이 둔해졌고 병든 공룡이 되어버렸다. 함부로 올인하다가는 곧장 사망으로 가는 수가 있다.

동기부여가 중요하다. 오늘날 진보니 보수니 하고 있지만 사실이지 설득력이 약하다. 보수는 원초적으로 동기부여가 되지 못한다. 그들은 아이디어를 내놓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보수는 오직 진보의 실패에 기생할 뿐이다. 진보가 실패할 때 그들은 잠시 활기를 얻지만 곧 어떻게든 좌초하고 만다. 스스로의 힘으로는 동기부여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역사이래 수구들의 난동은 대개 어떤 진보의 흐름이 한 차례 휩쓸고 지나가고 난 다음에 후폭풍의 형태로만 몰아쳤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히틀러의 난동은 바이마르 공화국의 급진 다음에.. 일본 군국주의의 난동도 역시 일본의 개화라는 급진 다음에.. 419라는 진보 다음에 온 박정희 독재의 난동도 마찬가지.. 그들은 스스로의 힘으로는 방아쇠를 격발할 수 없다. 그들은 언제나 남이 차려놓은 밥상을 빼앗는다.)

한국에서 진보주의의 병폐는 지나치게 엘리트 지향적이라는 거다. 진보의 관심이 국내가 아닌 세계로 가서 극소수 엘리트를 제외하고는 동기부여가 되지 못한다. 물론 진보가 밑바닥 하층민을 위한 다양한 메뉴를 준비하지 않고 있는 것은 아니나 그 중 상당수는 더 이상 매력적이지 못한 것들이다.

우리가 유럽의 일부라면 진보주의는 설득력이 있을 것이다. 한국이 프랑스와 독일 사이 어디쯤 있다면 민족주의니 국가주의니 하는 소리들은 유치하게 들릴 것이다. 유럽은 EU가 하나의 국가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아침은 빠리에서 먹고, 점심은 베를린에서 먹고, 저녁은 마드리드에서 먹는 시대에 민족주의니 국가주의니 하는 소리가 씨알이 먹히겠는가? 그러나 한국은 그렇지 않다. 필자처럼 외국 한번 못가본 사람에게는 더욱 그러하다.  

한국인의 동기부여는?

지금 한국에서 실질적으로 먹히고 있는 동기부여는 ‘선진국이 된다’는 것 하나 뿐이다. 실제로 많은 한국인들은 거기에 기대를 걸고 있다.(진보나 보수가 아닌) 그런데 뭐가 선진국이지?

국민소득만 높으면 선진국 되나? 해외여행 가서 못된 섹스관광이나 하고 현지인들 경멸하고 뻐기고 돌아다니면 그게 선진국인가?

진정한 선진국이 되는 길은 하나 뿐이다. 선진국 국민들로부터 존경을 받아야 선진국이다. 우리가 일본처럼 경제동물로 가서는 그들이 한국인을 존경할 리가 없다. 일본모델로는 절대로 선진국이 될 수 없다.

선진국 사람들의 친구가 되어야 선진국이다. 돈이나 쓰면서 으시대고 있어서는 입맛 까다로운 프랑스인이나 네덜란드인의 친구가 될 수 없다. 그들과 친구가 되는 수는 하나 뿐이다. 의사소통에 성공해야 친구가 될 수 있다.

선진국이 되기에 필요한 절대적인 조건은? 소통이다. 우리 무엇으로 그들과 소통할 것인가? 문화다.(영어 배우면 소통할 수 있겠다는 초딩들은 내 글 읽을 자격없다. 부탁이니 사라져라!)

문화가 아니고 선진국이 되는 길은 전혀 없다. 문화로 앞설 때 한하여 그들이 우리를 존경한다. 오직 문화로 앞서갈 때라야만 그들이 우리를 귀한 손님으로 알고 귀한 자리에 우리를 초대하고 싶어 한다.

한국은 문화주의로 가야한다. 왜인가? 한국의 가장 우수한 인력이 8, 90년 대에 데모하느라 공부를 안해서.. 문화계와 정계로 풀려버렸기 때문에 우리는 이 방향으로 가지 않을 수 없다.

또 유교주의 전통이 시스템 구조의 최적화에 필요한 기본 베이스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이쪽에 답이 잇다. 문화주의로 갈 때 한하여 우리는 시스템의 최적화가 가능한 것이다.

유교주의가 제공하는 문화의 베이스는 가족간의 갈등이다. 일본만 해도 드라마에 기본갈등이 없다. 일본 드라마나 중국 드라마가 약한 이유는 갈등구조 자체가 빈곤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일본에서는 자녀의 결혼문제에 부모가 개입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러므로 원초적으로 갈등이 없다. 갈등이 없으므로 드라마가 성립이 안 된다. 즉 ‘유교주의=가족갈등=드라마’인 것이다.

일본 드라마 역시 판에 박힌 설정이 있다. 사회적인 소외로 하여 상처 입은 오타쿠족이 누군가를 만나고, 그것을 계기로 하여 상심한 자신을 치료한다는 식의 구성을 가지고 점차 전문드라마가 되어가고 있다.

전문드라마란 ‘허준’이나 ‘의가형제’나 ‘상도’처럼 드라마가 의학이나 상업 등의 전문지식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한 전문지식이 드라마를 끌고가는 축이 되는 형태이다.  

한국 드라마가 강한 이유는 유교주의에 기초한 기본갈등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가부장제도의 폐해이다. 이것이 문제를 낳고 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 드라마의 기본 축이 된다. 거기에 다양한 양념이 뿌려지는 형태로 전개하여 가는 것이다.

가부장제도 뿐만이 아니다. 유교주의의 강점은 사회의 질서를 강조하므로 해서 어떤 시스템의 틀을 먼저 만들고자 한다는 것이다. 일본은 어떤가? 그들은 틀을 만들기 전에 편법으로 열매를 수확하는 실용주의의 길을 걷는다.

정치만 해도 그렇다. 지금 한국에서 일어나는 모든 갈등은 사회에 질서를 부여하는 시스템의 토대가 되는 틀을 만들려는 것이다. 이러한 경향은 명백히 유교주의의 영향이다.

그런데 일본은 그런거 없다. 500년 전 봉건귀족 가문이 아직도 유력한 정치가문으로 국회의원을 세습하고 있다. 100년전의 야꾸자가 거뜬하게 아직도 버티고 있다. 그들은 시스템을 바꾸지 않는다.

그들은 덴노(천황)가 지배하는 사회의 기본질서를 건드리지 않고 우회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실용주의의 편법에 익숙한 것이다. 그러나 한국은 어떤가? 조선왕조가 확실히 망한 데서 보듯이 어떻게든 확실히 결판을 내고야 만다.

지금도 그렇다. 우리는 독재의 종식에 관하여 확실히 결판을 내자는 것이고 딴나라들은 결판내지 말고 일본식으로 대충 무마하여 넘어가자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인들은 조선왕조를 확실히 종식시켰듯이(일본은 덴노가 아직도 버티고 있다.) 결판을 내고야 만다. 그러므로 독재자 박정희와 그의 자발적 노예들  역시 언젠가는 심판을 받고야 만다. 그 배경에 유교주의 전통에 따른 합리주의 문화가 작용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글이 길어졌으므로 대충 정리하면

- 시스템 구조의 최적화가 중요하다.
- 이를 위해서는 확실한 동기부여가 중요하다.
- 진보나 보수의 논리들은 동기부여의 측면에서 볼 때 진부한 점이 있다.
- 문화대국으로 가는 길이 우리에게 참된 동기부여가 된다.
- 문화로 앞서나갈 때 선진국의 그들이 우리와 친구가 되기를 원하며, 그들이 우리를 우러러 보고 친구가 되고 싶어 할때 우리는 진정한 선진국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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