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909 vote 0 2022.07.01 (12:16:43)

    자연은 의사결정구조를 도구로 쓴다. 에너지는 자원을 모으고, 사건을 연결하고, 게임을 주도하는 방법으로 의사결정한다. 주체가 의사결정구조를 사용하여 객체를 통제하는 힘이 권력이다. 여럿을 하나의 근원에 연결하여 서로 맞물려 돌아가게 하면 의사결정비용을 줄이는 점에서 보다 효율적이다. 이때 잉여로 주어지는 효율성의 힘이 시장에서는 이윤이 되고, 자연에서는 기세가 되고, 정치에서는 권력이 된다.


    권력은 의사결정구조라는 도구를 사용하는 자에게 주어지는 효율성의 힘이다. 자연에서는 사건의 앞단계가 뒷단계보다 힘의 우위를 이루는 하나의 방향으로만 사건이 진행된다. 그럴 때 기세가 만들어진다. 그 반대가 되면 의사결정비용의 손실에 의해 사건의 메커니즘이 작동하지 않는다. 이 경우는 권력이 소멸하여 사건의 진행이 중단된다. 굴러가던 돌이 멈춘다. 우리는 자원을 의사결정구조에 맞게 배치하여 효율성을 끌어내는 방법으로 권력이라는 이름의 잉여자원을 조직하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자연은 권력을 조직할 수 있는 하나의 방향으로 움직인다. 그러므로 우리는 자연의 변화를 예측할 수 있다. 자연의 권력은 의사결정구조에서 얻어지는 효율성이며, 그것은 에너지의 잉여이며, 사건의 주체에게 주어지는 이익이며, 게임을 주도하는 딜러에게 주어지는 유리함이며, 의사결정권자의 합리성이며, 작게 나누어진 여럿이 한꺼번에 움직이는데 따른 기세다. 자연은 언제나 자원을 잘게 나누어 기세를 얻는 방향으로 움직인다.


    물론 인간이 만든 정치권력은 비효율적이며 비합리적인 경우가 많다. 그것은 정치인들이 꾸며낸 거짓 권력이다. 권력이라는 용어의 불편함을 뛰어넘어 에너지가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치할 때 얻어지는 힘을 포착해야 한다. 인간에게는 도구가 효율성을 매개한다. 진리는 하나의 도구이며 그것은 에너지의 의사결정구조다. 의사결정구조는 힘이 있다. 우리의 희망은 그곳에 있다. 


    권력은 사건 속에서 주체와 객체가 대칭을 이루고 대립할 때 주체에게 주어지는 포지셔닝의 이익이다. 선점권과 같다. 화투는 선이 유리하다. 게임은 주최측이 유리하다. 먼저 말을 거는 쪽이 유리하다. 카드를 한 장 더 받는 효과가 있다. 세상은 권력에 의해 작동한다. 단 억지로 유리한 위치를 빼앗는 거짓 권력은 위험하다.


    농사를 지어도 물을 공급하는 샘과 가까운 논이 유리하다. 그래야 한다. 만약 불리하다면 물길을 막아버릴게 뻔하다. 그 경우 다른 논들도 피해를 본다. 샘과 가까운 논이 더 유리한 구조가 갖추어져야 하며 내 논에 먼저 물을 대는 이득을 얻는 대신 수로를 관리하여 다른 논에 물을 나눠주는 형태로 권력과 의무가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자연은 이러한 방법을 쓴다. 그것은 의사결정 메커니즘이다. 그것이 진리이며 우리는 진리를 도구로 사용해야 한다. 문제는 인간의 태도다. 막연히 권력을 부정하고 진리를 부정한다. 도구를 부정한다. 영화를 봐도 그렇다. 총 놔두고 칼을 휘두른다. 칼 놔두고 맨주먹을 휘두른다. 되도록이면 도구를 사용하지 않으려고 한다. 바보짓이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6592 김건희 마녀사냥 문제 있다 김동렬 2023-12-14 2423
6591 존재론과 인식론 김동렬 2023-12-13 1431
6590 훈요십조의 진실 image 김동렬 2023-12-13 1581
6589 정치의 본질 김동렬 2023-12-12 1911
6588 서울의 봄 위대한 전진 2 김동렬 2023-12-12 1791
6587 제 1 지식 김동렬 2023-12-11 1407
6586 영웅은 누구인가? 2 김동렬 2023-12-10 1824
6585 영화 나폴레옹 실망? 김동렬 2023-12-10 1490
6584 백인문명의 몰락조짐 김동렬 2023-12-08 3280
6583 직관의 힘 김동렬 2023-12-06 1613
6582 민주당 전략은 허허실실 김동렬 2023-12-06 1589
6581 이기는 힘 image 김동렬 2023-12-05 1266
6580 인생의 첫 번째 질문 김동렬 2023-12-04 1406
6579 왼쪽 깜박이와 모계사회 김동렬 2023-12-04 1334
6578 유인촌 막 나가네 김동렬 2023-12-03 1620
6577 87년 양김의 진실 김동렬 2023-12-03 1419
6576 윤석열을 위한 변명 1 김동렬 2023-11-30 2581
6575 희귀한 인류 가설 김동렬 2023-11-30 1358
6574 감상주의 신파정치는 버려야 김동렬 2023-11-30 1460
6573 신의 권력 김동렬 2023-11-29 11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