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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646 vote 0 2023.02.20 (13:55:14)

    엔트로피는 강력하다. 지식인이 맞는 말을 해도 귀를 틀어막고 개소리로 맞대응하는 소인배들 많다. 종교와 주술과 괴력난신과 사이비와 음모론이 판을 친다. 어깃장 놓는 자들을 확실하게 보내는 논리가 엔트로피다. 엔트로피는 빠져나갈 수 없다. 모든 빠져나가는 논리는 대칭을 이용하는데 엔트로피는 비대칭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우리가 엔트로피를 잘 모른다는 사실이다.


    엔트로피는 간섭이다. 간섭 반대는 압력이다. 닫힌계 안에서 일어나는 자발적 변화는 압력에 의해 격발되고 간섭에 의해 멈춘다. 활은 활시위의 압력으로 격발되고 과녁의 간섭에 의해 멈춘다. 압력은 일방향이고 간섭은 두 방향인 것이 다르다. 열역학은 간섭에 주목할 뿐 압력을 해명하지 않았다. 엔트로피는 에너지 출력부에 주목할 뿐 입력부를 해명하지 않은 반쪽 논리다.


    지하철 출입문에서는 내리는 사람이 타는 사람을 방해한다. 출구가 입구를 막는 것이 간섭이다. 계에 압력이 걸리면 출구와 입구가 분리되어 에너지가 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이 엔트로피의 비가역성이다. 모든 흥하는 것은 압력의 조절 덕분이고 모든 망하는 것은 간섭의 증대 때문이다. 압력과 간섭 사이의 조절장치를 정밀하게 디자인하는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정의당은 민주당과 국힘당에 양다리를 걸치고 양방향으로 가므로 조절이 안 된다. 고분고분하지 않아도 국힘당에는 절대 붙지 않는 세력이 진짜다. 뭐든 양방향으로 가는 것은 조절되지 않지만 한 방향으로 가는 것은 조절된다. 우리는 어떤 이상적인 목표에 도달할 것이 아니라 그 목표를 향해 가면서 속도를 조절하는 키를 장악해야 한다. 키는 일방향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에너지는 입구와 출구가 있다. 주는 쪽과 받는 쪽이 있다. 입력과 출력 사이에 엔트로피의 일방향성이 있다. 역사 이래 인류는 에너지의 출구 쪽에만 주목했을 뿐이다. 받는 자의 논리에 매몰된 수동문명이다. 주는 자의 능동문명으로 갈아타야 한다. 에너지를 받는 자는 어떻게 할 수 없지만 주는 자는 조절할 수 있다는게 다르다. 조절의 논리, 밸런스의 논리로 갈아타야 한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20]chow

2023.02.20 (20:55:54)

진화를 엔트로피와 엮어서 이해하는 게 중요한 게

진화는 생물의 입장에서 자유에너지의 증가 방향, 엔트로피의 감소 방향으로 일어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이 지점에서 과학자들이 이 현상을 설명하기 어려워합니다.

진화는 자연의 방향을 거스르는 것처럼 보이니깐.

대신 이걸 설명하려면, 에너지는 상대적 개념이라는 걸 먼저 말해줘야 합니다.

사실 진화는 반 엔트로피 방향으로 일어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정확히 엔트로피 방향으로 작동하는 것인데

왜냐하면 에너지 흐름 중간에서 삥을 뜯어 생활하는 게 생물이기 때문입니다. 

대신 단위가 더 커집니다. 

엔트로피를 거스를 방법이 없으니깐 대신 계를 묶어버리는 거죠.

이 방법을 자주 쓰는게 퀀트인데

이익을 조금 먹는 대신에

졸라 열심히, 광범위하게 투자를 합니다.

즉 생물의 진화는 무조건 가용 영역(공간)이 커지는 방향으로 일어난다는 겁니다.

기업도 비슷하죠. 애플은 좀 특이한 예외이긴 하지만

기업활동의 본질은 모두 같습니다. 

누가 더 효율적인가. 

이때의 효율은 누가 더 적은 돈을 받고 같은 일을 할 수 있느냐인데

적은 돈을 받는 대신 더욱 넓은 공간을 차지함으로써

경쟁우위를 가져가는 게 기업의 발전이자

기술의 발전입니다.

하여간 진화와 생물은 상대적이자 중간 개념입니다.

사막이 뜨거우니깐 열발전이 잘 될 거 같지만

에너지는 뜨거움과 차가움의 격차가 있어야 성립한다는 걸 알면

사막에서 열발전은 쉽지 않다는 걸 알게 됩니다.

뜨겁기만 하니깐.

이는 죄다 잘난놈만 있다면 나는 잘난척을 할 수 없고

거꾸로 나보다 못한 놈이 있어야 잘난척을 할 수 있는 것과 같습니다. 

그게 권력이자 에너지의 의미죠.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23.02.20 (21:21:43)

이게 중요한 문제입니다.

그러나 역발상이 필요합니다.

생물은 결국 세포인데 복잡하지 않아요.

치명적인 것은 세포, 조직, 기관, 개체 외에 더 없다는 거지요.

구조론으로 보면 다섯이니까 하나를 더 찾자면 세포핵입니다.

원핵이냐 진핵이냐가 또 중요하니까.

핵막의 탄생이 사실은 진정한 생명의 탄생입니다.

네 핵막까지 오는데 20억년 걸렸습니다. 

무지하게 많은 변이가 있었을 것인데 20억년 동안 계속 실패.

무지하게 많은 원핵생물이 있었을 테니깐. 

아마 그 변이실험의 횟수는 .. 계산이 안 되는구나. 

결국 생명은 핵, 진핵세포, 조직, 기관, 개체 밖에 없어요.

존나 복잡한줄 알았는데 왜 질, 입자, 힘, 운동, 량 밖에 없지?

조직이라는 것도 알고보면 레이어가 중첩된 거지요. 

뭐냐하면 조직을 제대로 못 만드는 거에요.

아하 이거 애로사항이 꽃 피는구나. 

공사가 지지부진, 공기단축은 엄두도 못 내는구나. 

왜? 뼈가 없어서. 인체의 뼈는 있는데 피부의 뼈, 근육의 뼈, 혈관의 뼈는 왜 없지?

입체가 아니라 면으로 되어 있다는 거지요.

뭐냐하면 곰팡이가 번식하듯이 표면을 덮고 스멀스멀 기어들어가는 거.

이런 식으로 밖에 못하나? 입체적이지 않잖아. 네 평면적입니다.

우주 안이 모든 존재는 자연의 복제이므로 원본보다 복잡해질 수 없습니다.

그래서? 단위를 만듭니다. 그 단위가 핵막, 세포, 조직, 기관, 개체, 집단입니다. 

세포를 최소단위로 보면 집단이 최대단위입니다. 

세포핵을 최소단위로 보면 개체가 최대단위.

구조론으로 보면 1은 최소단위가 될 수 없습니다.

1은 작용에 대해 반작용할 수 없으니까.

2로 1을 이겨야 반작용이 성립되니까 최소단위는 2입니다.

최소는 점인데 점은 어떤 둘의 교차점이라는 거지요.

연역으로 보면 계체각선점이 모두 변화를 나타내기 때문에 그렇게 됩니다.

핵막은 핵과 세포 사이를 막으며 선택적으로 걸러주는 출입문입니다.

핵막의 발명이 진화의 핵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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