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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다 느끼할 순 없다. 김운용의 두꺼운 얼굴은 왠지 봉남이형을 연상시키는 데가 있다.

1981년 9월 30일 독일 바덴바덴에서 있었던 일을 기억하는가? 전두환장군넘께 충성하는 착한 한국인들은 밤잠도 잊은 채 삼삼오오 텔레비전 앞에 모여 88올림픽의 서울 유치를 기원하며 맘졸이고 있었다. 반면 나고야시민들은 독일까지 달려가서 유치반대 데모를 하고 있었다.

장군의 착한 노예들은 나고야의 등신들을 향해 한마디씩 던졌다.

『저 실성한 놈들 보게나.』

그리고 속으로 이렇게 뇌까리곤 했다.

『저래서 민주주의가 나쁜 거야. 우리는 전두환넘을 중심으로 단결해서 천년만년 독재나 해야지. 머저리같은 일본넘들 같으니라구!』

그리고 20년 세월이 흘렀다. 많은 것이 변했다. 체코 프라하에서 한국인들은 20년전과는 달리 동계올림픽 유치에 실패하고 있다. 무엇일까? 한마디로 배가 불렀다 이거다.

배가 불렀으면 예절을 배워야
내 말은 이런 것이다. 부패대국 한국이 부패대사 김부패를 IOC에 운용하며 세계부패왕 사마란치가 이끌었던, 지구상에서 가장 부패한 집단 IOC의 부패상에 적절히 영합하여 단물을 빼먹던 중, 김부패가 자신의 아들 부패주니어의 비리문제 등으로 정치적 협잡을 시도하자, 일국의 총리까지 나서서 애걸복걸하여 무마한 끝에 그럭저럭 동계올림픽의 평창유치를 성공할 뻔 했는데, 3표차이로 탈락하자 분통을 터뜨리며 서로의 얼굴에 똥칠을 하기 시작했다. 뭐 이런 그림이 아닌가?

그래서 어쩌자는 것인가? 김운용을 처단하자고? 2014년의 평창유치는 확실히 날려버리자고? 올림픽 태권도종목 금메달밭은 포기하자고? 그래 좋다. 니죽고 나죽기로 한판 붙어보랴?

나는 묻고잡다. 씨근벌떡 눈알 부라리며 입에 침을 튀겨가며 김운용을 비난하는 당신들에게. 그런 정도의 배짱이 있는가고.

김부패를 비난하는 것은 좋다. 그러려면 당연히 2014년의 평창유치는 포기하고 발언해야 한다. 모 재벌기업을 동원한 프라하에서의 로비행각도 반성해야 한다. 올림픽 메달밭 태권도종목도 당연히 포기해야 한다. 그 정도의 각오는 있어야 한다. 이건 정치다. 이래서 정치는 아무나 못하는 것이다.

김부패의 입장 또한 지극히 정치적이다. 이 정치라는 괴물은 너무나 구린 넘이어서 보이지 않는 뒷편에 단단히 가두어놓아야 한다. 이넘이 한번 밖으로 기어나오게 되면 사방에 구린내가 진동하여 모두가 질식사를 면치 못하는 것이다.

부패대사 김부패의 입장은 대강 이렇다.

『평창유치는 비관적이다. 나 김부패가 개인적으로 부패를 운용하여 얻을 수 있는 표는 20표 정도이고, 한국정부와 뒷구멍으로 결탁한 모 재벌이 부패할 수 있는 표는 2표 정도에 불과하다. 그러나 내 아들 부패주니어 문제 등에 정부가 적극 나서주면 상당히 힘을 써줄 생각도 있다. 에헴!』

즉 그는 대한민국을 상대로 협박과 흥정을 시도한 것이다. 그리고 대한민국과 그 정부는 탐욕을 이기지 못한 나머지 김부패에게 굴복했던 것이다.

문제는 이 정치게임에서 대한민국과 그 정부는 공범이 아닌가이다. 까놓고 이야기하자. 김운용 똥만 구리고 우리의 똥은 구리지 않은가? 과연 한국은 양심적인가?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20년전 나고야시민들은 올림픽유치 반대운동을 벌였다. 그들은 실리를 잃고 명예를 얻었다. 20년후 한국인들은 여전히 평창의 동계올림픽유치에 목을 매고 있다. 그렇게도 욕심이 나는가? 나는 한국인들이 이제는 탐욕을 버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쓰바 올림픽은 한번 해봤으면 된거 아닌가? 월드컵 4강까지 했는데 뭐가 그리도 부족한가? 올림픽이 꿀단지라도 된다는 말인가? 그렇게 욕심들을 주체하지 못하겠는가?

김운용을 비난해도 좋다. 그러나 먼저 휴지로 엉덩이에 묻은 것부터 닦고 비난해야 한다. 생각하라! 이건 정치다. 정치를 하려면 간이 커야 한다. 세상에 꿩 먹고 알 먹는 수는 없다. 제게 주어진 몫을 포기하고서야 큰소리를 칠 수 있다.

간 크게 새만금개발을 포기하고서야 개혁을 주장할 수 있다. 자세가 되어있는가이다.

나는 차라리 잘되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강원도는 보존이 되는 것이다. 통 큰 제안을 하고자 한다. 그래! 좋다. 부패대국 한국의 부패상징 김운용을 날려버리자. 2014년 동계올림픽도 포기하고 태권도종목도 포기하고 스포츠대국도 포기하자.

한국인이여! 이제는 제발 금메달 집착, 노벨상 집착, 열등감에 찌든 헛된 망상 좀 집어치우고 의연하게 우리의 길을 가도록 하자. 평창을 보존할 수 있게 되었으니 만세 부를 일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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