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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45434 vote 0 2013.01.04 (23:04:29)

 

   
    아래 질문에 대한 답입니다. 셀프 동영상 강의는 전체화면으로 보시거나 혹은 퀄리티 체인지를 눌러 화질을 480P로 높이는게 좋습니다.

 

    이번에는 이태리가구와 스칸디나비아가구를 비교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이야기해왔던 아카데미즘과 인상주의, 일본식 대본소용 극화와 병맛만화, 봉건소설과 근대소설, 봉건의상과 현대의상, 봉건영화와 김기덕영화의 차이, 뽕짝과 현대음악의 차이, 일반가요와 싸이의 비쥬얼한 노래와의 차이와 같다.

 

    한 마디로 상호작용이다. 가구란 무엇인가? 실용적이고 쓸모있는 가구는 가구가 아니다. 쓰레기다. 그런 가구를 쓰는 사람과는 말도 하지 마시라. 보나마나 일베충이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야지 벌레처럼 산대서야 되겠는가?

 

    그렇다면 정답은? 한 마디로 공간친이다. 이건 15년 전에 영화이야기할때부터 쓰던 용어인데 한 마디로 영화란 무엇인가? 평면에서 공간으로의 도약이다. 스크린은 평면이나 거기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공간으로 비약한다.

 

    그것은? 홍콩영화다. 한국에서는 유일하게 이명세 감독이 그걸 보여주었다. 그때는 김기덕 감독이 출현하기도 전이었으니까. 요즘 홍콩영화가 망했지만 전성기 홍콩영화는 구조론의 정답이었다. 이렇다할 줄거리가 없는 보여주기식 영화였다. 영화평론가들이 극도로 싫어하는 영화. 그런데 진짜다. 진짜가 나타났다.

 

    왜 가구는 공간친밀인가? 이태리가구는 실용적인 가구, 사용하는 가구다. 그런데 누가 그 가구를 쓰는가? 주인이 쓴다. 이미 꽝이다. 가구는 쓰는게 아니다. 가구는 손님을 초대하는 것이며 손님의 동선을 찔러주는 것이다.

 

    복도에 탁자가 놓여있고 꽃병이 하나 있다. 그 꽃병 보라고 거기다 놔뒀겠는가? 그 공간을 방문하는 손님을 안내하기 위한 용도다. 빌딩 건물의 회사입구에 인포메이션이 있고 미인이 앉아 있다.

 

    왜 거기 미인이 있을까? 미인과 노닥거리라고? 아니다. 그곳이 안내데스크임을 인식시키기 위한 화살표다. 의자는 거기에 앉으라고 있는게 아니고 그곳에서 멈추라는 표식이다. 역시 화살표다. 아니 멈춤표다.

 

    무엇이 다른가? 이태리 가구는 귀족들이 유폐되어 있는 일종의 감옥이다. 귀족들은 하루종일 방안에 갇혀서 하인들의 공간인 마당으로 못나간다. 하인과 같은 공간에 머무르면 하인과 신분이 같아져버리니까.

 

    귀족들은 하루종일 방안에 갇혀 있기 때문에 심심하지 말라고 가구의 장식을 요란하게 해놓은거다. 왜 안방마님 장롱은 문양이 화려한가? 하루종일 방 안에 갇혀 사는 거다. 그런데 현대의 공간은 열린공간이다.

 

    북유럽가구는 개인의 침실이나 그런게 아니고 일종의 사랑방과 같은 공간이다. 손님이 드나드는 공간이고 그 손님이 편안하게 다가올 수 있도록 공간을 디자인하는 용도다. 이 공간은 계속 걸어가라는 공간, 이 공간은 여기서 방향을 꺾으라는 공간, 이 공간은 여기서 대기하라는 공간, 이런 식으로 공간의 쓰임새를 일러주는 용도다.

 

    그러므로 공간이 주인이고 가구는 그 공간의 용도를 찔러줄 뿐이므로 편안한 소파나 안락의자는 없다. 열린공간, 자라는 공간, 소통하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어린이의 공간과 같다. 그러므로 심심하다. 심플하다. 근데 좋다. 가구는 별로인데 공간이 좋다. 공간이 좋은 이유는 기특한 가구 때문이다. 별로인 가구가 좋은 이태리가구보다 비싸게 팔린다. 신기하다.

 

    ◎ 핀란드 가구 - 형태를 연출한다는 개념이다. 작품의 결을 반영했다.
    ◎ 이태리 가구 - 주문제작식이다. 소비자의 기호를 반영했다.

 

    가구는 형태로 공간에 도전하는 것이다. 형태는 세잔의 형태이다. 형태가 드러나야 하므로 밝은 색깔이어야 하고 장식은 되도록 제거되어야 한다. 심플해질 수 밖에 없다. 나무의 결을 드러내려면 조명이 밝을 수 밖에 없다.

 

    이태리가구는 장인이 만든 거고 북유럽가구는 디자이너가 만든 거다. 근본의 차이가 있다. 장인이 천연가죽을 한땀한땀 정성들여 만든 가구나 가방은 쓰레기다. 장인이 만든 가구나 가방을 드는 사람과는 말도 하지 말아야 한다.

 

    병맛만화는 독자와 상호작용을 한다. 그 결과는 리플 숫자로 나타난다. 네이버 웹툰은 리플이 많으면 원고료를 더 준다는 설이 있다.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병맛만화는 많은 리플을 유도한다. 그 경우 사실을 개입시킬 수 밖에 없다.

 

    사회에서 실제 일어나는 현장의 일을 개입시켜야 리플이 붙어준다. 그냥 줄거리를 따라가는 일본 망가식 극화는 리플이 붙지 않는다. 허영만 말무사나 김세영의 타짜시리즈가 대단하긴 하지만 리플로는 조석의 병맛만화를 따를 수 없다.

 

    좋은 가구는 손님과 대화한다. 손님이 거기에 앉지 않는다. 그 공간의 격을 높여준다. 가구가 좋다는건 입체 개념이고 공간이 좋다는게 구조론의 밀도 개념이며 질 개념이다. 기능을 배제하고 쓰임새를 배제하고 실용주의를 배척해야 한다. 쓰이지 않는 것이 진정으로 쓰이는 것이다.

 

e.jpg

 

 

24.jpg

 

이태리가구와 북유럽가구의 차이

   


[레벨:1]까먹음

2013.01.05 (01:10:59)

고양이들이 가구를 자기들 마음대로 활용하는 것을 보고

티비를 침대로 삼거나

장롱을 집으로 삼거나...

 

나름대로 디자인해서 주문제작 가구를 덧씌웠습니다

그래도 고양이들은 자기들 마음대로 선택하더군요

절반의 성공입니다

 

장식...

미학...

 

버린지 오래고

오로지 실용만을 생각했습니다

 

미학...

그거 챙길 여유가 있을지...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3.01.05 (01:20:23)

자기 중심으로 생각하면 곤란하고

대한민국의 미래 중심으로 생각하는게 정답입니다.


그게 없다면 어떤 명목으로 다른 사람에게 말을 걸고 대화를 하겠소?

개인의 감상에 대해서는 아무도 물어보지 않았소이다.


여유가 없다면 대화할 이유도 없는 거죠.

[레벨:9]길옆

2013.01.05 (02:11:54)

http://realestate.daum.net/news/detail/main/MD20130104112518677.daum

 

조선 부동산 광고인데,

대한민국 하위 0.1%들의 유폐탑이고 함.

말이 안나올 정도로 호화로운 감옥.

담장이 높아서 밖에서는 안이 안보임.

자기들끼리만 놀겠다는 심보.

프로필 이미지 [레벨:18]차우

2013.01.05 (23:03:53)

이게 참 어려운 게

 

실제로 저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은

 

편한 가구를 선호하지 않나요?

 

집에 오면 아늑한 것을 원하는 것은 보편적인 사람들의 성향이 아닐까 생각하는데요.

 

여기서 동렬님이 말씀하시는 것은

 

어디까지나 예술로 봐야지

 

생활자체를 그것으로 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3.01.05 (23:43:30)

그런 사람과는 대화를 안 하지요.

퇴장해 주세요.

 

편하려면 여기 왜 왔소?

편하게 집에서 주무시거나 노시지?

 

그렇게 편하게 가구 만들어서 수출 안 하고 왜 여기서 시간낭비를 하세요?

그렇게 편하게 가구 만들어서 싸이가 10억뷰 올리듯 10억개를 팔아보시지요.

 

왜 허튼 소리를 합니까?

편한가구 안 팔립니다.

 

제일 편한 옷- 츄리닝

츄리닝 팔아서 대박내지 않고 왜 여기서 얼쩡거립니까?

제일 편한 옷 - 몸빼

몸빼 팔아서 대박내지 않고 왜 여기를 기웃거립니까?

 

제일 편한 차 - 경운기

경운기 팔아서 대박내지 않고 왜 여기서 시간낭비 하세요?

제일 편한 차 - 중고차

중고차는 어디 처박아도 걱정할거 없어요.

폐차하면 그만

아무 부담이 없죠.

중고차 몰고 애인 구해보세요. 장가가는가.

 

더 편한건 아예 가구를 안 사는거.

중국 대학생 기숙사 얼마나 편해.

옷을 그냥 다 방바닥에 늘어놓아.

서울역 노숙자들 참 편하게 살더군요.

 

여기는 편하지 않은 곳입니다.

이곳을 만만히 보지 마세요.

당장 꺼져 주시오.

 

[레벨:8]상동

2013.01.06 (00:56:22)

저는 매력(끌어들임)을 말씀하신 것으로 봅니다.

자기 주변에 매력적인 가구를 두는 자가 진정 소통할 준비가 된 자라는 뜻이지요.

그런자는 친구도 매력적인 사람을 사귀죠. (수평적관계)


반면 그저 주인을 뽐내고 주인의 안락을 위해서만 존재하는 가구를 구비하는 자라면

그런 사람만 주변에 두려하겠죠. 그런 사람과 진정 소통할수 있을까요? (수직적관계)


그럼 어떤 가구가 매력적인가? 

뽐내는 가구가 매력적인가?

손님을 편안히 다가오게 하는 가구가 매력적인가?


항우와 유방은 누가 더 매력적인 태도를 지녔는가?


내 안에 봉건질서의 잔재는 정말 다 사라졌는가?


뭐 이런 생각도 해 봅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3.01.06 (11:55:53)

가구가 뽐내면 아직 완벽하지 않소.

그건 입자 개념이고 구조론의 질 개념은 그 공간을 뽐내는 것이오.

 

얼마전 모 유머사이트에서(오유?)

어떤 부자가 한강이 내려다 보이는 여의도 120평짜리 자기집 자랑을 했는데

 

많은 네티즌들이 하는 소리가

'그런데 왜 가구가 없어?'

 

가구로 채워서 공간을 죽여버리면 안 되죠.

공간을 살리고 가구는 공간에 액센트를 찍어주는 역할이오.

 

가구를 쓴다는 사람은

아직 수준이 한 참 미달인 사람이오.

 

가구가 뽐내는게 아니고 공간이 뽐내는 것이며

그 공간을 외부인이 찾아오고 싶게끔 매력적인 공간으로 연출하는데

 

가구는 소품으로 쓰일 뿐이오.

멋진 가구가 공간을 차지하고 있으면 아무도 찾아오지 않습니다.

 

'사람이 먼저다 가구는 나중이다. '

[레벨:8]상동

2013.01.06 (17:09:45)

이미 동감이였구요.

더불어 제 안에 봉건적 사상이 슬며시 숨어있지 않았나 돌아보는 기회였습니다.

문제 감사합니다.


추가. 매력적인 가구란 스스로 뽐내지 않고 공간을 살리는 가구라는 뜻이였습니다.

그런데 제 언급이 역시 질보다는 입자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네요.

마치 입자가 질을 결정한다는 듯한 발언....여전히 입자 마인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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