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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20]양을 쫓는 모험
read 8103 vote 0 2010.07.31 (02:33:58)

1. 비 오빠의 수난시대

 

비 오빠가 요즘 일이 잘 안풀리는 모양이다. 월드스타 비는 간데없고, 곳곳에서 문제가 터져나온다. 다음의 기사를 읽어보시라.


 

최근 `먹튀` 논란으로 구설수에 오르고 있는 가수 비(본명 정지훈)에 대한 논란이 가시질 않고 있다. 월드스타로 한창 인기를 얻던 그가 갑자기 투자자들로부터 배임 논란에 휩싸이게 된 것은 그가 최대주주로 있던 제이튠엔터테인먼트(이하 제이튠) 지분을 전량 매각했기 때문.

 그저 조용히 지나갈 수도 있었던 이 소식이 투자자들을 들끓게 한 건, 비에 대한 투자자들의 지나친 애정(?) 때문 만으로 보기엔 미심쩍은 부분들이 적지 않다. 공교롭게도 비의 주변 상황들은 비의 지분 매각을 놓고 갖가지 추측을 불러일으키는 데 일조하고 있다. 설사 비 자신이 순수한 목적으로 지분을 매각했다고 해도 말이다.
 
 ◇ 회사는 계속 적자인데 비는 200억원대 챙겨?

 비가 때아닌 논란에 휩싸이게 된 건 지난 9일 자신이 최대주주로 있던 제이튠 주식 350만7230주를 전량 매각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부터다. 사실상 `비를 위한 회사`로 보여졌던 제이튠에서 순식간에 비가 사라졌다. `앙코빠진 찐빵`이란 표현처럼 더 이상 `비의 회사`에 비는 없었다.

 그의 행동에 대한 성실신의에 대한 문제는 둘째치더라도, 그의 행동이 비난받고 있는 건 자신을 믿고 제이튠이라는 적자 기업에 투자한 투자자들이 결국 큰 손실을 보게 됐다는 사실이다. 한때 2만6700원까지 올라갔던 제이튠 주가는 순식간에 200원대로 추락, 제이튠에 투자했던 투자자들에겐 순식간에 휴지조각만 남게 됐다.

 외형상으로는 비도 34개월 만에 20억원의 손실을 입으며 `주식 쪽박`을 찬 것으로 보이지만 알고보니 비의 비자금(?)은 따로 있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비는 2007년 10월 세이텍(현 제이튠)을 인수하면서 4년 전속계약 대가로 150억원을 받기로 했다. 용역비는 매년 41억원 규모. 제이튠은 이 같은 전속계약 내용을 공시하지 않다가 2008년 6월 감사보고서에서야 뒤늦게 이 사실을 밝혔다. 이 계약대로라면 비는 지난 2010년 3월까지 총 232억원을 챙겼으며 이번 회계연도에 받을 돈까지 포함하면 3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 회사의 지난 3년 간 전체 매출액은 194억원에 불과하다. 매출보다도 많은 돈을 비 혼자서 가져간 셈. 더욱 아이러니한 것은 이런 매출액에도 불구하고 제이튠은 2007년 10월~2010년 3월까지 약 17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결국 회사는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동안 비는 적자 규모보다도 많은 돈을 받아간 셈이다.

 겉으로는 일반 투자자들과 마찬가지로 적잖은 손실을 입을 것으로 예상됐던 비가 실제론 이보다 많은 금액을 꼬박꼬박 챙겨갔을 것이라는 사실에 투자자들은 울분을 토하고 있다. 비는 지분을 전량 처분하기 불과 한 달 전인 6월 초에도 10억원 규모의 3자 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이어 15억원 어치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도 발행하며 자금을 증권시장에서 조달했다. 지분을 줄이면서 증자에 나선 그의 행보도 갖가지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 매일경제 일부 발췌 -

 

2. 비 오빠의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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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빠가 JYP로부터 독립하면서, 새로 찾은 둥지인 제이튠 엔터테인먼트, 그리고 그와 거의 동시에 비 오빠는 제이튠의 최대주주가 되어서 더 큰 화제가 되었던 기억이 난다. 그러던 비가 이젠 회사 주식을 다 팔아 치워버렸 단다. 자기 주식을 팔던 사던 내 알바는 아니지만, 그가 주식을 샀을 때 화제가 된 것처럼, 팔았을 때 많은 사람에게 화제가 되는 것은 어찌 피할 수 없는 운명인 것이다.

나는 사실 비에 관해서 잘 알지는 못한다. 이번에 제이튠 주식 먹튀 사건이나, 비 오빠가 만든 의류 브랜드가 실적이 '제로' 였다거나 하는 얘기는 언론을 통해서만 들었을 뿐. 그렇다고 경제 전문가는 더더욱 아니다. 비와 나의 관계는 단지 한때 같은 학교 후배님이었다는 사실밖에 없다. 뭐 그래서 특별히 그에 대한 애정이 있다거나, 안티가 된다거나 한 것도 아니다. 한마디로 나는 비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런데 왜 글을 쓰냐? 대략 이렇게 될 줄은 예측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가 주식 먹튀를 하건, 뒤로 모델료를 꿍쳐두건 하는 사실까지 예측했다는 것이 아니라, (뭐 애초에 그런 정보 자체를 잘 몰랐기 때문에...) 대략의 비의 행보가 필연적으로 문제에 취약했다는 것이다. '비' 라는 개인이 성품이 나쁘다거나, 거만하다거나 하는 것이 아니다. 그는 여전히 착하고 성실하다. 아니 그러리라 믿는다.

비가 한때 무쟈게 가난해서 힘들게 살고, 어머니께서 당뇨병으로 세상을 떠나시고 등등의 눈물없이는 볼 수 없는 드라마 나도 안다. 그런저런 인생의 쓴맛을 뒤로하고 결국 대한민국 톱스타가 되지 않았던가? 비 오빠 장하다.

비는 춤을 잘 춘다. 퍼포먼스도 그 전까지 솔로가수의 그 이상을 보여주었다. 가수, 댄서 출신임을 감안하면 연기도 수준급이다. 오랜 노력의 결과로 한국에서 톱스타의 반열에 올랐다. 그런데 딱 거기까지. 언젠가부터 비 앞에 '월드스타' 라는 수식어가 간간히 들리면서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가 그 이름 때문에 거만해지거나 했다는 얘기가 아니다. 오히려 약간 건방져진 모습이 더 보기가 좋다. 문제는 그가 변해야 할 때 변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태도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성실하고 노력하는 것은 한국에서나 통할 뿐. 미국시장에서는 어림도 없다.


나는 종종 디스커버리 채널을 보곤 하는데, 언젠가 디스커버리 채널에서 비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보게 되었다. 여전히 비는 눈코뜰 새 없이 바쁘다. 작사, 작곡, 안무에, 의상 디자인도 해야하고, 신인가수 육성에 회사 경영에, 헐리웃 영화 촬영까지 해야한다. 이거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된 것이다.


뿐이랴? 다큐에 나오는 모든 인터뷰이가 비를 신처럼 떠받드는데에 급급하다. 비는 처음부터 뭔가 달랐다. 대단한 노력가다. 등등... 흥! 내 눈에는 다들 바보로 밖에 안 보인다! 비에 관한 다큐니까 비에 대한 칭찬을 하는 것이고, 또한 한국 톱스타의 성공사례라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런 말들이 오히려 비를 죽이는 결과를 낳는다.




 

 

3. 비로서의 최대한



 

비가 출연한 KBS 드라마 <풀하우스>가 동남아시아에서 50%가 넘는 시청률로 초대박을 내면서 비가 아시아의 별이 되었고, 그것을 발판삼아 헐리웃 진출도 가능하게 되었다. 그리고 결국 헐리웃에서 영화배우가 되었고, <닌자 어쎄씬>의 주인공이 되었다. 여기까진 그럴듯 하다.


한국의 어느 쇼프로그램에 나와서 비가 하는 말이 가관이다. 휴식도 반납해가며 연기를 하니까 감독과 스탶들이 놀라워하더라는 것이다. 왜냐하면 헐리웃 영화판에서 하루 딜레이 되는데 비용이 많이 나가기 때문이란다. 비가 참 순진하구나 싶었다. 비가 열씸히 하건, 하지 않건간에 헐리웃에서 비를 캐스팅 한 것은 그 역할이 동양인이 해야 할 역할이기 때문이다. (나머지는 립서비스 정도고...) 비의 노력 여부와는 별 상관이 없다. 비가 헐리웃에서 배우로서 성공할 수 있는 최대한이 성룡 정도인 것이다. 헐리웃의 영화 제작자 누구도 비에게 톰크루즈나 브래드 피트의 역할을 기대하지 않는다.


그리고 헐리웃에서는 아직도 동양이라고 하면 죄다 하늘을 날아다니고, 칼이나 휘두르는 정도로 밖에 상상하지 않는다. 그 이상이 있다고 해도,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는 것이다. 비는 동양을, 한국을 연기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이 요구하는 동양의 모습을 연기하도록 강요받는 것이고, 참 고분고분하게도 무쟈게 열씸히 연기한 것이다. 그것도 일본인 역할을... (그네들은 한국과 일본의 문화가 어떻게 차이가 있다는 사실도 잘 알지 못한다.)


좋다! 어째어째해서 그 위치까지 갔다. 그리고 나름 액션연기 상인지 뭔자도 하나 받았다. 그런데 그 다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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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비가 가수로서 컴백하여 새로운 앨범을 발표하고, 한동안 활동을 하였는데, 대략 노래를 들어보니 딱 미국 흑인음악 풍이었다. 뭐 그게 잘못되었다는 얘기가 아니다. 효리누나도 그렇고, 태지오빠도 그렇고 외부로부터 새로운 아이디어와 에너지를 가지고 들어와서 유행이 바뀌고 시너지가 일어나는 법이다.


하지만 한국인의 입장에서 월드스타 비의 기대치는 더 높은 것이었다. 한국의 스타일로 미국 음악시장을 접수하던, 영화시장을 접수하건 하는 것이다. 비는 여전히 착하고 고분고분하고 노력하는 아이였다. 간혹 여러방면에 재능있는 사람이 있다. 노래도 잘하고, 춤도 잘추고, 연기도 잘하고... 노력해서 그 위치까지... 한국에서는 통한다. 하지만 세계시장이라면 자기만의 모델이 필요하고, 그 모델을 유지하기 위한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


비가 가지고 있는 스타일이란 아직도 박진영의 흔적이 남아있는 것이다. 박진영은 재주가 많은 사람이다. 노래, 춤, 작사, 작곡, 프로듀싱... 박진영은 여러분야에 재주가 있어서 혼자서 이것저것 다하고, 양현석 사장은 각자의 구성원이 알아서 굴러가도록 시스템을 만들었다. YG와 JYP의 차이이고, 그것은 고스란이 비에게 전이되어 이것저것 하다가 이도저도 안 되는 결과가 되어버렸다.


비가 이것저것 계속 일을 벌였던 것은 비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비를 그렇게 만들었을 것이다. 아직도 비 주변에는 단물 빨아먹겠다고 덤비는 사람만 있을 뿐, 지성인 친구 한 명이 없다는 반증이다. (비가 이것저것 일을 벌이게 하는 보이지 않는 손이 있다. 주식이건 의류사업이건 그 모든 것이 비의 머리에서 나올리가 없다.)


 

 

 4. 비 오빠의 현재는 삼성의 미래다.

 


내가 왜 굳이 별 관계고 없는 비 오빠 얘기를 하냐? 비 오빠를 향한 애틋한 마음 때문이 아니라, 단지 연예계가 피드백이 빠르기 때문이다. 인기는 왔다가 사라지고, 한때 환호했지만 금방 잊혀져간다. 사람들이 당장 잘하는 사람한테 칭찬하는 것처럼 쉬운일이 없고, 또 추락하는 사람 비난하는 것처럼 쉬운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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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한국에서 하청업체 쥐어짜서 국내 1등까지 할 수 있어도, 세계무대에서 1등을 하려면 자기만의 이상적인 모델이 있어야 한다. 세계 1등하는 넘 복제해서 2등까지 쫓아가는 건 쉽지만, 2등하던 넘이 1등하려면 뭐 하나라도 진보해야 한다. 형식의 창조가 있어야 한다.


"나는 여자가 있는데~" 수준이 아니라, "Let it be~" 정도의 수준은 되어줘야 한다. 형식은 진보하되, 인류를 상대로 대화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삼성의 이건희가 애플의 스티브 잡스 따라잡으려면 한참 멀었다. 이것저것 문어발에 하청업체 쥐어짜기와 무노조 정책, 죽어가는 반도체 소녀들, 탈법, 탈세... 국내에서나 통하지 세계에서는 어림없다.


비의 현재가 삼성의 미래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20]아란도

2010.07.31 (15:56:33)



동양인이란 포지션을 너무 달여 마시고 있다는 생각... 혹은 극복하지 못했거나, 스스로 한계 설정을 하고 있거나... 그런데 실제로도 환경이 그정도 밖에는 안된다고 생각되오.아직은... 서양에서는 같은 동양인일지 모르나 우리에게는 같은 동양인 보다는 한국사람,한국연예인이란 틀이 너무 강하오. 우리가 아직은 변화를 하지 못한 측면도 있다고 생각되오.

삼성이 내껀데..하는 포지션을 너무 장기간 고수하고 있다는거...나 아니면 삼성 망해...그런데 현재의 삼성 구조로는 이건희 아니면 진짜 망한다는 것이 문제라고 보오. 이건희 아니어도 삼성이 잘 돌아갈 수 있는 것을 찾아야 할텐데..이건희가 찾은 방법은 아들에게 물려주는 것이 었고....

결국 에너지 조달이 뭔가 잘못되어 갔다는 것인데 .... 비 혼자서, 삼성의 힘 자체만으로 변화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변화의 측면으로 보자면...
비가 지금 변하는게 빠를까..
삼성이 변하는게 빠를까....?
문득 궁금해지오. ^^()
프로필 이미지 [레벨:20]양을 쫓는 모험

2010.07.31 (23:07:40)

요는 비도 삼성도 이상적인 모델이 없다는 것이오. 씨앗이 없소. 태초에 씨앗이 없는데 최후에 낳음이 있을리가 만무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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