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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20]양을 쫓는 모험
read 9454 vote 0 2010.08.18 (23:52:34)


이대호 홈런 신기록, 해외언론에 대서특필 되다



롯데 자이언츠의 이대호 선수가 9경기 연속홈런이라는 세계신기록을 세웠다. 많은 언론에서 보도되었듯, 미국의 메이져리그에서도 캔 그리피 주니어, 돈 매팅리, 대일 롱 이렇게 단 세 명만이 8경기 연속 홈런기록이 있을 뿐,  이대호의 9 경기 연속 홈런은 그들의 이름을 뛰어넘는 스타가 된 것이다. 한국의 대표적인 거포 이대호는 이승엽의 아시아 최다 홈런기록 못지 않는 대기록을 수립했고, 아울러 세계적으로 '유명한 선수'가 되어버렸다.


이대호 홈런-1.jpg 

 



이대호의 홈런 신기록 소식은 일본 뿐 아니라 미국의 언론에도 대서특필 되었는데, 이대호의 홈런기록 못지않게 해외 언론이 이대호를 조명하는 것 또한 이례적이라고 할 수 있다. 아니, 외국 언론에서 너무 순순히(?) 이대호의 기록을 인정하는게 아닌가? 머 기록은 기록이고, 잘 친건 잘 친거지만 말이다. 그것은 한국인 입장에서고... 한국의 사정을 잘 모르는 메이져리그 선수 및 관계자라면 동양의 작은 나라에서 일어난 사건을 그리 쉽게 신뢰하지 않을 것이 보통이다. 그것은 그네들의 드높은 자존심일 수도 있고,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지금도 희미하게 기억하는 것은 이승엽이 아시아 최다 홈런기록을 갈아치웠을 적에 당시 해태 타이거즈의 김성한 감독이 투수에게 홈런볼을 주라고 싸인을 보냈다는 기사가 스포츠 신문 1면을 장식한 사건이 있었다. 그땐 야구에 별 관심도 없었고, 그 기사를 자세히 읽어보지도 않았으니 그 사실 여부는 알 수 없겠지만,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약소국이라는, 야구의 변방국이라는 무시와 설움을 달래기 위하여, 그리고 한국야구의 힘을 만방에 알리기 위하여 거국적인 차원에서 홈런볼을 줄 수도 있을 것이다. 그것이 진실이 아닐 지언정 해외의 언론 혹은 메이져리그 혹은 일본리그로 부터 그러한 의심을 받을 수가 있다. 왜? 한국의 작은 리그를 신뢰할 수 없으니까.


그런데 이번 이대호의 홈런기록에는 딱히 딴지거는 사람이 없다. 왜 그럴까? 이승엽이 최다홈런 기록을 세웠을 때와는 다르게 그 이후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베이징 올림픽' 등의 국제대회를 통하여 한국의 야구실력이 메이져리그 못지 않다는 사실이 증명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게다가 박찬호, 추신수 등 메이저, 마이너리그에서 한국의 선수들이 빼어난 활약을 한 것도 한국을 이해하는 토대가 되었으리라.



 

제리 로이스터, 한국과 미국의 신뢰의 축




제리 로이스터.jpg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진짜 이유는 이대호 선수가 제리 로이스터 감독이 이끄는 롯데 자이언츠의 선수라는 사실이다. 공교롭게도 말이다. 만약 이대호 선수가 SK나 삼성의 선수였더라면 미국의 시선이 조금은 달랐을 것이다. 제리 로이스터 감독은 국내 8개구단중 유일한 미국인 감독이다. 미국인인 그가 한국의 대기록을 위하여 꼼수를 썼을 리도 없고, 그럴 수도 없다는 일종의 신뢰가 형성이 된 것이다.


뿐이랴? 메이져리그에서 나름 활약을 하던 선수도 한국 프로야구에서는 전전긍긍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8번째 연속경기 홈런은 기아 타이거즈의 로페즈로부터 때려낸 것이다. 로페즈가 일부터 얻어맞아 줄 리도 없다.


말하자면 제리 로이스터 감독이 한국과 미국을 이어주는 신뢰의 축으로서 작용을 한 것이다. 본의 아니게 보증을 서게 된 셈인 것이다.


몇몇 롯데의 열혈 팬들은 제리 로이스터 감독의 성적에 불만을 품기도 했다. 지난 몇년간의 성적으로 4위까지 올랐지만, 그 이상 오르지 못한 책임을 묻기도 한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성적과 다르게 메이져리그와 한국 프로야구를 이어주는 가교역할을 하는 것도 가치로서 판단해야 할 대목이다.


메이져리그 선수와 한국 선수들의 몸 값이 엄청나게 차이가 나는 것은 그만큼 선수 실력의 차이가 난다는 것이 아니라, 시장의 크기에서 차이가 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말해서, 야구 전체 시장으로 볼 때에 메이져리그가 상부구조이고, 한국 프로야구가 하부구조에 있는 것이다.


박찬호가 활약하기 이전까지만 해도, 미국에서는 한국이라는 작은 나라에서 야구를 하는지도 제대로 아는 사람이 없었을 것이다. 각각의 나라에서 야구를 하긴 하지만, 어쩐지 메이져리그와 한국 프로야구는 단절된, 독립된 야구 였다면, 현재는 한국 프로야구에서 감독을 맡고 있는 제리 로이스터, 메이져리그에서 활약하는 박찬호, 추신수가 상부구조와 하부구조 사이의 신뢰의 축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메이져리그로서도, 한국 프로야구로서도 굉장한 자산이 되었다. 이번 이대호 홈런기록을 해외 언론에서 크게 보도한 것은 그러한 신뢰의 축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는 증거로 보아야 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이대호 선수가 FA 이후 메이져리그에서 그 모습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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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필 이미지 [레벨:20]아란도

2010.08.19 (16:44:58)

그렇군요. 신뢰라는 축이 있었군요.
때로는 당사자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어떤 관계들에 있어서 보증을 서게 되는 경우가 허다한 것 같습니다.
모든 만남이 대체적으로 보증을 서는 것과 같구요. 언제나 누군가를 통해서 만난다는 것 자체가 이미 보증이 개입하고 있는 것과 같다는 생각도 들구요.
프로필 이미지 [레벨:20]양을 쫓는 모험

2010.08.19 (22:08:10)

'신뢰' 라는 '축' 이 아니라, '신뢰의 축'이 작용한다는 뜻. 말은 비슷하지만 좀 다르오. 말하자면 포지션에 관한 이야기요. 홈런을 때린건 이대호지만, 그것이 세계의 기록으로 신뢰를 얻고 말고는 제리 로이스터한테 달린 것이오. 꼭 로이스터가 뭘 해서가 아니라, 그의 포지션이 그렇소. 

질 > 입자 > 힘 > 운동 > 량 에서 로이스터가 힘의 포지션에 위치하고 있소. 이대호가 9게임 연속 홈런을 때렸더라도, 로이스터가 (그럴리는 없겠지만...) "이대호 홈런은 사기다!" 라고 떠벌리고 다닌다면, 해외 언론에서 이대호 홈런은 사기가 되는 것이오. 홈런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로이스터가 스위치의 역할을 하기 때문이오. 반대로 로이스터가 한국 프로야구 팀의 감독으로 있으므로서 한국야구와 선수가 메이져리그로부터 더 신뢰를 얻기도 하오.

꼭 보증을 서서 보증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보증하는 포지션에 있으면, 보증을 서게 되는 것이오. 이런 원리를 이용해서 사기를 치는 경우도 있소. A에게 사기를 친다고 가정하면, 보증을 서야하는 상황을 만들어내고, 보증 포지션에 A와 친한 사람 B를 데려다놓고, 돈을 빌려달라고 하면, 돈을 주는 쪽에서는 B가 정황상 보증을 선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B는 아무것도 모르게 하는... 인식의 오류를 일으켜서 사기를 치기도 하오.

요는 보증이라는 것이 문서화된 실체가 아니라, 상황에 따른 포지션에서 결정이 난다는 것. 사람들은 김연아의 손짓과 동작에 환호하지만, 본질은 빙판과 스케이트 날의 접점에 따라서 모든 동작이 결정된다는 것이오.

프로필 이미지 [레벨:20]아란도

2010.08.19 (23:20:54)

흠 그런 의미로 쓴 것이오.
그런데 받아 들이는 사람이 좀 더 구체적인 것을 원한다면 구체적으로 나가주어야 하나...
말이 분명하지 않다면 그것은 일단은 내책임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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