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게시판

 

 

이제 3개월 뒤면 아내도 아이를 낳는다.

여동생도 한 달전에 셋째를 낳았다.

 

여동생과 스카이프로 통화를 하는데 30일짜리 조카가 운다.

울어도 계속 운다. 그런데도 동생은 나랑 화상통화만 한다.

 

"가서 애기 좀 봐줘야 하는거 아냐?"

 

"자꾸 안아주면 울때 마다 안아줘야 한다고 해서 그냥 두고 있어.

 요즘 손목도 아프고..."

 

그렇다.

어떤 사람들은 아이를 정서적으로 안정시키기 위해서 부모가 계속 안아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어떤 사람들은 아이가 산후조리원 같은데서 하도 안아줘서 버릇이 되서 계속 안아달라고 우는거니까 내버려 두라 하고.

 

당장 세 달 뒤의 나도 선택의 기로에 선다고 생각하니, 뭔가 씁쓸하고 답 안나오는 문제 갖고 매달리는 것

같기도 하고... 걍 어느 한쪽이든 선택하는게 나을까 고민하다가 문득 구조론에 입각해서 생각해 보기로 했다.

 

결론은  "누가 언제 안아 달랬나?" 이다.

애가 울면 안아준다.

애가 울어도 안아주지 않는다.

이 두가지의 공통점은 우는 행동과 안아주기를 짝짓기 했다는 점.

 

그래서 동생에게 얘기했다.

안아주기 힘들면, 애 옆에서 그냥 말을 걸어줘봐.

아이를 가볍게 토닥여봐.

그냥 누운 채로 아이를 가슴에 품어서 네 심장소리를 느낄 수 있게 해주면 어떨까?

부모와 함께 있는 그 순간 만으로 아이가 안정을 느끼고 부모의 사랑에 흠뻑 취할 수 있다.

아이가 우는 이유는 아이의 신호일 뿐이다.  '누가 안아 달랬나?'

 

 

-------------

 

인간만큼 장기간 동안의 의존적 양육환경을 갖고, 그 영향이 어른이 되어서도 지속되는 생물은 드물다.

그러나, 언제까지 어릴 적 상처 운운하며 어리광 부릴텐가.

 

앤 설리번은 어렸을 때 엄마를 여의고, 알콜중독자 아버지에게 시달리면서도 병든 동생을 돌보느라

어린 시절을 다 허비했다. 그러다가 아버지도 죽고 친척들은 그와 남동생을 주립병원에 보냈다.

그러다가 수술이 잘못되어 시력이 거의 상실되어 수년을 보내다가 맹인학교에서 다행히 재수술로

시력이 회복되었고  그레이엄 벨의 소개로 헬렌켈러의 가정교사가 되었다.

 

앤 설리번의 인생은 마치 헬렌켈러의 가정교사가 되는 것이 운명이었던 것 처럼 준비된 삶이었다.

둘이 만나자 마자 역사의 드라마는 완성이 되었다.

 

 


[레벨:6]빛의아들

2013.04.30 (23:36:00)

좋은 말씀이십니다.

제 아들 안아주지않고 그저 옆에 같이 누워서 자고 얘기해주고 책읽어주고 토닥여주고.....

그렇게 유아시절을 보내게 했습니다.

안아주지 않아도 안울었지요^^  맞습니다.  운다고 안아줄 필요는 없습니다.

요즘은 안아달라고 하고 업어달라고 합니다.

그래서 자주 안아주고 업어줍니다.  6살이거든요....

3살때까지 안아서 재워주려고 하면 걍 눕혀달라고해서  눕여주면 잘 잤거든요..

요즘은 내 품에서 안겨서 자는것을 좋아합니다.

전 제 아들이 참 너무 이쁩니다.  

어릴적에도 속안썩이고  자라면서 애교쟁이로 자라는것이......

 

[레벨:15]오세

2013.04.30 (23:57:19)

전송됨 : 트위터

그러나, 언제까지 어릴 적 상처 운운하며 어리광 부릴텐가.

---------

바로 그 상처를 치유하고 다른 이들에게 똑같은 상처를 남기지 않을때까진 계속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왜? 상처가 있음을 자각하지 않고 표현하지 않고 치유하지 않으면, 우리는 똑같은 상처를 우리가 제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그대로 새길테니까요. 


이 과정이 고통스럽다고 그냥 과거는 과거일뿐이라고 무시하거나 밝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자며 고개를 애써돌려선 안됩니다. 적어도 현재 지구상에 사는 사람들이라면 어린시절 부모로부터가 아니면 유치원에서, 유치원에서가 아니면 학교에서, 학교에서가 아니면 친구들에게서, 친구들에게서가 아니면 교사에게서 등등 어린시절 양육과 사회화 과정에서 자행된 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운 이는 아무도 없습니다. 단 한명도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돌아봐야 합니다. 듣기 싫어도 과거의 상처에 대해 이야기해야 합니다. 

과거를 미화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진실의 눈으로 볼 때, 우리는 그 때 그곳에 던져진 쓰레기가 아직도 치워지지 않은채 그대로 남아, 심지어 썩어서 냄새를 풍긴채 남아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그것을 확인하고 줍고 치워야겠지요.


아마도 앤 설리번이 자신의 아픈 과거를 돌아보고 성찰하지 않았다면, 그녀는 자기 아버지의 운명을 벗어나기 힘들었을 것입니다. 자신의 상처를 돌아보고 치유했기 때문에 앤 설리번은 그녀와 똑같은 상처를 안고 힘들어하는 헬렌 켈러를 도울 수 있었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21]이상우

2013.05.03 (09:12:42)

오세님의 말씀에 동의합니다. 저도 과거의 제 모습이 제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자세히 관찰하고 곰곰히 생각한답니다. 

 

과거의 상처를 진실된 눈으로 보라. 그리고 그 상처에 발목잡힌 자신을 보고,

상처를 떨어내고 성찰하는 작업이 이루어져야겠지요.

 

다만, 그 상처를 다시 포장하는 사람들, 자신의 상처는 특별해서 도저히 치유할 수 없다는 사람들,

이미 상처를 치유했다고 선언했다가 다시 과거의 굴레에 얽매이는 사람들이 많아서

구조론에 와서 너른 세상을 보고, 공동체 속의 자신을 보고, 자기가 공동체에 좋은 영향을 받고

나아가 자신이 공동체를 위해 기여하고 인류의 진보의 흐름에 올라탈 수 있다면,

과거의 상처는 자연스레 치유될 수 있습니다.

 

스트레스는 스트레스로 해결하라,

문제는 더 큰 문제로 대응하라.

문제중심 패러다임에 얽매이기 보다는 해결의 방향에 초점을 맞추라.

 

[레벨:9]길옆

2013.05.01 (00:09:40)

이상우 샘 글을 읽다보니 지난달 한겨레에서 본 기사가 생각났습니다.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57932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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