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게시판


구조론 기초편에 선생님께서 올려주신 '필수 암기사항'을 읽게 됐습니다. 그 글을 보면서 선생님 책을 읽을 당시 생각해두었던 건의사항이 문뜩 떠올라 부족한 글이나마 남기게 됐습니다.

선생님께선 구조론의 이런 저런 내용을 설명하실 때마다 다섯 개의 키워드로 압축하시는 것을 즐기시는 듯 합니다. 아마 '다섯'이라는 숫자를 분류론의 해법으로 제시하셨기 때문인 듯 합니다.

그러나 겉으로 보기엔 똑같은 형태로 보이는 5단어 열거라도, 맥락에 따라 설명하시고자 하는 차원이 다른 것은 아닐까(다른 위치에서 시스템을 바라보셨다고) 저 개인적으로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결국에는 세상 모든 것이 '구조론의 구조'로써 해석될 수 있겠지만, 일단 설명상으론 그렇단 의미입니다. 저는 크게 아래의 세 가지 정도로 줄기를 잡고 선생님의 키워드를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

첫째,  0차원~4차원의 구조체 혹은 그 구조체가 있을 수 있는  0차원~4차원의 장(場)을 존재론적으로 설명하실 때 다섯 개의 키워드를 사용하시는 듯 합니다. 물론 반대 순서로 읽으면 인신론적 설명이 될 것입니다.

둘째, 인간이 자신의 의식을 통해 자연에 있는 구조체를 파악하거나 혹은 인간이 인위적인 구조체를 만들어가는(복제하는) 과정 내지 절차를 설명하실 때에도 역시 다섯 개의 키워드를 사용하십니다.

셋째, 끝으로 '어떤 특정 차원에서 하나로 존재하는 혹은 하나로 인식된 구조체'가 일을 함으로써 시스템으로 기능하는 모습을 묘사 내지 설명하실 때에도 역시 다섯 개의 키워드를 사용하십니다.

==============================================================================================================

아마 첫째의 예는 다음과 같다고 판단됩니다.
● 공간-입체-각-선-점 (평형계) ● 질-입자-힘-운동-량 (물리) ● 소재-기능-성능-효능-외관 (시장) ● 소통-개념-가치-의미-기호 (기호)

그리고 둘째의 예는 아래와 같은 듯 합니다.
● 데이타-포지션-밸런스-플랫폼-시스템(시스템)  ● 배경-실체-연관-이행-귀결 (존재) ● 지각-수용-분석-종합-응용 (인식) ● 유도-대응-의속-인과-표상 (논리)

마지막으로 세째의 예는 다음과 같은 것으로 보입니다. {} 부분이 구조체, 입력과 출력 부분까지 포함해 시스템입니다.
● 받기-{쌓기-틀기-풀기}-주기 (일) ● 입력-{저장-제어-연산}-출력 (전산)

==============================================================================================================

만약 제가 선생님 생각을 잘못 이해한 것이라면 지적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만약 제가 선생님 설명을 제대로 이해한 것이라면 아래의 간단한 건의사항을 드리고 싶습니다.

선생님께서 다섯 개의 키워드로 내용을 정리해 주시는 것은 물론 여러가지 장점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초심자들이 군살을 떼어내고 골격부터 바라볼 수 있는 장점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똑같은 모습(?)을 하고 있으니^^;, 초심자들이 책을 읽을 때 선생님께서 어떤 위치에서 시스템을 설명하시는 것인지 파악하기 어려울 때도 있는 듯 합니다. 최소한 저는 그랬습니다.

그래서 선생님께서 향후 구조론 책을 개정하시거나 혹은 앞으로 글을 쓰실 때, 키워드 옆에 어떤 차원에서 바라보신 것인지 간략하게나마 설명을 덧붙여 주시면 어떨까 의견을 드려봅니다.

선생님 책을 두 번정도 읽은 이후에는, 이 곳에 놀러올 때마다 주로 구조론 아카데미 쪽을 어슬렁거리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자주 놀러와서 이것저것 많이 배우고 가겠습니다.

선생님과 회원님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세요.

 


PS) 제가 나름대로 세운 기준 아래에서도 아래의 것들은 미쳐 분류하지 못했습니다. 어디에 넣는 것이 좋을까요?

● 근접도-완성도-균형도-활성도-정확도 (미학)  ● 성속-진위-선악-자유&억압-미추 (가치판단) ● 이다-있다-같다-하다-맞다(언어)  ● 조건-인자-촉발-진행-종결 (인과율)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09.06.26 (10:58:58)

의미있는 시사점을 던져주셨군요.
1) 자연의 원리
2) 이를 받아들인 인간의 개념
3) 1에 2를 적용한데 따른 이차적인 생산물로 볼 수 있을듯 한데

위에 예시하신 3가지 유형의 구분은 좀 안맞는 점도 있어보이고 현 단계에서는 일단 유보입니다.
더 생각해보도록 하겠습니다.


ps..
위 내용과 무관할 수 있으나
방금 생각난 이야기를 조금 덧붙이면

구조는 말 그대로 구조입니다.
구조는 'A면 B다'의 관계성 법칙으로 출발하며 곧 A와 B의 상대적인 규율입니다.

서로가 서로를 어떻게 규율하는가이지요.
부모와 자식의 관계라면 상당히 강하게 서로를 규율하는 편이고
혹은 운전수와 승객의 관계라도 서로를 약간 규율하는 점이 있지요.
길거리에서 우연히 마주친 사람이라도 최소한 신경은 쓰이니까 아주 약간은 서로를 규율합니다.
그 모르는 사람이 갑자기 죽어버리면 나와 상관없는 일이지만 그래도 경찰서와 병원에 연락해야 할테니까.

가장 높은 관계의 형태는 부모와 자식의 관계지요.
부모가 자식을 낳으니까 부모가 전적으로 자식을 지배합니다.

적어도 그 탄생의 순간에는 절대적인 지배권을 가지지요.
그 관계가 밀접하거나 혹은 엷어지는 정도에 따라 다섯 단위로 구분하는 것입니다.

상대적인 규율의 정도가 높고 낮은 거지요.

1) 가장 높은 관계 - 부모와 자식의 관계
2) 하나가 주도하는 관계 - 보스와 부하의 관계(자식없이 부모는 없지만 부하가 나가면 구하면 된다.)
3) 평행한 관계 - 플러스와 마이너스의 대칭관계(애정없는 부부처럼 때로 서로의 존재를 부담스러워 한다.)
4) 따르는 관계 - 점점 커지거나 작아지는 관계(친구처럼 관계의 밀접도가 자기 하기 나름)
5) 무관한 관계 - 형제와 같이 부모가 있을 때는 관계가 있지만 없으면 소멸하는 관계(졸업하면 그만인 급우라든가)

이러한 다섯가지 패턴의 관계가 존재하며
이들이 각각이 별개로 있는게 아니라 실은 하나의 관계 속에서
일의 진행정도에 따라 나타나는 양상임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누구든 처음 학교에 입학할 때는 선생과 제자 사이가 부모와 자식의 관계와 같은 첫번째 관계가 되지만
곧 2번 3번 4번을 거쳐 졸업하면 무관한 관계가 되지요.

[레벨:1]통나무

2009.06.26 (22:59:20)

선생님. 제가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한 것은 저에게도 임의적인 구분일 뿐입니다. 그것에 확신을 가질 수 없어서 제가 제대로 이해한 것인지 일단 질문을 드렸던 것입니다. 또 건의사항을 드린 내면에는, 의미가 조금씩 다른 다섯 가지 키워드를 어떻게 받아들이면 좋을까에 대한 근원적인 궁금증이 있었던 것이구요. 아무튼 답변 정말 고맙습니다. ^^;
[레벨:1]통나무

2009.06.26 (23:31:28)

그런데 혹시 선생님의 예시를 다음과 같이 분류해도 괜찮을까요?

1) 부모와 자식의 관계는 질의 단계인 듯 합니다. 왜냐하면 질적으로(가치적으로) 거의 같은 수준이 유지될 정도의 관계로 보이거든요. 그리고 2) 보스와 부하의 관계는 입자의 단계 같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물질 내부에 존재하는 입자 정도의 관계인 듯 하니까요.

저는 힘의 단계, 운동의 단계, 량의 단계는 정확히 이해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다만 힘의 단계는 두 물체가 상호작용을 한다 정도의 의미로, 운동의 단계는 두 물체가 상호작용을 하기 위해서는 움직이며 에너지를 교환해야 한다 정도의 의미로, 량의 단계는 별개의 존재가 있다 정도의 의미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선생님께서 독자들이 이해할 수 있을 것을 전제하셔서 책에서 상세히 설명을 안해주셨던 듯 하구요. 

하지만 위의 1)과 2)처럼 맞아 떨어진다고 가정하면, 3) 사이가 별로인 남편과 아내의 관계는 힘의 단계, 4) 한 쪽이 따르는 관계는 운동의 단계, 끝으로 5) 거의 무관한 관계는 량의 단계에 배치하면 되겠네요. 아무튼 선생님이 위에 예시로 든 다섯가지 단계를 [질-입자-힘-운동-량]으로 분류할 수 있는지, 그리고 질-입자-힘-운동-량의 의미는 무엇인지 궁금하네요.^^;

자꾸 여쭤보기만 해서 죄송합니다. 저자와 독자가 직접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은 흔치 않아서인지 이것저것 여쭤보게 되네요.
프로필 이미지 [레벨:24]꼬치가리

2009.06.27 (11:00:09)

구조론에서 언급되는 용어의 사전적 정의에 너무 집착하는 것은 아닌지..
질-입-힘-운동-량의 관계를 물리라는 기존의 틀에서 조망하면, 단위나 차원 등에서 전혀 설명할 길이 없을 듯합니다.

용어에 집착하지 말고, 그 때 그 때의 상황에 따라 그 의미들을 나름대로 구축해나가는 것이 합리적일 듯 합니다.
저자의 입장에서 저술 과정에 적합한 용어 선택을 위해 얼마나 고심을 했게습니까 마는, 그 선택된 용어가 기존의 척도로는 절대성을 지닐 수 없는 상황이라 여깁니다.
그렇다고 듣도 보도 못한 새로운 기호나 용어로 설명을 시도할 수도 없는 법이겠지요.

아무튼 이런 류의 독자 질문이나 저자 설명등이 독학을 하는 다수에게 도움이 되리라 생각하지만,
저자의 깊고 다양한 메시지가 모든이에게 일목요연한 형태로 정리되리라 기대할 수는 없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벌써 두번 세번씩 텍스트를 정독하시고, 저자와 나름의 의견을 주고 받으시는 님들이 부럽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27]오리

2009.06.27 (23:03:35)

저자와 독자의 질문과 답변 사이의 관계를 보고 감을 잡는 경우도 종종 있어 도움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김선생님께  좋은 질문을 많이 하는 Good Questioner 가 많아지면
어떤식으로 든지 다수의 독자들에게 도움이 되리라 생각이 됩니다.

구조론의 학습곡선이 가파르게 느껴지는 저같은 경우에는 ,
다른 회원 분들의 질문이나 의견 자체가 도움이 되는것 같습니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412 그냥 끄적끄적... 4 통나무 2009-07-01 3415
411 간단하면서도 (저한텐) 어려운 문제에 대한 질문 16 통나무 2009-07-01 3772
410 첫 방문입니다. 5 적송자 2009-07-01 3397
409 인사드립니다. 5 사래긴밭 2009-07-01 3365
408 마이크 쥔손 4 오세 2009-06-30 3658
407 가치의 신대륙 1 벅지 2009-06-28 3287
406 달의몰락 image 7 꾸이맨 2009-06-27 6451
405 마이클잭슨이 죽었소? 2 곱슬이 2009-06-26 4015
» 다섯가지 키워드 나열법에 대한 건의사항 5 통나무 2009-06-26 3479
403 계란으로 바위깨기 4 양을 쫓는 모험 2009-06-25 3719
402 컨닝 실컷하셔요. 3 곱슬이 2009-06-25 3620
401 서울대 약대 집단커닝, 수법은 '초딩 수준' image 4 양을 쫓는 모험 2009-06-24 5742
400 '탕탕탕...' 경찰이 방아쇠를 당길때는...? 1 노란고양이 2009-06-24 3291
399 Mother 뒷이야기.. 7 꾸이맨 2009-06-24 3432
398 고난 8 곱슬이 2009-06-23 3938
397 잠자는 미녀? image 4 양을 쫓는 모험 2009-06-23 4348
396 먼저 사람이 되라 1 지여 2009-06-22 3898
395 불가리아 카를로보 image 13 풀꽃 2009-06-22 4806
394 아다모를 아세요? 12 르페 2009-06-20 4424
393 그즤같긔 image 4 꾸이맨 2009-06-20 35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