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칼럼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5299 vote 0 2019.07.29 (17:00:01)


    일본은 한국이 필요없다


    일본은 한국 없이도 산다. 그러므로 결국 그렇게 된다. 이 게임이 어떻게 결판나든 상관없이 결국 일본은 한국과 결별하고 혼자 살게 된다. 브렉시트 영국과 같다. 빠르게 되든 느리게 되든 언젠가 그렇게 된다. 기어이 올 것이 온 것이다. 한국으로서는 어차피 한 번은 짚고 넘어가야 할 통과의례다. 그렇다면 즐겨야 한다.


    구조론으로 보면 원인은 하나다. 단지 그렇게 할 수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이다. 할 수 있으면 하는 게 인간이다. 한국은 여전히 일본을 필요로 하지만 내수가 강한 일본은 한국이 필요없다. 과거 청나라가 서양의 신문물을 수입하지 않은 이유는 은 외에는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시계와 음악상자가 눈길을 끌었다.


    그런데 장난감이다. '시계와 음악상자 따위 서양 사치품을 들여오면 근검절약을 강조하는 만주족의 기상을 꺾고 부패에 물들게 되겠지.' 천재였던 강희제가 서양문물에 시큰둥했던 이유다. 차와 도자기와 비단을 팔고 대신 들여올 그 무엇이 없었다. 그래서 망했다. 고립해도 되니까 고립주의로 간다. 보통 그러다가 망한다. 


    망해도 후손이 망하지 지금 세대는 상관없다. 어쩌면 고립주의도 하나의 방법이 된다. 단 뒤처질 뿐. 이미 경쟁력은 한국에 뒤처졌기 때문에 상관없다. 싸워서 이기면 좋고 만약 이기지 못하면 환경에 적응하는 게 정답이다. 청나라는 유럽이 침략해도 만만디를 외치며 느긋했다. 만족들은 ‘당해도 한족 지들이 당하겠지.’ 


    하고 비웃었다. 한족들은 ‘만족정권 저것들 하는 거 봐라. 이게 나라냐?’ 이러고 비웃었다. 서로 비웃으며 사이좋게 죽었다. 일본도 그 길을 간다면 가는 것이다. 대항해시대 이후 상권을 뺏기고 유럽에 밀려난 오스만제국처럼 쓸쓸히 잊혀지는 것도 나쁘지 않다. 주도권을 잃고 역사의 뒷전으로 밀려난 나라는 무수히 많다. 


    당장은 영국이다. 그들은 포기한 것이다. 잃는 것은 주도권이다. 이기면 싸우고 지면 손을 빼는 게 맞다. 강해지려면 서로 의존해야 한다. 영국은 섬이라서 워낙에 물자가 부족하다. 자급자족이 안 되므로 식민지 개척에 나선 결과로 19세기에 강해진 것이다. 미국은 유럽의 전쟁에 기웃거리다가 궁물을 주워먹으며 큰 거다.


    러시아는 워낙 물산이 없어 모피라도 팔아볼까 하다가 소빙하기 강추위에 흥한 거다. 서로 의존해야 흥하는 것이 역사의 법칙이다. 환경과 긴밀한 상호작용이 아니면 안 된다. 자급자족은 죽음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잠시 버틸 수는 있지만 환경변화에 적응하지 못한다. 역사의 방향이 한 번 정해지면 백 년 안에 못 바꾼다. 


    일본은 결국 한국에 밀린다. 의사결정구조의 차이다. 일본 특유의 지나친 역할분담 때문이다. 봉건영주와 가신과 농노가 서로의 일에 개입하지 않는다. 아베가 말아먹지만 그것은 정치권의 일이다. 투표율 30퍼센트는 시스템이 망한 증거다. 모든 국민이 정치에 참견하고 수시로 촛불을 드는 한국과는 시스템이 다른 거다.


    지금 한국인이 모두 한 지점을 바라보고 있는 것은 돈 주고 못 사는 역사의 경험치다. 손발이 맞아지고 팀워크가 사는 데는 계기가 있다. 그러므로 무역전쟁의 결과와 상관없이 일정 부분 밀어봐야 하는 게임이다. 일단은 경험치를 얻는다. 시간이 흐르고 보면 그게 커다란 자산이 된다. 돈 주고 못 사는 질의 균일을 얻는다.


    한 번씩 뭉쳐서 점검하고 가는 게 큰 의미가 있다. 일단 방향이 맞으므로 계속 가면 언젠가 이루어진다. 일본이 한국을 공격하는 진짜 이유는? 러시아와의 영토분쟁, 중국과의 댜오위댜오 분쟁, 북한과의 수교협상 등 전방위적으로 일본이 궁지에 몰려 있는데 한국이 옆에서 재를 뿌린다? 그러나 이런 것은 큰 부분이 아니다. 


    진짜 중요한 것은 두 가지다. 일본이 과거 한국에 돈을 주었던 것은 청구권 협상이라고 이름을 붙였지만 식민지 배상이 아니다. 원래 그런 배상이 없다. 일본과 한국에 나누어진 자산을 찾아간다는 건 명분이다. 한국인이 일본에 두고 온 재산과 일본인이 한국에 두고 간 재산을 셈해서 일본이 한국에 일정액을 넘긴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표면의 논리고 본질은 625전쟁이다. 한국전쟁에서 일본이 큰돈을 벌었는데 한국을 그냥 놔두면 일본이 공산화될 위험 때문에 돈을 준 것이다. 중국과 소련 두 골리앗의 합동공격을 남한이 홀로 막아서서 싸우는 판에 일본이 안보비용을 절약한 만큼 한국에 주었다. 청구권은 그냥 가져다 붙인 말이다. 


    일본이 미쳤다고 이웃 나라에 돈을 주겠느냐고? 바보냐? 그런 식으로 돈을 주는 일이 없다. 본질은 전쟁이다. 문제는 지금 남북통일 분위기로 일본이 한국에 돈을 준 이유가 사라진 것이다. 한국에 돈을 줬으니 수교하려면 북한에도 줘야 하는데 북한은 소련의 침략을 막아주나? 대체 북한은 어느 나라의 침략을 막아주지? 


    북일이 수교해도 일본이 북한에 돈을 줄 이유가 없다. 이것이 일본인들이 절대 말하지 않는 본질이다. 북한과 소련과 중국의 팽창을 막아달라고 돈을 줬는데 북한과 합치겠다고? 우리가 왜 한국에 돈을 줬지? 이렇게 된 것이다. 징용공이고 위안부고 일본 입장에서 본질이 아니다. 전쟁하는 나라가 되려는 것이 본질이다.


    가장 큰 부분은 역시 한국의 촛불로 일본과 체제가 달라진 점이다. 일본은 반쯤 독재국가고 한국은 앞장서 가는 민주국가다. 공산주의를 막으려고 돈을 준 이유는 체제가 다르기 때문이다. 체제가 다르면 자기편이 아니다. 한국과 일본은 체제가 같았는데 촛불로 바뀌었다. 일본인이 자기 입으로는 말하지 않는 본질이다. 


    돌이킬 수 없게 되었다. 민주국가와 독재국가는 진정으로 공존할 수 없다. 북한의 일본침략을 막아주지 않는다면 일본 입장에서 한국은 필요없다. 이게 본질이다. 그래서? 외교협상으로 작은 부분을 무마할 수 있겠지만 본질에서 틀어진 부분은 절대 원상복구가 안 된다. 이제 한일은 확실히 서로 다른 길을 가는 것이다. 




[레벨:30]스마일

2019.07.29 (17:10:34)

"지금 한국인이 모두 한 지점을 바라보는 있는 것은 돈 주고도 못 사는 역사의 경험이다. 손발이 맞아지고 팀워크가 사는 데는 계기가 있다. 무역전쟁의 결과와 상관없이 일정부분 밀어봐야 하는 게임이다. 일단은 경험치를 얻는다.  한번씩 뭉쳐서 점검하고 가는게 큰 의미가 있다. 방향이 맞으면 계속 가면 언젠가 이루어진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3]kilian

2019.07.30 (09:13:32)

"체제가 다르면 자기편이 아니다. 한국과 일본은 체제가 같았는데 촛불로 바뀌었다."

http://gujoron.com/xe/1110011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1112 일본과 영국의 퇴행행동 2 김동렬 2019-08-31 3867
1111 조조와 원소의 대결 1 김동렬 2019-08-27 4361
1110 일본인의 심리 1 김동렬 2019-08-26 3955
1109 조국 그리고 일본 1 김동렬 2019-08-21 5853
1108 영원히 한국의 호구가 된 일본 1 김동렬 2019-08-18 4344
1107 일본의 몰락징후 1 김동렬 2019-08-16 4470
1106 한국과 일본의 전쟁 1 김동렬 2019-08-12 4452
1105 조국의 전쟁 1 김동렬 2019-08-12 3988
1104 일본인의 착각 2 김동렬 2019-08-07 5020
1103 일본은 왜 패망속으로 뛰어들었나? 1 김동렬 2019-08-05 4252
1102 문재인, 영웅의 탄생 1 김동렬 2019-08-04 5531
» 일본은 한국이 필요없다 2 김동렬 2019-07-29 5299
1100 아베 졌다. 쫄지 말자. 1 김동렬 2019-07-22 5538
1099 장기전이면 한국이 이긴다 3 김동렬 2019-07-11 5600
1098 반성없는 이진주와 패거리들 1 김동렬 2019-07-10 3769
1097 중국인의 전족풍습 1 김동렬 2019-06-25 4438
1096 탁현민 행정관의 경우 1 김동렬 2019-06-22 4208
1095 홍콩인의 고함과 중국인의 침묵 1 김동렬 2019-06-17 4293
1094 홍상수와 행복추구권 1 김동렬 2019-06-16 3801
1093 기생충 천만은 무리인가? 6 김동렬 2019-06-14 50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