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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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4073 vote 0 2020.04.21 (22:51:21)

      
    유교정치의 명암


    별거 없다. 인간은 그저 하던 짓을 반복하는 단순한 동물이다. 승패는 환경과의 관계가 결정한다. 환경변화와 맞아떨어지면 흥하고 어긋나면 망한다. 코로나19라는 돌발변수가 등장했다. 유교권에 속하는 한중일과 대만이 잘 대응하고 있다. 일본이 위태롭지만 인구비례로 보면 아직 한국의 절반이다. 


    아시아가 선방하는 중에 일본이 못하는 이유는 탈아입구 사상 때문이다. 일본은 옛날부터 자기네가 아시아에 속하지 않으며 유럽과 비슷하다고 주장했다. 확실히 그런 점이 있다. 유교권 국가는 대개 중앙집권체제인데 일본은 유럽처럼 지방분권이 발달했다. 근대화 시기에 일본은 지방분권 덕을 봤다. 


    일본 중에서 일부 지역이 근대화에 잘 대응했는데 곧 일본열도 전체에 복제된 것이다. 한 지역의 성공이 모두의 성공으로 이어졌다. 지금은 장점이 단점으로 변해서 의사결정의 난맥상이 연출되고 있다. 미국도 비슷하다. 일단 트럼프는 책임이 없고 결정권이 많지 않다. 주지사가 알아서 해결해야 한다. 


    일본도 일부 지자체는 열심히 막고 있다. 이 상황에서는 유교주의가 장점으로 기능하고 있다. 우리는 뭐든 잘못되면 이게 다 노무현 때문이다. 이게 다 공자 때문이다. 이러지만 사실 사람 때문이 아니고 상당 부분 관습 때문이다. 의사결정구조 문제다. 이번에는 확실히 우리가 공자의 도움을 받고 있다. 


    필자가 진작에 이러한 사실을 예견했다는 점이 각별하다. 무엇인가? 장단점이 있지만 환경과의 관계가 중요한데 스마트 시대의 환경이 유교권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 역시 반도국가의 장점이 있는 만큼 단점도 있다. 그런데 스마트 시대에 70억이 하나의 의사결정단위로 통합되면? 


    인공지능 시대는 유교권에 유리하다. 촛불항쟁 때 우리는 천만 명 단위로 의사결정을 해봤다. 이런 경험이 소중하다. 수백만 명의 군중이 거리를 휩쓸고 지나갔는데도 약탈되는 가게가 하나도 없다? 그것은 특별한 것이다. 생각해봐야 한다. 공자는 누구인가? 유교의 정체가 뭔가? 집단적 의사결정이다.


    우리가 서구 문명이라고 믿는 것은 다분히 기독교 관습 혹은 게르만 관습이다. 유럽인은 개고기를 안 먹지만 몽골인들도 개고기를 안 먹는다. 유목민은 원래 개를 집 안에서 키우기 때문이다. 그냥 관습에 불과한 거다. 유교관습과 게르만 관습 중에서 어느 쪽이 스마트 시대와 맞는가? 유교권이 유리하다. 


    서구 문명의 우월성 중에 보편성도 있고 특수성도 있는데 보편성이면 받아들이고 특수성은 배척해야 한다. 민주주의는 일단 보편성이다. 그러나 영국의 훌리건은 보편성이 아니다. 유럽인의 마스크 안 쓰는 습관은 보편성이 아니다. 그들은 아시아 남자를 마초답지 않다고 생각한다. 성적 매력이 없다고.


    아시아 여자는 인기 있지만 남자는 환영받지 못한다. 체격도 작고 성격도 샤이하고. 얌전하고 조용해서 여자 같다는 거다. 확실히 그들이 더 거칠고 활달하다. 이청용의 슛을 소녀슛이라고 한 것이 아시아인에 대한 편견이다. 왜 유럽은 코로나에 잘 대처하지 못하나? 게르만의 부족주의 관습 때문이다.


    그들은 원래부터 집단적인 일처리에 약하다. 일단 병원 예약은 3개월이 밀려있어 예약환자부터 받는다. 코로나 환자는 대기명단에 올려서 3개월 기다리게 한다. 의료부분뿐 아니라 모든 것이 그러하다. 심지어 전쟁도 그러하다. 전통적으로 전술은 아시아가 유럽에 앞섰다. 유럽의 회전은 소규모 전투다.


    30년전쟁도 실제로는 2만 명 정도의 소규모 전투가 이어진 것이다. 그들은 대규모 인원의 기동을 못 한다. 그나마 아시아와 가까운 소련이 전쟁을 잘하고 소련에 겪어본 독일이 낫다. 러시아는 몽골에게 300년간 당해봐서 배운게 있다. 동유럽은 상대적으로 환자가 적고 독일도 상당히 선방하고 있다. 


    독일권인 스위스와 오스트리아도 양호하다. 무기는 영국과 미국이 낫지만 백만 단위 집단을 운용하는 실력은 독일과 러시아가 압도적이다. 여기에 근본적인 철학의 차이가 있는 것이다. 한국의 촛불은 성숙한 시민의식의 덕분이 아니라 그냥 관습이다. 한국인의 시민의식이 더 성숙해 있다는 증거가 없다. 


    유교권은 국가가 국민을 돌본다는 관점이 있기 때문이다. 게르만족은 각자도생이고 만인 대 만인의 투쟁이다. 국민을 돌본다는 관점이 없다. 일본도 봉건 다이묘가 농노를 돌본다는 관점이 있어서 국민들이 말을 잘 듣는다. 왜 이런 관습이 생겼을까? 가운데가 뻥 뚫려 있는 중국의 인구와 지형 때문이다. 


    중국은 가운데가 크게 뻥 뚫려 있다. 일본의 에도시절 도시 인구가 200만이었다. 국민을 돌보지 않으면 무너진다. 중국은 유럽과 달리 지리적인 경계가 되는 알프스와 피레네와 라인강이 없다. 만리장성을 지키는 산해관과 함곡관, 가욕관이 뚫리면 중원이 전부 넘어간다. 왜 중국은 우한을 봉쇄했을까?


    원숭환이 산해관을 틀어막았던 경험 때문이다. 함곡관이 뚫리면 바로 왕조가 바뀐다. 여기서 뚫리면 끝이라는 절박함이 유전자에 새겨져 있다. 양자강에 홍수가 나면 인민군을 동원하여 몸으로 막는게 중국인이다. 그러므로 당연히 국가가 국민을 돌봐야 하는 것이다. 중국은 그냥 하던 짓을 한 것이다. 


    문제는 인공지능 시대의 환경변화가 유럽관습과 유교관습 중에 어느 쪽과 잘 맞는가이다. 유교의 약점은 이미 반영되었고 강점은 아직 반영되지 않았다. 그러므로 한국이 이기고 아시아가 이기게 된다. 70억이 하나의 의사결정 단위로 작동하기 시작하면 대규모 인원을 운용해본 경험이 크게 작용한다. 


    유럽도 장점이 있지만 이미 문명에 반영되었다. 어느 쪽이 우수하다고 말할 수 없지만 이 시대와 맞아떨어지는 것은 유교권이다. 왜 미통당은 패배했는가? 그들은 유교권에 속하면서도 국가가 국민을 돌봐야 한다는 유교사상을 부정하고 게르만족의 관습에 불과한 신자유주의를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자유주의는 냉전시대 미소가 각각 자기 진영을 돌보다가 소련이 망하자 돌보지 않기로 방향을 튼 것이다. 이는 미국이 일본에 밀렸기 때문이다. 그들은 반일사상에 빠져 국민을 돌보는 일본과 반대로 국민을 내팽개치는 신자유주의로 갔다. 이게 먹힌 것은 냉전에 들어간 막대한 비용을 절약한 때문이다. 


    신자유주의 배경에는 반일본주의가 도사리고 있다. 가난한 미국이 부자 일본을 돌봐줄 이유가 없다는 거다. 소련도 망한 마당에. 그들이 신자유주의를 주장하는 이유는 게르만족이 원래 수천 년간 그렇게 살아왔기 때문이다. 관습이다. 알아야 한다. 서구사상 일부는 선진문명이 아니라 게르만 부족주의다. 


    우리는 영국의 훌리건과 해적문화를 배울 필요가 없다. 북유럽의 헤비메탈을 굳이 따를 이유가 없다. 힙합은 원래 흑인들이 엉덩이를 까부는 것이다. 엉덩이가 작은 아시아인이 힙합을 한다면 어색하다. 겨우 흉내나 내는 것이다. 느낌 안 온다. 그런데 그 유교관습이 민주당과 맞고 미통당과는 맞지 않다. 


    미통당이 주장하는 보수가 가짜이기 때문이다. 일본은 지독히 보수적인 국가이지만 미통당 보수주의와 다르다. 전원책이 주장하는 신자유주의 보수와 일본의 자민당 보수는 정책이 완전히 상반된다. 자민당이 모든 선거에 이기는 이유는 농민에게 무한히 퍼주는 보수 포퓰리즘 전략이 먹혔기 때문이다. 


    자민당 기술을 한국에서 민주당이 쓰고 있다. 아베가 전 국민에게 마스크를 나눠주는 이유도 퍼주기 관습 탓이다. 태평양 전쟁 때 일본은 전 국민에게 고무공을 하나씩 나눠줬다. 자민당은 그냥 하던 짓을 한 것이다. 국가가 국민을 어린이처럼 돌보고 국민은 복종해야 한다는게 일본 자민당 보수사상이다. 


    한국의 선비가 치열한 토론을 통해 공론을 정하는 것과 다르다. 위에서 결정하면 군말 없이 따라가는게 일본이다. 원래 일본의 봉건영주들은 농민을 돌보는게 일이었다. 농민을 착취하는 유럽과 다르다. 영국 귀족은 농민을 쫓아내고 밀밭을 목장으로 바꾸었다. 농민은 도시로 가서 임금 노동자가 되었다. 


    일본 봉건영주는 농민 숫자가 국력이므로 인구가 줄면 곤란했다. 이웃 봉건 다이묘와 상시적인 대결상태이기 때문이다. 초슈와 사츠마의 무사는 게다 바닥에 상대국 국명을 써서 밟고 다녔는데 앙숙이어서 인구가 줄면 안 된다. 영국과 일본은 비슷하면서도 사상이 다르다. 미통당은 미국관습을 수입했다.


    미통당은 잔인한 미국 보수가 아니라 온정주의 일본 보수를 베껴야 한다. 한국보수는 온정주의, 가부장주의, 일본 보수를 베낀 박정희 보수와 결별하고 각자도생 미국 모방으로 갔으며 오히려 민주당이 박정희 보수와 가깝다. 박정희의 그린벨트는 거의 좌빨이다. 민주국가에 있을 수 없는 공산당 정책이다. 


    미통당은 박정희 향수를 이용할 뿐 박정희의 일본식 온정주의, 유교식 가부장주의를 철저하게 배신했다. 원래 인간은 그냥 하던 대로 하는 동물이다. 관습을 바꾸면 당연히 망한다. 한국정치는 절대 유교관습을 벗어나지 못한다. 북한의 주체사상도 사실은 공산주의를 유교식으로 변개한 것에 불과하다.  


    민주당이 흥하는 이유는 그냥 하던 대로 했기 때문이고 그것은 국가가 국민을 세심하게 돌보는 유교식 온정주의 사상에 의해 뒷받침된다. 함곡관 하나가 뚫리면 끝장이라는 절박함이 유전자에 새겨져 있기 때문이다. 압록강이 뚫리면 반도에 갇혀서 도망갈 곳이 없다. 국민을 돌보지 않을 수 없는 구조다.


    미통당은 미국식 신자유주의를 수입하여 각자도생을 주장하는 게르만족 관습으로 가고 있다. 그것은 한국인들에게 낯설고 어색한 수입품이다. 유럽은 백만 단위 대규모 전쟁을 해 본 적이 없고 대규모 인원을 동원해서 뭔가 결정한 적이 없다. 한국은 3.1 만세 때부터 국민이 들고 일어나는게 습관이다.


    유교가 옳다는 말이 아니다. 단점은 이미 드러났고 장점은 아직 반영되지 않았으며 우리는 서구의 장점을 수입했고 거기에 유교의 장점을 가미하면 금상첨화가 되며 이것이 21세기 문명의 흐름과 맞아떨어지는 이유는 원래 중국 인구가 많았고 70억도 쪽수가 많기 때문이다. 대규모 의사결정의 경험이다.


    늘 하는 말이지만 흥하는 나라들은 대개 운이 좋다. 운 좋게 지정학적 구조와 전통적 관습과 문명의 흐름이 맞아떨어지면 대박이고 맞지 않으면 쪽박이며 일본은 과거에 운 좋게 그게 맞아떨어졌고 한국은 이제 슬슬 맞아지기 시작하고 있으며 북한은 찬스가 왔는데도 삽질하고 있고 중국도 자신감이 없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20]수원나그네

2020.04.22 (05:59:45)

거시적으로 짚어주신 말씀에 덧붙이자면,

한반도의 지질학적 특성상 지반이 융기되어온 노년기 화강암지대여서 땅덩어리가 생긴지 오래 되었고, 사람이 살았던 역사도 오래되었고(최다 고인돌) 이땅에 살아왔던 사람들은 주인의식이 오랫동안 전승해왔을 것이라는 짐작이 갑니다.

반면 일본은 화산재땅덩어리에 사람산지 얼마되지 않았고, 중국대륙도 황토고원의 흙들이 황하를 타고 흘러서 퇴적평야를 만든 것이어서 만년 십만년 단위의 세월로 보면 역사가 짧은 것. 어미가 날던 경로로만 움직이는 철새들이 주로 한반도를 따라 남북으로 이동하는 것을 보면 이를 알 수 있지요.

그리하여 동학이나 3.1이전에도 세계적으로 드문 의병이 위기때마다 왕성하였고 민중봉기도 수시로 일어날 만큼 이 땅의 백성들은 주인의식이 원래 강했습니다.

그게 공자의 군자사상과 맞아떨어진 것.

집단내부의 권력 관계의 이치를 제대로 가다듬은 유교적 합리주의와 원래부터의 주인의식이 맞아 떨어진 것.

백성들의 역량을 최대화할 것이 요구되는 시대의 흐름과 일치하고 있다고 생각되는군요~

프로필 이미지 [레벨:11]슈에

2020.04.22 (07:06:52)

4대 성인 중 공자 승!
[레벨:3]파워구조

2020.04.22 (13:10:35)

전세계를 매료시킨 BTS의 군무 역시 유교문화의 장점이 낳은 결과라 할 수 있겠습니다. 

https://youtu.be/gwMa6gpoE9I

[레벨:30]스마일

2020.04.22 (13:20:56)

https://www.youtube.com/watch?v=xp1TMHNs_N0&t=252s

저는 위 여상을 볼 때 마다 칼 군무는 조선시대에도 있었다 생각합니다.

저 영상을 몇번이나 돌려 봤는 지요.

저런 안무는 어떻게 외우는 지 신기합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3]kilian

2020.04.25 (04:00:50)

"우리는 서구의 장점을 수입했고 거기에 유교의 장점을 가미하면 금상첨화가 되며 이것이 21세기 문명의 흐름과 맞아떨어지는 이유는 원래 중국 인구가 많았고 70억도 쪽수가 많기 때문이다. 대규모 의사결정의 경험이다."

http://gujoron.com/xe/1193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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