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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2561 vote 0 2017.12.18 (21:22:29)

     

    얌체균형을 파훼하라


    사람들이 내쉬균형은 알아도 얌체균형은 모르더라. 세상이 진보하는 듯 진보하지 않고 그러다가도 결국 진보하게 되는 것은 얌체균형 때문이다. 한 명이 컨닝을 하면 이득을 보지만 모두가 컨닝을 하면 의미없다. 여기에 균형이 있다. 이런 이야기 많이 했지만 동사로 말하면 약하고 명사로 말해야 한다. 이름을 붙여 보자는 거다.


    집단이 선의로 뭔가 좋은 제도를 만들어 놓으면 반드시 그것을 악용하는 자가 나타나기 마련이다. 거동길 닦아 놓았더니 깍정이가 먼저 지나간다고 언제나 그렇듯이 나쁜 소식은 빨리 오고 좋은 소식은 늦게 온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제도를 개선하려는 사람이 진보, ‘거 봐 안 되잖아. 내 그럴 줄 알았다니깐’ 하고 빈정대면 보수다.


    선악구분 들어가서 이게 다 누구 때문이다 하고 사람 탓을 하며 가르치려고 드는게 관념진보이고, 제도의 허점을 보완하여 물리적으로 악당을 제압하려는 사람이 진짜진보다. 의료보험제도라 치자. 보험금 빼먹는 나이롱환자가 있다. 택시기사들이 접촉사고 당하면 멀쩡한데도 병원에 누워서 보험금 빼먹기를 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것을 단순히 선악의 문제로 치부하여 개인의 양심에 맡긴다면 온당치 않다. 시스템의 문제다. 보험제도를 설계할 때 이런 부분을 감안해서 설계를 잘해야 한다. 여기서 얌체가 몇 퍼센트일 때 사람들이 제도개선에 나설까? 수원역에서 영등포역까지 무궁화호 열차를 타고 입석승객인 척 시치미를 떼고 있으면 무임승차를 할 수 있다.


    사람을 배치하여 검표하는게 이익일까? 검표해봤자 인건비 안 나오고 시민 불편만 가중되는 걸까? 여기에 균형이 있는 거다. 다수파에 드는게 이익일까 소수파에 드는게 이익일까? 언제나 다수파가 이기므로 다수파에 드는게 이익이다. 아니다. 소수파는 얌체짓을 할 수 있으므로 이익이다. 다수집단은 형식적인 룰을 지켜야 한다.


    춘절이면 10억 명이 한꺼번에 이동하는 중국이다. 한 명의 실수로 대재앙이 일어날 수 있다. 수만 명이 떠밀려 압사하는 소동이 일어날 수 있다. 중국 경호원은 무지막지하게 막아야 한다. 반면 소수집단은 룰을 어겨도 괜찮다. 뉴요커들은 태연하게 교통신호를 위반하지만 경찰이 잡아가지 않는다고. 암묵적인 룰이 만들어져 있다.


    북경도 뉴욕처럼 눈치껏 하면 되잖아? 천만에! 북경은 절대 안 된다. 왜? 운남성이나 귀주성에서 온 촌놈들 때문이다. 각자 알아서 질서를 지키게 하면 방금 외국에서 온 사람이 새치기해서 이득 본다. 캐나다에 이민 간 한국사람은 캐나다의 룰을 지키지 않고 얌체행동을 잘한다. 교포들끼리 노하우를 공유하며 별짓을 다 하는 거다.


    그러면 한국인의 평판이 떨어지지만 상관없다. 조선족은 연변으로 돌아가버리면 그만이다. 그럴거라고 지레짐작해서 차별한다. 어차피 조선족은 통제 안된다. 내가 조선족이라도 한국에 가면 얌체행동을 할 것이다. 그러므로 조선족은 당연히 얌체행동을 하고 있는 거다. 틀림없다. 얌체짓을 하고 있으므로 조선족을 차별해야 한다.


    이런 논리가 만들어진다. 영화 청년경찰이 조선족 험담으로 문제가 되었지만 다들 지레짐작으로 차별한다. 태진아도 미국 가서 세금 한 푼 안 내고 보험 하나 안 들고 햄버거 팔았다던데. 조선족도 당연히 한국 와서 그러지 않겠나? 너희들 얌체짓 할거지? 할거지? 이러고 의심하고 차별하면 당연히 그들도 화가 나서 얌체짓을 한다.


    차별받는 것만 해도 서러운 판에 한국의 법을 지키겠는가? 이런 문제의 해결은 원래 어려운 것이다. 다수집단은 연합하여 리더에게 힘을 몰아줌으로써 얌체의 등장을 막아야 한다. 소수집단은 잽싸게 컨닝을 하고 치고 빠져야 한다. 얌체짓을 하는게 더 이익이다. 왕에게 위임된 절대권력은 얌체짓을 하는 귀족을 견제하려는 것이다.


    이런 문제는 적절한 지방분권으로 해결될 수 있다. 통제가능성에 주의해야한다. 중국과 같은 초거대집단이 얌체짓을 하면 답이 없다. 지금 미국이 그런 짓을 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산불도 못 끄면서 혼자 지구온난화에 거꾸로 간다. 유럽 역사를 보면 언제나 대제국이 등장하려고 하면 다른 나라들이 연합해서 막는 것으로 되어 있다.


    수백 년간 그 짓을 반복해 왔다. 주로 러시아가 집중적으로 두들겨 맞았다. 프랑스와 독일과 스웨덴과 폴란드와 오스트리아도 한 번씩 두들겨 맞았다. 그냥 맞는게 아니고 아주 집단 다구리를 당하는데 몰매의 주동자는 늘 영국이다. 영국은 섬이라서 얌체짓을 하면서도 매를 맞지 않았다. 백년전쟁 이후로는 대륙을 탐내지 않았고.


    영국은 행패를 부려도 식민지에서 행패를 부렸기 때문에 영국신사라는 엉뚱한 평판을 얻었다. 해적들 주제에 말이다. 역사를 단순히 옳고 그름의 판단으로 믿는 무뇌좌파의 생각은 참으로 한심한 거다. 보수꼴통이 거짓말을 하는게 중요한게 아니고 대중이 거짓말을 필요로 한다는게 중요하다. 수요가 있으니까 공급이 있는 거다.


    대중도 합리적인 다수의 편에 서고 싶지만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끈이 없기 때문이다. 떠밀려서 얌체 소수의 편에 선다. 대륙국가들은 룰을 중요시하고 섬나라들은 얌체전략을 쓴다. 우리는? 다른 나라들은 지구온난화 걱정하게 하고 우리끼리 몰래 원전 돌려서 이득 빼먹자 이런 생각하는 사람들 많다. 섬나라다운 생각이다.


    일정한 선을 넘으면 내부에서 반란자가 나와 외국과 내통하여 집단으로 다구리를 맞는 거다. 그 균형이 무너지자 진시황이 중국을 통일해 버렸다. 중국은 그 길로 망해서 영영 부활하지 못했다. 청나라 때 반짝했지만 청나라는 유목민이 중국을 정복한 거지 중국이 스스로 흥한게 아니다. 합종연횡의 답은 지정학적 구조에 있다.


    인위적으로 지정학적 구조를 설계하는게 지방분권이다. 절묘하게 설계하면 참주의 등장을 막을 수 있다. 지금은 미국이 참주가 되어 국제사회를 망치고 있지만, 6000표를 모아 미국을 퇴장시키려 해도 중국과 러시아가 무서워서 그러지 못하는 신세다. 미국이 아니면 중국이나 러시아가 참주가 될 텐데 이 경우는 더 고약하다.


    그렇다. 무뇌좌파들은 초딩처럼 순진하게 생각한다. 이를 선악의 문제로 여긴다. 자유한국당은 악당이고 노상 빨갱이타령을 일삼으며 거짓말을 하는데 대중이 무식해서 속아넘어가므로 내가 좀 가르쳐줘야 되겠다. 내한테 쑤그리고 배워라. 쑤그리라니까. 이러고 공갈치는 거다. 대중은 사실 수구꼴통에게 인질로 잡혀 있다.


    미국이 악행을 하지만, 중국과 소련이 무서워 대책없이 끌려가고 있는 국제사회와 비슷하다. 핵으로 인류를 인질로 잡으려는 정은이도 있고 IS도 발호하는 판에 깡패지만 미국이 의지가 된다고 여긴다. 마찬가지로 그들 자유한국당 지지자들은 진보를 공포의 중국으로 보는 것이다. 쟤들 돈 벌면 미국보다 더 설칠 텐데. 이러고 있다.


    우리가 집권할 수 있었던 것도 다 DJ가 단식투쟁을 해서 지방자치를 실현시킨 덕분이다. 중간 의사결정단계가 있으면 대집단의 폭주를 막을 수 있다. 나폴레옹의 폭주, 진시황의 폭주, 히틀러의 폭주, 스탈린의 폭주가 바로 다수의 이익을 주장하며 브레이크 없는 질주를 한 예다. 이때 브레이크를 걸어주는 것이 섬나라 얌체들이다.


    때로 얌체가 필요하다. 100명이 모여서 사업을 하는데 10년이 걸려야 성과가 나온다고 치자. 10년을 기다리면 모두가 이익을 본다. 과연 그렇게 될까? 10년이 흐르면 십 년만 더, 20년 지나면? 또 십 년만 더. 이왕 쓴 김에. 이러다가 집안 기둥뿌리 뽑힌다. 이런 때는 판을 깨는 얌체가 소용된다. 다수자의 합의는 리스크를 높인다.


    대마불사를 외치다가 대마몰살이 되는게 또한 세상의 법칙이다. 주식시장이 안정되려면 선물거래하는 사람도 있어야 한다. 공매도 때문에 말이 많지만 얌체 공매도가 시장을 안정시키는 순기능이 크다. 한국은 시장이 작아서 작전세력이 농간을 부리므로 문제가 된 거다. 얌체가 공매도를 때려야 무리한 폭주를 멈출 수가 있다.


    치명적인 것은 대중은 원래 장기전을 못한다는 것이다. 30년간 퇴직금을 모은다든가 이런 일은 절대 자발적으로 못한다. 법으로 강제해야 국민연금을 내고 의료보험 들지 가만 놔두면 연금 다 깨먹고 의료보험 안 들어서 병원비 천문학적으로 들고 난리난다. 인간들은 우울증이 있기 때문에 에라이 나몰라라 이렇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강제해야 하는 것이며 가장 좋은 강제는 지정학적 강제다. 한국은 지정학적으로 중미일러 사강에 끼어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강제당하고 있다. 북한도 없고 외부의 위협도 없다면 나만 살자고 탱자탱자 하는 건데 한국은 그러한 꼼수가 막혀서 재벌도 선을 넘는 나쁜 짓을 못한다. 일본은 지진이 합리적인 선택을 강제한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지진이 나면 죽는 거다. 그러므로 일본인들은 어떻게든 집단의 눈치를 봐야 한다. 지진이 났을 때는 한 사람의 오판으로 세월호 참사와 같은 비극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가뜩이나 왕따대국인 일본이라면 얌체짓을 하는 민폐족을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후쿠시마 때 도쿄전력의 민폐는 응징되었는지 모르겠다.


    지정학적 강제 다음은 지방자치제를 통한 강제다. 집단이 리스크가 큰 사업에 합의하려 할 때 얌체 지자체가 훼방을 놓아야 한다. 페르시아와 그리스의 전쟁 때는 얌체소국들이 배신을 때려서 페르시아 편에 붙었다. 그러나 그게 오히려 역설적으로 아테네의 패권을 강화시키는 계기가 되었고 전쟁이후 아테네가 참주짓 해먹었다.


    페르시아의 침략에 대비한다며 인근 소국들을 털어먹은 것이다. 만약 모든 그리스가 연합하여 대군을 조직했다면 페르시아도 신중해졌을 테고 승패는 알수 없게 되었을 것이다. 집단의 폭주에 따른 리스크를 줄이려면 얌체도 필요하지만 얌체가 다수가 되면 그 나라는 망하는 거다. 중국이 노상 북방 유목민에게 털린 것이 그렇다.


    도교사상이 원래 얌체사상이다. 중국인의 본질을 꿰뚫었다는 홍루몽을 읽으면 중국인의 본질은 유교가 아니라 도교임을 알게 된다. 홍루몽 이름부터 도교적이다. 도교는 원래 얌체사상이다. 문제는 한경오 기레기들과 이 땅의 무뇌좌파들이 자신이 양체행동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이다. 얌체행동은 동물적 생존본능이다. 


    그들은 동물적 본능에 따라 움직이면서도 지성인 행세를 하니 가소롭기 짝이 없는 것이다. 세상에는 얌체도 있어야 하지만 소수라야 한다. 다수가 공매도만 치고 있으면 그 주식은 망하는 거다. 거짓 양치기도 필요하다. 거짓 양치기가 양떼가 나타났다고 구라를 쳐야 아저씨들이 몽둥이 들고 출동하여 예비군 훈련이 되어주는 거다.


    양치기가 구라를 치지 않으면 아저씨들이 출동할 일이 없고 그 경우 진짜 늑대가 나타나서 양떼가 나타났다고 외쳐도 출동하는 방법을 까먹어서 군화끈도 못 매고 꾸물대다가 양을 잃어먹는 거다. 그런데 말이다. 거짓 양치기가 51퍼센트라면? 균형이 깨진 거다. 명나라 시기 중국처럼 남왜북로가 설치는데 되는게 없는 신세가 된다.  


    역사의 필연법칙은 대의를 따르는 대륙국가가 60이고 소리를 따르는 섬나라들이 40으로 적절히 균형을 유지하되 중국이나 러시아와 같은 대륙국가가 대의를 외치며 터무니없이 폭주할 때 섬나라들이 치고빠지기식으로 균형을 유지하는 그림이 좋은 것이다. 친문이 60에 비문 40이면 균형인데 기레기들은 백퍼센트 비문이다.


    통제가능성이 답이다. 교착은 타개되어야 한다. 우리가 집단의 의사결정이 가능한 구조를 만들어가야 한다. 내가 옳다거니 네가 틀렸다거니 말로 선언하는건 초딩짓이고 발목잡는 얌체파를 제압하는 물리적 구조를 건설해야 한다. 지금은 기레기 소탕이 정답이다. 선의를 가진 다수가 의사결정할 수 있는 구조를 건설할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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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5]김미욱

2017.12.19 (00:33:22)

중국이 진시황이래로 망한 역사라는 사관이 새롭네요. 큰 사건 터질 때마다 떼죽음이었으니 수긍이 갑니다. 중국이 얌체 균형만큼의 정치적 지역 분할을 허용한다면 더 효율적인 의사결정구조를 가질 수 있겠죠.통제가능의 범주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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