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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4380 vote 0 2017.06.23 (12:48:53)

     

        구조론은 우리가 부지불식간에 무의식적으로 먹고 들어가는 게임의 규칙을 들추는 거다. 어떤 사실을 두고 논하기 전에 먼저 룰을 정해야 한다. 그러나 그런 행동은 어색하고 민망하다. 그러다가 면박당하기 십상이다. 야바위가 말을 걸 때는 친한 척하고 엉겨 붙는다. 마치 십 년 전부터 알던 사람인 것처럼. 웃는 얼굴에 침 뱉을 수 없다. 홀리고 마는 것이다. 


        정색하고 '당신은 누구길래 뜬금없이 나한테 아는 척을 하며 막 들이대는 겁니까?' 하고 따져 물으면 분위기가 험악해진다. 구조론은 그런 무례한 행동을 작심하고 하는 것이다. 우리가 무심코 건너뛴 절차를 전부 재검토한다. 우리는 많은 것을 서로 건드리지 않기로 암묵적으로 합의해두고 있었던 거다. 그거 건드리기 시작하면 서로 피곤해지니깐. 


        세상을 막연한 어떤 알 수 없는 속성이 아니라 구조로 보고 에너지로 보고 사건으로 보고 게임으로 보고 의사결정으로 보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는 게 중요하다. 보통은 그렇다 치고, 그렇다 치고, 그렇다 치고 하며 서너 단계를 건너뛰어버린다. 그렇게 건너뛴 단계가 숨은 전제다. 그거 낱낱이 들추면 서로 피곤해지는 건데 굳이 피곤한 길을 가는 거다.


        야바위가 이건 이렇고 저건 저렇고 설명을 하는데 그걸 들으면 안 된다. 하나도 안 듣고 있다가 '당신 누구야?' 하고 되묻는 거다. 설명을 들으면 이미 상대는 권력자가 되고 자신은 종속된 존재가 되는 거다. 게임의 법칙이 작동하기 시작한다. 무리한 게임에 뛰어든 것이다. '당신은 누구인데 내게 게임을 걸어?' 하고 따져 물어야 한다. 함부로 게임 걸지 말자.


        도대체 원죄라는 게 뭘까? 그냥 원죄다 하면 '아, 원죄구나.' 이러면 곤란하다. 도대체 원죄가 뭘까? 연구해 봤더니 '결함'이더라고. 구조론은 어원을 중시한다. 말이 두어 바퀴 돌면 그새 뜻이 달라져 버려. 원래의 정확한 의미를 알아야 한다. 검색해봤다. 인간이 원죄가 있다는 말은 결함이 있다는 뜻이더라고. 왜냐하면, 제사를 바칠 때는 상처가 없어야 하니까.


        몸에 상처가 없는 동물을 고르되 주로 새끼 양을 바치는데 그걸 성스럽다=완전하다라고 하지. 요즘 유행하는 힐링이라는 말이나 헬스 등이 원래 거기서 유래한 말이다. 인간은 누구나 몸에 상처가 있거든. 육체적 상처만 상처인 게 아니지. 개인은 누구나 불완전하고 집단에 소속됨으로써 완전해진다는 거지. 정신적 상처도 있지만, 족보가 이미 상처인 것이다.


        유대교는 원래 족보를 중시한 거라. 그런데 어떤 목사도, 선교사도, 전도사도 이런 말을 안 해. 잘 검색해봐야 알 수 있는 거다. 전도사들은 그냥 너희는 죄인이다 회개하라 이런다. 죄인이다 하고 선포하면 '아, 죄인이구나.' 하고 승복하면 곤란하고 근데 왜 니가 내게 말을 걸어? 하고 따져봐야 하는 거다. 구조론은 이런 의사소통의 기본을 철저하게 따지는 거다.


        원죄는 인간의 결함이고 집단에 소속됨으로써 그 결함을 극복하게 된다. 인간은 육체적 정신적 결함뿐 아니라 족보의 결함을 가지고 있다.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가 불명하다는 사실 그 자체가 이미 결함이다. 인간은 부모로부터 태어났다. 그게 이미 결함이다. 신으로부터 태어났다 해도 이미 결함이다. 스스로 태어난 자만이 완전할 것이라. 


        인간 중에 스스로 태어난 자가 없으니 너희는 모두 죄인이로다. 이러면 바보라도 쉽게 알아듣잖아. 보통은 따질 것을 따지지 않고 게임의 규칙을 무시하고 서너 단계를 건너띄고 중간에서 좌판을 벌인다. 가게를 내려면 신고할 게 많고 절차가 복잡한데 아무 데서나 그냥 좌판을 벌여 버려. 그래서 많이들 놓친다. 출발점을 명확히 하겠다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무슨 말을 하기 전에 언어가 뭔지 알아야 한다. 수작을 걸기 전에 너와 내가 어떤 관계인지 명확히 해야 한다. 구조론적 자세로 세상을 바라보는지가 중요하다. 이런 글 쓰면 기독교도가 와서 태클 걸게 뻔하지만, 종교인은 사절이다. 이건 특정 종교의 교리와 관계없는 종교의 본질에 관한 이야기다. 왜 인간은 종교를 신앙하는가? 개인의 존재는 결함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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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숨은 전제는 쉽게 말하면 프레임 전략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무뇌좌파들이 잘 쓰는 수법인데 좌파를 성골좌파, 진골좌파, 육두품좌파로 나누고, 자신은 B급좌파니, 니들은 F급 좌파니 하며 급수를 매기는 비열한 수법으로 프레임을 거는 거죠.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이런 데 낚입니다. 진보나 보수는 급수를 매길 수 있는 게 아닙니다. 방향성의 문제인 거죠. 비열한 프레임을 걸어오는 정의당 수법 자체가 수구꼴통 행동입니다. 수구꼴통 행동을 하는 자가 수구꼴통입니다. 말했듯이 나쁜 사람이 나쁜 짓을 하는 게 아니고 나쁜 행동을 하는 자가 나쁜 사람입니다. 



[레벨:11]큰바위

2017.06.24 (04:12:38)

원죄는 없는 겁니다. 

종교로 이야기하는 게 아닌데 듣는 사람이 자꾸 종교로 듣습니다. 

신이 있다면 원죄는 없어야 합니다. 

그게 정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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