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이 구조로 되어 있다. 아니 완전히 전부가 구조로 되어 있다. 구조가 없는 것은 없다. 만약 그런 것이 있다면 유령이나 허깨비와 같이 꾸며낸 가짜다.
구조는 갖춤이다. 갖춤이 없는 것은 없다. 갖추어지지 않고서는 존재 자체가 성립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살펴야 할 바는 살아있는 완전한 갖춤과 죽어가는 불완전한 갖춤의 차이 뿐이다.
구조를 알지 않으면 안 된다. 안다는 것은 곧 구조를 아는 것이기 때문이다. 구조를 모른다면 집은 아는데 주소를 모르는 격이다. 파트너는 있는데 정작 상대의 이름과 전화번호를 모르는 격이다.
구조를 모르면 ‘왜 구조를 알아야 하지?’ 하고 질문할 자격도 없다. 무언가 말한다는 것은 곧 구조를 진술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모든 질문은 구조를 물음이며, 모든 답변 또한 구조를 답합이다.
인간의 언어가 구조다. 구조를 모른다면 언어를 모르는 셈이다. 손짓발짓으로도 의사소통은 가능하지만 말이 아니라 헛소리가 되기 쉽다. 언어도 모르는 주제에 말을 걸어올 자격이나 있겠는가?
인간의 언어는 한국어 아니면 중국어지만 존재의 언어는 구조다. 인간은 언어로 의사소통을 하지만 존재는 구조의 완전성으로 소통한다. 인간의 언어는 그 구조에 사람의 목소리를 입힌 것이다.
구조를 몰라도 살아갈 수 있다. 그러나 불완전하다. 나침반 없는 항해와 같고, 자물쇠 없는 문단속과 같고, 아이디 없는 접속과 같다. 독립적으로 기능하지 못하고 다른 것에 빌붙어 종속된다.
구조론은 완전성을 주장한다. 갖출 구조를 갖출 때 완전해진다. 완전할 때 통한다. 통할 때 증폭한다. 진보하고 발전한다. 창의하고 혁신한다. 생명성을 얻는다. 나아가 자기 자신을 완성한다.
왜 구조론이 아니면 안 되는가? 님은 이미 구조론 안으로 들어와 있기 때문이다. 방아쇠는 진작에 격발되었다. 님이 알든 모르든 상관없이 구조론이라는 큰 나무의 한 가지로 님은 태어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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