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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4053 vote 1 2017.02.28 (11:13:36)

     

    위플래쉬의 교육법


    문라이트 이야기가 나와서 극장을 알아보려니까 상영관도 전멸에 가까운 모양이다. 원하는 시간에 볼 기회는 없을 듯. 문라이트의 경쟁작 라라랜드를 만들었던 감독의 전작 위플래쉬로 대체하자. 요건 봤으니까.


    필자가 논하려는 바는 왜 영화를 '이해하려고' 하느냐다. 문라이트의 내용이 이해가 안 된다는 댓글이 다수 보이기 때문이다. 문라이트는 안 봤으니 논외로 하고 왜 한국관객이 특히 영화를 이해하려 하느냐다.


    느끼면 되는데 말이다. 위플래쉬도 검색해보니 플레처 선생의 교육법이 올바른가 하는 엉뚱한 문제로 초점이 옮겨가 있더라. 하여간 성공한 예술가들은 모두 권력자들이고 꼴통이다. 정명훈 정도면 양반이다.


    블랙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분들도 대개 꼴통이다. 예술계는 죄다 좌파가 아니냐 하는 시각이 있지만 좌파라는 말은 ‘밥을 굶는다’와 동의어인 것이다. 즉 한국의 예술가들이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 못한 것이다.


    무엇인가? 이문열이든 김훈이든 먹고사니즘을 해결한 예술가들은 일단 꼴통으로 보면 된다. 이외수도 반은 넘어갔다. 문화예술분야가 좌파인 것은 밥을 해결하지 못해서 그러할 뿐 예술은 본질이 꼴통인 것이다.


    차은택이니 조동원이니 하는 새누리 똥들도 원래 이바닥에서는 좌파인척 하던 자들이었다. 박그네가 권력을 쥐어주자 3초만에 꼴통됐다. 좌파꼴통에서 우파꼴통이 되는거 한순간이다. 좌파인척 할수록 그렇다.


    예술가들이 다 그렇지만 노무현 까는데는 달인들이다. 거의 쓰레기다. 콤플렉스와 광기와 오만과 자학으로 뭉쳐있다고 보면 된다. 그런 예술의 광기를 느껴보자는게 영화의 목적이지 계몽하려고 하면 안 된다.


    영화는 관객을 가르치고 계몽해야 된다는 편견을 전제로 깔아놓고 근데 이 영화가 내게 뭘 가르쳐주는 거지? 난 이 영화에서 무얼 배워야 하는 거야? 정답이 뭐야. 정답을 찍어달라고. 이게 이해 안 된다는 소리.


    각설하고 플레처 교수는 미친 감독이고 자신과 같이 미친 놈을 복제하려고 한다. 그리고 미친 수법을 써서 복제에 성공한 거다. 그 교수법이 옳은 교육철학이냐를 논하는 똥통은 일단 극장 밖으로 끌어내야 한다.


    올드보이 원작의 고토와 카키누마도 같다. 한국인들은 유교주의에 빠져서 합리적인 해석을 하려고 한다. 일본은 허무주의다. 합리주의자는 원인과 결과, 인과응보, 곧 복수를 하려고 한다. 허무주의는 전염병이다.


    좀비처럼 전염된다. 카키누마 좀비는 고토를 물어서 자신과 같은 좀비로 만들려고 한 것이다. 즉 음지의 인물인 카키누마가 양지의 인물인 고토를 처음에는 쓰레기로 보고 적대하였는데 알고보니 그게 아닌 거.


    고토가 눈물을 흘린 순간 저 넘은 양지에 서식하면서 음지를 이해하는 완전체이거나 아니면 음지의 인물이면서 왕따되기가 겁이 나서 양지로 전향한 비겁한 배신자이거나 둘 중의 하나인 거다. 배신자면 가둔다.


    나중 부동산 투기로 성공한 카키누마가 고토를 찾아가보니 총리대신이 되기는커녕 경마장에서 도박이나 하는 쓰레기가 되어 있었다. 그렇다. 고토 역시 음지의 인물이었던 것이다. 음지에 10년동안 가둬버렸다.


    마찬가지다. 광기의 인물인 플레처 선생은 앤드류의 마음 속에서 숨은 광기를 꿰뚫어보고 자신을 복제하려고 시도한 것이다. 구조론의 복제원리를 구사한다. 최고의 연주자로 성공하여 링컨센터에서 공연한다고?


    이런건 개소리다. 한심한 넘들 같으니라고. 최고가 되면 뭐하냐? 중요한건 광기다. 미친 넘이 혼자 미치면 외롭잖아. 같이 미쳐서 같이 날뛰며 같이 뿅가자는 것이다. '넌 최고가 될 수 있어. '이런 식은 쪽팔린다.


    당신은 최고가 될 필요도 없고 성공할 필요도 없다. 복수도 필요없다. 단 주파수가 맞느냐 그렇지 않느냐가 중요할 뿐이다. 어쩌면 필자 역시 나와 비슷한 동류의 족속을 찾고 있는 거다. 10년간 산에서 살다와라.


    문라이트를 보는 방법도 마찬가지다. 동성애자 이야기는 곁가지다. 그냥 소수자다. 그곳에서 백인이 다수고 흑인은 소수다. 동성애자는 소수다. 다수자의 위세 속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소수자의 삶을 이야기 한다.


    당신도 낯선 곳에 가면 소수자다. 옳고 그름의 문제는 제쳐두자. 주파수가 맞으면 동조화 된다. 공명한다. 닮는다. 한 넘이 미치면 다른 넘도 미친다. 미친 넘은 다른 사람을 미치게 만든다. 자기 세계로 끌어들인다.


   20170108_234810.jpg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면 안 됩니다. 문제의 보편성에 주목해야 합니다. 우리 모두가 그 지점에서는 그렇게 될 잠재적인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당신의 내면에도 광기가 숨어 있다는, 누구든 거기서는 그렇게 될 수 있다는, 당신도 마이애미 뒷골목에서 흑인 동성애자 소년으로 태어났으면 충분히 그렇게 될 수 있다는. 


[레벨:11]큰바위

2017.02.28 (13:06:14)

있는 것, 존재하는 것.

그걸 그대로 인정해 주면 됩니다. 


문제는 있는 것을 가지고 해석하고, 

자기들 생각으로 이해하려고 드는 게 문제입니다. 


어제 보았던 것에 묶여 있지 말고, 

오늘 보이는 것만이라도 제대로 보면 인생 어렵지 않겠지요. 


다만 있는 것도 제대로 보지 못하는게 골통들의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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