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가기
한 줄에 꿰어 이해하기 위해서는 ‘시각화’ 해야 한다. 머릿속에서 그림을 떠올릴 수 있어야 한다. 진리의 구조를 머릿속에 그릴 수 있어야 한다. 진리는 맥가이버 칼과 같아서 어떤 문제든 해결할 수 있다.
진리(眞理)는 리(理)다. 리는 결이다. 결은 나이테다. 나이테를 한자어로 목리(木理)라 하고 바위의 결을 절리(節理)라 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나무는 나이테 방향으로 갈라지고 바위는 결을 따라 금이 간다.
리는 외부에서 충격을 가했을 때 금이 가는 방향, 쪼개지는 방향이다. 작용 반작용의 법칙이 성립하는 지점이다. 그 부분은 인체의 관절이다. 관절이 기계의 메커니즘을 이룬다. 그러므로 리는 메커니즘이다.
리는 자연에 있을 뿐 아니라 인간의 인식에도 있다. 긴장과 이완 사이에 리가 있고 동기부여와 성과보상 사이에 리가 있고 원인과 결과 사이에도 리가 있다. 구조론은 리를 다섯으로 구분하여 설명한다.
자연과 인간에 리가 있듯이 사회에도 리가 있다. 그것이 이상주의다. 리는 갈라지고 합쳐지는 마디다. 소통의 막힘이 사회를 갈라지게 하고 소통의 열림이 다시 그 갈라진 사회를 합치게 한다. 소통의 양식을 창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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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구조는 이천년 전부터 ‘발단, 전개, 위기, 절정, 결말’의 다섯 단계를 벗어난 적이 없다. 칼 포퍼는 ‘관찰, 가설, 예측, 실험, 수정’의 다섯 단계를 통과해야 과학의 명제로 인정할 수 있다고 정의했다.
컴퓨터의 구조는 ‘입력, 저장, 제어, 연산, 출력’의 다섯 단계를 가진다. 필자의 구조론은 물질의 구조를 ‘질, 입자, 힘, 운동, 양’의 다섯 단계로 나누어 설명한다. 이 모든 것이 우연의 일치일까?
‘입력, 저장, 제어, 연산, 출력’은 수년 전에 필자가 정의한 것이다. 이 글을 마감하면서 웹 검색을 해본다. 네이버 용어사전은 ‘입력, 기억, 제어, 연산, 출력’의 다섯 단위로 정의하고 있더라. 역시 우연의 일치일까?
시계는 동력전달 순서를 따라 ‘몸체, 태엽, 진자, 기어, 바늘의 구조로 되어 있다. 소설의 구조든 과학의 구조든 같다. 컴퓨터든, 물질이든, 시계든 같다. 모든 구조는 일의 진행순서를 따라가기 때문이다.
세상은 일로 되어 있다. 일은 완성되어 하나다. 하나의 일은 시간 위에서 전개되며 사건의 시작과 끝을 드러낸다. 시작과 끝이므로 둘이다. 중간의 진행과정을 포함하면 셋이고 시간과 공간의 로직을 전부 풀어내면 다섯이다.
결이 있다. 결은 작용과 반작용이 맞서는 지점이다. 하나의 사건은 동력전달 순서에 따라 다섯 지점에서 작용과 반작용으로 맞선다. 하나의 일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다섯 번에 걸쳐 판단과 결정을 내려야 한다.
어떤 일을 하든지 반드시 다섯 번 교차로를 만나게 된다. 계획, 착수, 시공, 마감, 입주의 각 단계에 선택의 갈림길이 있다. 어떤 사업을 하든지 반드시 다섯 번은 YES와 NO를 판단해야 한다.
흙에서, 씨앗에서, 새싹에서, 꽃에서, 열매에서 각각 판단해야 한다. 진로에서, 입학에서, 수업에서, 평가에서, 졸업에서 각각 선택해야 한다. 탄생에서, 성장에서, 결혼에서, 출산에서, 죽음에서 각각 결정해야 한다.
그래야 1 사이클이 완성된다. 세상의 모든 일은 하나다. 모든 하나는 둘이고, 모든 둘은 셋이며, 모든 셋은 다섯이다. 완성으로 보면 하나, 시작과 끝으로 보면 둘, 중간을 포함하면 셋, 구조로 보면 다섯이다.
이러한 구조를 머릿속에 그려놓고 연역적 사고를 전개할 수 있다. 전지적 관점을 획득할 수 있다. 그러한 직관에서 지식은 지혜로 바뀐다. 비로소 모든 갈등이 해소된다. 구조론적 세계관을 얻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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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꾸려면 사람이 바뀌어야 한다. 사람이 바뀌려면 토대가 바뀌어야 한다. 토대는 생산력이다. 생산력이 이미 바뀌었으므로 지금은 사람이 바뀔 때이다. 사람이 바뀌려면 생각이 바뀌어야 한다.
생각을 바꾸려면 철학을 바꾸어야 한다. 그것은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는 것이며 내가 세상과 관계를 맺는 방식을 바꾸는 것이다. 그것이 가치관이다. 철학은 결국 가치관을 획득하는 것이다.
가치관은 동기부여와 성과보상을 연결한다. 인간은 공분에 의해 동기부여 되지만 공허 앞에서 좌절한다. 현실의 모순에 대한 분노가 인간을 일어서게 하지만 충족되지 않는 공허 때문에 변절하고 만다.
채워짐이 있어야 한다. 보상이 있어야 한다. 얻는 것이 있어야 한다. 우리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얻을 것인지가 명확해져야 한다. 지난 세기의 자유와 평등은 방해자를 제거하는 것이지 내 안에 채우는 것이 아니다.
무엇을 채울 것인가? 개인은 깨달음으로 채울 수 있고 공동체는 이상주의로 채울 수 있다. 상승함이 있어야 한다. 개인은 존엄에 의해 상승하고 공동체는 소통으로 하여 상승한다. 나래를 펴고 더 높은 가치로 나아간다.
결국은 가치관이다. 가치관이 정립되지 않았을 때 공분에 의해 일어난 동기가 공허의 극복으로 보상되지 않는다. 적을 물리쳤어도 내 손에 쥐어지는 것이 없다. 민주화 장정에도 불구하고 자부심이 없다. 좌절한다.
공허를 극복하게 하는 것은 이야기다. 이야기는 가치의 배달이다. 자연의 진리와 내 안의 깨달음과 공동체의 완성을 하나로 꿰어내기다. 이야기를 품을 때 모든 아름다운 것과 모든 빛나는 것들이 비로소 제 목소리를 낸다.
모든 존재하는 것들에 제 이름을 주고, 모든 피어나는 것들에게 향기를 주고, 가엾은 외침들에 메아리를 주고, 갈망하는 것들에 날개를 주는 것은 이야기다. 자기 자신을 변하게 하고 더 높은 세계로 나아가게 한다.
역사는 전쟁으로 시작하고 축제로 끝난다. 전쟁은 공분으로 시작되고 축제는 전쟁의 공허를 극복하게 한다. 혼자서는 축제를 열 수 없다. 이상주의적인 공동체의 완성에 의해 진정으로 보상된다. 드라마는 완결된다. ♠
(앞표지)
학문의 역사
질서와 가치 코스모스와 카오스 아폴론과 디오니소스 순수학문과 응용학문 역학과 미학 원형과 변형 인위와 무위 강(剛)과 유(柔) 공자의 이상과 노자의 이상 두보와 이백
모든 하나는 둘이고 모든 둘은 셋이며 모든 셋은 다섯이다. (비스듬히)
전여옥과 맞서 싸우는 분께 이 책을 드립니다 (하단)
(뒷표지)
주류와 비주류 메인스트림과 아웃사이더 도시민과 부족민 스파르타와 아테네 고전주의와 낭만주의 클래식과 팝 사실주의와 인상주의 북종화와 남종화 교종불교와 선종불교 소승불교와 대승불교 점오점수와 돈오돈수 시점(視點)과 관점(觀點) 계몽과 소통 중심부와 주변부 기계와 생명 에너지와 기(氣) 경쟁의 논리와 축제의 논리 문제해결의 논리와 동기부여의 논리 집단의 힘과 개인의 멋 서구정신과 동양사상
뒷표지 날개글
거짓 증언하는 자들은 ‘아는바 없다’고 한다. ‘모른다’고 하면 그 모르는 부분을 빼고 나머지 아는 부분이라도 대답하라고 추궁할 것이므로 아예 ‘아는 바 없다’고 발뺌을 하는 것이다.
알지 못하는 이유는 아는 바가 없기 때문이다. 바 소(所)라 했으니 바는 장소다. 아는 바 없다는 것은 앎의 장소가 없다는 뜻이다. 앎을 저장하여 둘 창고가 없고 앎이 기대고 살 토대가 없다는 뜻이다.
앎의 정보를 저장할 파일이 없고, 그 파일을 저장할 폴더가 없고, 그 폴더를 저장할 소프트웨어가 없고, 그 소프트웨어를 저장할 OS가 없고, 그 OS를 저장할 하드웨어가 없다. 근본이 없다.
무언가 알고자 하기 이전에 먼저 ‘아는 바’를 추구해야 한다. 앎의 집부터 지어야 한다. 앎의 설계도를 먼저 얻어야 하고 앎의 나침반을 먼저 구해야 한다. 출발점으로 돌아가 앎의 기초부터 확립해야 한다.
무엇인가? 그것은 관(觀)이다. 가치관이다. 가치관으로 철학을 이룬다. 가치는 의미를 배달한다. 배달하여 동그라미를 이룬다. 가치를 배달하여 그것은 이야기다. 이미 그것을 얻고서야 비로소 알 수 있다.
눈을 떠야 한다. 관을 얻어야 한다. 시야를 열어야 한다. 먼저 그것을 얻지 못한다면 장님코끼리 만지기와 같아서 앎이 내 안에서 조직되지 않는다. 앎의 모습이 얽어지지 않는다. 앎이 내 것이 되지 않는다.
하나를 배우면 열을 알아야 하는데 내 안에서 앎의 모습이 얽어지지 않으니 하나의 앎이 열을 물어오지 않는다. 하나의 앎이 또다른 앎을 낳아내지 못한다. 앎을 통제하지 못한다. 그래서는 진짜가 아니다.
관을 얻어야 한다. 구조로 보는 세계관을 얻어야 한다. 의미로 보고 가치로 보고 맞섬으로 보는 시야를 얻어야 한다. 깨달음을 얻어야 한다. 연역적 사유의 방법을 획득하여야 한다. 전지적 관점을 획득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