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실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5811 vote 0 2016.05.09 (10:44:09)

815.jpg


부정을 통한 긍정 - 구조론에서 말하는 이중의 역설을 연상시키는 대목입니다. 

제가 원문을 읽은건 아니고 .. 결론적으로 많은 사람이 구조론적인 사유를 하고 있다는 거죠.


언어는 주어+목적어+동사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자연의 사실을 받아들이는 순서는 반대로


동사+목적어+주어입니다.

즉 반대로 받아들여 뇌에서 한 번 걸러준다는 거죠.


* 동사는 먹다.

* 목적어는 밥

* 주어가 사람이라면 


사람이 먹었다고 여기지만 사실은 

밥이 사람을 유혹하여 먹음을 당한 거지요.


이것이 한 번 역설입니다.

한 번 역설은 손자병법이고 이걸로 큰 싸움을 이길 수는 없지만 


순간적으로 임기응변하여 위기를 탈출하는 잔꾀는 됩니다.

성범죄자도 '사실은 내가 유혹당했다'고 우기며 버티면 그게 잔꾀가 됩니다.


그러나 이건 한 번 역설이고 이런 꼼수로 세상을 사는 사람은 타락합니다.

지식인을 자처하는 쓰레기들의 9할은 이 부류로 보면 됩니다.


그 밥을 조리한 주체는 사람입니다.

주어를 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주어는 그 주어가 아닙니다.

사람은 그 사람이 아닙니다.


여기서 사람은 집단으로서의 사람입니다.

즉 어떤 특수 사람이 아니라 보편 인간이지요.


즉 천하의 인간들이 그 밥을 조리한 겁니다. 

지구에 사람이 없으면 밥도 없다는 거.


그러므로 어떤 사건이 나면 


첫째 항우병법 - 눈앞에서 사고를 친 즉 동사를 찾아서 조낸 팬다.(대상을 바꾼다.)

둘째 손자병법 - 동사 배후에 숨은 목적어를 찾아서 조낸 팬다.(목적을 바꾼다.)

셋째 오자병법 - 목적어 배후에 주어를 찾아 조낸 팬다.(주체를 바꾼다.)


이 방법이 있는데 어느 카드를 쓸 것인가는 

전장이 어느 정도 무르익었는가에 따라 달리 해야 합니다.


즉 오자병법을 쓰는 사람은 손자병법도 겸할 수 있는 것이며

손자병법을 쓰는 사람은 항우병법(그런 말은 없음)도 겸할 수 있는 것이며

항우병법을 쓰는 사람은 다른 전술을 쓸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당합니다.

왜? 환경이 변화하기 때문에.


승리하지만 여론이 바뀌어 패배해 있습니다.

항우는 이겼는데 왜 져 있을까요?


외부에서 변수가 개입하기 때문입니다.

개입하는 매개변수는 다섯입니다.


항우병법은 그 다섯 중 셋째로 넷째를 친 것이며

항우한테도 지는 유방은 넷째로 다섯째를 치는 것이며


다섯째는 그냥 깨지는 것이지 남을 칠 수 없으며

병법은 두번째와 첫번째이며


첫번째를 할 수 있는 사람이 고수인데 아무때나 쓸 수 없고

전장이 무르익어 비로소 그 상황이 되어야 쓸 수 있으며


두번째를 쓰는 사람은 시간과 공간을 틀어서 사용하는 것이며

보통 수순을 바꿔서 적을 혼란시킵니다.


첫번째를 쓰는 사람은 장기적으로 시스템을 갖춥니다.

그런데 이미 대비하지 않는 전쟁이 발발했다면 첫번째를 쓸 수 없죠.


그래서 동서고금의 임금들은 손 안 대고 코 푸는 

두 번째 방법을 선호합니다.


첫번째를 쓰다가는 임금 자리에서 짤리거든요.

첫번째는 '강군을 만들려면 민주주의를 해야한다'는 건데


이건 임금한테 '꺼져!' 하는 겁니다.

그러므로 나폴레옹도 손자병법을 좋아합니다.


주어를 바꿀 수 있는 사람이 진짜입니다.

주체사상은 주인을 섬기는 사상이고 주어교체는 주인을 바꾸는 거죠.


구조론의 원리는 

누구나 감각적으로 아는 거지만 


대충 아는건 현장에서 안 먹히고 

철두철미하게 알려면 조금 뇌를 굴려줘야 합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3]아나키

2016.05.09 (19:00:51)

탄허 스님이, 칸트의 "순수이성 비판"이 생활화 되지 못한 이유를 명쾌히 설명해 주었네요.

애벌레가 허물을 벗듯이 우리가 나비에 열광하는 이유가 있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22]이상우

2016.05.09 (21:58:54)

개인적으로 부정을 아흔 아홉번 하고 나서야 한 번 긍정할 수 있다고 주장해왔습니다. 구걸도 칭찬도 안하는 구조론, 지난한 비판의 과정에 피어난 봄날의 꽃과 같습니다. 영원히 지지 않을 꽃.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공지 구조론 매월 1만원 정기 후원 회원 모집 image 29 오리 2020-06-05 134835
1166 생각의 정석 129회 오세 2016-05-28 3538
1165 사피엔스? 김동렬 2016-05-25 4129
1164 생각의 정석 128회 오세 2016-05-21 3607
1163 언어가 문제다. 특히 독해력. 오세 2016-05-20 3854
1162 이말년의 예언 김동렬 2016-05-19 5317
1161 생각의정석 127회 오세 2016-05-15 3634
» 탄허스님의 깨달음 image 2 김동렬 2016-05-09 5811
1159 생각의 정석 126회 오세 2016-05-07 3598
1158 도보여행 할만한 코스 image 3 김동렬 2016-05-02 4411
1157 생각의 정석 125회 오세 2016-04-30 3873
1156 오자병법 대 손자병법 image 3 김동렬 2016-04-25 6340
1155 생각의 정석 124회 오세 2016-04-24 3813
1154 아랍어는 왜 거꾸로 쓸까? image 김동렬 2016-04-21 10798
1153 팟캐스트 2부, 김영호 당선자 image 2 김동렬 2016-04-21 3903
1152 SMART 3 눈마 2016-04-20 4086
1151 공룡은 서서히 멸종했다. 김동렬 2016-04-19 4133
1150 우리민족은 배달민족인가? 김동렬 2016-04-19 3706
1149 생각의 정석 123회 1부 당선자 소식 image 5 오세 2016-04-16 4489
1148 세계적인 김녕의 마을길 image 2 ahmoo 2016-04-15 3797
1147 팟캐스트 총선특집 image 김동렬 2016-04-13 4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