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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3262 vote 0 2008.12.29 (12:50:07)

 

구조주의 경제학

자본주의란 무엇인가?

경제하는 시스템은 사회주의와 자본주의가 있는 것이 아니라 단지 자본주의가 있을 뿐이다. 자본주의의 근거는 자연법칙이다. 인간이 자연에서 원리를 발견하고 이를 토대로 경제하는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다.

풀과 나무가 햇볕을 착취하여 풍성하게 열매맺거나, 혹은 사슴이 그 풀을 뜯어 먹고, 또 사자가 그 사슴을 먹으며 자손을 번식시키는 따위는 자연법칙이다. 그 생태계에 일정한 시스템이 적용되어 있다.

시스템은 여러 층위의 밸런스들이 단계적으로 집적된 구조다. 한 부분이 고장 나면 전체적으로 완전히 잘못되고 만다. 자본주의 시스템의 무리 없는 가동을 위해서는 많은 전제가 필요하다.

자본주의는 시스템이다. 시스템 가동을 위해서는 세팅과 초기화라는 사전절차가 필요하다. 시스템은 구성요소들의 집적에 의해 세팅된다. 자본주의 시스템의 구성요소들 중 하나로 사회주의적 토대가 있다.

사회주의는 시스템이 아니다. 시스템은 일정한 조건하에서 저절로 돌아가며 에너지를 순환시켜 잉여를 창출하는 집적구조다. 사회주의는 도덕적 당위일 뿐, 저절로 돌아가지도 않고 잉여를 창출하지도 않는다.

사회주의적 가치는 자본주의 시스템 세팅에 필수적인 기반이다. 사회발전단계가 낮은 부족사회에 자본주의 시스템의 이식은 불가능하다. 일정부분 사회주의적 토대가 갖추어져야 자본주의는 작동한다.

특히 교육의 보급과 경제하려는 동기를 부여하는 공동체문화의 건설이 필요하다.

교육이 보급되지 않은 후진국에서 자본주의 시스템은 작동하지 않는다. 아프리카와 남미의 자본주의는 여전히 맹아단계다.

자본주의는 결코 만능이 아니다. 혈관이 막히고 신경이 차단되면 인체의 생명시스템은 작동하지 않는다. 도로가 막히고, 언어가 막히고 국경이 막히면, 시장의 소통시스템은 작동하지 않는다.

한 개인이 가족≫부족≫국가≫세계로 나아가며 지속적으로 자기 정체성을 확인하고, 세상과 대결하며 합리적인 판단과 결정을 하게 하는 밸런스의 축이 있어야 경제하려는 동기를 얻을 수 있다.

이심전심의 심을 얻어야 한다. 인간이 일한다는 것은 세계와 만나고 짝짓고 소통하는 과정이다. 그 만나고 맞물리고 짝짓는 포지션을 잃어버리면, 대척점을 잃어서 비교와 판단과 결정이 불가능해진다.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공동체의 진보다. 교육의 보급과 이상적인 공동체 문화의 건설로 가능하다. 교육이 보급되지 않을 때 자본주의 두 기둥이라 할 주식회사제도와 금융제도는 작동하지 않는다.

사회주의가 강조되는 단계를 밟지 않고 선진국이 된 예는 없다. 자동차를 달리려면 도로부터 닦아야 하고 자본주의를 달리려면 사회안전망부터 건설해야 한다. 사회주의적 가치야말로 자본주의의 기초다.

자본주의가 내적 에너지 순환을 통하여 가동되는 정밀시스템이라는 사실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국식 시장만능주의는 문명시대의 컴퓨터를 원시인의 돌화폐처럼 굴려대는 무식하기 짝이 없는 짓이다.

중요한 것은 순환되는가다. 약탈이나 착취는 에너지가 순환되지 않는다. 지속 가능하지 않은 시스템이다. 자원은 고갈되고 토지는 바닥나고 지력은 쇠퇴하고 노예는 도망친다. 시스템은 붕괴한다.

자본주의 시스템은 내적 에너지 순환구조를 가지며 그 순환의 혈관이 막힐 때 파산한다. 자본주의는 태생적인 한계를 가지며 수시로 위기에 봉착하지만 그럴 때 마다 사회주의적 가치가 구해준다.

자본주의는 인간이 물질을 통제하는 데 사용하는 수단이다. 그것이 하나의 도구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이해해야 한다. 망치와 같고 칼과 같다. 과연 인간이 그 도구를 능숙하게 다룰 수 있느냐다.

자본주의는 시장영역에 국한되는 시스템이며 사회주의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일반에 두루 적용되는 보다 더 높은 차원의 가치다. 사회주의 도로를 자본주의 자동차가 달린다. 그 운전사도 사회주의다.

최종적으로는 사람이다. 사회주의 도로를 잘 닦고, 자본주의 자동차 성능을 개선해도, 운전사가 서투르면 사고난다. 해답은 인간이 쥐고 있다. 시스템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는 망상을 버려야 한다.

자연법칙에서 유래한 자본주의와 이념적 가치로서의 사회주의는 애초에 비교 대상이 아니다. 시장영역 안에는 단지 자본주의가 있을 뿐이며, 그 자본주의의 발전된 형태와 원시적 형태가 있을 뿐이다.

사회주의 이념은 있어도 사회주의 시스템은 없다. 구소련의 계획경제는 에너지 순환이 이루어지지 않는 지속불가능한 시스템이다. 마찬가지로 자본주의 시스템은 있어도 자본주의 이념은 없어야 한다.

이념은 목적이다. 자본주의는 도구다. 목수의 목적은 집을 짓는 것이고 망치는 그 수단이다. 자본주의는 망치나 톱이지 건설하려는 집이 아니다. 목수는 집을 섬겨야지 결코 망치를 섬겨서 안 된다.  

자본주의가 이념화된 부분도 있으나 ‘지구가 태양을 돈다.’는 과학적 사실과 ‘그러므로 인간은 태양 앞에 경배해야 한다.’는 수구세력의 이념은 다른 것이다. 자본주의는 통제대상일 뿐 섬김의 대상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통제할 수 있는가다. 자본주의는 정밀한 기계장치와 같다. 기계장치를 다룰 수 있는 숙련된 기능공이 필요할 뿐이다. 그러므로 자본주의는 순수하게 전문가의 손에 맡겨져야 한다.

자본주의의 위기는 전문가의 부재에 따른 것이다. 지금 인류는 고장난 자본주의를 수리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자 자본주의라는 도구 앞에 절하며 저절로 수리되기를 기도하는 얄궂은 신앙도 생겨났다.

인간은 자본주의 도구로 물질을 통제하고 사회주의적 가치로 자본주의를 통제한다. 자본주의는 전문가의 손에 맡겨져야 하지만 그 전문가들 역시 사회주의라는 검증장치에 의해 통제되어야 한다.

경제란 무엇인가?

구조는 집적되어 밸런스를 성립시키고 그 위에 또 다른 밸런스를 성립시키는 식으로 정밀하게 구축된다. 하나의 구조는 미학적 완성형이 있다. 완전성이 있다. 완전하지 않으면 통하지 않는다.

하나의 포지션이 하나의 밸런스를 이룬다. 하위포지션과 상위포지션 사이에 중간은 없다. 집적도 1과 집적도 2 사이에 1.5는 없다. 지게도 있고 수레도 있지만 지게와 수레를 결합한 바퀴지게는 실패다.

● 보퉁이≫지게≫수레≫자동차≫물류체계

20여 년 전 어떤 교수가 300킬로를 운반할 수 있는 바퀴지게를 발명하여 인도에서 보급하려 했으나 실패했다. 길 없는 곳으로 가는 지게의 장점과 대량수송하는 수레의 장점 중 하나도 소화하지 못한다.

산이 거의 없는 평탄한 대륙 인도에 지게가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산악지대는 지게가 적합하고, 평야지대는 수레가 적합하다. 중간은 없다. 토마토와 감자를 합성한 포마토처럼 실패다.

포마토가 아이디어는 그럴듯 하지만 뿌리에는 감자가 부실하고 줄기에는 토마토가 부실하다. 사회주의 계획경제라는 것은 바퀴지게나 포마토와 같이 미학적 완성도가 떨어지는 구조적 실패작이다.  

경제는 생물이다. 생물은 무엇이 다른가? 저절로 돌아간다. 햇볕의 공급이 끊어지지 않는 한 저절로 자라고 저절로 번식한다. 반면 도둑이 훔치거나 혹은 병사가 약탈함은 저절로 돌아가는 방식이 아니다.

결국 도둑에 대한 경계가 늘고 병정이 약탈할 대상이 사라져서 더 이상 훔칠 수도 없고 약탈할 수도 없게 된다. 시스템의 에너지 순환이 지속적으로 유지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는 경제가 아니다.

경제란 1이 2를 통제함으로써 1의 잉여를 창출하는 것이다. 밸런스의 심 1이 날 2를 통제한다. 천칭저울의 축 하나가 접시 2를 제어한다. 그것이 경제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경제원리가 자연에 존재한다는 점이다.

자본주의는 인간이 임의로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에 있는 것을 사회로 이식한 것이다. 그래야 진짜다. 그러므로 자본주의는 정치적으로 중립이다. 자본주의는 진보도 아니고 보수도 아니다.

자본주의는 선도 아니고 악도 아니다. 인간이 자본주의를 잘 운용하면 선이 되고 잘못 운용하면 악이 된다. 도구에 불과한 자본주의가 문제인 것이 아니라 그 도구의 주인인 인간의 역량이 문제다.  

왜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가? 왜 강의 물줄기는 나뭇가지처럼 지류가 본류로 합쳐지는가? 1이 2를 통제하기 위해서다. 그 조건에서만 1에 의한 2의 통제가 성립하므로 그 방향으로 진행되는 것이다.

동물은 하나의 뇌가 전하는 신호로 수 조 개의 세포를 동시에 통제된다. 식물은 하나의 줄기를 통하여 뿌리의 물과 잎의 당분을 교환한다. 수만의 잎과 수천의 가지가 줄기 하나에 의해 통제되는 것이다.

강은 물줄기가 한 번씩 합쳐질 때마다 유속을 유지할 수 있는 힘을 얻는다. 바람이 불고, 비가 오고, 물이 흐르고, 나무가 자라고, 바위가 구르고 모두 그러한 2≫1의 잉여에 의한 통제원리를 따른다.

왜 돌풍이 부는가? 그곳에 밀도차에 의한 잉여가 생겼기 때문이다. 왜 비가 쏟아지는가? 그곳에 수분이 모여서 에너지의 잉여가 생겼기 때문이다. 모든 자연현상은 잉여에 의해 일어난다. 시장도 마찬가지다.

잉여를 통제가능한 시스템에 가두면 자본주의 성공이다. 잉여의 통제에 실패하면 자본주의 모순이다. 원자로가 핵분열을 제어하듯이 힘 조절에 성공해야 한다. 인간에게 그러한 능력이 있느냐가 중요하다.  

밸런스가 잉여를 창출한다

최적화된 구조는 1의 조작으로 계 전체를 통제한다. 그것이 경제다. 경제하기 이전의 상태는 ‘1의 조작으로 1의 성과’였는데 경제함에 따라 1의 조작으로 얻는 성과의 수가 절대적으로 늘어난다.

하나의 경제수단을 획득할 때마다 조작횟수는 1/5로 줄어든다. 자원시장≫생산시장≫평가시장≫분배시장≫소비시장이 있으며 이를 단계적으로 세팅하여 갈 때마다 1/5씩 비용이 감소한다.

인식≫판단≫결정≫조작≫피드백의 개입횟수가 줄어든다. 경제한다는 것은 결국 덜 손대고 동일한 효과를 얻자는 것이다. 시스템의 하부구조를 상부구조의 아래에 연동시켜 배치하는 방법으로 가능하다.

밭을 준비할 때≫씨앗을 뿌릴 때≫곡식을 키울 때≫수확할 때≫먹을 때 각각 밸런스가 있다. 각각의 시장이 있다. 각각의 판단과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앞단계가 5배씩 더 크게 뒷단계에 영향을 미친다.

원시의 채집경제라면 앞의 네 단계가 생략된다. 입력≫저장≫제어≫연산≫출력의 5단계 중에서 마지막 출력만 있다. 여기에 한 단계를 추가할 때마다 1/5씩 적게 개입하고 동일한 효과를 얻는 것이 경제다.

기계장치는 집적도 1에서 5까지 있다. 집적도 1은 막대, 2는 바퀴, 3은 저울, 4는 엔진, 5는 인공지능이다. 자본주의 역시 집적도를 가진다. 금융기능이 집적도 5라면 제조공장은 집적도 4에 해당한다.

상품시장이 집적도 3이면 경작은 집적도 2에 해당하고 채집은 집적도 1이다. 채집≫경작≫매매≫제조≫금융으로 갈수록 1/5씩 더 적게 개입하고 동일한 효과를 얻는다. 그만큼의 잉여가 얻어진다.

인간의 개입이 최소화되게 세팅하는데 시장의 의미가 있다. 인간의 개입이 가치를 창출한다고 믿는 마르크스의 노동가치설은 틀렸다. 환경에 대한 무분별한 개입을 주장하는 개발지상주의도 틀렸다.

인간의 개입이 최소화된 상태에서 저절로 돌아가는 시장을 구축해야 한다. 인류의 생존환경 역시 인간의 개입을 최소화시켜야 한다. 땅을 파고 장벽을 세우는 삽질방식은 자본주의 원리에 맞지 않다.

하위단계의 개입을 줄이기 위한 상위 단계의 개입이어야 한다. 손발의 개입이 아니라 몸통, 몸통이 아니라 가슴, 가슴이 아니라 머리의 개입이어야 한다. 그러므로 머리가 나쁘면 손발이 고생하는 거다.

인간이 얻는 가치는 대부분 태양에서 공급된다. 석유와 같은 화석자원도 고대의 태양이 비축한 것을 빼쓰는 것이다. 가치란 태양이 지구에 공급하는 것을 인간에게 향하도록 흐름의 방향을 슬쩍 틀어놓은 것이다.

포지션 변경이다. 가치를 생산하는 것은 노동이 아니라 포지션 곧 정보다. 차이는 정확도에 있다. 노동은 에너지를 소비한다. 정보가 정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정보는 에너지를 소비하지 않으므로 가치있다.

아인슈타인에 의해 물질이 에너지로 대체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듯이 구조론은 에너지가 정보로 대체된다는 사실을 규명하고 있다. 경제하는 시스템에 의해 미래에는 노동의 대부분이 정보로 대체된다.

노동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입력≫저장≫제어≫연산≫출력에서 인간은 더 상위단계에 개입한다. 글자를 써도 옛날에는 인간이 붓으로 ‘출력’했지만 지금은 컴퓨터가 출력하고 인간은 ‘입력’을 맡는다.

예전에는 손으로 TV 채널을 돌렸지만 지금은 리모컨을 누른다. 노동량은 감소했지만 누군가는 그 포지션에서 일해야 한다. 노동시간과 에너지 투입은 감소하지만 오고 가는 정보의 총량은 줄지 않는다.

총노동량이 감소할수록 리모컨의 버튼 숫자는 증가한다. 노동이 감소해도 포지션은 유지되고 트래픽은 증가한다. 사회가 발전할수록 인간은 입력≫저장≫제어≫연산≫출력 중에서 입력포지션을 차지하게 된다.

● 입력포지션 - CEO (최상위 포지션)

● 저장포지션 - 고위간부

● 제어포지션 - 중간관리자

● 연산포지션 - 숙련노동자

● 출력포지션 - 비숙련노동자 (최하위 포지션)

입력은 CEO, 저장은 간부, 제어는 관리자, 연산은 숙련노동자, 출력은 비숙련노동자가 담당한다. 사회가 발달할수록 서비스업이 발달하여 더 많은 사람이 입력과 저장, 제어의 상위포지션을 맡게 된다.  

경제의 완성

경제에 무엇이 필요한가? 옛날에는 의식주가 필요했지만 지금은 의와 식이 해결되었으므로 집과 차와 여가가 필요하다. 인간은 밥과 옷과 집과 차와 여가만 있으면 충분히 살 수 있다. 더 필요하지 않다.

무한한 성장은 불필요하다. 인간의 욕망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한국인은 지금 밥과 옷의 조달에 성공한데 이어 집과 차를 조달하려 하고 있고 선진국은 거기에 여가가 더 있다는 점이 다르다.

● 여가-질의 경제  :  환경을 초월하여 창의적인 활동이 가능

● 차 - 입자의 경제:  공간지배로 환경에 대해 비교우위.

● 집 - 힘의 경제  :  거점확보로 환경과 맞섬

● 옷 - 운동의 경제:  외부활동가능

● 밥 - 량의 경제  :  생존가능

경제의 질적 성장단계는 인간이 환경과의 맞섬에 있어서 어느 수준의 비교우위에 서는가다. 경제의 최종 목적은 여가에 있다. 환경과의 대립에 있어 이간이 환경보다 우위에 서는 것이 여가다.

인간이 불행한 이유는 환경과의 마찰 때문이다. 배가 고프고 날씨가 춥고 비바람이 몰아치는 것은 환경의 공격이다. 인간은 의식주를 획득함으로써 환경의 공격에 대해 방어할 수 있다.

밥을 얻어 배고픔을 피하고, 옷을 입어 추위를 피하고, 집을 지어 비바람을 막는다. 그러나 소극적인 회피다. 자동차를 가진다는 것은 환경과의 맞섬에서 인간이 확실히 우위에 선다는 것이다.

집이 있는 사람은 방에서 비를 피하지만 밖으로 나갈 수는 없다. 비가 그칠 때까지 갇혀 있어야 한다. 반면 자동차가 있는 사람은 비가 오지 않는 곳으로 이동할 수 있다. 비가 와도 집에 갇혀 있지 않는다.

그러나 환경과의 갈등은 여전히 존재한다. 여전히 비를 피해서 쫓겨 다녀야 한다. 여가는 여유다. 형편에 여유가 있다면 비가 와도 상관없다. 밖에 나가서 식량을 구하려 하므로 환경에 제약을 받는 것이다.

경제의 궁극적인 목적은 환경의 제약을 극복하고 자기실현적인 삶의 형태를 완성하는 데 있다. 그것은 첫째 친구를 얻는 것이며, 둘째 그 친구와 함께하는 소통의 양식을 완성하는 것이다.

최종적으로는 낳음에 도달하는 것이다. 그것은 자기방식의 이상주의적인 삶의 형태를 일구는 것이다. 가난해도 부유해도 이러한 본질의 문제는 회피될 수 없다. 경제는 자기실현의 성공확률을 높여줄 뿐이다.

인간에게 얼마만큼의 부가 필요한가? 자기실현에 필요한 만큼의 부가 필요하다. 자기실현은 자기 내부에 잠재한 가능성을 끌어내어 현실화하는 것이다. 그것을 끌어내는 과정은 소통이다.

결국 인간에게는 사회와 충분히 소통할 수 있는 만큼의 부가 필요하다. 어리석은 자는 부유해도 친구를 잃어 소통에 실패할 것이며, 현명한 자는 가난하지만 친구를 얻어 자기실현에 성공할 것이다.

경제는 무한히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밥≫옷≫집≫차≫여가로 사이클이 완성된다. 그 수준에서 소통은 완성된다. 경제가 성장해도 더 높은 수준의 밥≫옷≫집≫차≫여가로 대체될 뿐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가치란 무엇인가?

구조는 맞물린다. 수요와 공급이 맞물린다는 데서 경제이론은 출발한다. 금리를 조정하면 수요와 공급의 양측이 동시에 통제된다. 맞물려 있으므로 1의 조작으로 2를 통제할 수 있다.   

구조는 만남≫맞물림≫짝지음≫하나됨≫낳음의 순서로 질적 심화를 이룬다. 개입횟수가 감소하는 대신 더 정밀한 통제기술이 필요하다. 경제운용의 핵은 높은 단계에 개입하여 정밀하게 조작하는 것이다.

● 창안 - 전쟁, 혁명, 교육, 자원확보, 발견과 발명을 통한 토대건설.

● 생산 - 상품공장에서 기능과 용도 및 생산요소의 결집

● 평가 - 시장경쟁을 통한 가격결정, 비교판단

● 분배 - 상품의 거래, 유통, 매매

● 소비 - 상품의 소비와 피드백

가치는 짝짓기다. 짝짓기에 실패하면 가치가 0이 된다. 진주목걸이도 돼지에게 던져주면 가치가 소멸된다. 어떤 것이 가치있다는 것은 짝을 잘 지어서 잉여를 창출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하나의 상품이 입력≫저장≫제어≫연산≫출력의 어느 지점에 포지셔닝 되느냐에 따라 가치가 다르다. 동일한 한 그릇의 밥을 먹고 잠을 자느냐 혹은 일을 하느냐에 따라 가치는 달라진다.

가치있는 것은 5단계 중 상위단계에 랭크되는 것이다. 영화를 보고 친구와 토론하면 그 영화의 가치는 상승한다. 가치는 상품 자체에 고유하지 않고 소비자와 어떤 방식으로 짝짓는가에 따라 상대적으로 결정된다.

자동차를 주차해 두기만 한다면 가치 없다. 친구에게 자랑한다면 가치발생이다. 자동차여행을 한다면 가치상승이다. 자동차로 영업한다면 가치는 더욱 상승한다. 짝을 잘 지어야 가치가 있다.

● 창안.. 시스템의 토대가 되는 발견과 발명이다. 자원의 획득, 시장의 확보, 교육을 통한 인적자원 조달, 외교와 전쟁을 통한 영토획득, 혁명을 통한 공동체 건설이 가장 가치가 크다.   

● 생산.. 생산은 토대에 의해 제공된 여러 요소를 한 줄에 꿰어서 목적에 맞는 기능을 유도한다. 주식회사 제도, 은행제도, 시장제도 등 경제하는 시스템의 구축이야말로 어떤 상품보다 가치가 있다.

● 평가.. 경쟁은 포지션 경쟁이다. 모든 경쟁은 짝짓기다. 시장에서의 가격경쟁, 품질경쟁, 서비스경쟁은 많은 경쟁들 중 하나일 뿐이다. 진짜 경쟁은 각종 법률과 제도, 규범, 관습 속에 숨어 있다.

● 분배.. 시장에서의 상품거래다. 경쟁이 시장에서 이루어진다고 믿는다면 착각이다. 진짜는 포지션 경쟁이며 소비자 포지션에 섰다면 이미 게임에 진 것이다. 창안자≫생산자≫평가자 순으로 경쟁에 이긴다.

● 소비.. 상품의 이용을 통한 가치실현이다. 소비단계에서 가치가 창출된다고 믿는다면 착각이다. 소비는 창출된 가치를 집행한다. 창안≫생산≫평가≫분배≫소비의 전개에서 순서가 앞서는 것이 가치다.

가치는 비교평가다. 비교우위에 서는 것이 가치다. 창안≫생산≫평가≫분배≫소비의 순으로 비교우위가 성립한다. 밥이 맛있기 때문에 가치있는 것이 아니라 밥을 먹고 일하기 때문에 밥이 가치 있다.

가치 있다는 것은 다음 단계가 있다는 것이며, 단계들 중에서 서열이 앞선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가치는 시장경쟁에 의해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그 전단계인 창안과 생산에서 대거 일어난다.

시장경쟁의 가치는 가치서열 중 세 번째 평가에 해당된다. 이는 비교적 낮은 수준의 가치다. 시장경쟁이 가치를 낳는 것이 아니라 창안≫생산≫평가≫분배≫소비 중에서 서열경쟁이 가치를 낳는다.

소비자가 되면 이미 경쟁에서 진 셈이다. 인간이 상품을 소비하면서 느끼는 쾌감은 말단의 작은 가치다. 큰 가치는 상위포지션의 획득에서 일어나며 소비의 쾌감은 남이 먹다 버린 찌꺼기에 불과하다.

인간은 쾌감을 통해 가치를 알아내지만 쾌감 자체는 가치가 아니다. 쾌감은 술이나 마약, 섹스로도 조달되지만 그것이 가치는 아니다. 진정한 가치는 창안자≫생산자≫평가자의 포지션에 서는 것이다.  

시장경제의 핵심은 경쟁에 의한 평가다. 그러나 눈에 보이는 재래시장 안에서의 상거래 과정에서는 의미로운 경쟁이 일어나지 않는다. 그것은 평가경쟁일 뿐이다. 진짜 시장은 눈에 보이지도 않는다.

시장건설과정에서 경쟁이 일어난다. 목 좋은 자리가 있다. 인터넷 기업의 선점경쟁, 표준경쟁이 예가 된다. 먼저 뛰어들어 입력≫저장≫제어≫연산≫출력 중에서 입력포지션을 차지한 포털이 대거 먹는다.

포털이 높은 포지션을 차지하고 갑이 된다. 을이 되면 이미 경쟁에서 밀려버린 것이다. 갑과 을의 흥정은 무의미하다. 갑이 이기도록 세팅되어 있다. 콘텐츠업체는 포털이 먹고 남은 찌꺼기를 먹을 뿐이다.

포철이 철강을 선점한다. 그 자체가 경쟁이다. 재벌경제가 문제되는 이유는 재벌이 독점을 통하여 경쟁을 제한하기 때문이다. 특히 영토가 좁은 소규모 시장에서 재벌의 독과점은 경쟁을 제한한다.

시장만능주의야말로 가장 반시장적이다. 품질이나 가격과 같은 하위 포지션은 경쟁의 비중이 약하다. 소재경쟁과 표준경쟁이 중요하다. MS가 지배적 위치를 얻은 것은 품질이 아니라 표준 때문이다.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중요한 경쟁은 정치와 법률과 제도에서 얻어진다. 미국의 이라크침략과 같은 전쟁, EU통합과 같은 외교동맹, 독립과 건국, 계급철폐, 성해방, 사회혁명에서 진정한 경쟁이 일어난다.

● 시장 밖에서의 전략경쟁 - 목 좋은 곳을 차지하는 포지션 경쟁

● 시장 안에서의 전술경쟁 - 품질, 가격, 서비스의 요소투입 경쟁

조중동이 강조하는 시장경쟁은 전략을 버리고 전술만 논하자는 억지다. 목 좋은 곳을 차지한 자가 다 먹는 구조 안에서 이미 시장은 죽었고 효율은 사라졌다. 그 자본주의는 호흡과 맥박을 멈춘다.  

상인들은 시장 안에서 상품거래로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 밖에서 목 좋은 곳을 놓고 포지셔닝 싸움을 벌인다. 그것이 전략이다. 품질이나 가격이나 서비스 경쟁은 낮은 단계의 전술에 불과하다.

전술이 전략을 이길 수 없다. 재벌은 이겨놓고 싸운다. 전략경쟁에서 미리 승리해 두는 방법으로 싸우지 않고 이긴다. 그들은 품질로 경쟁하는 대신 관리를 매수하여 경쟁자를 제거하는 방법을 쓴다.

‘경쟁하지 않기’를 경쟁하는 것이다. 정치가의 밀실에서 사과상자를 앞에 놓고 이루어지는 그 진짜 경쟁은 은폐된다. 이들이 90을 먹고 남긴 10의 뼈다귀를 두고 시장에서 판매자와 소비자가 개처럼 싸운다.

조중동은 이 개싸움이 자본주의 질서라고 말하지만 속임수다. 시장거래의 평가경쟁은 가치창출 정도가 미미하다. 밀실에서의 은폐된 진짜 경쟁을 드러내는 민주주의가 가장 경쟁력 있는 상품이다.

경제의 실패

경제가 망하는 이유는 지대가 비싸기 때문이다. 지대는 자릿세, 텃세, 기득권이다. 일체의 진입장벽이 일종의 지대다. 토지비용뿐 아니라 일체의 선점자들이 가진 권리가 지대에 비유될 수 있다.

농부는 토지개간≫파종≫키우기≫수확하기≫소비하기의 5단계에 개입한다. 앞단계가 뒷단계에 비해 5배씩 큰 영향을 미치므로 되도록 토지확보의 제 1단계에 개입해야 가치창출 정도가 크다.

100이라는 목표를 위하여 토지 넓히기≫좋은 씨앗 뿌리기≫잘 키우기≫잘 수확하기≫잘 골라먹기의 5단계에 개입하여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면 어느 단계에 집중하여 개입하는 것이 유리할까?

좁은 토지를 정성들여 가꾸기보다는 넓은 토지를 대충 가꾸는 것이 낫다. 정성들여 가꿀 시간에 황무지를 일구어 토지를 늘리는 것이 낫다. 문제는 토지가 바닥나서 개척할 황무지가 없다는 데 있다.

땅이 없으면 좁은 땅에 정성들여 가꾸어야 한다. 지대가 비싸다는 것은 개입의 5단계 중 제 1단계에 개입하기가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토지가 넓은 나라에 비해 5배나 손해보고 시작한다.

‘입력≫저장≫제어≫연산≫출력’ 중에서 높은 포지션을 차지해야 큰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높은 포지션으로 올라서는 데 드는 비용이 지대다. 지대는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 일체의 진입장벽이 지대다.

귀족계급이 끼리끼리 결혼하며 연고와 정실의 장벽을 쳐서 하층계급이 올라오지 못하도록 소통을 막는 것이 지대를 올려서 거저먹는 수구세력의 수법이다. 그 경우 시장의 시스템은 작동을 중지한다.   

지대의 상승은 지구가 작아지는 것과 같다. 지구가 작으면 땅이 없어서 농사를 지을 수 없다. 경제가 망한다. 인구가 늘면 상대적으로 지구가 좁아진다. 인구증가는 지대상승의 주범이다.

전쟁, 혁명, 교육, 자원획득, 발명과 발견은 지대를 낮춘다. 전쟁은 영토를, 혁명은 공동체를, 교육은 인적자원을, 자원획득은 화석연료를, 발견과 발명은 시스템의 최적화를 얻어 지대를 낮춘다.

전쟁이 경제의 토대가 된다고 말하면 오해되겠다. 정확하게 말하면 전쟁이 아니라 토지에 대한 지배권이다. 신대륙 발견과 신국가의 건설로 영토를 획득함이다. 혁명이 경제의 토대가 된다는 말도 오해되겠다.

정확히 말하면 공동체 건설이다. 언어와 문자, 역사와 전통을 공유한 민족국가와 원시 부족국가 사이에 시스템의 효율성 차이는 크다. 부족이 난립한 아프리카가 빈곤한 이유는 공동체 건설이 진척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성별과 인종으로 차별하면 소통이 막힌다. 언어가 다르고 문자가 다르고 문화가 다르면 역시 소통의 장벽이다. 공동체 건설이 불완전한 경우다. 아프리카야 말로 부족을 통합하는 혁명이 필요하다.

민족국가의 공유된 언어와 문자, 역사, 전통, 문화가 거대한 자산임을 깨달아야 한다. 성차별, 인종차별, 소수자 차별, 지역주의는 그 자산의 파괴임을 깨달아야 한다. 이는 경제적 자살행위다.

● 전쟁 - 토지자원에 대한 지배권

● 혁명 - 소통가능한 공동체문화 건설

● 창안 - 시스템 최적화를 위한 발견과 발명

● 교육 - 고급한 인적자원의 조달

● 시장 - 자본주의 시스템의 가동

전쟁, 혁명, 창안, 교육, 시장은 지대를 낮춘다. 영토를 늘린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 선점자의 기득권이 약화된다. 후발주자가 상위포지션에 올라설 기회가 증가한다. 포지션 이동경쟁이 가능해진다.

인터넷 도입은 사이버상에서 대지를 획득함과 같다. 지대가 낮아진다. 사이버공간 안에서 새로운 전쟁과, 혁명과, 교육과, 자원과, 발명과 발견들이 도입되는 것이다. 그만큼 지구가 커진다.  

경제는 짝짓기다. 입력≫저장≫제어≫연산≫출력 중에서 입력과 저장의 높은 포지션을 차지하여 짝지으면 경제성공이고 연산과 출력의 낮은 포지션으로 짝지으면 상대적으로 경제실패다.

조중동의 낮은포지션 강조, 및 높은 포지션 은폐는 자본주의 시스템을 질식시키는 경제적 자살행위다. 거래가 1이면 교육은 5, 창안은 25, 공동체 건설은 125, 영토획득은 625의 개입횟수 대비 경제효과가 있다.

상품순환의 1 사이클 구조

상품은 입력≫저장≫제어≫연산≫출력의 1 사이클에 따라 소재≫기능≫성능≫효능≫미감의 1 사이클을 가진다. 소재의 혁신, 기능의 혁신, 성능의 혁신, 효능의 혁신, 디자인(미감)의 혁신이 있다.

구조론의 의미는 뒷단계가 앞단계를 추월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소재가 낙후한 상태에서 기능의 개선은 무의미하며, 기능이 원시적인 상태에서 성능의 개선도 무의미하다. 항상 앞단계가 먼저 가야 한다.

컴퓨터라면 반도체가 소재다. 기계식 컴퓨터와 전자식 컴퓨터가 소재경쟁을 벌이면 반도체를 이용한 전자식 컴퓨터가 승리한다. 이때 기계식 컴퓨터를 소재로 선택한 상태에서 기능을 혁신해봤자 무의미하다.

한때는 기계식 텔레비전도 있었다. 전자식 텔레비전에 밀려 금방 사라졌다. 돌이나 도기로 소켓이나 스위치를 만들던 때도 있었다. 지금은 고무와 플라스틱으로 바뀌었다. 소재가 바뀐 것이다.

● 소재의 혁신 - 신소재의 발견

● 기능의 혁신 - 요소결합에 의한 용도발명 및 표준제정

● 성능의 혁신 - 작용반작용의 접점 해결에 따른 제품의 완성도

● 효능의 혁신 - 자동화에 따른 비용절감 및 가격경쟁력

● 미감의 혁신 - 소비자의 취향을 반영한 디자인

소재의 혁신이 진정하다. 소재는 발명되는 것이 아니라 발견되는 것이다. 고무나 플라스틱, 반도체의 원리는 발견된다. 소재의 발견이 가장 큰 혁신이며 기능의 발명은 상대적으로 하위포지션이다.

발견이 발명에 앞선다. 소재경쟁이 기능경쟁에 앞선다. 기능은 제품의 용도를 발명하는 것이다. 이 단계에서는 요소들의 결합과정에서 요청되는 표준의 선점이 중요하다. 어떤 둘을 합쳐야 기능이 얻어진다.

모든 합치는 것에 표준이 있다. 볼트와 너트가 합치기 때문에 KS규격이 있다. 매킨토시가 IBM과 MS에 밀린 이유는 하위단계인 성능경쟁에 골몰하느라 상위단계인 표준경쟁에 소홀했기 때문이다.  

대발명과 소발명이 있다. 기능의 창안이 대발명이다. 기능에 연동되어 다양한 성능과 효능 및 디자인의 창안이 따른다. 연동의 원리에 따라 하위발명인 성능의 혁신이 상위발명인 기능의 혁신을 치지 못한다.

시간이 흘러 기능경쟁이 끝나면 성능경쟁 위주로 시장판도가 바뀐다. 처음에는 컴퓨터로 그래픽을 할 것인가 게임을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했지만 표준화가 진행되어 기능이 비슷해지면 그러한 고민이 사라진다.

모든 제품에는 바늘 끝 같은 접점이 있다. 모래시계의 오목한 허리 부분이 있다. 칼의 날, 볼펜의 볼이 있다. 접촉점이 제품의 성능을 결정한다. 접점의 해결 여부에서 제품의 이상적인 완성도 문제가 제기 된다.

이 단계에서는 가격이 싼 제품이 성능이 뛰어난 제품을 이기지 못한다. 후발주자의 기술이 점차 선발주자를 따라잡아 제품의 성능이 비슷해지면 효능경쟁으로 옮겨간다. 성능대비 가격경쟁이다.

이 시기에는 많은 기들능 중 한 두 가지의 핵심기능이 강조된다. 휴대폰이라면 MP3기능이나 카메라 기능이 약화되고 통화와 문자기능에 집중된다. 제품이 대중화되고 대량생산되어 가격이 싸진다.

최후에는 디자인 경쟁이다. 어떤 상품의 디자인 경쟁이 치열하다면 그 상품에서 더 이상 신기능, 고성능, 고효율 제품이 출현하지 않는 시장의 완숙단계로 접어들었다는 증거다. 상품성장의 1사이클이 끝났다.  

중요한 점은 시장이 효능단계에 돌입하지 않은 상태에서 가격이 싼 제품을 판매하면 싸구려로 인식되어 팔리지 않는다는 데 있다. 물론 상위단계의 경쟁이 끝났다면 재빨리 다음 단계 경쟁으로 넘어가야 한다.

왜 소비자는 소재≫기능≫성능≫효능≫디자인 중에서 상위 단계의 제품을 구매하려 하는가? 소비자가 그 상품을 이용하여 직접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게 하는 톱 포지션을 차지하려 들기 때문이다.

후진국에서 오히려 명품과 고가품 위주로 팔리는 현상이 있는 이유는 제품을 친구에게 자랑하는 등 제품의 용도를 변경하여 친구들 사이에서 높은 포지션을 획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자를 먹는다면 낮은 포지션이다. 입력≫저장≫제어≫연산≫출력 중에서 말단의 출력 포지션이다. 과자를 친구에게 선물한다면 더 높은 연산 포지션을 차지한 셈이다. 그렇게 부가가치가 창출되는 것이다.

상품 밖에도 기능이 있다. 후진국에서는 상품을 이용하여 권력을 창출하고 신용을 쌓는 등 제품에 없는 기능을 추가할 수 있다. 제품을 다른 용도에 활용할 수 있으므로 가격이 비싼 제품을 원한다.

● 선진국의 출력포지션 - 개인이 상품을 소비한다.

● 후진국의 입력포지션 - 대가족이 상품을 공유하며 권력의 매개로 활용하는 등의 부가가치를 창출한다.

연필로 낙서하면 출력이고 소설쓰면 입력이다. 상품은 동일한 연필이지만 소설가는 입력≫저장≫제어≫연산≫출력 중에서 입력포지션을 차지하고 낙서쟁이 꼬마는 출력 포지션을 차지한다.

이렇듯 용도가 달라지므로 계획경제 개념의 일반화는 불가능하다. 소재발견과 기능발명을 통한 토대구축은 일부 계획의 영역에 속한다. 반면 성능과 효능, 미감의 하위포지션으로 내려갈수록 계획은 무익하다.

계획을 통한 기능의 통제는 소비자의 기능변경에 따른 부가잉여의 창출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위로는 계획하고 아래는 방임해야 한다. 시장진입 초기단계는 개입하고 완숙단계에서는 손을 떼야 한다.   

구조주의 관점의 대안

좌파의 개입만능도 옳지 않고 우파의 시장만능도 옳지 않다. 최소의 개입으로 최대의 효과를 내게 하는 시스템 구조의 최적화가 필요하다. 부단한 재구축과 정교한 튜닝, 전문가에 의한 고도의 정밀제어에 의해 가능하다.

우주왕복선의 귀환과 같다. 나사의 지상기지가 우주왕복선을 완벽하게 통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시장원리라는 부적을 써붙인다고 해서 우주왕복선이 자동으로 착륙되어 주는 것도 아니다.  

구조주의 관점은 사람의 역할을 강조한다. 사회주의적 가치가 지상기지의 역할이라면, 우주왕복선의 성능은 자본주의 시장원리에 해당하고, 그 안에 탄 조종사는 구조주의가 강조하는 사람이다.

지상기지와 우주왕복선과 조종사 3자가 혼연일치가 되어야 한다. 최종적으로는 사람이다. 깨달음이 필요하고 개인의 각성이 중요하다. 사람이 바뀌어야 세상이 바뀐다. 사람이 바뀐 만큼 시스템은 발전한다.

시스템에 의존해서 안 된다. 좌파든 우파든 시스템에 맡겨놓고 안주하려는 점은같다. 긴장을 회피하려는 심리에 기인한다는 점에서 비겁한 도피다. 시스템은 절반을 책임질 뿐이며 나머지 반은 사람의 몫이다.

정확히 말하면 좌파의 관점이 시스템 만능에 해당하고, 우파의 신앙은 시스템 안에서 작동하는 구조체의 밸런스 원리 숭배다. 구조체가 시스템의 일부를 구성하므로 우파 역시 시스템 의존이다.

● 좌파의 도로체계 우선주의≫ 그들은 자동차를 운행하기 전에 길부터 잘 닦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들은 결코 자동차를 믿지 않는다. 그들은 시스템에 의존하지만 그 시스템은 고장나고 만다.

그들은 끝없이 시스템을 보수할 뿐 끝내 자동차를 출발시키지 못한다. 완벽한 시스템은 원래 없기 때문이다. 일단은 자동차를 출발시켜야 시스템의 모순이 드러난다. 오류시정은 그 다음이다.  

구조주의 대안은 시행착오와 오류시정에 따른 단계적 재구축이다. 역사는 결코 사선을 그리며 점진적으로 발전하지 않는다. 1보후퇴와 2보전진을 반복한다. 항상 밟고 넘어가야 하는 단계가 있다.

● 우파의 자동차 만능주의≫ 그들은 자동차의 성능만 좋으면 차가 스스로 길을 찾아간다고 우긴다. 자동차의 성능이 향상될수록 교통사고의 규모도 같은 비례로 커져왔다는 사실을 간과하는 오류를 저지른다.

이들 역시 시스템에 의존하고 인간의 역할을 가볍게 본다. 이들은 시스템 안에서 작동하는 구조체의 밸런스 원리를 ‘보이지 않는 손’이라 부르며 숭배한다. 보이지 않는 손은 일정한 조건에서나 작동할 뿐이다.

그 조건을 충족시켜 주는 것은 인간의 역할이다. 사회가 100일 때 핵심적 경쟁은 그 1/5인 20프로 안에서 일어난다. 밸런스 원리는 1/5을 책임질 뿐이며 나머지는 토대가 되는 전체 시스템과 인간의 몫이다.

● 구조주의 대안의 인간 중심주의≫ 범진보 세력 안에 소수의 깨어있는 개혁적 자유주의 세력이 있다. 그들은 도로체계도 중요하고 자동차의 성능도 중요하지만 최종적으로 책임지는 것은 사람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좌파의 시스템 강조나 우파의 밸런스 원리를 전면부정하지 않고 역할분담을 통해 타개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 좌파와 우파의 포지션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방법으로 긴장을 해소한다.

중요한 것은 사회 발전단계다. 사회주의적 가치가 제 1단계라면 자본주의 원리는 제 2단계에 해당하며, 개혁적 자유주의 세력의 입지는 그 다음 단계에 있다. 후진국에는 도로체계의 개선이 가장 효과가 크다.

개도국에서는 자동차 성능의 개선이 먹힌다. 선진국에서는 운전자의 자질이 문제로 된다. 이는 어느 쪽이 옳으냐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의 발전단계가 어느 수준에 와 있느냐는 성숙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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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손’도 잉여가 있어야 일한다. 신용창조라는 보상이 주어져야 수요와 공급을 살펴 가격을 결정해준다. 그 조건들이 충족되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손은 ‘보이지 않는 파업’을 개시한다.

가격은 급등락하고 시장기능은 정지되고 신용은 수렴되고 통화는 증발하고 거품은 붕괴한다. 좋은 자동차도 최초에 시동을 걸고 최후에 브레이크를 거는 것은 고스란히 인간의 몫이다.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금융시장의 붕괴는 이제 인간의 역할이 강조되어야 하는 시대가 도래했음을 방증한다. 새 시대를 이끌어갈 새로운 관점, 새로운 방정식, 새로운 해법이 나와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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