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민포럼] 어마어마한 그림 가격의 비밀 | ||||
이광서 아이부키㈜ 대표·논설위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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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들은 초월적이며 장인적인 능력을 발휘하는 작품에 대해서는 감탄을 보내다가도 '만만해 보이는' 현대 회화의 어마어마한 가격에 대해서는 의심을 넘어 분노를 표출하기도 한다. 사람들은 눈에 띄는 노력을 칭송하는데는 익숙하지만 반대로 노력이 드러나 보이지 않는 것은 잘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러나 우리가 누리는 '현대'는 차곡차곡 쌓이는 노력에 대한 환상을 해체하면서 시작되었다. 그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바로 현대의 그림들이다. 노력을 부정하는듯 보이는 현대 회화는 보통 사람들에게 절망감을 안겨준다. 세상이 노력만으로 되지 않는다는 사실은 큰 충격이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노력이라는 벽돌을 차곡차곡 쌓아올린 만큼 보상이 돌아오는 안전하고 착한 세상을 기대하지만 실제로 세상은 훨씬 불안정하고 예측하기 어렵다. 누군가는 평생 착실히 살아도 이렇다할 보상을 얻지 못하고, 누군가는 아무런 노력 없이 큰 성공을 거두기도 한다. 분명 제한된 영역에서는 노력이 보상으로 돌아오는 안정된 구조를 가지고 있다. 학교 시험은 노력한 만큼 성적이 나온다. 그러나 더 많은 학생들의 공부 패턴을 관찰하게 되면 조금씩 어긋나기 시작한다. 어떤 경우는 노력과 보상의 원리가 전혀 반대로 작동하기도 한다. 노력이 부정되는 성공 사례를 사람들은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노력은 개인의 영역이지만 보상은 외부에서 주어진다. 커다란 성공일수록 외부의 개입은 커지게 마련이어서 개인에 한정된 노력만으로 큰 성공을 이룬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반대로 말해 노력으로 성취를 쫓는 것이 아니라 세상이 긴밀하게 엮인 지점에 숟가락을 얹어놓으면 힘들이지 않고 큰 성취가 따라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이우환의 붓질은 왜 수십억원의 가치를 가지는가. 그것이 엮인 지점을 보면 답이 보인다. 그 붓질이 들어가 있는 맥락을 읽어야 한다. 맥락과 상관없는 뛰어난 기술은 사람들의 경탄을 살 수는 있어도 가치는 없다. 작가들은 이심전심의 뛰어난 팀플레이를 통해 맥락을 창조하고 이어간다. 돈은 버는 것이지만 자본은 창조하는 것이다. 단위가 커질수록 더 긴밀해지고 더 많은 것과 연동된다. 결국 세상의 변화를 얼마나 민감하게 내면화시키느냐가 중요해진다. 세상의 큰 변화는 특정 개인이나 특정 사건 때문에 생기는 것이 아니라 이미 임계상태이기 때문에 일어난다. 민감한 지점을 발견한 개인은 큰 변화를 촉발시키는 방아쇠 역할을 할 수 있다. 인류가 정교하게 엮여 있는 생태계를 인식해야 그림 가격의 비밀을 알 수 있다. 인류 공동의 작업장이라는 개념을 받아들여야 한다. 몬드리안의 그림은 레고블록이나 이케아가 나올 수 있는 배경을 디자인한 것이다. 말레비치의 아무것도 없이 색면만 덩그러니 있는 캔바스와 스티브잡스의 아이폰이 긴밀하게 엮여 있다는 사실을 봐야 한다. 연동되지 않는 것은 약한 구조를 가진다. 세계가 나아가는 방향과 역행하는 어떤 시도도 큰 성공을 일구어낼 수 없다. 개인의 성공은 물론이고 더 나아가 국가의 권력구조도 마찬가지다. 신과 같이 무소불위의 통치자를 상정하는 권력은 개인의 초월적 노력에 의한 성공 스토리 만큼이나 시대에 뒤떨어져있다. 땅콩항공 사태에서 보듯이 제왕적 권위는 조롱의 대상일 뿐이다. 이제 우리는 선진국을 추종하는 위치에서 한 발 더 나아가 포지션을 선점하여 가치를 창조해내야 하는 새로운 도전을 받아들여야 한다. 왜 이우환의 붓질이 수십 억이 아니라 수백 억이 못 되느냐고 반문해야 한다. |
무릇 가치라는 것은
자연의 어떤 개체에 고유한 것이 아니라
세상 모든 것은 두루 연결되어 있고
그 연결의 구심점에 걸리는 트래픽에 연동되는 것입니다.
우리도 이제는 예술로 먹고 살아야 하는 나라가 되었으므로
스스로 자기 자신의 가치를 정해야 합니다.
정명훈의 가치는 정명훈의 지휘솜씨에 있는게 아니라
대한민국이 스스로 자기 가치를 얼마로 매기느냐에 달려있는 거죠.
똥값을 매기면 대한민국은 똥이 되고
엿값을 매기면 대한민국은 엿이 되는 거죠.
정명훈에게 지불되는 보수는 개인의 지휘역량에 대한 보수가 아니라
정명훈이 만들어놓은 마피아에
세계의 우수한 연주자가 얼마나 집결되는지에 따라 집행되는 것이며
그 또한 자본의 원리상 돈이 먼저 가고 사람이 나중 따라오는 구조입니다.
구조론에서 항상 말하는 경제학의 원리는
일단 화폐를 먼저 발행하고
발행한 화폐만큼 생산으로 충당한다는 거죠.
현물을 먼저 생산하고 존재하는 현물만큼 화폐를 찍어내는게 아니라
화폐를 먼저 발행하고 화폐만큼 현물이 따라와야 하는 것이며
이는 화폐가치를 지속적으로 떨어뜨린다는 전제를 깔고 가는 것입니다.
화폐를 먼저 써야 이득이 되도록 시간공격을 가하는 겁니다.
금을 장롱에 쌓아놓으면 금이 썩어서 똥이 되도록 만들어놔야 경제가 돌아갑니다.
경제의 요체는 시간공격을 가하여 장차 돈을 휴지로 만들고
부단히 새로운 신용을 찍어내는 거죠.
돈을 먼저 발행해서 현물을 낚고
다시 그 돈을 휴지로 만들어 물갈이 함으로써
현물의 가치를 높이는게 핵심입니다.
교묘한 트릭이 숨어있는 일종의 낚시죠.
마찬가지로 정명훈의 연주에도
일단 돈이 먼저 가고 다음 사람이 따라오는 것이며
일단 보수를 지불하고 그 보수에 맞게
정명훈이 해외에서 특급 연주자를 데려왔느냐를 규명해야 하는 거죠.
그리고 어떤 경우에도 일단 가치를 높이는게 홍보효과를 낳죠.
먼저 큰 액수를 불러놓고 다음
그 돈을 어떻게 똥으로 만들까를 궁리하는게 수법이죠.
계속 시간공격을 해서 현실에 안주하지 못하게 닦달하는 것입니다.
은행이 융자를 해준다음 조이는 것과 같습니다.
대개 낚여서 은행의 노예짓을 하다가 청춘을 다뺏기는 거고
그게 자본의 방법입니다.
하여간 시스템은 그렇게 굴러갑니다.
밥 먹고 살려면 낚이지 말고 낚는 어부가 되어야 합니다.
중국이라는 거대한 낚시터가 있는 판에.
아무님 짱
http://www.jemin.com/news/articleView.html?idxno=350414
제민일보 링크
ㅋ 글이 살짝 수정되었구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