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론은 간단히 어떤 그것이 아니라, 어떤 것과 다른 것의 사이가 존재하는 바로 그것이라는 깨우침이다. 봉건시대로 되돌아가보자. 어떤 사람은 같은데 그 사람이 귀족이나 평민으로 대우받는다. 귀족이나 평민의 존재는 그 사람 자체의 고유한 속성이 아니라 사회의 관계다. 사람 자체를 교화해서 평민을 귀족으로 바꾸는 방법은 없다. 제도를 개혁해서 평민을 귀족으로 바꾸는 방법은 있다. 신분제도가 철폐된 현대사회라면 인격이나 성격이다. 그 인격이나 성격도 봉건시대의 신분과 마찬가지로 그 사람 내부에 고유한 것이 아니라 사회적인 관계로부터 유도되는 것이다. 역시 사이다. 세상은 사이다. 어떤 것이 둥글거나 모나거나 간에 그것은 사이다. 돌이 거칠고 모나면 깊은 산 속의 계곡이고, 돌이 둥글둥글하면 넓은 평지의 강이다. 돌은 같은데 계곡이냐 강이냐가 결정한다.
◎ 계곡의 돌은 거칠다. 사람은 같은데 중국에 살면 중국인 되고, 한국에 살면 한국인 된다. 남자나 여자처럼 고유한 속성도 있는듯 보이지만 한 꺼풀 더 벗겨 보면 아니다. 역시 유전자 염기서열이라는 사이가 결정한다. 더 잘게 쪼개서 원자 단계, 소립자 단계로 깊이 들어가보면 물질의 고유한 속성은 없고 모든 것이 사이로 환원된다. 원자나 입자는 없고 ‘사이자’가 있다. 물리학으로는 양자개념이 이에 가깝다. ◎ 세상의 기본요소는 원자가 아니라 사이자, 혹은 양자다. 사이는 간이다. 우리는 그 사이자들 중에서 공간과 시간을 알고 있을 뿐이다. 구조로 보면 공간과 시간 외에도 중첩간, 대칭간, 원소간이 있다. 이러한 이름들은 필자가 임의로 명명한 것이다.
◎ 질 - 중첩간 어떤 둘의 사이가 어떤 꼴을 하고 있느냐에 따라 다섯 간으로 구분할 수 있다. 공간과 시간은 그 간들 중의 하나에 불과하다. 그 사이를 유도하는 기본 바탕은 에너지와 그 에너지의 요동이다. 에너지의 요동이 사이를 만들고 그 사이가 중첩되는가 대칭되는가 비대칭인가 연속되는가 불연속인가에 따라 중첩간, 대칭간, 공간, 시간, 원소간을 이루며 우선순위에 따라 집합과 원소가 된다. 중첩의 원소는 대칭, 대칭의 원소는 공간, 공간의 원소는 시간, 시간의 원소는 원소라는 거다. 반대로 원소의 집합은 시간, 시간의 집합은 공간, 공간의 집합은 대칭, 대칭의 집합은 중첩이 된다. 수학은 집합론으로 시작된다. 우리는 집합이 입자라고 여기지만 실제로는 사이다. 대나무의 마디는 입자와 같고 마디와 마디 사이는 말 그대로 사이다. 그런데 대나무는 그 사이들의 집합이다. 사이는 중첩되거나, 대칭되거나, 비대칭되거나, 연속되거나, 불연속 된다. 사이는 그 종류가 많을 수 없다. 사이는 보통 비어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구조는 곧 사이다. 핵심은 에너지의 중첩이다.
◎ 중첩 – 질.. 원, ○ 에너지는 중첩되어 있으므로 이렇다 하고 규정할 수 없는 상태다. 에너지의 요동으로 표현할 수 있다. 그 중첩이 풀리면서 비로소 존재는 형태를 드러낸다. 에너지의 중첩이 풀리는 순서가 있다. 그것은 대칭과 비대칭이다. 에너지는 먼저 대칭을 이루고 다시 비대칭의 순서로만 중첩된 상태가 풀릴 수 있다. 자연의 도형은 다섯 뿐이다. 그것은 원과 사각형과, 삼각형과, 선과, 점이다. 원은 중첩된 상태다. 오각형 이상의 다각형은 삼각형의 집합이다. 그러므로 자연에 실제로 있는 도형은 이 다섯 뿐이다. 각각, 4차원 밀도, 3차원 입체, 2차원 각, 1차원 선, 0차원 점이 된다. 에너지의 중첩은 대칭에 의한 꼬임과 풀림이다. 꼬였으므로 풀리는 것이다. 꼬임은 공간을 낳고 풀림은 시간을 낳는다. 풀린다는 것은 반복된다는 말이다. 반복되면 선이다. 선이 멈추면 점이다. 대칭은 짝짓기다. 내부와 짝지으면 대칭이고 외부와 짝지으면 불연속이다. 질은 밖에서 안으로 짝짓고, 입자는 내부에서 짝짓고, 힘은 짝지어진 꼬임을 공간으로 풀고, 운동은 시간으로 푼다. 어떤 것을 외부에서 타격하면 외부의 가해진 에너지가 정지상태를 가속상태로 바꾸면서 외부≫내부의 진입, 내부≫내부의 대칭, 내부≫공간의 틀기, 내부≫반복의 풀기의 순서대로 전개한다. 마침내 그 힘이 멈추어 되머임되거나 혹은 다른 것에 침투하여 빠져나가면 받기≫쌓기≫틀기≫풀기≫주기의 순으로 사건을 종결시킨다. 어떤 것을 타격했을 때 에너지가 존재를 가속하는 순서다. 관성의 법칙에 따라 그냥 그 상태로 있으면 아무 것도 아니다. 중력의 작용처럼 가속도운동을 하면 반드시 이 순서를 밟는다. 사과를 공중에서 놓으면 관성의 법칙에 따라 가만있어야 한다. 그런데 사과는 가만있지 않고 떨어진다. 이 상황은 마치 질량보존의 법칙을 어기는 것처럼 보인다. 중력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그 이전에는 중력이 작용하지 않았나? 아니다. 중력은 숨어 있었다. 중력이 숨어있다는 말은 내부에서 소립자 이하의 단위로 보면 1초에 10조번 이상 진동하고 있었다는 말이다. 받기≫쌓기≫틀기≫풀기≫주기의 에너지 활동이 물체 내부에 감추어져 있었던 것이다. 중력이 강한 지구 중심쪽 시간이 느리게 흐르므로 물체 내부의 운동이 지구 쪽으로 쏠리는 것이 중력이다. 시간이 느리게 흐른다는 말은 반복에서 포지션을 공유하므로 거리가 짧다는 말이다.
◎ 외부와 내부의 짝 - 질 짝짓기의 반복으로 이루어지는 선이 특정한 방향으로 연결되고 옆을 밀어내면 공간이 된다. 즉 띄어진 간격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공간은 시간이 꼬인 것이며 시간은 공간이 풀린 것이다. ┗━━━━┓ 공간이든 시간이든 모두 에너지의 중첩, 대칭, 비대칭, 연속, 불연속이라는 다섯가지 사이에 다름 아니다. 우리는 이 중에서 공간과 시간만을 이해하고 있으나 사실은 더 많은 간들이 있다.
수학이란 관계만 보는 것입니다. 아인슈타인은 간단히 물리학을 기하학으로 바꿔버렸습니다. 아인슈타인은 물질을 본 것이 아니라 그 물질이 놓여있는 사이를 본 것입니다. 물리학을 구조론으로 바꾸면 이렇게 됩니다. 역시 사이를 보는 방법입니다. 존재는 곧 사이입니다. 사이를 보면 전모가 보입니다. |
'아마추어는 음표 하나 하나를 짚으려하지만, 위대한 연주자는 음표와 음표 사이의 공간을 만들어낸다'던.
음악도, 춤도, 모든게 구조적인 것이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