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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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1085 vote 1 2014.05.25 (20:25:42)

 

    왕을 죽여야 국민이 산다


    17번째 태국 군부쿠테타의 배후는 88살 먹은 국왕이다. 태국도 할배가 말아먹고 있다. 태국의 국왕은 단순한 통치자가 아니라 거의 살아있는 신이다. 티벳의 달라이 라마와 다를 바 없다.


    국왕 이름이 라마 9세 푸미폰아둔야뎃인 것도 그렇다. 쿠데타 세력은 탁신정권의 부패를 말하지만, 탁신의 부패도 국왕에게 맞서려는 의도 때문이다. 신권을 휘두르는 왕족과 대결하려면, 마찬가지로 종교적 숭배에 기초한 가문지배체제를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진보와 보수의 시스템 대결로 가는 것이 아니라 인물 대 인물, 가문 대 가문, 광신 대 광신으로 가는 종교적 대결구도가 되면 부패는 피할 수 없다. 부패로 돈을 모아야 종교적 자선을 베풀어 환심을 살 수 있으니까.


    영국, 일본, 태국의 공통점은 왕이 있고, 한때 제법 잘나가다가 몰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구조적인 필연이 있다. 왕은 상부구조다. 상부구조를 닫아버리고 하부구조를 쥐어짜는 방식을 쓴다.


    이 방법이 일시적인 정치안정을 이루어 경제를 흥하게 하지만 독재정권의 몰락코스를 밟는다. 상부구조 고민을 안 하기 때문이다. 상부구조는 외교다. 태국은 친미냐 친중이냐 고민할 필요가 없다.


    한국은 친미친일의 해양세력과 친북친중의 대륙세력이 대결하는 모양새다. 중간에서 눈치를 본다. 중요한 것은 팽팽한 긴장이 조성되어 있고 고민을 한다는 점이다. 이는 왕이 없는 나라의 특징이다.


    영국, 일본, 태국은 그러한 상부구조 고민을 안 한다. 수구꼴통은 왜 박근혜를 찍을까? 상부구조 고민을 하지 않기 위해서다. 보통 그렇게 망한다. 왕에게 정신적으로 의존하는 심리가 있다.


    자기가 왕에게 의존하니, 외국도 자기나라 왕에게 의존하는 줄 안다. 심지어 일본인들은 2차대전때 두리틀 작전으로 본토가 폭격을 당하자 큰 충격을 받고 어이없어 했는데 그 이유는, 어떻게 왕이 있는 어전을 무엄하게도 공습할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고 한다.


    일본에는 왕이 있기 때문에, 미국이 일본 본토는 감히 건드리지 못할 것이라고 제멋대로 생각한 것이다. 그것은 너무나 무엄하고 불경스런 만행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왕이 있으면 이런 망상을 하게 된다.


    왕이 있으면 외국이 우리를 얕잡아보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은 거꾸로 왕을 세워놓고 외국과의 관계를 고민하지 말자는 거다. 심리적인 도피다. 왕을 없애야 한다. 그래야 침몰하는 배에서 탈출할 수 있다.


    박근혜 선장님이 어련히 알아서 챙겨주겠나 하고 상부구조 고민을 하지 않으므로 침몰하는 새누리호에서 탈출하지 못하는 것이다. 고민을 해야 한다. 아슬아슬한 긴장속으로 뛰어들어야 한다.


    지금 우리가 당면한 문제들에 해답은 거의 바깥에 있다. 그런데 그 바깥세계는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무조건 안을 쥐어짠다. 전교조만 닥치고 있으면, 노동자만 가만이 있어주면, 학생들만 데모를 멈추어주면 경제가 잘 되겠지 하는 식이다. 보통 이런 식으로 망한다.


    북한에는 무려 7천조원어치의 자원이 있다고 한다. 푸틴은 중국과 10년을 끌어오던 가스공급계약을 체결했다. 한국의 활로는 토륨발전을 하고, 러시아 가스를 들여오고, 중국시장을 여는데 있다. 답은 바깥에 있다. 이미 백만명이 중국에 진출했다.


    그러나 보라. 진보든 보수든 밖은 거들떠 보지 않고 한사코 안을 쥐어짜려고만 한다. 저쪽은 노동자만 참으면 된다거니, 학생만 닥치면 된다거니 하고 이쪽은 재벌만 족치면 된다거니, 혹은 부동산만 잡으면 된다는 식이다.


    이런 수동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있으므로 자기도 모르게 박근혜에게 의존하는 심리를 가지게 된다. 바깥문제는 박근혜가 외국에 나가서 패션쇼나 한 번 해주면 대강 정리가 되겠지 하는 식이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뼈를 베려면 살을 내줘야 한다. 외국과 얽혀야 한다. 톱니바퀴가 맞물려 돌아야 한다. EU처럼 일부 주권의 제약을 감수하고라도 외국과의 관계가 긴밀해져야 한다.


    왕의 존재는 스스로 심리적인 한계선을 긋는 것이다. 이 한도 이상은 고민하지 말자. 서로 건드리지 말기로 묵시적으로 합의하자는 거. 그런 나라에는 미래가 없다. 건드리지 말아야 할 것을 과감하게 건드려야 한다. 넘지 말아야 하는 선을 용기있게 넘어야 한다.


    ###


    "스탈린은 할힌골 전투 후 주코프를 불러들여 일본군이 어떠한가 물었고 주코프는 '사병과 하사관들은 용감하고, 초급장교들은 완강했지만, 고급장교들은 무능하다.'고 평가했다. 마치 롬멜이 이탈리아군을 '병사는 훌륭하지만 장교는 형편없고 장군은 쓰레기다.'라고 평가한 것과 비슷하다."(엔하위키) 


    이와 유사한 이야기는 많다. 사병이나 하사관이 용감한 이유는 내부에서 뺑뺑이로 경쟁시키기 때문이다. 지휘관이 무능한 이유는 경쟁되지 않기 때문이다. 할힌골 전투에 참여한 23사단은 일본군의 관습에 따라 시마네 현 소속 병사들로만 채워진다고 한다. 군 고위층이 봉건귀족들의 족벌간 나눠먹기로 되어 있는 것이다. 


    문제는 컨셉이다. 곧 죽어도 상부구조를 경쟁시켜야 한다. 재벌과 관료를 갈궈야 한다. 공무원은 갈구면 열심히 일하는 조직이다. 그런데 왕이 있으면 컨셉이 잘못되어 상부구조를 건드리지 말기로 묵시적으로 합의하고, 하부구조의 노동자만 정규직, 비정규직 차별해서 경쟁시키는 방향으로 간다. 일시적 효율을 얻지만 장기적으로 망가지고 만다. 모든 좋은 것은 위에서 떨어지기 때문이다. 


    도토리 열번 구르는 것보다 호박 한 번 구르는게 더 멀리 간다. 노동자 열번 갈구는 것 보다 대통령 한 번 잘 뽑는게 낫다. 국가의 컨셉을 그쪽으로 정해야 한다. 노동자를 착취하면 이윤이 1퍼센트 증가하지만 CEO를 착취하면 100퍼센트 증가한다. 선진국은 대주주들이 CEO를 착취하는 노하우가 발달해 있다. 



사진사2 105.jpg

   

    학문의 세계에도 서로 건드리지 말기로 묵시적으로 합의된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깨달음의 영역입니다. 과감하게 그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어야 합니다. 진정한 세계로 용기있게 나아가야 합니다. 정지한 것을 관측하는 지식의 세계와 움직이는 것을 다루는 깨달음의 세계가 있습니다. 둘은 완전히 다른 별개의 지적 영역입니다. 더 높은 층위의 세계로 용기있게 올라서야 합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8]차우

2014.05.26 (07:13:17)

질문입니다.


1. "EU처럼 일부 주권의 제약을 감수하고라도 외국과의 관계가 긴밀해져야 한다." 라고 하셨는데, EU 국가들이 서로 관계가 긴밀한 것은 알겠으나, 일부 주권이 제약받는다는 말은 무슨 의미에서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2. "선진국은 대주주들이 CEO를 착취하는 노하우가 발달해 있다."라고 하셨는데, 구체적인 방법이 떠오르질 않습니다. 예를 들어주시면 안될까요?

프로필 이미지 [레벨:20]아란도

2014.05.26 (08:05:07)

 

1. 자국의 이익 극대화를 어느 나라나 꾀하고 있지만, EU는 자발적 희생(?) 혹은 감수를 통하여 균형을 맞춰가려는 시도가 아닌가 ...생각해보네요... 이게 안되면 장기적으로 자국들의 손해이기도 하므로... 다닥다닥 다 붙어 있으므로...

 

2. CEO에게 전권을 주되... 못하면 갈아 치우는거 아닐런지... 잡스 나가거래이...잡스님 다시 옵세요...

 

3. 또...한 가지를 추가하자면, 상류층 압박, 흠...사람노릇 하려면 이정도는 해야한다. 사람축에 낄려면 이만큼은 내놔야 한다. 그정도 안하면 안 놀아 주는 분위기 형성... 파티 등을 통하여 압박... 체면을 유지 시키는 것에서 사회환원을 안하면 개망신 주는거....( 보통 노블레스 오블리주(IPA: )란 프랑스어로 "귀족성은 의무를 갖는다"를 의미한다. 보통 부와 권력, 명성은 사회에 대한 책임과 함께 해야 한다는 의미로 쓰인다.) 

이거 실천 안하면 귀족도 뭣도 상류층도 부자도 암것도 아니고 인간 아니다.

제대로 굴러가는 조선 사회라면 양반 노릇 쉽지 않았듯이, 제대로 굴러가는 서양 사회라면 사회환원 안하면 살기 쉽지 않다.

이것으로 압박하면 사회환원은 어느정도 이루어질듯....

그러니까....골자는 사람노릇에는 같이 사는 책임감이 필요하다. 결국 그것이 자기재산 지키는 길이기도 하다. 라는 그런거 아닐까...하는 생각 해보게 되네요.....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4.05.26 (10:12:56)

당연한 상식을 질문하다니.

스위스 노르웨이 등이 EU에 가입하지 않은건 주권문제 때문입니다.

영국도 가입거부 한다고 말이 많았는데.

그리스 사태 등만 보더라도 주권이 상당히 제약받았죠. 

주권제약을 거부하다가 EU에서 짤릴뻔 했는데 독일이 봐준거.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선진국에서 CEO는 한국 프로야구팀 감독보다 못하죠. 

실적 떨어지면 바로 짤립니다. 

법대로 하면 건희도 벌써 짤렸고.

그룹회장이라는건 법적실체가 없는 불법단체입니다.

주식도 없는 건희가 삼성경영에 간여하면 범죄죠. 


[레벨:30]스마일

2014.05.26 (10:13:31)

1. EU의 통합은 화폐통합이고, EU에 가입되지 않는 영란은행을 제외하고

각국에서는 통화량을 조절할 수 있는 화폐발행권이 없습니다.

그래서 그리스에서 금유위기가 와도 그리스는 자체적으로 EU화폐를 발행할 수 없습니다.

EU회원국의 승인이 있어야하고 EU에서 지분이 젤 큰 독일의 눈치를 많이 봅니다.

이것은 통화주권이 제한되어 있는 것입니다.

 

2. 민주주의를 3음절로 말하자면

면전에서 따지는 것,

그러나 따지려면 지분이 있어야 합니다.

민주주의는 투표로 따질수 있고,

주식회사는 주식(주권)으로  CEO에게 주주총회에서 따질 수 있습니다.

자본주의는 이런면에서 민주주의와 닮아 있습니다.

조건이 있어야 따지는 것.

그리고 선진국일수록 펀드나 기금등을 통하여

중산층은 주식을 많이 보유하고 있고,

주식의결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주주총회에서 발언권이 있습니다.

그래서 기업들은 중산층의 눈치를 보게 되어 있습니다.

[레벨:5]msc

2014.05.26 (08:30:18)

용기가,,,노동자착취1%,CBO갈궈100%,,,용감한발언입니다,,,,언제 이런날이 올까요,,/승진욕심이 망설여집니다,,,,,감사

[레벨:4]당당

2014.05.28 (09:35:01)

####

제목은 맞지만 태국은 잘못된 진단이다.


####

태국의 문제는 왕이 있기 때문이라가보다 지배권력이 이원화되었기 때문이다.

1종. 왕-왕비-공주-왕족-군부-관료-전통재벌-방콕상류층-늙은층

2종. 세자-신흥재벌-서민-동북부-농민-젊은층


또다른 문제는 1종이 지배권력을 놓지 않으려는 것이다.

2종이 가진 합법적권력을 1종이 가진 무력-사법권력으로 뒤엎는 것이다.

벌써 3번째다. 


####

일원적 권력을 가지지 못해서 생기는 문제다.

다르게 말하면 명시적 권력과 암묵적 권력이 따로 논다.

총리가 가진 권력-임금이 가진 권력이 따로 놀고

그 갈등의 와중에 노는 군부-사법권력들이 장난을 친다.


왕이 통치하든, 총리가 통치하든 일원적으로 통일해야 문제가 해결된다.

왕이 통치하면 서민대중들의 요구를 반영할 수 없으니 총리가 통치하고 

왕은 없애든지, 아니면 상징적존재로 남는 것이 맞다.

그러나 1종권력들은 그럴 무력-사법권력으로 방해하고 있는 것이다.


총리는 사법권력을 통제할 수 없다.-임명할 수 없다. 행정부의 모든 것을 간섭한다.

총리는 군대를 통제할 수 없다.-임금이 임명한다. 계엄을 군대 독자적으로 내린다.


####

왜정시대에 일본군이 난맥상을 보인것도

임금-총리-군부의 권력이 명시적으로 규정되지 못했기 때문에 문제가 생겼다.


미국이 일본을 폭격하지 못할 거라는 건 헛소리고.

프로필 이미지 [레벨:13]kilian

2014.05.29 (01:39:23)

간단히 말해서, 왕이 권력이 있다기보다는 (힘을 가진) 군바리들이 왕(관련 세력들)을 얼굴 마담격으로 이용하는 것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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