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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8179 vote 1 2014.04.29 (01:37:13)

 

    깨달음의 교과서


    고정된 것 위에 움직이는 것이 있고, 움직이는 것 위에 자라는 것이 있다. 완전한 것은 자라는 것이다. 이 도리를 아는 것이 깨달음이다.


    고정된 것은 절대적이다. 움직이는 것은 상대적이다. 자라는 것은 절대적이나 그 절대성은 고정된 것의 절대성과 다르다. 이는 상대성을 품은 절대성이다. 층위가 다르다. 상대성을 품은 절대성이 비로소 완전하다. 이 도리를 아는 것이 깨달음이다.


    청원 유신의 견산견수와 같다. 성철의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다와 같다. 애초에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었다. 그러나 살펴보니 산은 산이 아니고 물은 물이 아니었다. 다시 살펴보니 애초대로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었다. 그러나 이 나중의 산과 물은 팀으로서의 산과 물이다. 애초의 고립된 산과 물이 아니다. 산이 그 산이 아니고 물이 그 물이 아니다. 산은 물을 품고 물은 산을 휘감는다. 그 산은 물을 품은 산이고 그 물은 산을 품은 물이다. 이 도리를 아는 것이 깨달음이다.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다 하는 관점은 맹목적 긍정주의다. 이는 노예가 주인에게 충성하는 것이다. 산은 산이 아니고 물은 물이 아니다 하는 관점은 맹목적 긍정을 넘어서는 부정주의다. 그것은 의심하고 회의하는 것이다. 다시 돌아와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다 하는 관점은 의심과 회의와 비판을 넘어서는 진정한 긍정주의다. 그 안에는 의심과 회의를 담고 있다. 그 긍정은 노예의 긍정이 아니라 주인의 긍정이다. 그것은 의심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경우의 수에 각자의 시나리오로 대비하는 것이다.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긍정이다.


    절대성과 상대성, 긍정과 부정의 관계를 획일성과 다양성의 관계로 볼 수 있다. 산의 기슭은 다양하지만 에너지가 없다. 산이 정상은 획일적이지만 에너지가 있다. 진정한 것은 기슭의 에너지가 없는 난삽한 다양성이 아니고, 에너지가 있지만 다양성이 없는 외로운 정상도 아니고, 기슭을 품은 정상이다. 정상에서 기슭을 바라보는 것이다. 에너지고 있고 다양성도 있다.


    하나를 보면 절대성이고 둘이 마주보면 상대성이다. 그 둘이 공유하는 토대를 보면 진정한 절대성이 된다. 이 진정한 절대성은 애초의 그 절대성이 아니다. 그것은 하나지만 하나가 아니다. 그것은 하나의 팀이다. 하나의 의사결정 단위다. 그 안에 에너지가 있다.


    하나를 보면 긍정이고 둘을 보면 부정이며 그 둘이 공유하는 토대를 보면 다시 긍정이 된다. 이 긍정은 애초의 맹목적 긍정과 다르다. 노예의 긍정이 아니라 주인의 긍정이다. 하나를 보면 획일성이요 둘을 보면 다양성이다. 둘이 공유하는 토대를 보면 획일성이 되나 다양성의 가지를 거느린 나무의 줄기가 가진 획일 성이다. 나무의 줄기는 하나이나 그 안에 다양한 잎과 가지를 품고 있다. 나무의 잎이 가진 다양성은 떨어진 낙엽과 같아서 에너지가 없고 쓸모가 없다. 그 다양성은 버려진다. 가짜다. 그것은 노예의 긍정과 같고 고립된 절대성과 같다.


    깨달음은 의사결정의 권한을 깨닫는 것이다. 고정된 것은 타자에 의해 평가될 뿐 자기 결정권이 없다. 움직이는 것은 권한이 있으나 그 권한은 상대적이다. 방어만 할 수 있을 뿐 공격할 수 없다. 선제대응할 수 없다. 선수가 아니라 후수가 된다. 성장하는 것만이 공격과 방어를 자유자재로 할 수 있다. 선제대응할 수 있다.


    고정된 것이 전투라면 움직이는 것은 전술이고 성장하는 것은 전략이다. 고정된 전투는 절대적이고 긍정적이나 그것은 고립된 노예의 것이다. 움직이는 전술은 상대적이라 선수를 잡을 수 없다. 오직 성장하는 전략만이 절대적이면서 긍정적이면서 다양성을 품고 있다.


    전략은 나무의 흔들리지 않는 줄기와 같고, 전술은 가지와 같고, 전투는 잎과 같다. 의사결정은 전략에서 일어난다, 그곳에 천 개의 가지를 아우르는 소실점이 있다. 조직이 성장하는 생장점이 있다. 무리가 나아가는 방향성이 있다.


    전투는 음과 양, 좌와 우, 빛과 어둠의 대칭 중에서 미처 대칭을 보지 못하고 그 둘 중에서 한쪽만을 보는 것이요, 전술은 둘을 대칭시켜 보되 머리와 꼬리를 분간하지 못하는 것이며 전략은 둘을 하나의 축에 꿰어 비대칭적으로 이해하는 것이다. 화살의 머리와 꼬리는 대칭되지만 방향이 있다. 나무의 가지는 앞과 뒤가 대칭되지만 생장점은 가지끝에만 있다. 대칭된 둘 중에서 생장점과 방향성을 아는 것이 깨달음이다. 머리와 꼬리는 대칭되지만 머리가 꼬리를 흔들 뿐 꼬리가 머리를 흔들 수 없다. 물론 아주 잠시는 꼬리도 머리를 흔들 수 있다. 그러나 꼬리가 머리를 흔드는 힘은 본래 머리에서 빌려온 것이다. 그러므로 머리가 에너지 공급을 잠가버리면 통제된다. 보수가 진보를 치는 힘은 진보에서 빌려온 것이다. 반면 진보가 보수를 치는 힘은 창조에서 나온 것이다. 진보에는 발명가의 절대적인 권한이 있다. 보수는 진보가 실패했을 때 상대적인 권한만 주어질 뿐이다. 진보의 권한이 발명가의 절대권한이라면 보수의 권한은 수요가 공급을 능가할 때 공급자의 상대적인 권한이다. 수요가 감소하면 보수의 권한은 사라진다. 그러나 발명가의 권한은 절대적이다.


   


   사진사2 105.jpg


    자라는 것은 전략, 움직이는 것은 전술, 고정된 것은 전투입니다. 전투는 무조건 강자가 이깁니다. 전술은 나중에 움직이는 쪽이 상대의 힘을 역이용하는 되치기로 이깁니다. 먼저 공격하는 쪽은 오직 자기의 힘으로만 싸우지만 나중 공격하는 쪽은 자기의 힘에도 상대의 힘을 더하므로 힘이 두배가 되어 승리하는 것입니다. 권투의 크로스 카운터와 같아서 힘이 정확히 두 배가 됩니다. 야구의 홈런은 투수의 힘과 타자의 힘이 합쳐지는 것과 같습니다. 전략은 지구를 자기편으로 만들어 양쪽에서 협공하므로 무조건 이깁니다. 지구를 자기편으로 만들면 자신의 첫번째 타격이 도로 자신에게 되돌아오므로 힘을 계속 늘려갈 수 있습니다. 레슬러가 상대방을 링 줄에 던졌다가 튕겨져 나올 때 치는 것과 같습니다. 자신의 첫번째 타격과 두 번째 타격이 합쳐지므로 무한히 강해집니다. 이러한 구조는 언어가 중복되므로 언어로는 옳게 표현할 수 없고 모형적으로 이해해야 하므로 깨달음입니다. 인간의 언어가 절대어가 아닌 상대어이기 때문입니다. 


[레벨:5]msc

2014.04.29 (09:54:26)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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