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은 완전하다.
수정이 이루어지면 그 뿐
이미 소통은 이루어졌다.
존재의 1사이클은 완성되었다.
꽃의 임무는 달성되었다.
남는 자원은 무한정 소비한다.
꽃잎은 저리도 총총하다.
조금의 빈 공간도 두지 않는다.
단 한번 암술과 수술의 만남에
저 많은 꽃잎들의 갈채가 있는 거다.
단 한 번의 절정을 위하여
저리도 많은 축복과 환호성이 쏟아지는 거다.
봄에 돋은 싹이 여름에 자라
그 오랜 동안의 시련을 극복하고
가을에 기어이 꽃 피울 때는
작은 꽃가루의 만남 한 번으로 충분하지만
농부가 정월 대보름을 맞아 파종할 종자를 선별해두고
남는 곡식을 뻑적지근한 잔치로 처분해 버리듯이
꽃에게는 마음껏 퍼주는 미덕이 있다.
나비나 벌에게도 퍼주고
지나가는 길손에게도 향을 퍼준다.
어머니가 밥을 고봉으로 담아주듯이 최대한 베풀어준다.
자연의 모든 이치가
아슬아슬하게 들어맞도록 설계되어 있지만
꽃은 철철 넘치게 피어난다.
꽃은 마음껏 자원을 낭비한다.
과연 저렇게 많이 필 이유가 있을까 싶도록
과연 저렇게 많은 꽃잎이 필요할까 싶도록
그 사랑을 퍼주고
그 향기를 퍼주고
그 아름다움이 흘러넘치고
미인이 만인에게 그 아름다움을 과시하듯
꽃은 모두에게 나눠준다.
그것이 사랑의 진짜 의미가 아닐까.
그것이 완전의 진짜 의미가 아닐까.
진리와 깨달음의 진짜 의미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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