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3524 vote 0 2009.04.28 (00:14:29)

[82P 사건의 이해 ]


쓸데없이 어렵다고 생각되어 책에서는 간단히 다루고 넘어갔는데 동영상을 하다보니 ‘존재는 사건이다’는 개념이 중요하게 생각되었다. 마침 질문하는 분도 있고 해서 조금 더 깊이 들어가보기로 한다.


구조는 존재의 구조다. 존재는 자연의 완전성을 반영한다. 완전은 불완전에 대해 완전이다. 불완전한 것은 우리가 눈과 귀와 코와 몸과 혀로 지각하는 데이터다. 구조는 불완전한 데이터에서 완전한 원리를 찾아가는 중간과정이다.


● 정보의 인식론적 전개 : 불완전한 사실≫의미≫가치≫개념≫완전한 원리


자연에서 불완전한 사실은 사건으로 나타나고 완전한 원리는 일로 나타난다. 존재를 이해한다는 것은 사건(event)이 구조(structure)를 얻어 일(work)로 발전하는 과정을 이해한다는 것이다.


먼저 파악해야 할 점은 사건과 존재의 관계다. 존재는 그냥 가만있는 것이 아니라 공간에서 자기를 보존하고 시간에서 자기를 드러낸다. 가만있는 물질도 내부에서는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우주의 미묘한 밸런스 속에서 자기 포지션을 사수하고 있다. 존재를 뒤집으면 사건이고 사건을 뒤집으면 존재다. 뒤집는다는 것은 주머니를 뒤집듯이 속에 있는 것을 펼쳐낸다는 것이다.


존재를 뒤집어서 탈탈 털면 팀≫무대≫선수≫포지션≫임무가 튀어 나온다. 반대로 사건을 뒤집어서 탈탈 털면 반복≫연속≫가역≫분할≫순환이 발견된다. 존재론과 인식론으로 순서가 바뀌어 있다.


● 사건의 인식론적 전개는 반복≫연속≫가역≫분할≫순환

● 존재의 존재론적 전개는 팀≫무대≫파트너≫포지션≫임무


결국 사건을 이해한다는 것은 귀와 눈과 코와 입과 귀로 전해지는 데이터를 통하여 존재의 일부분을 포착한 인간이 전모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하나의 존재는 하나의 ‘일’인 것이다.


그런데 사건은 흔히 감추어져 있다. 배후에서 무슨 수작을 꾸미고 있는지 알 수 없다. 우리는 반복≫연속≫가역≫분할≫순환을 통하여 팀≫무대≫파트너≫포지션≫임무로 펼쳐지는 존재의 전모를 알 수 있다.


###


event → structure → work

구조론은 존재를 ‘사건’으로 보는 것이다. 그것이 깨달음이다. ‘존재=사건’이다. 우리는 존재가 딱딱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진정으로 말하면 존재는 ‘살아있는 것’이다. 살아서 움직이는 것이다.


존재는 공간에서 자기를 보존하고 시간에서 자기를 드러내며 그 과정에서 명목과 무대와 파트너와 포지션과 임무로 전개한다. 짝을 짓고 활동하고 결실을 얻는다. 에너지를 순환시킨다.


혼자서는 태어날 수도 없고, 자기를 보존할 수도 없고, 드러낼 수도 없다. 그러므로 짝을 지어야 한다. 앞은 뒤와 짝이고 위는 아래와 짝이다. 앞 없이 뒤 없고 위 없이 아래없다. 산 없이 강 없다.


밤 없이 낮 없다. 녀 없이 남 없다. 마이너스 없이 플러스 없다. 모든 존재는 반드시 짝을 가진다. 파트너를 가진다. 포지션을 가진다. 그리고 임무를 수행한다. 이를 가능케 하려면 에너지가 있어야 한다.


에너지를 받아들이고 내보내며 순환시키다 보면 살아서 움직이게 된다. 그렇게 존재는 살아있다. 그것이 사건이며 그 사건의 발전된 형태가 일이다. 1회성의 반복되는 event와 전체적인 work다.


###


있다(is)라는 말의 어원은 치(齒)에서 나왔다. 턱으로 존재하는 사물을 가리켰기 때문이다. 이것(it) 저것에서 ‘있다’가 나왔다. 턱으로 사물을 가리키면 혀가 입천장에 닿아 저절로 it 발음이 나온다.


여기서 파생된 말로 선다(stand)가 있다. 이 말은 이 사이로 바람을 내뿜는데서 나왔다. 씨앗(seed)이 심어져 있는 것이 stand다. isit, stand의 어원은 같다. 있는 것은 그냥 있는 것이 아니라 서(stand) 있다.


서기 위해서는 일어서야 한다. 벌떡 일어나야 하므로 일(work)이다. 일은 일어난다. 사건도 일어난다. itis standing 하여 event work된 것이다. 그 사이에 structure가 있다. structure is standing한다.


남산 위의 바위처럼 가만이 웅크리고 있는 것은 일(work)이 아니다. 벌떡 일어나서 standing한 것이 일이다. 벌떡 일으켜 세우려면 에너지가 필요하다. work는 에너지의 입출력이 전제되어 있다.


존재는 event에 무대, 파트너, 포지션의 structure를 부여하여 에너지가 순환되는 work로 발전시킨 것이다. structure는 에너지가 지나다니는 길이다. 무대와 파트너와 포지션으로 에너지가 흐른다.


● it=is≫stand

● 존재=사건(event)≫구조(structure)≫(work)

● 반복(event)≫연속≫가역≫분할≫순환(work)

● 임무≫포지션≫파트너≫무대≫팀

     

사건의 반복≫연속≫가역≫분할≫순환은 event가 structure를 얻어 work로 발전하는 과정이다. 최종적으로는 work이며 에너지를 순환시킨다. 어떤 대상을 공략하려면 결국 에너지의 입출력을 차단해야 한다.


수구떼와 좌파들이 자유주의세력을 공격하지만 에너지원을 차단하지 못하면 실패다. 자유주의 세력의 에너지는 산업의 혁신에서 나온다. 시장에서 끝없이 혁신이 쏟아져 나오므로 우리는 죽지 않는다.


적을 공격하되 반복을 공격하면 발가락에 상처를 입힐 뿐이다. 더 치명상을 주려면 연속되는 다리를 잘라야 한다. 더 치명상을 주려면 가역되는 허리를 잘라야 한다. 더 파괴하려면 분할되는 몸통을 쳐야 한다.


자유주의 세력의 반복되는 손발은 무엇이고 연속되는 팔다리는 무엇이고 가역되는 허리는 무엇이고 분할되는 몸통은 무엇인가? 최종적으로 순환되는 에너지원을 차단해야 한다. 혁신을 막아야 한다.


북한에는 혁신이 없기 때문에 개혁이 일어나지 않는다. 어떤 종류의 혁신이든 혁신은 반드시 자유주의세력의 에너지원이 된다. 결국 잡초처럼 다시 일어난다. 우리가 부단히 혁신하면 적을 이길 수 있다.


● 반복-모래시계의 모래알 낙하는 반복된다.(작은 부분의 반복이다.)

● 연속-모래시계의 모래알은 연속된다.(시간이 걸리며 시간상에서 합쳐진다.)

● 가역-모래알의 낙하방향은 한 방향이다.(모래와 공기는 위치를 바꾼다.)

● 분할-모래알은 모래덩어리에서 떨어져 나온다.(아래서 다시 통합된다.)

● 순환-모래시계를 뒤집어주면 에너지는 순환한다.(큰 전체의 순환이다.)


위 다섯 항은 본질에서 같다. 즉 반복과 순환은 같은 것이다. 단지 부분의 반복인가 전체의 반복인가가 다를 뿐이다. 순환은 전체의 반복이며 반복은 부분의 순환이다. 에너지에 의해 전체가 결정된다.


이러한 판정의 의미는 작은 개별사건들이 점차 하나로 모여서 큰 사건을 이루어가는 정황을 나타낸다. 애들싸움이 어른싸움이 되고 국가간의 전쟁으로 발전하게 됨을 의미한다.


● 비반복이면 연속이다.(손가락이 멈추면 손목이 움직인다. 손몸에 멈추면 팔이 움직이고 팔이 멈추면 몸통이 움직인다. 볼펜의 볼이 멈추면 볼펜이 움직이고 볼펜이 멈추면 그 볼펜을 쥔 사람이 움직인다.)


● 불연속이면 가역이다.(오른발이 앞으로 가면 왼발은 뒤로 간다. 이 지점에서 밸런스가 드러난다. 밸런스 단위로 움직인다.)


● 비가역이면 분할이다.(팔다리는 몸에서 떨어지는데 붙어 있다. 이 지점에서 몸통이 드러난다. 입자는 부분이 전체를 대표하므로 전체가 움직인다.)


● 비분할이면 순환이다.(더 이상 떨어질 모래가 없으면 다시 모래시계가 뒤집어진다. 물레방아에 물이 쏟아지면 다시 홈통에 물이 고인다. 엔진이 1사이클 회전하면 다시 연료가 주입된다.)


작은 단위가 멈추면 큰 단위가 움직인다. 가장 작은 단위 반복은 일하는 대상을 바라보고(곡괭이가 흙을 바라본다.) 그 위의 단위 연속은 자신을 바라본다(곡괭이와 손과 팔과 몸을 잇는다.)


그 위의 단위 가역은 밸런스를 나타내며(왼발과 오른발을 교대로 작동한다) 가 위의 단위 분할은 전체를 동원하며(몸통이 움직인다.) 그 위의 최종단위 순환은 밖에서 에너지를 끌어온다. 


자동차라면 바퀴는 반복되고, 엔진에서 바퀴까지는 연속되고, 피스톤의 진행방향은 가역되고, 실린더의 배기가스는 분할된다. 그리고 가솔린은 순환된다. 1사이클이 존재하며 1사이클로 완전하다.  


[그림 구조론 14.gif]
 14.GIF


● 반복-연필로 점을 반복하여 찍는다.

● 연속-점찍기를 반복하지 않으면 연속으로 긋는다

● 가역-연필을 긋지 않으면 반대방향으로 각도를 꺾는다

● 분할-방향을 꺾지 않으면 연필을 종이에서 뗀다.

● 순환-연필을 떼지 않으면 아예 종이를 바꾼다.


반복은 한 점, 연속은 한 획, 가역은 한 자모, 분할은 한 자, 순환은 한 단어로 볼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은 작은 단위의 사건 이벤트가 에너지의 순환이 있는 더 큰 단위의 사건 워크로 넘어가는 과정이다.


결국 에너지가 문제로 된다. 작은 사건은 에너지를 외부에 의존한다. 바퀴는 혼자서 구를 수 없다. 사람이나 말이 수레를 끌어줘야 바퀴는 움직인다. 이벤트는 던져진 주사위다. 주사위 스스로는 주사위를 던질 수 없다.


워크는 그 주사위를 던지는 사람까지 포함하여 더 큰 단위의 사건이다. 우리는 무수한 사건들 속에 파묻혀 있다. 사건은 표면의 이벤트에서 일어나는듯 하지만 배후에서 조정하는 워크가 있다.


검찰의 노무현 사사는 박연차 수사 과정에서 우연히 일어난 이벤트지만 그 배후에서 조정하는 워크가 작업한 것이다. 이렇듯 반복≫연속≫가역≫분할≫순환의 구조를 통하여 우리는 사건의 본질을 알 수 있다.


누가 조정하는가? 에너지를 동원하는 자가 조정하고 있다. 그 자가 진범이다. 그 자가 모든 일을 꾸미고 있다. 우리의 진보도 마찬가지다. 진보의 에너지가 어디서 동원되고 있는가? 궁극적으로는 생산력 혁신이다.


반복≫연속≫가역≫분할≫순환의 각 단계는 앞단계를 포함한다. 연속은 반복을 포함한 비반복이다. 가역은 연속을 포함한 불연속이다. 분할은 가역을 포함한 비가역이다. 순환은 분할을 포함한 비분할이다.


더 높은 단위에서 아래와 같은 반복이 일어난다. 애들싸움이 반복되면 어른싸움으로 이어지고(연속) 어른싸움은 여야의 불균형을 일으켜 정치가 넘어지게 하며(가역) 정치가 넘어지면 나라가 쪼개지고(분할)


나라가 쪼개지면 외세가 들이치므로 그 외세에 대항하기 위하여 다시 국가는 통합된다.(순환) 그러므로 역사는 순환한다. 역사는 반복된다는 말이 있지만 같은 사건이 반복되는 것이 아니라 패턴이 반복된다.


즉 더 큰 단위에서 반복되므로 반복이 순환되는 것이다. 즉 전체의 순환과 부분의 반복은 피상적으로 같게 보이지만 순환은 전체의 반복, 반복은 부분의 순환이라는 점이 다르다.


중요한 것은 사건이 일어나는 지점이 어디냐다. 에너지 단위로 일어나면 역사의 순환이요. 체계(몸통-심1) 단위로 일어나면 국가의 분할과 통합이요. 기능(손발-날 2)단위로 일어나면 여야의 가역이요.


시간의 진행 단위로 일어나면 행정의 연속이요. 공간의 지점 단위로 일어나면 사건의 반복이다. 이를 토대로 우리는 개별사건과 전체적인 흐름과의 상관관계를 파악할 수 있다. 본질을 알 수 있다.


###


현대성을 이해한다는 것은 이벤트에 임무와 포지션과 파트너와 무대와 팀을 찾아주는 방법으로 일을 꾸미는 것이다. 독자에게 말을 걸고 독자와 공모하여 공작을 꾸미고 일을 도모한다. 수작을 건다.


재래의 그림, 음악, 소설은 평면적이다. 독자는 그냥 듣거나 본다. 화자가 일방적으로 떠든다. 화자가 독자에게 일방적으로 교훈, 훈화, 계몽, 감동을 주입한다. 그들은 일을 꾸미지 않는다.


사건은 일어나지 않는다. 독자는 보다가 결국 잠이 든다. 일을 꾸며야 한다. 사건을 일으켜야 한다. 세상을 바꿔야 한다. 그것이 패션이고 디자인이다. 유행이 그냥 유행이 아니다. 그게 좋아서 유행이 아니다.


청바지를 찢어서 입거나 혹은 빈티지룩이니 뭐니 해서 구제를 입거나 혹은 뉴요커스타일이니 뭐니 해서 허름한 츄리닝을 입고다니거나 혹은 힙합바지인지 뭔지 해서 엉덩이에 옷을 걸치거나 이쁘지 않다.


유행은 전해 아름답지 않다. 좋지 않다. 그런데 왜 유행하는가? 왜 청바지를 엉덩이에 걸치고 다니는가? 패션은 인류의 집단지능이 하나의 거대한 사건을 꾸미고 있는 것이다. 그 사건에 깃발들고 참여하기다.


서태지가 옷의 상표를 떼지 않고 그냥 입는다. 그 역시 뭔가 음모를 꾸미는 것이다. 자기들끼리 통하는 표지를 고안해낸 것이다. 이심전심으로 전해지는 그런거 있다. 그 안에 동지의식이 있다.


유행은 우리는 같은 일을 공모한 공범이며 비밀스런 동지라는 의식에서 출발한다. 일대사건을 꾸미는 것이다. 그 사건 안에서 당신의 포지션은 무엇인가? 그 포지션으로 깃발을 삼아야 한다.


그리고 관계를 맺어야 한다. 파트너를 찾아야 한다. 당신의 무대와 파트너와 포지션과 임무를 찾아내지 않으면 안 된다. 음모를 꾸미지 않으면 안 된다. 당신은 도무지 무슨 수작을 꾸미는가? 무슨 일을 벌이려는가?


그것이 당신의 예술이어야 한다. 그것이 당신의 작품이어야 한다. 캔버스에 칠해놓은 그것, 돈 받고 파는 그곳은 그 꾸민 일의 상징깃발에 지나지 않는다. 그 공모한 집단을 나타내는 배지에 지나지 않는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2009 그림으로 본 구조론 image 5 김동렬 2009-07-22 15443
2008 7월 14일 동영상 풀이 2 김동렬 2009-07-13 14615
2007 지적 암살정국 4 김동렬 2009-07-07 15622
2006 합리적인 조직이란? 10 김동렬 2009-06-26 15583
2005 유승준 문제 6 김동렬 2009-06-16 16079
2004 아줌마옷 수수께끼 image 8 김동렬 2009-06-11 27060
2003 아줌마패션의 문제 image 12 김동렬 2009-06-10 44309
2002 6월 7일 구조론 강의 5 김동렬 2009-06-05 12851
2001 월요일 동영상 해설 김동렬 2009-06-02 16714
2000 동영상 강의 2 김동렬 2009-06-01 16460
1999 인간의 본성 6 김동렬 2009-05-27 16117
1998 인간 노무현의 운명 10 김동렬 2009-05-25 17416
1997 아래 글에 부연하여.. 김동렬 2009-05-20 16539
1996 퇴계와 구조론 11 김동렬 2009-05-18 14159
1995 예술이란 무엇인가? 김동렬 2009-05-16 17434
1994 구조론에서 현대성으로 김동렬 2009-05-13 14630
1993 구조체의 판정 그림 image 김동렬 2009-05-08 16340
1992 구조체의 판정 1 김동렬 2009-05-08 13577
1991 5월 2일 강의주제 김동렬 2009-05-01 15967
» 28일 강의 요지 image 김동렬 2009-04-28 13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