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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10029 vote 0 2008.05.16 (20:42:27)

구조주의 진화론

구조주의 진화론이 중요한 이유는 일정부분 구조론의 이론적 검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론은 그냥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어딘가에서 유도된다. 그 유도의 대상은 자연이다. 자연에는 물질과 생물이 있다.

구조론은 자연의 물질과 생물로부터 유도되었다. 물질과 달리 생물은 움직인다. 호흡한다. 그리고 화석을 남긴다. 생물이 특히 구조론의 검증에 이용될 수 있다. 반면 물질은 움직이지 않으므로 구조의 관측에 한계가 있다.

물리학은 양자역학 이후 주목되는 성과가 없으나 생물학은 매년 주목할만한 새로운 보고가 올라오고 있다. 게놈프로젝트와 줄기세포 연구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 10여년 사이에 교과서 기술조차 달라졌을 정도이다.

필자는 지난 십 수년간 진화와 관련하여 여러 의견들을 내놓았고 그 의견들은 최근 학계의 보고와 맞아떨어지는 것이었다. 구조론의 이론적 타당성이 진화론의 학문적 성과에 의해 일정부분 검증된 것이다.

우리는 자연을 관찰하여 패턴을 얻고 분석하여 이론을 얻는다. 생물의 세계에는 씨앗에서 싹으로, 잎으로 전개되어 마침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1사이클의 전체과정이 고스란히 노출되어 있다.

수정란이 자궁에 착상하여 점차 형태를 갖추고 완성되어 가는 과정에서 구조원리의 작동과정이 선명하게 나타난다. 구조의 건설현장이 생중계되고 있다. 이러한 전개 과정이 연역적 과정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물질은 귀납할 수 있을 뿐이다. 물질의 탄생과정을 지켜볼 수 없다. 수백억 년 전에 탄생한 물질을 두고 추론할 수 있을 뿐이다. 결과를 보고 원인을 추측해야 한다. 반면 생물은 원인에서 결과로 진행되는 과정을 지켜볼 수 있다.

처음 정자와 난자가 수정하여 아기를 탄생시키는 전체과정을 지켜볼 수 있다. 구조론의 대의는 연역의 첫 출발점을 찾는데 있다. 출발점의 관측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생물학의 세계는 구조론의 세계와 통한다.

생태계는 자연의 건축물이다

구조는 건축한다. 생물의 진화는 자연의 건축행위다. 인간이 벽돌을 쌓아서 집을 짓는다면 자연은 세포를 쌓아서 생명체를 짓는다. 진화의 세계는 그 건축현장의 생중계와도 같다.

물질은 건축이 완성되어 있다. 수 백억년 전 빅뱅의 짧은 시기에 물질의 건축은 끝나버렸다. 오늘날 발달된 물리학으로도 자연이 어떤 방법으로 물질을 건축하였는지 명석하게 알아내지는 못한다.

나무가 나이테를 남기듯이 건축은 기록을 남긴다. 물질의 나이테는 아직 발견되지 않고 있다. 반면 생태계의 나이테들은 무수히 발견되었다. 화석이 그 예다. 유전정보라는 이름의 설계도 역시 찾아지고 있다.

생물은 지난 수 억년 사이에 집중적으로 건축되었다. 새로운 종이 무수히 출현한 것이다. 생물 종 뿐 아니라 지구 생태계 환경도 진화한다. 종의 진화 뿐 아니라 생태계의 진화도 비중있게 고려되어야 한다.

안타깝게도 생물 종은 인류의 역사이래 신종의 출현이 관측된 바 없다. 화석을 토대로 추정할 수 있지만 이는 귀납적 접근이다. 반면 생태계 환경의 건축은 관측되고 있다. 인류문명의 진보도 그 생태계 환경의 일부다.

● 진화는 신종의 출현이다.

● 진화는 한편으로 생태계 환경의 진화이기도 하다.

종의 진화와 생태계의 진화가 있다. 기존의 진화론은 종의 진화에 주목할 뿐이다. 한 채의 건물을 짓는 것이 종의 진화라면 하나의 도시를 건설하는 것은 생태계의 진화다. 둘은 유기적인 관계를 맺는다.

도시가 바뀌면 건물이 바뀌고 건물이 바뀌면 도시가 바뀐다. 나비와 벌이 없으면 식물의 꽃가루받이가 불가능하다. 식물 생태계가 변하면 그식물을 먹고 사는 동물 생태계도 거기에 연동되어 함께 변한다.

기존의 생존경쟁 개념은 이 부분을 온전하게 설명하지 못한다. 지구 생태계 전체가 하나의 유기체라는 관점이 필요하다. 생태계의 진화에 주목한다는 점에서 구조주의 진화론의 차별성이 있다.

진화는 유전체계의 진화다

구조주의 진화론은 한 마디로 진화의 핵심적 과정이 유전체계 내부에서 전적으로 진행된다는 것이다. 진화는 유전인자의 진화다. 유전체계 내에 진화를 담당하는 소프트웨어가 존재한다.

우리는 겉으로 드러나는 세포조직 따위의 조직이나 내부장기와 같은 기관 혹은 신경계, 혈관계, 림프계 따위가 진화한다고 보지만 실제로는 순전히 유전체계 내의 소프트웨어 차원에서 수학적으로 진화가 진행된다.

신체기관이라는 하드웨어가 아니라 유전정보라는 소프트웨어가 진화한다. 진화가 일어나는 이유는 유전체계 내에 진화담당 유전정보가 있기 때문이다. 어떤 계기로 그 진화소프트웨어가 발현될 때 진화가 일어난다.

구조주의 진화론은 유전체계 내의 진화 유정정보에 구조론의 밸런스 원리가 적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종의 진화는 다윈이 주장하는 생존원리가 아니라 구조론의 미학원리에 크게 지배된다.

종은 살아남기 경쟁이 아니라 아름답기 경쟁을 벌인다. 동물의 신체구조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밸런스 그 자체다. 종은 살아남기에 알맞게 진화해 온 것이 아니라 밸런스를 이루어 자연스럽게 진화해 왔다.

기린의 목이 길어질 때 다리도 함께 길어진다. 코끼리의 코가 커짐에 따라 귀도 커지고 상아도 함께 커져서 밸런스를 이룬다. 모든 변이는 밸런스를 무너뜨린다. 그 밸런스의 회복과정에서 대부분의 진화가 일어난다.

● 진화는 유전체계의 진화다.

● 유전체계의 진화는 구조체의 밸런스 원리를 반영한다.

● 밸런스 원리에 따라 생존원리가 아닌 미학원리에 지배된다.

● 자연에서의 모든 변이는 밸런스를 무너뜨려서 종의 생존을 어렵게 한다.

● 무너진 밸런스의 회복과정에서 결정적인 진화가 일어난다.

우리가 진화라고 믿는 변이의 상당부분은 퇴화다. 진화가 유전체계 내의 소프트웨어 차원에서 일어난다는 견해의 의미는 겉으로는 진화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유전인자의 감소를 수반하는 퇴화를 구분하는데 있다.

인간 남자의 성을 결정하는 Y염색체는 점차 감소해 왔다. 이 역시 넓은 의미에서 진화의 한 형태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구조론의 관점에서는 퇴화다. 다윈의 돌연변이설이 주장하는 변이는 대부분 퇴화다.

유전자는 우주 방사선 등의 영향으로 쉽게 손상된다. 유전체계는 복제 과정에서 손상된 부분을 치유한다. 유전체계가 기본적으로 종의 안정성을 지향하는 것이다. 유전체계 내에 변이를 걸러내는 장치가 있다.

다윈의 변이설은 유전체계 내의 안정성 지향원리에 맞지 않다. 유전체계가 변이에 의한 불안요소를 제거하는 안정화 과정이 겉으로는 진화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퇴화이며 이는 진화의 핵심인 신종의 출현과 본질에서 무관하다.

대진화와 소진화가 있다

진화의 개념을 바로 정립해야 한다. 진화는 유전체계 내에서 전적으로 일어난다. 겉으로 보이는 신체의 모습은 스크린에 비친 그림자에 불과하다. 진상이 아니라 허상이다. 질료가 아니라 형상이다.

컴퓨터의 모니터에 뜬 게임캐릭터가 진화하는 것이 아니라 소프트웨어 속의 소스코드가 2D게임에서 3D게임으로 진화한다. 다윈의 변이설 등은 이 부분을 간과하고 표피만을 본 것이다.   

유전자 수의 증가를 수반하는 대진화와 유전자 수 감소를 수반하는 소진화가 있다. 자연에서 관찰되는 변이는 대부분 소진화다. 돌연변이설과 격리설을 비롯하여 기존의 알려진 진화에 관한 이론들은 모두 소진화다.

소진화는 엄밀한 의미에서 진화가 아니라 퇴화다. 소진화는 대진화가 일어난 후 안정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조정현상이다. 소진화를 진화의 개념에 포함시키려면 생태계의 진화를 인정해야 한다.

자동차에 비유할 수 있다. 신차가 출시되면 초기에 고장이 잦다. 몇 차례의 대규로 리콜을 거치며 안정화 된다. 수 년이 지나면 설계오류가 바로잡히고 노동자의 숙련도가 높아져서 고장의 확률이 줄어든다.

새로 구입한 자동차는 엔진 길들이기를 한다. 이 과정에서 부품의 서로 맞지 않는 부분이 집중적으로 마모된다. 그 동안은 자동차를 조심스럽게 다루어야 한다. 1천키로 이상을 달려 길들이기가 끝나면 제 성능을 발휘한다.

신차의 출시가 대진화라면 리콜은 소진화다. 자동차의 출고가 대진화라면 길들이기는 소진화다. 대진화는 자동변속기가 새로 추가됨이고 소진화는 수동식 변속기가 제거됨이다. 개념이 다르다. 완전히 상반된다.

어떤 계기에 의해 대진화가 일어나서 코끼리의 코가 길어진다. 이후 구조론의 밸런스 원리에 따라 귀와 다리와 상아와 몸통도 함께 커진다. 이러한 전개는 소진화의 미시조정에 해당한다.

말의 몸집은 점점 커졌지만 이는 소진화다. 급격한 진화 후 안정되는 단계에 일어나는 미시적인 조정이다. 이는 진화의 본뜻에서 벗어난다. 참된 진화는 창조적 진전이며 소진화는 창조가 아닌 적응이다.

발명이라 해도 대발명이 있고 실용신안이나 의장등록 따위의 소발명이 있다. 소재와 기능의 발명이 대발명이다. 타인의 발명품에서 디자인을 슬쩍 손질하여 따로 특허를 낸다면 이는 특허권의 본질적 의미를 해친 것이다.

진정한 의미에서의 진화는 신종의 출현이다. 이는 대진화에 의해서만 일어난다. 그리고 대진화는 필연적으로 신체의 불균형을 초래한다. 소진화는 점차 그 불균형이 시정되어 가는 과정이다.

종의 안정화 과정은 미학적 원리를 따른다. 인간은 여자가 아름답지만 새들은 수컷의 무늬가 화려하다. 암컷은 원앙이나 공작처럼 깃털이 화려한 수컷을 선택한다. 이 부분은 생존경쟁원리로는 설명할 수 없다.

진화는 유전체계와 환경과의 대화의 산물이다.

진화는 생태계 환경과 유전체계의 대화다. 둘은 상호작용을 가진다. 환경이 변화하면 진화가 일어난다. 새들이 특히 화려한 깃을 가진 수컷을 선택하는 것은 새가 공중을 날기 때문이다.

원숭이의 엉덩이가 붉은 이유는 원숭이가 나무 위에서 생활하기 때문이다. 사람의 몸매가 매력적인 이유는 원숭이의 자손이기 때문이다. 반면 평지에서 생활하는 호랑이나 사자는 특별히 컬러를 사용하지 않는다.

2차원 평면환경과 3차원 입체환경의 차이다. 평면에서는 발정기에 냄새로 유인하여 짝을 지을 수 있다. 공중을 나는 새는 그것이 불가능하다. 나무 위의 원숭이도 마찬가지다. 이런 점에서 진화는 환경과의 대화다.

인간은 두 눈이 앞에 있어서 입체를 본다. 인간의 조상이 원숭이였던 시절 나무 위에서 다른 나무로 건너 뛸 때 거리조절을 위한 것이다. 인간의 입술과 뺨과 엉덩이와 피부가 통통한 것은 인간의 눈이 입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조류가 특히 화려한 컬러 깃으로 짝을 찾으며 그 이유가 포유류가 사는 평면공간과 조류가 사는 입체공간의 서식환경 차이에 기인한다는 필자의 주장은 이전에 다른 사람이 한 적이 없는 것이다. 필자가 처음으로 주장한다.

만약 이전에 유사한 주장을 한 사람이 있다면 우연의 일치다. 이런 식으로 필자가 새롭게 내놓은 의견과 10여 년 후에 보고된 학계의 성과와 일치한 경우가 많았다. 그 방법으로 구조론의 이론적 타당성이 검증되었다.

진화는 환경과의 대화다. 이러한 관점은 구조체의 밸런스 원리에서 유래된 것이다. 이러한 전개는 한 종의 차원에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생태계 전반의 차원에서 일어난다는 점에서 다윈의 생존경쟁 이론과 차별성이 있다.

생존원리와 미학원리

다윈의 생존경쟁이론도 일정부분 종의 진화와 관련성이 있다. 그러나 진화의 핵심인 신종의 출현 그리고 그 전제인 유전자 수의 증가와는 관련이 없다. 생존경쟁이론은 오직 공룡과 같이 멸종한 종이 멸종한 원인을 설명할 뿐이다.

신종이 출현하면 생태계 환경이 변한다. 속씨식물이 등장하고 충매화가 등장하고 나비나 벌이 등장하면 식물생태계가 변하고 잇달아 동물생태계도 변한다. 변화된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종은 멸종된다.

생존경쟁은 이 부분을 설명할 뿐이다. 생존경쟁이 극단적으로 심화되면 종의 숫자는 점차 감소하여 극소수의 바이러스만 살아남고 고등동물은 멸종한다. 다윈의 이론은 진화론이 아니라 멸종론이다.

최근 학계의 보고에 의하면 인류의 조상이 아프리카 남부에서 1천 개체 안밖의 극소수인 채로 수백만년을 이어왔다고 한다. 멸종 직전까지 간 것이다. 이는 다윈의 생존경쟁이론과 맞지 않는다.

모든 변화는 기존의 생태계에 타격을 준다. 라디오나 마차와 같은 복잡한 장치를 두고 외부에서 망치나 돌이나 물로 타격과 침해를 가하면 그것이 고장날 뿐 더 나은 TV나 자동차로 진화하지는 않는다.

생존경쟁 개념은 TV나 자동차와 같은 신종의 출현 이후 라디오나 마차 따위가가 점차 도태되어 사라진 이유를 설명할 뿐 TV나 자동차와 같은 신종이 왜 출현했는지는 전혀 설명하지 못한다.  

식물은 비가 오지 않으면 더 많은 꽃을 피우고 더 많은 열매를 맺는다. 생존의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다. 그러나 환경이 양호하면 적은 숫자의 아름다운 꽃을 피운다. 번식에 대해서는 관심을 끊고 세력 키우기에 집중하는 것이다.

농부는 물을 주지 않거나 혹은 과수나무를 철사줄로 동여매어 압박하는 방법으로 더 많은 열매를 맺게 하는 방법을 쓴다. 행운목은 꽃이 잘 피지 않기 때문에 운이 좋아야 꽃을 볼 수 있다고 해서 이름이 행운목이다.

행운목에 물을 주지 않으면 꽃이 핀다. 꽃을 피운 후에는 죽기 쉽다. 서식환경이 나빠지면 꽃을 피워 후손을 남긴 후 죽는다. 풀은 겨울이 닥치면 죽는다. 아니다. 생태계진화의 관점에서 보면 씨앗 속으로 숨은 것이다.

종은 환경이 좋을 때 수컷 중심으로 적은 숫자의 우량한 자손을 남겨 세력을 확장을 꾀하고 환경이 나쁠 때 많은 숫자의 암컷을 남겨 생존을 꾀한다. 특히 수컷의 역할이 종의 생존이 아니라 세력확장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생존만을 목적으로 한다면 수컷은 거의 필요하지 않다. 수컷 사자는 사냥도 못하고 흔히 무리에서 쫓겨나 떠돌이로 지낸다. 이들은 종의 생존과 번식에 기여하지 못한다. 여왕개미와 짝짓지 못하는 숫개미처럼 버려진다.

수컷의 역할은 다윈의 생존경쟁 개념으로 설명할 수 없다. 종은 살아남기 위해 애를 쓰는 것이 아니라 유전적으로 안정되기 위해 애를 쓴다. 이러한 내용은 구조론의 밸런스 원리로 잘 설명될 수 있다.

여자가 남아를 선호하는 본능이 있다. 보도된 바에 의하면 갓 출산한 여성이 남자아기의 남성호르몬에 반응한다고 한다. 왜 여자에게 남자가 필요할까? 세력을 확장하기 위해서다.

모계사회에서 많은 사내아이를 낳은 여성은 종족의 리더가 된다. 남자의 완력이 어머니를 보호하기 때문이다. 생존에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소떼나 양떼라면 암컷의 번식력이 필요할 뿐이다.

물개는 수컷 한 마리가 암컷 무리를 독점한다. 생존을 위해서라면 암소 백 마리에 황소 한 마리로도 충분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 남녀의 성비가 1:1에 가까운 것은 생존원리가 아니라 미학원리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사자는 암사자가 사냥을 도맡는데 비해 인간 여성은 약하다. 여성이 약하기 때문에 아프리카에서 수백만년간 1천 개체 안밖의 적은 숫자로 생존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존에 성공한 것은 다윈의 진화론이 맞지 않다는 증거다.  

미학원리의 중요한 점은 하나의 개체가 진화의 단위가 되는 것이 아니라 그룹 전체가 생태계 안에서 진화의 단위가 된다는 점이다. 여성이 많은 사내아이를 낳아서 크게 세력을 얻었다면 그 세력 전체가 하나의 단위다.

식물의 경우 개체보다는 군(群)이 중요하다. 클로버는 봄이면 재빨리 세력을 키워 지표를 차지한다. 개미나 벌도 마찬가지다. 만약 진화나 생존의 단위가 개체라면 수컷은 의미가 없다.

수컷이 생존에 기여하지 못하는 데도 불구하고 암수가 적당한 성비로 공존하는 이유는 한 떼, 한 그룹, 한 군(群)이 하나의 개체처럼 행동하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지구 생태계 환경 전체가 진화의 한 단위가 된다.

생태계에서 모든 환경의 변화는 밸런스를 깨뜨려 종을 해친다. 진화는 생태계가 온갖 환경의 변화를 수용하면서 부단히 새로운 밸런스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이것이 구조주의 진화론의 미학원리다.     

구조주의 진화론의 3가지 예견

● 모든 성은 여성이다.

● 게놈 유전자는 생각보다 적다.

● 인간의 조상은 처음부터 직립했다.

최근 학계의 보고와 맞아떨어진 필자의 예견은 많이 있지만 특히 세 가지를 강조할 수 있다. 구조주의 진화론의 핵심은 밸런스 원리다. 다윈이 강조하는 변이는 우연히 일어난다. 반면 밸런스는 필연적으로 작동한다.

오른쪽 다리가 길어지면 왼쪽 다리도 같이 길어져야 한다. 이는 필연이다. 유전정보들 중에서 인체의 밸런스가 무너졌을 때 그 부분을 바로잡는 유전정보가 있다. 원초적으로 진화에 관계하는 유전인자가 있는 것이다.

생물의 진화는 진화 유전인자에 의해서 일어났다. 진화 유전인자는 평소에 가만이 잠복해 있다가 어떤 외부에서의 자극에 의해서 중대한 변이가 일어났을 때 활성화 되어 발현을 시작한다.

● 외적 영향.. 우주 방사선 등의 환경변화가 진화를 촉발

● 내적 원인.. 진화 담당의 유전정보가 발현하여 신종출현

우주 방사선의 작용 등 외부 환경의 영향에 의해 방아쇠가 당겨진다. 진화 담당의 유전정보가 발현되어 대진화를 촉발하는 거대한 변이가 일어난다. 변이는 유전자 숫자의 증가형태로 나타난다.

이때 밸런스 원리가 작용하여 그 변이에 의해 일어난 모순을 바로잡는 과정에서 결정적인 종의 진화가 일어난다. 신종의 출현이다. 대진화는 짧은 순간에 폭발적으로 일어난다. 다윈이 주장하는 변이의 확률과는 무관하다.

기린의 목이 길어지면 불균형이다. 이 불균형을 시정하기 위해서는 다리도 함께 길어져야 한다. 유전체계 내에 밸런스를 바로잡는 유전인자가 있으며 이 부분이 생물체의 진화를 촉발하는 가장 큰 부분이다.

필자의 세 가지 예견은 유전체계 내에 구조체의 밸런스 원리가 작동하고 있다는 근거로 제시된 것이다. 최근 학계의 보고에 의해 필자의 예견이 옳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이에 연동되어 구조론의 이론적 타당성도 검증되었다.

모든 성은 여성이다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는 패러독스가 있다. 정답이 없다고들 말한다. 틀렸다. 구조론으로 보면 닭이 먼저다. 구조론은 완전성 개념을 전제로 한다. 완전한 것이 1이다. 1에서 부터 전개가 시작된다.

처음부터 2인 경우는 없다. 빛과 어둠이 있다면 반드시 빛이 먼저다. 빛과 어둠은 결코 평등하지 않다. 마찬가지다. 구조원리로 볼 때 암컷과 수컷은 평등하지 않다. 모든 성은 암컷에서 유래되었다.

수컷은 암컷이 세력을 확장하기 위하여 변이를 일으켜 만들어낸 것이다. 암컷이 완전하며 수컷은 불완전하다. 완전체를 기준으로 볼 때 닭과 달걀 중 닭이 먼저다. 그리고 그 닭은 달걀을 품은 암닭이어야 한다.

달걀은 암수가 결정되어 있지 않다. 그 달걀에서 수컷이 나올 수도 있고 암컷이 나올 수도 있다. 수컷은 불완전한 개체다. 달걀은 완전체가 아니므로 어떤 이론적 전개의 근거가 될 수 없다. 출발점이 될 수 없다.

구조론에 따르면 모든 변화는 전체에서 부분으로 간다. 달걀은 부분이므로 대표성이 없다. 달걀이 먼저일 수 없다. 줄탁동기라 했다. 달걀은 혼자서 껍질을 깨고 나올 수 없다. 혼자 성장할 수 없다. 불완전하다.

[오마이뉴스 이명옥 기자] 캘리포니아 대학교의 신경정신과 의사인 저자는 성역할은 사회화로 인해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며 여자 아이는 태어날 때 이미 여성의 뇌에 설치된 프로그램에 따라 행동하고 살아가게 된다고 말하고 있다.

인간의 태아는 38주에 걸쳐 엄마의 몸 밖에서 살아가는데 필요한 기관들을 하나하나 획득하게 되는데 처음 8주 동안은 남아든 여아든 모두 여아의 뇌를 가지고 있다. 즉 여아가 자연의 기본적인 성 설정이다. 8주간이 지나면서 테스토스테론이 분비되면 태아의 뇌는 확실하게 남아의 뇌가 된다. 테스토스테론은 커뮤니케이션 중추에 있는 세포들을 죽이고 섹스와 공격 중추에 있는 세포들은 점점 더 성장시켜 남자 뇌 기능을 갖추는 것이다.

만일 테스토스테론 대신 에스트로겐이 분비되면 태아의 뇌는 전혀 동요함 없이 여자의 뇌로 성장하게 된다. 성적 분기점이 되는 성호르몬의 분비가 여자와 남자의 뇌구조를 다르게 만들므로 여자와 남자의 생물학적 운명을 결정하게 된다.

인용한 신문기사는 근래에 보도된 것이다. 필자가 ‘모든 성은 여성이다. 닭과 달걀 중 닭이 먼저다’고 의견을 개진한 것은 15년 전이다. 구조론에 따르면 원래부터 둘인 경우는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며칠 전 살구나무를 관찰해 보았는데 수정을 하지 못한 열매는 살구씨가 생기지 않은 채로 씨방이 크기만 커져 있었다. 수정을 한 열매는 크기는 작았지만 속에 단단한 살구씨가 들어 있었다. 크기 차이는 서너배에 달했다.

남자가 여자보다 몸집이 큰 것은 수정을 하지 못한 살구씨가 씨방만 커진 것과 같다. 그 속이 빈 헛살구는 곧 죽는다. 구조의 집적도가 높은 경우 성장의 속도가 느려진다. 수퇘지의 불을 제거하면 성장이 빨라진다.

게놈 유전자는 생각보다 적다

▦인간의 유전자 수가 극히 적은 이유는 무엇일까? (인간유전자는 선충 수준, 만물의 영장 노릇 어떻게)

인간의 유전자 수는 약 2만5,000개에 불과하다. 생명공학 기술이 지금처럼 발달하지 않았을 때 인간이 적어도 10만개의 유전자를 지니고 있을 것으로 추정하던 것과는 크게 차이가 난다. 이는 풀 종류인 아기장대나 C. 엘리건스라는 선충과 비슷한 수준이다.

과학자들은 인간이 이처럼 적은 수의 유전자를 갖고 어떤 생물체에도 뒤지지 않는 다양성을 지니고 있는 이유를 밝히기 위해 힘쓰고 있다. -사이언스의 과학자들이 해결하고 싶어하는 25가지 난제 중에서-

우리는 진화가 신체의 기관이나 조직 혹은 신경계 따위에서 일어난다고 착각하지만 실제로는 유전체계 내에서 일어난다. 이러한 견해는 필자가 진화론을 처음 배운 30여년 전부터 가졌던 것이다.

자연에서 유래한 원시상태의 단수한 유전자가 어떻게 고도의 지적 능력을 가진 지성체의 개입없이 로보트보다 더 복잡한 생명체를 탄생시킬 수 있었을까? 구조론의 밸런스 원리로 가능하다.

밸런스 원리는 1이 2를 통제하는 것이다. 그것으로 하나의 구조체를 이룬다. 그 구조체가 모듈화 되어 있다. 모듈화 된 정도가 집적도다. 집적도 5까지 모듈화가 가능하다. 5회에 걸쳐 고도로 집적되면 완전체가 된다.

생명체는 동력원(주로 태양에서 광합성 형태로 유래함)이 주어지면 동력발생, 동력제어, 동력전달, 동력효과까지 전개되도록 모듈화된 완전체다. 가장 원시적인 생명체는 3125의 질서를 가지는 625의 구조체로 성립된다.

하나의 구조체가 입력, 저장, 제어, 연산, 출력의 5가지 기능을 가진다. 그러므로 훨씬 더 적은 구성으로도 훨씬 더 많은 효과를 끌어낼 수 있다. 당연히 유전인자숫자는 생각보다 적어야 한다.

사람의 몸은 오른팔과 왼팔을 가진다. 얼굴은 오른쪽 눈과 왼쪽 눈을 가진다. 둘은 하나의 통제를 받는다. 뇌에서 내려온 하나의 명령이 양쪽을 동시에 통제하는 것이 밸런스의 원리다.

뇌가 왼발과 오른발에 별도로 명령을 내린다면 걸음은 엉킨다. 오히려 걸을 수 없게 된다. 하나의 명령에 의해 두 발이 동시에 통제되어야 잘 걸을 수 있다. 유전인자의 숫자가 적어야 인체가 통제된다.

컴퓨터 게임 그래픽에 2D와 3D가 있다. 2D보다 3D가 더 적은 용량을 차지한다. 2D로 구현된 에니메이션이 3D로 구현된 에니메이션보다 비용이 더 많이 먹힌다. 집적도가 높을수록 통제효율이 높아지고 부하는 적게 걸린다.  

최근 일본에서 사람처럼 걷는 로봇이 발명되었다지만 무난히 걷는데 성공하지 못한다. 사람의 경우 뇌에서 보내지는 하나의 신호에 의해 통제되는데 비해 로봇은 뇌에서 무수히 많은 신호를 보내서 통제하기 때문이다.

사람이 몸이 하나의 신호로 통제되는 이유는 인체의 모든 관절과 근육에 자체의 밸런스가 있기 때문이다. 반면 로봇은 관절마다 별도의 밸런스가 없다. 로봇의 뇌가 초당 수만번을 연산해도 아시모를 통제하지 못한다.

피라미드 조직을 연상할 수 있다. 노예계급을 평민계급이 통제하고 평면계급을 귀족계급이 통제하고 귀족계급을 왕이 통제한다면 왕이 내리는 하나의 명령으로 왕국 전체를 통제할 수 있다. 이것이 구조론의 밸런스 원리다.

게놈 프로젝트는 2003에 완성되었다. 게놈지도를 완성한 결과 인간의 유전자 숫자는 당초 학자들이 추산했던 10만개에 미치지 못했다. 인간의 3만 5천개는 하등식물 2만 5천개, 작은 벌레 1만 9천개와 큰 차이가 없다.

이러한 내용은 필자의 예견과 일치했다. 구조론은 1이 2를 통제함에 따라 1의 잉여를 성립시키고 그 잉여가 모든 변화를 추동하는 근본적인 원인으로 작동한다는 이론이다.

1이 2를 통제하므로 적은 숫자의 유전자 숫자로 4조개의 세포가 모여 있는 거대한 인체를 통제할 수 있다. 하나의 완전체는 3125 구성소에 625 구조체로 하나의 일을 수행한다. 나머지는 많아봤자 중복과 혼잡이다.

가장 단순한 생물체의 복잡한 정도를 수학적으로 나타낼 수 있다. 이 625구조체 단계에서 생물체의 핵심적 원리는 확보된다. 이로서 하나의 일을 수행하는 원시적인 컴퓨터가 성립하며 나머지는 단지 일의 숫자가 증가한데 불과하다.

잃어 버린 고리는 없다

인류, 450만년전부터 직립보행”…에티오피아서 화석 발견

450만∼430만 년 전에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초기 인류의 화석(사진)이 아프리카 에티오피아에서 대거 발굴됐다. 발굴팀은 이 화석이 450만 년 전 인류가 직립보행을 했다는 증거라고 추정했다.

미국 인디애나대 크래프트 석기시대연구소 연구팀은 에티오피아 북부 아파르 지역에서 최초의 인류 조상 중 하나로 추정되는 원시인류 9명의 치아, 턱, 발 및 손가락뼈 화석 30여 점을 발견했다.

이 화석들은 10년 전 학계에 보고된 ‘아르디피테쿠스 라미두스(Ardipithecus ramidus)’에 속한다.

오랫동안 학계에서는 1974년 에티오피아에서 발견된 화석을 근거로 300만 년 전 초기 인류가 처음 직립보행을 한 것으로 여겨왔으나, 최근에는 인류가 600만 년 전부터 직립보행을 했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동아일보 2005-01-20]

구조론에 따르면 미싱링크(missing link)는 없다. 원숭이는 등이 굽어서 직립보행을 못했는데 수백만년 동안 조금씩 드이 펴져서 마침내 온전한 직립보행을 하게 된다는 식의 그림이 과거 교과서에 실려 있었는데 가짜다.

그런데 최근 필자가 최신 교과서를 확인해 본 바에 의하면 그림이 과거와 다르게 그려져 있었다. 처음부터 직립한 것으로 그려져 있었다. 충분히 검토해 보지 않았지만 최근 학계의 성과가 반영된 것이 분명하다.

구조론에 따르면 인류는 나무에서 내려오는 즉시 직립했다. 구조론의 밸런스 원리에 따라 인체의 한 부분이 바뀌면 다른 부분이 이에 연동되어 모두 바뀌기 때문이다. 하체가 발달하는 즉시 등이 곧게 펴지고 직립한다.

하체가 발달하지 못하면 나무에서 내려올 수 없고 하체가 발달하면 등이 굽을 수 없다. 둘은 서로 연동되어 있다. 상체와 하체 사이에 밸런스가 있기 때문이다.

하체가 발달하여 뛰어다니게 되고 땀샘이 발달하고 털이 없어진다.

털이 없어지면서 동시에 피부가 탱탱해 지는 것이 구조론의 미학원리다. 그래야 짝짓기를 할 수 있다. 원숭이의 발정기에 부풀어오른 탱탱한 엉덩이가 가슴과 뺨과 입술로 의태되어 원인은 수백만년 전부터 인간의 피부를 가지게 되었다.

게임 소프트웨어에 2D게임과 3D게임이 있을 뿐 그 중간인 2.5D게임은 없다. 구조원리에 따라 연동되므로 하나가 변하면 모두 변한다. 원숭이에서 인간으로의 진화는 지극히 적은 변이로도 가능하다.

원숭이와 인간의 유전정보의 숫자 차이는 크지 않다. 단 하나의 소스코드가 바뀌어도 나머지도 이에 연동되어 모두 변하도록 유전체계가 처음부터 그렇게 설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잃어버린 고리는 원래 없다.

점진적인 진화는 원래 없다. 물론 미세한 부분은 달라질 수 있다. 지금의 인류는 현생인류의 첫 탄생시점보다 지능이 향상되었을 수 있다. 그러나 현생인류가 탄생한 수 만년 전에 이미 지금과 같은 전개가 예비되어 있었다.

돌연변이에 의해 지능이 높은 인류가 우연히 나타나서 생존경쟁의 결과로 지능이 낮은 구인류를 멸절시킨 것은 아니다. 3만년 전 현생인류가 출현했을 때 이미 평균 지능지수 100의 인간이 출현할 확률이 예비되어 있었다.

3만년 전에 비해 현생인류의 지능이 진화한 것이 아니라 밸런스 원리에 의해 미학적 최적화가 일어나 지능지수 100으로 수렴된 것이댜. 인류의 지능은 진화한 것이 아니라 상향 평준화 된 것이다.

이러한 전개는 평균화가 아니라 일정한 방향성을 가진 전개이다. 말은 지구상에 처음 출현했을 때 개 만큼 작았지만 점차 상향평준화 되어 오늘날처럼 몸집이 커졌다. 원래 그렇게 되도록 유전정보가 세팅되어 있었다.

대진화에 의해 신종이 출현하면 밸런스가 맞지 않는다. 밸런스의 조정은 특정방향으로 전개된다. 기린의 목이 길면 밸러스가 맞지 않고 다리가 길어져서 밸런스를 맞추면 또다른 불균형이 유발되고 이에 더욱 목이 길어지는 식이다.

생장구조이론

생존경쟁은 결과론이다. 원인분석이 아니다. 생존을 경쟁할 종이 이미 지구상에 출현해 있다. 이미 종이 진화되어 있는 상태에서 살아남기를 경쟁하는 것이다. 요는 그 진화가 왜 일어났는가이다.

미학원리는 생태계 전체를 진화의 단위로 본다. 45억년 전 최초의 원시 생명체가 출현한 후 수십억년 동안 종은 진화하지 못했다. 진화는 수 억년 사이에 갑작스럽게 이루어졌다. 결정적인 방아쇠가 당겨진 것이다.

그것이 무엇인가이다. 생장이다. 진화 이전에 생장이 있다. 진화는 생장의 산물에 불과하다. 생장은 하나의 세포, 하나의 개체, 하나의 군(群), 하나의 종, 하나의 생태계로 확대된다. 생태계 전체가 하나의 생명체와 같다.

최초의 생명체는 하나의 세포로 되어 있었다. 구조체원리에 따라 ‘입력, 저장, 제어, 연산, 출력’이 그 안에서 이루어진다. 하나의 완전체다. 문제는 몸집이 커질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진화하지 못한다.

생명이 탄생하고도 수십억년 동안 진화는 일어나지 않았다. 생명은 세포벽으로 둘러싸여 있다. 세포가 생장하여 몸집이 커지면 구조적으로 지탱할 수 없어서 둘로 쪼개지기 때문이다. 쪼개지면 죽는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쪼개지는 순간 재질서화 해야 한다. 그러나 구조체는 ‘입력, 저장, 제어, 연산, 출력의 모듈로 되어 있기 때문에 재질서화가 용이하지 않다. 바뀌려면 전부 바뀌어야 하는 것이다.  

구조는 아날로그 구조와 디지털구조가 있다. 생명은 디지털구조다. 그러나 최초의 상태에서는 아날로그 구조였다. 그 흔적이 지금까지도 남아있다. 처음부터 모듈화된 디지털 구조일 수는 없기 때문이다.

디지털구조는 입력, 저장, 제어, 연산, 출력으로 세팅된 파이프와 같다. 모듈이다. 아날로그 구조는 칼과 도마처럼 별개의 둘이 충돌하는 순간에 순간적으로 파이프 모양이 성립하고 곧 해체된다.

칼이 무우를 계속 자르려고 하면 칼날이 도마를 내려치고 다시 물러서야 한다. 그 순간 구조는 해체된다. 아날로그 구조는 지속성이 없다. 디지털 구조는 파이프와 같아서 먹이가 그 관 속을 통과한다. 반복작업이 가능하다.

생장구조이론의 핵심은 모든 생명체의 출발점은 반드시 아날로그 구조여야 한다는 것이다. 정자와 난자의 결합, 식물의 꽃가루받이 등은 아날로그 구조를 가진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의 전환문제를 지금까지 끌고왔다.

충매화는 벌레에 의존하고 풍매화는 바람에 의존한다. 일정부분 외부환경에 의존하는 것이 아날로그 구조다. 혼자서는 수정할 수 없다. 수술의 꽃가루를 암술 속으로 밀어넣을 수 없다. 반드시 외부의 도움을 얻어야 한다.

식물은 지구 중력을 이용한다. 나무의 속부분은 생물학적으로 죽어있다. 죽어서 지구의 일부가 되었지만 중력을 유발시켜 몸체를 지탱하게 한다. 식물은 흙에 뿌리를 내린다는 점에서 지구와 자신을 완벽하게 분리할 수 없다.

단단한 석회질의 조개껍질은 조개가 아닌 지구에 속할 수 있다. 껍질 속으로는 피도 신경도 통하지 않는다. 껍질은 이미 조개가 아니다. 이렇듯 신체의 일부를 외부에 의존하는 구조가 아날로그 구조다.

생물은 어느 시점에서 아날로그 구조에서 디지탈구조로 전환된다. 디지탈 구조는 하나의 파이프와 같은 형태가 된다. 인체도 입에서 항문까지 긴 파이프다. 먹이가 파이프 속을 통과한다.

파이프 형태를 이루어야 반복작업이 가능하다. 생장의 토대가 만들어진다. 아날로그 구조체는 스스로 동력원을 획득하지 못한다. 식물처럼 반드시 외부에서 빛과 물을 공급해 주어야 한다.

생장구조이론은 모든 생명체가 근본적으로 아날로그구조에서 디지털구조로의 전환문제를 완벽하게는 해결하지 못하고 있어서 일정부분 아날로그 구조를 가지며 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진화를 촉발했다는 이론이다.

세포가 커지면 구조가 붕괴하여 쪼개진다. 쪼개지면 죽는다. 설사 살아난다 해도 쪼개진 부분이 이탈한다. 이 경우 숫자가 증가할 뿐 커질 수 없다. 생물은 수십억년 간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세포가 쪼개져서 신체에서 이탈하였는데도 불구하고 신경계와 혈관계로 연계되어 통일성을 유지하며 개체를 성립시키는 것이 종이다. 이 문제는 원초적인 딜레마다. 누구도 완벽하게 해결할 수 없다.

모순을 해결하면 새로운 모순이 생겨난다. 다른 방법으로 새로운 모순을 해결하면 역시 또다른 모순이 생겨난다. 이 과정이 반복된 것이 종의 진화다. 그리고 그 해결의 과정은 개체가 아니라 생태계 전반에 걸쳐진다.  

왜냐하면 모든 종은 외부의존이라는 아날로그의 속성을 완벽하게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인체 역시 4조개의 세포가 모여서 군을 형성하고 있다. 세포들이 독립적으로 입력, 저장, 제어, 연산, 출력의 디지털 모듈을 가진다.

그러면서 완벽하게 독립할 수 없으므로 외부에 의존한다. 다른 세포와 공동전선을 펴는 것이다. 그 세포와 세포들의 공동전선의 결과로 개체가 탄생했다. 그 개체와 개체의 공동전선의 결과로 생태계가 탄생했다.

아날로그≫세포≫개체≫종≫생태계로 전개한다. 종은 이 전개과정의 한 단계일 뿐이다. 아날로그로 불완전하므로 디지털세포로 문제를 해결하고 그래도 역시 문제가 남으므로 개체로 해결한다.

개체 역시 일정부분 외부의존을 할 수 밖에 없다. 그러므로 암컷과 수컷을 두며 이 과정은 아날로그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종을 성립시킨다. 종은 암수의 결합이라는 아날로그 고민을 해결하기 위한 디지탈 파이프다.

종이 암수의 결합을 가두는 구조체의 파이프 역할을 하는 것이다. 종에 의해 개체는 수컷을 조달하는데 성공할 수 있다. 종 역시 완벽하지 않으므로 파이프를 필요로 하다. 그 종을 가두는 파이프가 생태계다.

수십억년 전 세포가 탄생되기 전에 아날로그적인 방법으로 원시생명체가 탄생했다. 원시생명체는 세포벽이 없으므로 곧 붕괴했다. 세포벽을 얻어 디지털구조로 전환했으나 먹이를 먹으면 쪼개지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세포들이 연합하여 개체를 성립시켰다. 세포 안에 세포를 가두어 원핵생물에서 진핵생물로 나아간 것이다. 5억년 전에 최초로 성공한 방법이다. 수십억년 만에 겨우 성공한 것이다.

그러나 역시 생장의 한계가 있다. 세포들의 결합체 그 자체로 구조체의 입력, 저장, 제어, 연산, 출력의 모듈을 성립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암컷과 수컷으로 성을 나누는 전략이 채택되었다.

성은 아날로그다. 암컷과 수컷의 결합구조가 순간적으로 파이프를 성립시켜 디지털화 되는 것이다. 오늘날 지구상의 모든 발달된 생물 중에 이 방법을 쓰지 않는 생물은 없다. 누구도 피해갈 수 없다.  

모든 생물은 생장하기 위해서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전환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세포는 먹이를 가두는 디지털 파이프다. 그러나 그 가두는 결합과정은 아날로그 형태로 전개된다.

먹이가 인간의 몸으로 진입할 때 입에서 항문까지 파이프를 통과하지만 먹이를 포획하는 순간은 칼이 도마를 내려치듯 아날로그 형태다. 최초의 단계에서 먹이는 파이프 바깥에 있다. 어떻게 내부로 빨아들일 것인가이다.

포크를 사용하든 젓가락을 사용하든 손가락을 사용하든 반드시 외부의 것을 사용한다. 그 먹이를 먹는 순간은 아날로그다. 숟가락으로 음식을 떴을 때 입과 숟가락이 파이프가 되어 음식을 가두는 것이다.

개체는 세포를 가두는 디지털 파이프다. 종은 개체를 가두는 디지털 파이프다. 생태계는 종을 가두는 파이프다. 그러므로 종이 특별히 진화의 기준이 될 이유는 없다. 먹이≫세포≫개체≫종≫생태계의 차례로 디지털파이프 역할을 한다.

모든 종은 정자와 난자의 수정이라는 원초적 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의 전환과정을 반복한다. 특히 식물은 생장점을 끝부분으로 밀고 다닌다. 생장점은 외부환경을 이용하여 아날로그 상태를 성립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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