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0203 vote 0 2011.10.10 (00:01:10)

 3.JPG

2.JPG

 

 

 21.jpg

 01.jpg

 



세상에 플러스도 있고 마이너스도 있지만 근본은 마이너스다. 세상의 본질은 마이너스다. 에너지가 있는 쪽은 언제나 마이너스다. 사건의 원인측은 항상 마이너스다. 스위치를 달아 통제할 수 있는 쪽은 마이너스다.

 

병법이 먹히는 쪽은 마이너스다. 플러스는 거의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비용이 다섯배로 더 든다. 세상을 마이너스 플러스 양쪽으로 이해하므로 헷갈리는 것이다. 몰아놓고 마이너스 한 방향으로 풀어가야 명확해진다.

 

장사꾼은 미리 비싼 가격표를 붙여놓고 철이 지나서 그 가치가 훼손된 만큼 세일을 함으로써 고객을 통제한다. 흥정을 통하여 가격을 올리기는 어렵지만 깎아주기는 쉽다. 비싸게 붙여놓고 적당하게 깎아주는게 마이너스 방법이다. 

 

잘 하면 연봉을 더 주겠다는 약속은 잘 지켜지지 않지만 못하면 그만큼 월급에서 까겠다는 약속은 잘 지켜진다. 악덕 포주가 흔히 쓰는 방법이다. 교육에 있어서도 잘못을 저지르면 체벌을 플러스 하는 방법보다 잘못을 저지르면 혜택을 줄이겠다는 마이너스 경고가 더 효과적이다.

 

플러스적 세계관은 세상의 시작과 끝을 설명할 수 없다. 세상은 완전성을 갖춘 원형에 도달함으로부터 시작하여 여러 변화형을 낳다가 그 원형의 완전한 훼손에서 끝난다. 이로써 일의 시작과 끝, 사건의 원인과 결과, 에너지의 작용과 반작용을 분명히 알 수 있다. 그리고 대상을 통제할 수 있다. 원형은 에너지가 있고 변화형은 에너지가 없으므로 원형을 통하여 변화형을 통제할 수 있다. 반면 플러스적 세계관은 그러한 통제가 불능이다.

 

세상의 다양한 모습들은 진흙을 붙이는 소조가 아니라 돌을 깎아내는 조각에 의하여 이루어졌다. 아이들이 퍼즐을 쌓을 때는 하나씩 추가하는 덧셈의 방법을 사용하지만 그 마음 속의 설계도에는 이미 완성된 형태가 존재하여 있어야 한다. 마음 속의 완성된 원형에서 하나씩 빼서 옮겨오는 마이너스 방법이어야 한다. 원형이 존재하지 않는 채 마구잡이 쌓기라면 창의력은 늘어나지 않는다.

 

퍼즐이 연출하는 여러 가지 모습들은 다양하게 쌓았기 때문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완전한 원형이 세상의 다양한 환경과 부대끼면서 조금씩 망가지고 훼손되었기 때문에 생겨난 것이다. 그냥 마구잡이로 퍼즐을 쌓을 것이 아니라 환경이라는 무대와 짝짓기를 해야 하는 것이며 창의력은 그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것이다. 환경이 침투하여 하나씩 빼가는 방법으로 퍼즐을 조각하는 것이다. 이러한 사고의 바탕 위에서 창의력은 발달하는 것이다.

 

 

 


http://gujoron.com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6805 부끄러운줄 모르는 한겨레 표절칼럼 김동렬 2024-04-25 453
6804 생각인간 김동렬 2024-04-13 655
6803 동력 운명 게임 김동렬 2024-04-16 663
6802 방시혁과 민희진 new 2 김동렬 2024-04-25 669
6801 마음의 마음 김동렬 2024-03-10 703
6800 존재 김동렬 2024-04-05 704
6799 구조를 보는 방법 김동렬 2024-03-14 714
6798 집단사고와 집단지성 1 김동렬 2024-04-22 737
6797 물방울이 둥근 이유 김동렬 2024-03-11 749
6796 생각의 압박 김동렬 2024-04-08 751
6795 엔트로피와 직관력 김동렬 2024-03-18 771
6794 직관의 기술 김동렬 2024-04-06 788
6793 셈과 구조 김동렬 2024-03-01 822
6792 엔트로피가 어렵다고? 김동렬 2024-03-15 830
6791 이정후와 야마모토 김동렬 2024-04-21 838
6790 지성과 권력 김동렬 2024-03-31 839
6789 밸런스와 엔트로피 김동렬 2024-03-20 853
6788 구조론 대강 김동렬 2024-03-13 863
6787 인류문명 김동렬 2024-03-22 863
6786 생각기술 김동렬 2024-04-03 8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