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론은 수학이다. 우리가 사물의 숫자는 알아도 사건의 숫자는 모른다. 사물의 많고 적음은 헤아려도 사건의 맞물려 있음은 헤아리지 못한다. 헤아린다는 것은 쌓인 것을 풀어서 보는 것이다. 풀어서 헤아릴 줄은 아는데 반대로 맞물리게 쌓을 줄은 모른다. 푸는 것은 수학이고 풀린 것은 과학이다. 우리는 풀어서 보는 과학적 사고를 배운다. 사건은 맞물려 차원을 이룬다. 낮은 차원의 문제는 높은 차원에서만 풀린다. 풀어서 보는 과학적 사고만으로는 부족하고 사건의 맞물림을 보는 차원적 사고를 배워야 한다. 과학적 사고는 비판적 사고다. 비판적 사고는 숨겨진 복잡성을 드러낸다. 풀어 헤쳐진 것을 헤아리므로 복잡할 뿐 다시 쌓으면 통합되어 단순하다. 차원적 사고는 직관적 사고다. 복잡한 것을 단순하게 설명하는 직관적 사고방식을 훈련하지 않으면 안 된다.
### 수평에서 막힌 것은 수직에서 타개된다. 수직을 보려면 초월자의 눈을 얻어야 한다. 손님은 수평구조의 밖에 있고 주인은 수직구조의 안에 있다. 안을 보려면 주체자의 눈을 얻어야 한다. 안에 가두면 수직이 만들어져 더 높은 차원의 세계로 가는 문이 열린다. 바둑돌 밖에서 움직이는 전술은 수평에서 교착되고 바둑판 안에서 움직이는 전략은 수직으로 타개한다. 전략은 자원을 가두어 안을 만들고 전술은 거기서 방해자를 제거한다. 내부에 가두면 수직을 세울 수 있고 더 높은 차원에 올라 수평을 장악할 수 있다. 내부에 가두어져 장악된 것이 절대성이라면 밖으로 풀려난 것이 상대성이다. 문제해결은 밖을 안으로 바꾸는 것이다. 수평으로 흐르는 물은 수직의 그릇에 담아 통제하는 것이다. 보다 높은 차원에 올라 낮은 차원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우주의 근본원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