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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4792 vote 1 2022.07.19 (14:05:39)

    해동의 사상은 원효로 시작되고 원효로 끝난다. 원효 외에 사상이 없다. 율곡과 화담이 있지만 원효의 아류다. 퇴계는 주자를 번역했을 뿐이다. 사상은 무엇인가? 계급이다. 카스트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모든 사상은 이 하나의 물음에 대한 각자의 입장표명이다.


    석가 이후 불교 승단이 하나의 카스트가 되었다. 소승불교의 퇴행이다. 힌두교와 무슬림의 협공을 받아 몰락했다. 힌두교는 불교 영향을 받아 종교개혁을 이루었다. 소와 양을 도살하여 대규모 희생제를 벌이는 살생의 종교에서 불살생의 종교로 환골탈태했던 것이다.


    무슬림은 불교보다 더 평등하다. 불살생의 교리는 힌두교에 빼앗기고 평등의 교리는 이슬람교에 빼앗겼다. 그 와중에 힌두교와 불교가 반반씩 섞인 대승불교 운동이 일어난다. 대승운동은 카스트가 된 승단에 대한 민중의 반발인데 민중신앙이므로 힌두교와 섞였다.

 

    석가의 평등주의는 불완전하다. 열심히 도를 닦아서 다음 생에 더 높은 계급으로 태어나야 한다. 이 과정을 반복하면 언젠가는 바라문으로 태어난다. 돈오돈수가 아니라 점오점수다. 여자는 다음 생에 남자로 태어나야 한다. 하인은 다음 생에 주인으로 태어나야 한다. 


    대승불교는 그러한 노가다가 없다. 화엄사상은 진리는 대단하다는 뜻이다. 진리가 찌질하게 인간에게 노가다를 시키겠는가? 진리는 스위치를 눌러 전구를 켜듯이 한 방에 해결한다. 지구 온난화에 대비하여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식의 찌질한 대응을 하지 않는 것이다. 


    상온핵융합을 성공시켜 한 방에 문제를 해결한다. 무사가 10년씩 검술을 수련하고 그러지 않는다. 장고처럼 기관총으로 갈겨버린다. 학습은 3분이면 족하다. 문득 깨닫고 문득 끝내는 돈오돈수로 가는 것이다. 한 사람이 막힌 천장을 뚫으면 만인이 혜택을 보는 것이다.


    원효의 화쟁은 화와 쟁이 본래 하나임을 깨닫는다는 점에서 구조론과 통한다. 헤겔의 변증법은 정과 반이 반반씩 절충되어 합에 이른다. 합이 결과다. 화쟁은 반대로 원인이다. 균형의 화와 불균형의 쟁이 반반씩 합쳐지는게 아니라 그것은 본래 하나의 머리와 꼬리다.


    하나가 움직이면 화하고 하나가 멈추면 쟁한다. 경제가 성장하면 화하고 성장이 멈추면 쟁한다. 문명이 외부에서 들어오면 진보하고 내부에서 자리잡으면 보수한다. 화와 쟁은 하나의 시간차에 따른 두 모습이므로 다툴 것도 없다. 모든 불필요한 갈등을 종식시킨다.


    선과 악, 진보와 보수, 승리와 패배가 본래 하나이므로 다툴 일이 없다. 승자는 살고 패자는 죽는게 아니라 승자는 전체를 대표하고 패자는 승자의 확률을 만든다. 몸통은 머리를 받치고 보수는 진보를 받친다. 이 사상을 극단적으로 밀어붙이면 도를 닦을 필요도 없다. 


    중이 결혼하지 않을 이유도 없다. 원효는 요석공주와 결혼해서 설총을 낳았다. 불교를 믿을 이유도 없다. 엥? 이건 너무 나간 것이다. 종교는 종교성이 강해야 한다. 하루에 다섯 번씩 기도하라. 이런거 먹히잖아. 헌금을 뜯어내고 무시로 교회 출석을 강요해야 한다. 


    자유롭게 풀어주면 망한다. 원효는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한마디로 8만대장경을 요약했다. 나무아미타불=진리는 대단하다. 관세음보살=누구나 구원된다. 계급을 넘고, 선악을 넘고, 진보와 보수를 넘어선다. 선이 어떻고 악이 어떻고 따진다면 진리가 찌질하다.


    대단한 진리와의 연결이 중요하지 시시콜콜한 것은 의미가 없다. 그런 것이 먹히는 때가 있다. 삼국통일기에 먹혔다. 신라 촌놈이 당나라도 가고 인도를 다녀오고 하며 세계를 발견한다. IT로 세계가 연결된 지금도 같다. 노가다 하지 말고 한 방에 해결하면 과학이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23]의명

2022.07.19 (17:26:42)

멋있다.
[레벨:11]큰바위

2022.07.20 (13:06:48)

진리는 간결하다.
^^

[레벨:5]윤민

2022.07.21 (11:12:53)

머릴 깎아 민머리면 원효대사(元曉大師)고,
머릴 다듬어 관을 쓰면 소성거사(少性居士)다.
나타나는 모습이 천백 가지라지만,
마치 손바닥 같은 모습뿐이다.
이 두 모습은 그저
한바탕의 놀이일 뿐이지.


-  동문선 제50권 소성거사찬. 이규보 작 -


[레벨:5]윤민

2022.07.21 (11:36:30)

붓다의 교설이 다양하지만 결국은 하나의 맛이며, 그 자체로 완결성을 지닌다. 

[레벨:5]윤민

2022.07.21 (11:36:49)

원효는 『금강삼매경론』을 통해 자신의 사상의 핵심인 일심()법과 중도()와 화 쟁()의 논리를 토대로 대승의 교학과 실천을 두루 완벽하게 나타내고 있다. 원효는 『금강삼매경』의 내용을 한마디로 설명하면 “일미()의 관행()”이 된다고 했다. 일미란 붓다의 교설이 다양하지만 결국은 하나의 맛이며, 그 자체로 완결성을 지닌다는 뜻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금강삼매경론 [金剛三昧經論, A Treatise on the Sutra of Diamond Samadhi, Vajrasamādhi-sūtra] (서울대학교 철학사상연구소, 서울대학교 철학사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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