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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3007 vote 0 2022.07.15 (11:49:52)

    70년대에 유행했던 침팬지를 인간처럼 가르쳐 보려는 실험은 대체로 실패했다. 수화로 단어를 말했으나 문장은 만들지 못했다. 부족민은 하나와 둘은 아는데 3을 모른다. 그사이에 커다란 장벽이 있다. 여기서 촘스키의 인지주의와 스키너의 행동주의가 갈라진다.


    구조론은 인지주의를 지지한다. 인간의 사유는 도구를 쓴다. 도구는 원래부터 갖추어져 있어야 한다. 그것이 연역추론이다. 인간에게 있는 것이 침팬지에게는 없고 현대인에게 있는 것이 부족민에게는 없다. 도구가 없다. 중요한 것은 추상을 도구로 삼을 수 있느냐다.


    침팬지가 의사표현을 하려면 배가 고프거나 심심하거나 반드시 자극이 있어야 한다. 자극과 보상의 대칭이다. 자극이 없으면 올리버 쌤이 키우는 진돗개 왕자와 공주도 말을 듣지 않는다. 인간의 특징은 놀이와 도구다. 왕자와 공주는 추상적인 놀이를 거부한다.


    새끼 때는 잘했는데 크니까 안 한다. 알면서 일부러 안 하는 것이다. 고양이도 주인의 말을 알아듣지만 일부러 모른 체한다는 설이 있다. 간식을 줄 때만 말을 잘 알아듣는다. 왕자와 공주도 역할을 주면 똑똑해진다. 자극과 반응의 대칭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왜 3일까? 1은 주체와 대칭된다. 주체와 객체를 다이렉트로 연결한다. 2는 객체와 객체의 대칭이다. 대칭을 도구로 쓰는 것이다. 자극과 반응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A를 건드리면 B가 반응한다. 이때 눈에 잘 보이는 물체 A와 물체 B의 대칭은 침팬지도 알아챈다.


    그런데 동사의 대칭은? 왼쪽으로 돌리면 이렇게 된다. 오른쪽으로 돌리면? 이것이 동물과 사람을 가르는 언어의 장벽이다. 산이 높으면 물은 깊다. 여기서 첫째, 나와 산을 대칭시킨다. 이건 숫자 1이다. 산과 물을 대칭시킨다. 이건 2다. 3은 높다와 깊다의 대칭이다.


    동사와 동사의 대칭이다. 이게 추상이다. 천재견들이 냉장고에서 물건을 꺼내오기는 하지만 문을 닫지는 않는다. 닫는 개도 있지만 닫아라고 시켜서 닫지 열림과 닫힘의 대칭은 모른다. 사람과 개의 대칭은 안다. 개와 냉장고도 안다. 열림과 닫힘의 대칭을 모른다.


    왜? 권력 때문이다. 늑대에게 쫓기는 사슴은 을이다. 사슴과 늑대는 심리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다른 것을 생각하면 연결이 끊긴다. 이미 대칭되어 있으므로 새로운 대칭을 추가할 수 없다. 권력이 있어야 한다. 자신이 권력자가 되려면 저울이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부족민이 고기를 나누는 문제다. 나와 고기를 대칭시키면 1이다. 뉴런 한 가닥이 연결된다. 두 사람이 고기를 나눈다면 반으로 자르면 된다. 잘라진 고기는 두 덩이다. 고기와 고기의 대칭이 성립한다. 이때 사람은 고기를 쳐다보고 있다. 자르는 액션을 보지 않는다.


    액션을 두 번 하면 3이다. 을은 누가 채갈까 봐 고기를 뚫어져라 쳐다보기 때문에 고기를 자르는 동작이 몇 회인지 셈하지 않는 것이다. 고기를 자르는 사람이 그 동작을 셈한다. 동작과 동작을 대칭시켜 2를 만들면 4, 5, 6, 7, 8, 9는 자동이다. 비로소 셈이 탄생한다.


    그러려면 고기 자르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내 손에 칼이 쥐어져야 한다. 다른 사람이 잘라주는 고기를 받아먹는 사람은 절대 3을 이해할 수 없다. 내 몫만 챙기면 되기 때문에 셈이 필요 없다. 인간은 권력이 있으므로 심판이 되고 심판을 보면서 3의 추상을 이해한다.


    내가 막대기 가운데를 쥐었는데 양쪽 끝을 다른 사람이 쥐면 3이다. A의 변화에 연동되는 B의 변화에서 코어가 되는 C의 변화가 판단된다. 이까지 진도를 빼줘야 인간은 3을 이해할 수 있고 문장을 말할 수 있다. 하늘은 푸르다. 이 정도는 침팬지도 생각할 수 있다.


    하늘이 푸르므로 강물도 푸르다. 이건 사람만 할 수 있다. 여기서 푸르다와 푸르다의 동사대칭이 핵심이다. 이건 혁명이다. 이쪽이 움직이면 저쪽이 움직인다. 대부분 이쪽과 저쪽의 대칭을 볼 뿐 움직이다와 움직이다의 대칭을 모른다. 수도꼭지를 틀면 물이 나온다.


    고양이도 이 정도는 안다. 수도꼭지를 반대쪽으로 돌려서 잠그면? 이건 좀 난이도가 있다. 동물은 자신이 을이라고 생각한다. 자극이 와야 반응한다. 자신이 갑이라고 생각해야 놀이를 한다. 능동적으로 놀이를 하는 동물은 없다. 주인이 공을 던져줘야 물어온다.


    천재견 중에는 계단에서 공을 굴리고 물어오는 개도 있다. 그러나 자극과 반응이라는 동물의 본질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인간이 바위에 암각화를 그리는 것은 자극에 반응하는 것이 아니다. 능동적으로 권력을 쥐고 대상을 지배하는 것이다. 그리면 바위에 새겨진다.


    사람이 바위를 지배한 것이다. 왜 암각화를 그릴까? 풍년을 기원해서? 개소리다. 그런 마음도 있지만 그건 그린 이유가 아니라 많이 그린 이유다. 그린 이유는 결과를 지배했기 때문이다. 자극이 없는 데도 내가 임의의 목표를 정하고 결과를 만들어내야 인간이다.


    플러스는 눈에 보이는 물체를 짝지으면 된다. 사과나 호두나 밤을 하나씩 짝지으면 된다. 부족민은 쌓기법을 한다. 아기가 하나, 하나, 하나, 하고 세는 것과 같다. 백 개가 있어도 하나의 반복이다. 나눗셈은 짝지어 줄 무엇이 없다. 눈앞에서 고기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나일강 삼각주에서 농사를 지으며 왕이 1/3을, 지주가 1/3을, 경작자가 1/3을 떼가면서 3이 발견되었다는 설이 있다. 3은 세모다. three의 어원은 떼다와 관계가 있다. 두 사람이 다툴 때 중재자가 1을 먹고 시비가 붙은 두 사람이 1을 가지면 3이다. 돌칼의 모를 떼다.


    떼면 3각형이다. 모서리다. 내가 모서리의 가운데 꼭짓점을 차지하고 좌우에 하나씩 거느리면 세모꼴이다. 대칭의 균형을 넘어 균형점의 지배 곧 권력을 발견한 것이다. 여기서 1의 대칭, 2의 대칭, 3의 대칭이 각자 다른 논리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주의해야 한다. 


    주와 객의 대칭, 객과 객의 대칭, 관계와 관계의 대칭이다. 3까지 가야 4를 만들 수 있다. 관계의 복제가 가능하다. 객체는 복제되지 않으나 관계는 무한히 복제된다. 사과는 하나다. 복제되지 않는다. 사과를 굴린다. 또 굴린다. 또 굴린다. 굴리기는 무한복제 된다. 


    동사의 대칭에서 수가 발명되고 문장이 발명되는 것이다. 셈한다는 것은 반복한다는 것이다. 명사는 반복할 수 없다. 액션이 반복된다. 인간이 액션을 지배하는 권력적 존재임을 알아챈다. 구체적인 물체가 아니라 추상적인 관계를 대칭시키는 데서 언어가 나왔다. 


    지능이 만들어졌다. 관계와 관계 사이에 뉴런이 연결되었다. 침팬지는 어미나 동료와 균형이 없고 서열이 있다. 배가 고프거나 놀고싶거나 외부 자극에 을로 반응한다. 인간은 양육기간이 길어 어미와 균형을 이루므로 나와 엄마의 균형에 동생의 균형을 추가한다. 


    균형이 없으면 주어, 동사뿐 목적어가 없다. 불균형이면 균형을 만들려고 동작을 하므로 동작에 쫓긴다. 부족민은 집단이 커질 수 없다. 인원이 많으면 스트레스를 받는다. 권력이 없어 대집단을 만들지 못한다. 네가 이렇게 하면 내가 이렇게 한다로 맞설 수 없다.


    말을 안 들으면 때린다. 말을 잘 들으면? 이게 안 된다. 사랑한다? 사랑이라는 단어가 없다. 보상한다? 보상이라는 단어가 없다. 노예는 말을 잘 들어도 노예다. 보상이 없다. 이러면 통제 안 된다. 노예는 도주한다. 3을 발견하고 언어를 만들고 대집단 만들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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