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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1334 vote 1 2011.01.08 (00:15:57)

 

 

 

 

 

 

범선은 옆바람을 받아야 잘 달린다. 심지어 역풍이 불어도 지그재그 항해로 바람을 뚫고 전진할 수 있다. 바람이 어느 방향에서 불든 상관없이 에너지가 투입되기만 하면 삼각돛과 키를 활용하여 항해의 동력으로 사용할 수 있다.

 

열심히 해서 남보다 더 잘하면 성공한다. 그러나 이건 누구나 할 수 있는 이야기다. 무턱대고 애를 쓰기 보다는 쉬엄쉬엄 가며 힘을 비축하였다가 어떤 천장을 뚫어야 하는 결정적인 시점에, 흐름을 타고 기세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

 

기세를 타고 치고나갈 때 얻어지는 가속도의 힘으로 단계를 올라서야 한다. 인생에 그러한 결정적인 찬스가 있다. 그 찬스를 잡았을 때 포지션의 우위가 얻어지며, 한번 유리한 위치를 점하면 어떤 판단을 하든 유리하게 전개된다.

 

오전에 웹에서 읽은 문장이다.

 

지금 대통령이나 내가 맘에 안 드는 사람에게 욕을 하시는 분들은 그 욕이 역효과가 있음을 분명히 아셔야 합니다. 아무리 옳은 주장이라도 도를 넘어서는 욕은 절대로 공감을 얻지 못합니다.”

 

옳은 말씀이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그 욕을 잘 해서 성공했다. 분명히 역효과가 있었지만 결정적인 시점에는 그 역풍을 살짝 비켜갔다. 전여옥은 아주 욕설전문으로 금뺏지를 달았다. 유권자의 반발이 있었지만 위세로 넘어섰다.

 

노이즈 마케팅이라고 있다. 잘못을 저질렀는데도 오히려 그게 자신에게 도움이 된다. 잘하든 잘못하든 뭔가 일을 벌이기만 하면 이득이 된다. 특히 어린이가 그렇다. 무엇을 하고 놀든 잘 놀기만 해도 결과적으로 보탬이 된다.

 

잘했냐 잘못했냐 판정에 집착한다면 좋지 않다. 사람들은 되도록 잘해야만 하고 잘못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어떤 결정적인 시점에는 잘해도 이득이 되고 잘못해도 이득이 된다. 그런 타이밍과 지점이 있다.

 

옳고 그름에 집착한다면 어리석다. 그것이 지식인의 소일거리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 잘잘못을 논하기보다 그것이 창의적인가 퇴행적인가를 논해야 한다. 창의적인 행동은 잘해도 득이 되고 잘못해도 득이 된다.

 

잘하면 신제품 개발에 성공하고, 잘못하면 필요한 데이터를 얻고 경험을 쌓는다. 과학자가 신물질을 발견하려면 수십 만번의 실험을 해야 한다. 그러다 한번 성공하면 그것이 잘한 것이고, 나머지 모두는 잘못한 것이지만 그 나머지 실패에서 데이터를 축적함으로써 성공의 방향을 잡아가는 것이다.

 

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다. 잘못하고도 거기서 아무런 데이터도, 지식도, 경험도, 방향성도 얻지 못하고 그냥 시간만 낭비하는 경우는 흔하다. 그러므로 일머리를 알고 조금씩 성공의 확률을 올려가는 것이 중요하다.

 

땅바닥에 동전을 떨어뜨렸다면 어떨까? 그냥 마구잡이로 찾아 헤맬 것이 아니라 외곽에서부터 시작하여 점점 범위를 좁혀가는 방향으로 수색해야 한다. 이 경우 동전을 수색하여 갈수록 동전을 찾아낼 확률은 점차 올라간다.

 

그러나 아무 생각없이 배회하며 찾는다면 한 시간을 찾으나 열 시간을 찾으나 동전을 발견할 확률은 동일하다.

 

투탕카멘 왕의 무덤을 발견한 하워드 카터는 파라오의 미이라를 발견할 때 까지 6년동안 추적하고 7년동안 발굴작업을 진행했다. 그 일대에 이웃한 다른 무덤의 도굴과정에서 나온 많은 흙이 쌓여있었을 뿐 아니라, 흙을 옮길 장소가 마땅치 않았기 때문에 카터는 그 일대를 30여개의 구획으로 나누고 한 곳을 발굴할 때 마다 흙을 이리저리 옮겨야 했다. 그 와중에 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고 자금이 끊기는 등 온갖 난관을 겪었으나 발굴을 그만둘 수는 없었다. 발굴을 진행하면서 점점 발견될 확률이 올라갔기 때문이다. 마침내 절대로 그 지점은 아닐 것 같아서 남겨두었던 마지막 한 구역이 남았고 그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현실은 어떤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질서하게 발굴한다. 팠던 곳을 또 판다. 동전을 찾으면서 자신이 어느 지점을 수색했는지 기록하지 않는다. 100번을 시도하되 99번을 실패했다면 나머지 1번에는 백퍼센트 성공이 되는 그런 형태로 구조를 조직해 나가야 한다. 시스템화 하는 것이다. 어제의 실패가 오늘의 성공확률을 올렸는지가 중요하다.

 

중요한건 방향성이다. 방향이 맞아떨어질 때 실패를 거듭할수록 성공의 확률은 올라간다. 반면 방향이 잘못되었을 때 실패는 단지 실패로 끝날 뿐이다. 민주주의와 독재정권의 차이가 거기에 있다. 민주주의는 무수히 실패하지만 그 과정에서 서로를 이해하게 되고 무언의 약속이 오고가게 되고 시행착오에 따른 오류시정이 일어난다.

 

민주주의가 항상 정답을 알려주는 것은 아니지만 집단지능을 형성함으로서 정답을 알게될 확률은 증가된다. 그러나 독재는 남는 것이 없다. 국민이 자신의 권력을 독재자에게 전부 위임한 결과 독재자의 판단이 집단의 아이큐를 올리는데 기여하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독재자는 자신의 오류를 인정하지 않을 뿐 아니라 그 경우 국민 역시 의사결정구조를 단순화 하기로 작정한 이상, 그 흐름을 깨는 독재자의 오류인정을 귀찮아 하므로 실패에서 얻는 데이터가 없다.

 

길은 두 갈래다. 어차피 이것 아니면 저것이다. 이 길이 아니라는 것이 분명해지면 정권교체에 의해 다음에는 저 길로 가는 것이 민주주의다. 이 길이 맞는지 그렇지 않은지 검증되지 않고 계속 그 주변을 맴돌며 헤매는 것이 독재다.

 

총과 칼이 싸운다. 처음에는 칼이 총을 이긴다. 왜냐하면 총은 아직 발명된지 얼마되지 않아 그 위력이 형편없었기 때문이다. 처음 조총이 보급되었을 때 사격속도가 느려서 기병돌격에 의한 제파공격으로 충분히 무찌를 수 있었다. 그 때문에 임진왜란 직전 조선에서는 조총의 위력을 과소평가한 것이다.

 

총을 한 번 발사하고 다시 쏠 수 없다는 것이 약점이다. 총을 발사하면 총열이 가열되므로 바로 화약을 넣으면 총몸이 폭발한다. 총열을 식힌 다음 막대로 쑤셔 화약재를 털어내고, 다시 화약가루를 흘려넣고 또 막대로 쑤시고, 다시 탄환을 넣고 또다시 막대로 쑤시고, 부싯깃을 치는 등 수십 단계의 공정을 거쳐야 한다. 처음에는 다시 발사하는데 15분 정도 걸렸다. 그러나 일본군은 3교대로 신속하게 사격하는 방법을 개발하여 조총으로 기병돌격을 막아내는데 성공했다.

 

총은 점점 세련되어지고 칼은 정체되어 있다. 어느 쪽에 성공의 확률이 있는가? 어느 쪽이 뜨는 초생달이고 어느 쪽이 지는 보름달인가?

 

징기스칸은 열네 살에 최초의 살인을 하고 잡혀서 포로생활을 하며 죽을 위기에 놓였으나 탈출을 하였으며 18살 때는 독립하여 군주가 되었다. 그러나 징기스칸이 싸움마다 이긴 것은 아니다. 초반에 징기스칸은 약탈을 당하여 부인을 내버려두고 산으로 도망치기도 했고, 그의 친구였던 자무카에게도 배신당하여 패했고 한때는 그가 아버지로 섬겼던 토오릴 칸에게도 패했다.

 

징기스칸이 이긴 것은 몽골족 일부가 그의 충직한 부하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첫째 징기스칸이 어린 나이인데 비해 너무나 고생을 많이 했기 때문에 그가 포기하지 않는, 아니 포기할래야 포기할 수 없는 사람이라는 사실이 널리 알려졌기 때문이다. 그는 목에 칼을 찬 채로 도망쳐 더운 여름날 양털더미 속에 숨어 있기도 했고, 입에 화살을 맞아 턱이 부서지고 기절하기도 했다.

 

그의 적들은 그의 부인 한 사람을 약탈해 가거나, 혹은 말 스무마리를 약탈하거나 혹은 화살로 턱을 부숴놓는 정도로 만족하고 물러났지만 징기스칸은 정확히 그 반대였다. 기절했다가 깨어나자 곧바로 추격하여 적을 모두 죽이고 잃어버린 말을 되찾아왔다. 부인을 약탈해간 부족도 철저하게 응징하고 부인을 되찾아 왔다. 그는 그의 야심을 널리 선전했으며 여러번 죽을 고비를 넘기고 나서는 자신이 신의 보호를 받고 있다고 곧게 믿게 되었다.

 

싸움이 반복될수록 그의 세력은 늘어났다. 대부분이 군주들은 목표로 한 약탈이 끝나면 싸움을 멈추고 집으로 돌아간다. 그러나 징기스칸은 약탈한 재물을 모두 부하에게 나누어 주었기 때문에 자신은 빈털터리였다. 그러므로 몽골족들은 징기스칸 주변에 모여들었다. 징기스칸은 18세에 일어나 소규모 세력의 군주가 되어 10년동안 전쟁을 했으나 재물을 모두 나누어주고 여전히 빈털터리 신세이므로 앞으로도 계속 전쟁을 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징기스칸이 토오릴 칸의 병사 3만명에게 쫓길 때 그에게는 겨우 3천여명의 병사가 있었을 뿐이었다. 징기스칸은 토오릴 칸에게 연전연패하여 서쪽 알타이산 기슭에서 머나먼 동쪽 끝 바이칼호 주변 늪지대까지 도망쳤다. 그러나 그의 명성은 오히려 높아졌고 군소부족은 징기스칸 주위로 몰려들었다.

 

왜냐하면 징기스칸은 패배하여 도망치면서도 결사대 1백명을 적진으로 보내 적의 심장부를 관통시켰는데, 결사대는 모두 죽었지만 그 과정에서 적을 1천명 가까이나 살해했기 때문이다. 징기스칸은 여성과 어린이로 이루어진 부족을 살려야 했기 때문에 도망칠 수 밖에 없었다. 어린이와 여자가 도망칠 시간을 벌기 위하여 결사대를 보내 적진의 심장부를 뚫어버린 것이다.

 

징기스칸이 패배하여 바이칼호 서쪽 늪지대에 숨었을 때 26백명의 병사가 남았으나 그 숫자는 1백명씩 26번 반복하여 적진의 중심을 관통할 수 있는 살인기계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적들은 징기스칸을 더 이상 쫓지 않고 돌아갔다. 완전히 질려버렸기 때문이다. 그 위대한 패배로 하여 징기스칸은 고원의 거인이 되어 일어섰다.

 

징기스칸은 싸움을 거듭할수록 정교한 시스템을 만들었다. 끝없이 민중을 회유하여 자기편을 확보하고, 적지에 간첩을 파견하고, 결사대를 조직하고, 하나씩 시스템을 건설해 나갔던 것다. 그는 일생동안 40여번의 전쟁을 했는데 단 한번도 같은 전술을 두 번 반복하여 사용하지 않았다는 말도 있다. 징기스칸은 나이도 젊고, 고생을 할대로 해봤고, 투지가 충만했을 뿐만 아니라 여전히 빈털터리였기 때문에 모두들 그를 따랐던 것이다. 사람들은 알았다. 저 인간은 결코 멈추지 않는다. 그는 끝까지 갈 자다. 그렇다면 함께 가볼만 하다.

 

징기스칸이 나이가 들수록, 그가 전투를 반복할수록, 그가 세력을 늘려갈수록 성공할 확률이 올라간다는 사실을 사람들은 알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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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어떤 결정적인 순간에는 거짓말을 해도 도움이 되고, 유언비어를 유포해도 보탬이 되고, 쌍욕을 해도 상관이 없고, 결정적인 삽질을 해도 오히려 이득이 된다. 그것은 흐름을 타고 기세를 올릴 때다. 물론 역효과는 있지만 그 역효과는 순차적으로 나타나므로 그 모든 국면에서 51 49의 산술적 우위를 만드는데 성공하면 역효과를 잠재울 수 있다.

 

인간이 욕을 먹는 것은 뭘 잘못해서가 아니라 그다지 잘한게 없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결정적으로 잘한 것이 있을 때는, 유리한 흐름을 탔을 때는, 크게 기세를 올렸을 때는, 역사의 편에 섰을 때는, 어떤 핵심을 잡았을 때는, 시스템을 구축했을 때는, 포지션의 우위를 이루었을 때는 중간과정에 많은 잘못이 있어도 투쟁과정에서 전부 용해되고 만다. 역풍이 있어도 타고 넘는다. 이것이 방향성이다. 그 방향을 따라갈 때 화도 굴러서 복이 되고 복도 복이 된다.

 

닷컴버블 초기에 많은 기업이 창업되었으나 대체로 망했다. 그때 벤처 성공률은 겨우 5프로에 지나지 않는다는 말이 있었다. 특히 비관론으로 유명한 한겨례는 부정적인 기사를 필자는 기억한다. 물론 위험에 대한 경고도 필요하다. 언론의 사명이 그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판단착오는 좋지 않다. 한겨레의 역할은 옳았으나 그들은 오판했다. 그 결과로 신뢰를 잃었다.

 

그들의 예견대로 벤처는 대체로 망했지만 대신 학교 역할을 톡톡히 했다. 많은 경험있는 인력을 생산해낸 것이다. 지금 그때 그시절의 IT벤처가 성장하여 수십만 명의 인력을 고용하고 있다. 닷컴은 분명히 버블이었으나 버블 속에 알이 있었다. 버블은 알을 보호하는 집 역할이었던 것이다. 결정적인 혁신의 흐름을 탔을 때는 잘하면 잘되고 잘못해도 결과적으로 잘 된다. 흐름을 타야 한다.

성공의 확률을 올리려면, 자연의 에너지 흐름을 따라가야 한다. 진보와 혁신의 에너지 흐름에 편승하고 올라타야 한다. 그렇다면 에너지는 어디로 흐르는가? 물은 낮은 데로 흐른다. 밀도가 높은 데서 낮은 데로 흐른다.

 

우주의 모든 힘은 미는 힘곧 척력의 형태로 작동하며 그것은 밀도가 높은 곳에서 촉발하고 낮은 곳을 지향한다. 열역학 제 2법칙에 따라 무질서도의 증가방향으로 간다. 그것은 점점 더 단순해지는 것이다.

 

강은 지류가 합류하며 본류를 형성한다. 작은 물줄기를 통합하여 바다를 향해 나아가며 지류를 하나씩 통합할 때 마다 바다로 나아가는 추동력을 얻는다. 바다로 갈수록 점점 단순화 되어 마침내 하나의 큰 물줄기만 남게 된다.

 

물이 바다로 갈수록 단순해지는 이유는 에너지가 진행하는 동력을 얻기 위해서다. 사회에서 이는 의사결정 구조의 단순화 형태로 나타난다. 구체적으로는 도량형의 통일, 표준의 제정 형태가 된다. 사회의 모든 규범과 질서의 궁극적 근거는 여기서 얻어진다.

 

순천자는 흥하고 역천자는 망한다. 자연의 이치를 따라야 한다. 그것은 무질서도의 증가 방향으로 진행하는 것이다. 의사결정 구조의 단순화 방향이다. 에너지는 세가지 방향으로 진행하여 각각 평형을 이룬다. 하나는 점점 커지는 것, 둘은 점점 작아지는 것, 셋은 서로 교착되어 밸런스를 유지하는 것이다.

 

몽골 고원의 부족들이 징기스칸 밑으로 모여든 것은 그가 복잡한 상황을 정리하여 점점 상황을 단순하게 만들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어차피 셋 중의 하다. 흥하거나 망하거나 멈추거나다.

 

팽이를 잘못 치면 튕겨간다. 팽이를 치지 않으면 쓰러진다. 팽이가 한번 제대로 돌기 시작하여 발동이 걸리면 어떻게 치든 상관없이 제 자리에서 회전을 계속한다. 그때는 잘못 쳐도 잘돌고 잘 쳐도 잘 돈다. 발동이 걸리지 않아서 문제일 뿐 발동이 걸리기만 하면 잘하든 못하든 결과는 항상 좋다.

 

90년대 들어 빌 게이츠의 MS가 스티브 잡스의 애플을 이긴 것은 표준화 경향 때문이다. OS가 여럿 난립하여 이전투구를 벌이고 있으면 개발자들은 이것저것 다 개발해야 한다. MS 윈도 하나로 통일되면 하나만 개발하면 된다.

 

MS가 독식한 이유는 MS가 잘했기 때문이 아니라 모두가 MS의 승리를 원했기 때문이다. MS는 남의 아이디어를 훔쳐서 엉성한 것을 만들어놓고 터무니없는 폭리를 취했지만 아무도 그를 막지 못했다. MS의 독점에 대항하는 OS개발 논의가 있었지만 흐지부지 되었다. 전복은 다른 방향에서 일어났다. 지금 MS는 구글과 애플의 협공에 제동이 걸려 삼국이 정립한 형태로 되어버렸다.

 

1단계 - 표준을 성립시키면 무조건 흥한다.

2단계 - 팽이가 중심을 잡듯이 교착되어 무조건 현상을 유지한다.

3단계 - 대체재가 나타나면 무조건 망한다.

 

잘 나갈때의 MS처럼 못된 짓을 일삼아도 무조건 흥하는 경우가 있고, 지금 MS와 애플과 구글이 삼각체제로 가듯이, 또 한때 포드와 GM과 크라이슬러가 3각구도를 이루었듯이, 한국에서 NHN과 다음과 네이트가 비슷하게 구도를 이루듯이 현상이 유지되는 흐름이 있다. 그리고 왕년의 이회창처럼 노무현이라는 대체제가 나타나서 작은 잘못도 악재가 되고 무조건 나빠지는 흐름도 있다.

 

에너지 흐름은 이 셋 뿐이므로 쉽게 판단할 수 있다. 대체재가 있는 장사는 무조건 망한다. 지금 이명박 지지율이 크게 떨어지지 않고 있는 이유는 야당에 뚜렷한 대체재가 떠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저러다가 한 순간에 골로 간다. 본인이 잘했나 잘못했나보다 대체재가 있느냐에 따라 극에서 극으로 달라진다.

세 가지 법칙이 제시된다. 하나는 의사결정 구조의 단순화로 무조건 뜨는 경향이고, 둘은 독점을 견제하고 3각구도로 합종연횡을 성사시키며 일정한 밸런스를 추구하는 현상이고, 셋은 대체재가 나타나 한 순간에 몰락하는 현상이다. 과거 PC통신이 인터넷에 의해 대체되었듯이 완전히 사멸하는 수가 있다.

 

이러한 세 가지 패턴은 사회에서 거의 모든 분야에 두루 나타난다. 때문에 수순이 있다. 단순화가 먼저고 통제가 나중이다. 시장은 처음 다양화 보다는 획일화를 원한다. 시장이 획일화 되어 어느 하나가 독주할 때 다시 그것을 견제하는 장치를 만들어낸다. 다양화는 그 다음에 나타난다. 이건 역사에서 늘 반복되는 패턴이다. 이것이 에너지가 가는 흐름이다.

 

 

혼란기표준기균형기다양화사양화

 

하나의 상품은 이 다섯 단계에 걸쳐 에너지의 흐름을 진행시킨다. 지금 판도가 위 다섯 단계 중 어느 단계에 와 있는지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표준화 단계에서는 잘못을 저질러도 성공하고 사양화 단계에서는 잘해도 무조건 망한다.

 

- 혼란기.. 군소업체가 난립하여 버블을 형성한다.

- 표준기.. 하나의 유력업체가 방향성을 정하고 치고 나간다.

- 균형기.. 삼각구도로 정립되어 팽팽하게 교착된다.

- 다양화.. 이질적인 군소세력이 끼어들어 공존한다.

- 사양화.. 대체재가 등장하여 완전히 사멸한다.

 

에너지는 이 다섯 단계로 진행되므로 지금 시장의 사이클이 어느 단계에 와 있는지 알고 대응을 해야 한다. 혼란기는 소재의 혁신이 일어났을 때, 표준기는 기능의 혁신이 일어났을 때, 균형기는 성능의 혁신이 일어났을 때, 다양화는 효능의 혁신이 일어났을 때, 사양화는 대체재가 나타났을 때다.

   

처음 자동차가 발명되었을 때 미국에는 수만 개의 소규모 자동차 공장이 난립해 있었으나 포드자동차 하나로 획일화 되었다가 GM, 크라이슬러, 포드의 삼각체제로 견제와 균형을 유지하다가, 다시 일본차 유럽차 한국차가 끼어들어 다양화 되는 추세로 가고 있다. 이런 경향은 거의 모든 분야에 나타난다.

 

강북의 집값이 떨어진 이유는 강남이라는 대체재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강남집값이 떨어지지 않는 이유는 강남의 대체재가 없기 때문이다. 지정학적 구도 상 귀퉁이에 치우쳐 있는 일산이나 분당이 강남을 대체하지 못하는 것이다.

 

식물의 뿌리가 혼란스럽게 복잡하다가 큰 줄기 하나로 획일화 되었다가 다시 몇 개의 큰 가지로 나눠지고 다시 작은 가지로 세분화 되는 것과 같다. 거의 모든 생태계에 이러한 원칙이 적용된다.

 

이명박의 집권도 이와 관련이 있다. 참여정부 시절부터 삼성의 약진이 부각되었고 국민들은 본능적으로 이를 눈치챈다. 한국인은 삼성, 현대를 통제하고 싶은 것이다. 그러나 절차가 있다.

 

1) 이명박을 찍어서 삼성, 현대를 구슬린다.

2) 유시민을 찍어서 삼성, 현대를 패대기친다.

 

대상을 통제하려면 먼저 통제대상을 나무 위에 올려야 한다. 이는 초기에 나타나는 단순화 현상이다. 통제대상이 만인의 눈에 띄는 위치에 올라가 있어야 의사결정 과정이 단순화 되기 때문이다. 삼성을 띄우지 않으면 삼성이 부각되지 않고 부각되지 않으면 의사결정이 어려워진다. 그러므로 삼성을 싫어하는 쪽도 좋아하는 쪽도 일단 부각시켜야 하는 것이다.

 

이때 삼성을 지지하든 반대하든 결과적으로 삼성을 띄우게 된다. 지금 삼성반대에 앞장선다고 선언한 세력이 많지만 모두 삼성에 이바지하고 있다. 삼성은 잘해도 뜨고 잘못해도 노이즈 마케팅으로 뜬다. 비리를 저질러도 스캔들로 뜬다. 어떻게든 말이 나오면 무조건 뜬다.

 

? 국민은 의사결정 구조를 단순화 하고 싶어하고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맨 앞에 있는 자를 밀어올려서 표준을 만들고자 하기 때문이다. 국민은 자신이 적극적으로 통제하고 싶은 후보를 지지하는 경향이 있다.혹은 반대해도 결과적으로 돕는 셈이 된다. 그 이유는 중도파가 개입하여 반대파의 에너지를 이용하기 때문이다. 범선이 맞바람을 맞아도 키를 이용하여 항해를 계속하듯이 중도파가 키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만약 반대파의 의견이 대세를 점하여 삼성이 죽어버리면 중도파는 자신의 발언권을 읽게 되므로 중도파는 일시적으로 반대파에 가담하였다가 반대파의 목소리가 너무 세지면 발을 빼는 이중플레이를 계속한다. 중도파는 적극지지도 아니고 반대도 아니고 반대의 목소리가 크게 울리되 이러한 구도가 깨지지 않는 범위 안에서 수위조절을 하는 것이다.

 

이명박의 지지율이 폭락했다가 회복하는 패턴을 반복하는 이유는 중도파들이 계속 배신을 때리기 때문이다. 그들은 이명박을 괴롭히고 싶어하지만 완전히 망가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2002년에는 그 흐름이 노무현 후보에게 유리하게 나타났다. 중도파들은 노무현 후보 편에 섰다가 너무 나간다 싶으면 발을 뺐다가 하는 이중행동을 반복했다. 어차피 노무현 후보가 흐름을 끌고가는 이상 완전히 무너지면 안 되기 때문에 애매한 행동을 한 것이다.

 

중도파는 어떤 이슈를 만들어 의사결정구조를 단순화 하기 원한다. AB냐를 논하기 보다는 A에 대한 찬성이냐 반대냐의 구도로 만들어가는 것이다. 2008년 미국 선거는 오바마와 매케인의 대결이 아니라 오바마 개인에 대한 찬반투표로 흘러갔다. 이때 중도파는 오바마를 좋아하지 않아도 오바마가 떨어질 경우 오바마를 싫어하는 자신의 의견을 발표할 기회를 잃게될까바 지지해야만 했던 것이다. 그들은 당선 후에 신나게 비판하고 있다.

 

2년 후 우리가 승리하려면 유시민과 박근혜의 대결이 아니라 유시민에 대한 찬반투표로 몰고가야 한다. 이 경우 유시민에 대한 격렬한 반대의견도 오히려 유시민의 지지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 유시민의 몰락은 그 반대자의 반대의견을 발표할 기회를 빼앗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2007년 대선은 이명박과 정동영의 대결이 아니라 이명박 1인에 대한 찬반투표였다.

 

손학규는 격렬한 반대세력이 없기 때문에 손학규 찬반투표로 몰고갈 수가 없다. 유시민은 격렬한 반대자가 있고 또 그 이상의 격렬한 지지층이 있기 때문에 박근혜를 소외시키고 유시민 1인에 대한 찬반투표로 분위기를 몰고갈 수 있다.

 

결론적으로 유권자는 의사결정구조를 단순화 시키려고 한다. 이 때문에 흐름이 만들어진다. 의사결정구조를 단순화 시킨 다음에는 대상을 통제하려고 한다. 이 때문에 일방의 승리가 되지 못하고 한 동안 상황이 교착된다.

 

이 법칙이 적용되어 2002년 노무현 대통령의 후보시절 지지도가 한때 67프로까지 올라갔다. 이회창은 소외되고 노무현에 대한 찬반투표로 몰아간 것이다. 그러나 YS시계사건 이후 폭락했다. 상황을 단순화 시킨 다음 통제하려고 하는데 시계사건은 노무현 후보가 유권자에 의해 통제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표출된 것이다. 유권자 자신이 통제하고 싶었는데 실은 YS가 배후에서 리모컨으로 통제하고 있다면? 이건 용납될 수 없는 것이다.

 

진성 지지가 아니라 대상을 통제할 목적의 가성 지지였기 때문에, 통제되지 않는다는 확신이 들자 180도로 태도를 바꾼 것이다.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것인가? 통제하려면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아야 한다.

 

정몽준 방울이 대두되었다. 정몽준의 급격한 지지율 상승은 기실 정몽준 지지가 아니라 노무현 후보를 통제할 수단으로서의 가성 지지였기 때문에 단일화에 의해 노무현 후보가 통제된다는 확신이 들자 한 순간에 사라졌다.

 

노무현 후보가 당선되지 진보쪽에서 급격한 이탈이 일어났다. 역시 통제할 목적이었다. 그러나 지지층이 너무 이탈하여 탄핵이 일어나고 열린우리당이 고립되자 이번에는 다시 노무현 대통령에게 지지가 쏟아졌다. 왜냐하면 어차피 키는 노무현 대통령이 쥐고 있기 때문에 핵심을 살려놓아야 중도파가 자기 의견을 발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무너지면 지지자든 반대자든 모두가 발언권을 잃게 된다. 노무현 대통령이 중심에 있기 때문에 그 포지션의 우위에 의해 악재도 호재로 둔갑해서 노무현 대통령이 다시 살아난 것이다.

 

삼성, 현대, LG, 포스코 사강의 급격한 부상은 재벌을 통제하고 싶다는 국민의 욕망을 불러 일으켰다. 대한민국은 재벌을 효과적으로 통제하기를 원하며 그 방법은 첫째 삼성을 나무에 올려놓는 것이다. 통제대상은 일단 띄워놓고 본다. 그 덕분에 지금 삼성은 주목받는 위치에 포지션을 잡아서 악재도 호재로 둔갑하고 있다. 삼성은 무수한 말썽을 일으켰지만 오히려 이득을 보고 있다.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것인가? 고양이를 잘 아는 쥐여야 한다. 이명박이 삼성이라는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적임자로 선택되었다. 그리고 오늘 삼성은 올해 40조원의 투자를 공언하고 있다. 이명박이 배후에서 작용했음은 물론이다. 한나라당 지지자는 쾌재를 부르고 있다. 목적이 달성되었다고 믿기 때문이다.

 

한국인은 2007년에 이명박을 찍어서 삼성을 나무에 올렸고, 다음 유시민을 찍어서 그 나무를 흔든다. 이건 동서고금의 법칙이다. 겁없이 나무에 올랐던 록펠러가 루즈벨트에게 매우 흔들리다가 살아남기 위해 뉴욕시민들에게 어떤 인심을 썼는지는 다 알것이다. 후달렸던 것이다. 물론 록펠러는 루즈벨트의 당선 이전부터 자선을 많이 했지만 이미 시장 에너지의 흐름은 록펠러의 목을 겨냥하고 있었다. 복잡한 구도 안에서 경쟁할 때는 상황을 단순화 시키기 위해 선두주자를 밀어주지만 선두에 오른 다음에는 목을 조르는 것이 인간이다.

 

구조론의 방향성 개념은 의사결정 구조의 단순화 형태로 전개된다. 복잡하게 얽힌 지류가 하나의 본류로 통합되는 경향이다. 이는 물리학이다. 각자 저잘난 진보세력은 귀족과 같다. 귀족은 숫자가 많아서 비효율적이다. 더욱 통제가 안 된다. 왕은 하나이므로 통제된다. 그러므로 왕권이 강화된다. 시민은 왕과 결탁하여 중간계를 친다. 그 다음에는 왕을 친다.

 

집단이 나아가는 방향성이 중요하며 지금 그 선두에 삼성이 있다. 인간은 상황을 통제하기 쉬운 쪽으로 판을 만들어가려고 한다. 삼성, 현대가 뜨는 것이 더 통제하기 쉽듯이, 왕이 뜨는 것이 더 통제하기 쉽다. 왕에 대한 찬반으로 의사결정구조가 단순하게 되기 때문에 개인의 발언권이 강화되는 것이다.

 

의사결정구조가 복잡하게 되면 좀 아는 지식인이 목청을 높일 뿐 민중은 발언의 기회를 얻지 못한다. 그러므로 민중은 판구조를 단순화 시키려 하며 이것이 잘못되면 독재정치로 흘러가는 것이다.

 

왕은 하나고 귀족은 여럿이므로, 똑똑한 왕 하나만 잘 키우는 것이 낫다. 왕과 시민이 협공하여 귀족을 퇴치하고 왕권을 강화한다. 그러나 왕이 전횡하게 되면 다시 왕을 통제하려 한다. 삼성이 전횡하면 다시 국민은 삼성을 통제하려 한다. 이 원리는 정치 경제 사회의 거의 모든 측면에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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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결정구조를 단순화 하려고 하는 이유는 구조의 전개에서 상부구조의 경우 외부에 대응하기 때문이다. 외부로 나가는 창구는 일원화 되어야 한다. 그러나 구조의 전개에 따라 상부구조에서 하부구조로 이행하며 이 과정에서 내부문제에 대응하게 된다. 외부환경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삼성을 밀고 이명박을 밀었다가 그 임무가 완료되었다고 느끼는 즉시 그에 따른 내부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견제와 균형을 추구한다.

 

어떤 벽이 있으며 그 벽을 넘고 천장을 뚫고 솟아오르기 위해서는 힘을 모아야 하지만 그 벽을 넘은 다음에는 다시 내부를 정돈하려고 하는 것이다. 이 시기에는 견제와 균형을 강조한다.

 

프랑스가 혁명을 성공시켰을 때 열강이 간섭했다. 외국의 개입에 대응하기 위하여 나폴레옹 1인에게 힘을 모아준 것이다. 그러나 외국이 개입하지 않게 되자 다시 황제를 통제할 필요를 느껴 민주주의로 나아갔다.

 

마찬가지로 독재자는 끊임없이 외부의 위협을 조장한다. 박정희는 북한의 침략과 미군의 철수라는 외부위협을 강조하여 유신을 도발했고 김정일 역시 미국의 위협을 내세워 권력을 오로지했다.

 

하나의 리더가 나와주어야 통제하기 편해진다. 의사결정이 쉬워지는 것이다. 도토리 키재기로 후보가 난립하는 것보다 그 중에 하나가 치고 나가야 역시 그 반대편에도 뜨는 인물이 나타난다. 즉 어떤 인물이 뜨면 그 반대쪽에도 인물이 뜨는 것이며 이는 김대중이 뜨니까 김영삼과 김종필이 이득을 본 것과 같다. 반대편에도 인물을 띄워 균형을 맞추려고 하는 것이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22]이상우

2011.01.12 (14:17:07)

 

-예전에 올린 2인용 격투게임의 발달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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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혼란기-여러가지 공격과 수비가 우연적이고 실험적으로 적용되는 단계(승패를 알기 힘듦) 
'야비한' 기술 발달기-알면서도 당하는 막을 수 없는 필살기로 소수의 고수가 게임을 평정하는 단계(절대 고수의 연승기)
간파기-야비기술이 수많은 경험을 통한 수비기술에 간파당해서 더이상 필살기가 통하지 않는 상향 평준화 단계(공수의 역전현상)
후속기술 발달기-최초의 야비한 기술만은 못하지만 수비하기 까다로운 새로운 필살기가 뒷심을 발휘하는 단계(반짝 고수의 등장)
이완기-양쪽에서 필살기를 쓰거나, 필살기에 대한 거의 모든 경우의 수의 수비책이 마련되어 서로 수비만 해서 게임에 대한 재미가 떨어지는 단계(게임 유져들의 이탈기) 로 구성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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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면 게임 유져들의 이탈은 다른 게임(대체제)이 등장할 때 가속화되는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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