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컴퓨터는 단순한 0과 1로 많은 정보를 담아낸다. 우주는 가장 단순한 것으로 설명되어야 한다. 그것은 방향성이다. 사건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며 갈수록 복잡해져서 엔트로피를 증가시킨다. 사건이 복잡해지기 전에 아직 단순한 단계에 머물러 있을 때 조치해야 문제가 해결된다.


    그것을 어떻게 찾는가? 방향성으로 찾는다. 소도 누울 자리를 보고 발을 뻗는다고 했다. 사람도 이야기의 시작점을 보고 말을 붙여야 한다. 모든 이야기의 시작지점. 사건이 복잡하게 얽히기 전. 그것은 에너지의 확산과 수렴이다. 곧 무질서와 질서다. 


    에너지는 가능성이며 아직 모습이 없다. 비정형이다. 그 상태가 확산이다. 거기서 일어날 수 있는 변화는 수렴뿐이다. 그리고 파동과 입자의 모습을 갖추기 시작한다. 그것은 사건의 단절과 연결이다. 척력과 인력으로 나타난다. 계 내부에 대칭과 비대칭을 만든다. 단절상태에서 연결상태로 바뀌면서 변화가 시작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야기는 펼쳐진다.


    결론은 이기는 것과 지는 것이다. 산 것과 죽은 것이다. 효율적인 것과 비효율적인 것이다. 연결되면 이기고 단절되면 진다. 움직이면 살고 머무르면 죽는다. 여기에 방향과 순서가 있다. 방향성이라는 말에는 공간의 방향뿐 아니라 시간의 순서까지 포함되어 있다. 이긴다는 말은 의사결정한다는 말이다. 우주는 대칭이며 결정하는 것과 결정당하는 것이 있을 뿐이다. 


    이겨야 이길 수 있다. 연결되어야 연결할 수 있다. 대칭 속에서 또 다른 대칭을 만들 수 있다. 대칭의 코어를 이동시키는 방법으로 수렴 속에서 한 번 더 수렴한다. 수렴된 상태에서 다시 수렴하면 그 이전상태는 변화와 비교하여 상대적인 확산이다. 에너지는 확산에서 수렴으로 그리고 코어를 이동시켜 다시 확산에서 수렴으로 바꾼다. 하나의 사건 안에서 5회에 걸쳐 확산과 수렴을 반복한다. 거기에 우리가 알아야 할 일의 우선순위가 있다. 순서와 방향의 질서가 있다.


    처음 에너지가 확산하면 밖이고 수렴하면 안이다. 안과 밖의 닫힌계 대칭에서 위와 아래의 중심대칭으로, 좌우의 공간대칭으로, 앞뒤의 시간대칭으로, 표리의 정보대칭으로 전개하면서 사건은 갈수록 복잡해진다. 대칭 안에 또 다른 대칭을 만들기를 반복하며 보다 국소화된다. 방향은 전체에서 부분으로 가는 방향이다. 대칭 안에서 대칭을 만들기 때문이다.


    투수가 공을 던져도 인체 안에서 상체, 상체 안에서 오른팔, 오른팔 안에서 팔꿈치, 팔꿈치 안에서 손목으로 대칭이 국소화된다. 단계적으로 의사결정에서 배제하는 것이 방향성이다. 먼저 하체를 배제하고, 다음 왼팔을 배제하고, 어깨를 배제하고, 손목을 배제하면 공이 똑바로 날아간다.


    근육에 힘을 플러스 하지 말고 걸치적거리는 하체와 왼팔과 어깨와 손목을 순서에 맞게 빼줘야 부드러운 투구밸런스라고 코치가 칭찬해주는 것이다. 코치는 노상 힘 빼고 던지라고 주문하지만 삼성 배영수는 힘 빼고 던지는데 십 년이 걸렸다고 한다. 코치가 몸 빼라고 말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먼저 대칭을 만들고 거기서 절반을 빼는 것이다. 대칭을 만들지 못하므로 빼지도 못한다. 대칭이 안 되니 자빠질 것 같아서 근육에 힘이 들어간다. 타자도 스윙이 부드럽지 않은 이유는 굵은 어깨와 짧은 팔에 몸빼기가 안 되기 때문이다. 이정후와 오타니는 신체가 유연해서 몸빼기를 잘한다.


    원하는 것을 더하기보다 방해되는 것을 빼야 한다. 기득권의 박힌 돌이 사라지면 저절로 새 돌이 굴러온다. 우주의 기본 방향은 마이너스다. 그에 따른 상호작용의 증대다. 그리고 국소화다. 전체에서 부분으로 간다. 그것이 이기는 방향이다. 부분이 전체를 이길 수 없기 때문이다. 효율적인 방향이 에너지의 비탈을 만들어 이긴다. 그 방향에서 조직이 긴밀하게 연결된다. 그럴 때 무엇이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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