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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3734 vote 0 2021.04.16 (12:04:36)

    유기농의 좋은 점


    유기농이 뭘까 생각해 보자?


    1) 유기농이라고 주장하면 유기농이다. 

    2) 유기농 인증마크를 붙이면 유기농이다. 

    3) 내가 지으면 유기농이요 남이 지으면 무기농이다. 

    4) 농부 유기 아저씨가 유기농부다.


    유기농과 무기농을 구분할 수 있는 근거는 없다. 테이블 위에 두 상자의 농작물이 올려져 있다. 어느게 유기농일까? 알 수 없다. 테이블에 올려지기 전까지는 흘러간 과거요, 테이블에 오른 이상 알아낼 방법은 없다. 가격이 비싼게 유기농이라고 하면 대충 맞다.


    어차피 농작물을 키우는 것은 태양과 흙이다. 생물은 그 자체로 화학공장이다. 그러므로 화학을 쓰지 않고 농사를 짓는 방법은 우주 안에 없다. 막연히 공장을 거치지 않은 천연물질을 쓰면 좋지 않을까 하는건 반지성주의다. 그게 후진국에서나 먹히는 협잡이다. 


    비료를 쓰지 않으면 그만큼 더 많은 노동력과 더 많은 유해물질을 투입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더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더 많은 벌레와 바이러스가 숨어 있다. 벌레는 대부분 독이 있다. 몸에 좋을 리가 없다. 배운 사람이 유기농이라는 단어를 쓰면 안 된다.


    유해한 잔류농약이 얼마다 하고 정확한 수치를 제시해야 한다. 공장에서 나온 물질을 쓰면 무기농이고 직접 제조한 독성물질을 쓰면 유기농이다. 황산구리는 독성물질인데 유기농에 쓰인다. 당연히 농약만큼 해롭다. 천연농약이라 하는 것이 대개 유독물질이다.


    더 많은 돈을 지불하고, 더 많이 지구를 파괴하며, 더 많은 유독물질을 먹는다. 자연이 저절로 균형을 이룬다는 미신을 믿는 사람이 많다. 인체도 균형이 중요하다. 그런데 말이다. 그 균형이라는게 인간에게 유익할까? 자연이 균형을 추구하면 인류는 죽는 거다.


    인간을 없애서 자연의 균형을 회복해야 한다고? 그게 생태주의다. 균형은 좋고 불균형은 나쁘다. 자연은 가만 놔두면 스스로 균형을 찾아간다. 그러므로 가만 내버려 두면 좋아질 것이다? 참으로 그럴듯한 개소리다. 인간을 죽여 없애야 자연이 균형을 얻게 된다.


    우리가 먹는 거의 모든 곡물은 원시시대부터 유전자 조작을 거쳤다. 자연이 미쳤다고 인간을 위해 많은 탄수화물을 합성하겠는가? 인간이 돌연변이를 찾아서 종자개량을 한 것이다. 농산물은 대개 유전자가 변형되었다. 농약이든 유전자 조작이든 검증해야 한다.


    검증하기 위해서는 일단 의심해야 한다. 의심이 든다. 믿을 수 없다. 불안하다. 이러면 곤란하다. 그게 정치적인 프레임 걸기 수법이다. 믿을 수 없으면 믿을 수 있도록 과학적인 검증을 거쳐야지 과학도 믿을 수 없고 세상에 믿을게 하나도 없다고 하면 정신병이다.


    신경과민에 히스테리다. 약자가 권력을 획득하는 기술이다. 아파서 병원에 누워 있으면 다들 문병을 오고 걱정해준다. 그때가 좋았어. 환자가 되어야지. 이러며 스스로 정신병에 걸리는 것이다. 유기농이라는 단어를 없애고 잔류농약을 정확히 표시해놔야 한다.


    그게 문명의 진보다. 믿을 수 없으므로 퇴행한다는건 반문명의 자해행위다. 지리산 청학동에서 그런 짓을 일삼다가 사달이 났지만. 중요한 것은 근본적인 관점의 차이, 세계관의 차이, 방향성의 차이다. 하기사 남이야 돈지랄을 하든 말든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남이 유기농 먹든 뭐를 먹든 나야 상관없다. 장협착증으로 밥을 못 먹어서 평생 라면만 먹고 92살까지 장수한 사람도 있다. 각자 알아서 살아가기다. 중요한 것은 구조론이다. 구조론은 마이너스다. 우리는 언제라도 해로운 것을 제거하는 마이너스로 가야만 한다. 


    유익한 것을 추구하는 플러스로 가는 순간 망한다. 이번에 진보가 고전한 이유도 정치적인 프레임을 걸어서 플러스를 추구했기 때문이다. 미투든 비건이건 페미건 그게 마이너스가 되어야지 플러스가 되면 안 된다. 나를 따르라 하며 깃발을 꽂고 플러스가 된다.


    스스로 권력화되는 것이다. 이유 없이 동물을 죽이지 마라. 성범죄를 저지르지 마라. 이건 마이너스다. 비건을 강요하고 미투로 선거 이겨보겠다고 하고 성소수자를 우대하자고 하면 플러스다. 지하철 노인 특혜에 임산부 지정석도 없애야 할 플러스 행동이다. 


    우리는 부정을 부정할 수 있을 뿐이며 나머지는 확률에 맡겨야 한다. 차별을 제거할 뿐 특혜는 안 된다. 나쁜 것을 제거하면 남는게 좋은 거다. 의식적으로 좋은 것을 추구하려고 하는 순간 악이 시작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왜? 끼워팔기, 묻어가기 때문이다.


    플러스로 방향을 잡는 순간 면죄부를 판매하게 된다. 국힘당을 때리고 왔으니 까방권을 얻었고 면죄부를 샀다. 거액을 들여서 면죄부를 산 다음 신부를 죽이고 돈을 회수한다. 그래도 무죄다. 왜냐하면 면죄부를 샀기 때문이다. 과거에 실제로 이런 일이 있었다.


    미래의 죄를 미리 탕감해주는게 조선시대 훈구공신이다. 유기농이라는 것은 그냥 단어일 뿐이다. 그런데 면죄부가 된다. 유기농은 하나의 예를 들어본 것이고 이와 비슷한 일이 무수히 있다. 정치적인 프레임만 걸면 어떤 삽질도 허용된다는 식의 오만한 태도들.


    물론 유기농의 장점도 있다. 유기농 딱지가 붙은 식품을 먹으면 불안하지 않기 때문이다. 자존감이 상승한다. 가난뱅이를 비웃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건 심리학의 영역이다. 하여간 인간이 이렇게 짐승이 되어가는 것이다. 지성인이라면 이런 식으로 살지 말자. 


    구조론은 일원론이다. 하나의 방향을 가리켜야 한다. 마이너스로 가능하다. 플러스 되는 순간 중구난방이 되어 사방으로 흩어진다. 정의당과 녹색당과 여성의 당이 각자 플러스 깃발을 세우고 뽐내니 개판 오 분 전이다. 오로지 국힘당 제거의 마이너스로 가야 한다. 


    나쁜 쪽으로 가지 마라. 좋은 쪽은 없고 각자 알아서 제 갈 길을 가라. 어느 방향도 주장하지 마라. 상대가 저쪽으로 가므로 우리는 이쪽으로 가자고 깃발을 세우는게 프레임이다. 이쪽으로 가자가 아니라 저쪽으로 못 가게 막아야 한다. 국힘당만 찍지마라가 정답. 


    UFO와 같다. 언어 자체에 트릭이 있다. 비행물체로 확인된 정보의 정체가 미확인이라는 건지 비행물체로 추정하는 정보의 정체가 미확인이라는 건지 헷갈리게 하는 기술을 쓴다. 비행은 동력비행을 의미하는 건지도 애매하다. 공자의 정명사상과 맞지 않다. 


    공자의 술이부작을 생각할 일이다. 공자가 보수꼴통이라서 그런 말을 한 것은 아니다. 마이너스 원리를 직관적으로 꿰뚫은 것이다. 괴력난신은 플러스다. 뭔가 좋은게 있다고 주장하면 그게 작위다. 깃발을 꽂고 나를 따르라고 외치는게 플러스다. 권력행동이다. 


    자사의 성이 작이다. 퇴계의 경도 작위다. 공자의 손자인 자사부터 도에서 벗어나 작위를 저지른 것이다. 정성이 지극하면 하늘이 감동한다는게 자사의 성이다. 박근혜의 간절히 원하면 온 우주가 나를 돕는다는 사상과 정확히 같다. 그런게 괴력난신 플러스다.


    과학가는 부단히 거짓을 배제할 뿐 이것이 정답이다 하고 선언하며 무언가를 보여주고 깃발을 세우고 권력을 창출하고 무리를 줄 세울 수 없다. 모든 것을 배제하면 수학이 남는다. 최후에 구조가 남는다. 구조는 만남이다. 2500년 전에 공자는 알고 있었다. 


    미니멀리즘과 같다. 어긋난 것을 부단히 배제하면 최후에 남는 것이 미니멀리즘이다. 이것이 미니멀리즘이다 하고 주장하면 이미 미니멀리즘이 아니다. 어떤 둘의 진정한 만남은 둘 사이에 아무것도 없을 때 가능하다. 삿된 것을 모조리 쳐내면 만남이 남는다. 


    비로소 진리를 대면할 수 있다. 방해자를 쳐낼 뿐 아무것도 주장하지 않는다. 유기농은 훈장이고 특혜고 차별이고 우월주의다. 이건 음식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인생을 그따위로 살지마라는 거다. 적어도 지성인이라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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