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4438 vote 0 2020.09.28 (12:12:36)

      

    Dooil Kim님의 페북글 요약


    9/27 서해안 북한군 피격사건 정리


    1. 사망한 어업지도사는 왜 북한해역에서 발견되었을까? 경우의 수는 셋이다.


    잡혀갔다(납치)

    배에서 실족 후 파도에 휩쓸려갔다 (실족) 

    스스로 건너갔다 (월북) 


    납치정황은 없고 국방부 첩보에 월북정황이 있고, 사망자가 채무 문제로 고민한다는 정황이 있다. 스스로 건너갔다는 것이 현재로서는 유력하다. 


    2. 북측은 피격을 인정했는데 시신훼손 부분이 우리 국방부와 다른 이유는? 국방부는 "시신에 접근해서 무언가 태우는 불빛을 확인했다"고 브리핑했지 그게 사망자의 시신이라고 하지 않았는데 언론에서 ‘시신훼손’이라고 단정했다. 나는 이 대목에서 꼬였다고 생각한다. 기레기의 농간이 문제다.


    3. 나의 추측은 장비를 통한 감청이라기보다 휴민트를 통한 첩보수집이라 디테일한 부분에서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사망자가 북한 해역에 있던 서너 시간 동안 우리 군이 직접적인 대응을 하기 힘들었던 부분은 민간인을 살해할 것이라고 상상하지 못한 부분도 있지만 휴민트 노출을 꺼리는 측면이 강할 것이라고 추측한다.


    4. 북한은 이번에 사과(apology)를 했다. 미 국무부 논평이나 외신을 보면 김정은의 이 사과(apology)에 대해 다들 놀라워하고 의미가 있다고 평가한다. 오직 국힘당과 보수언론들만 이 사과(apology)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1976년 판문점에서 미루나무사건이 있었다. 비무장 미군 장교 두 명이 북한군이 휘두른 도끼에 맞아 사망한 사건인데 당시 포드 대통령은 항공모함(7함대), 전투기(F-4, F111), 핵무기를 탑재한 폭격기(B-52) 등을 출동시켰다. 한국군과 미군 모두 전쟁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었다.


    여차하면 전쟁이 나고 북한 체제가 붕괴될 수 있는 상황에서도 김일성은 다음과 같이 발표했다. “이번 사건은 유감(Regret)이다.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는 것도 아니고, 사과(apology)도 아니고 그저 유감(Regret)을 표명한 것이다. 그런데 이것을 미국에서는 받았다.


    당시 조선일보 등은 "김일성의 사과를 한 것과 다름없는 유감을 미국이 받았다"고 대서특필했다.


    5. 1996년 강릉 잠수정 무장공비 침투사건이 터지고 12명의 한국군이 사망했는데 이때도 북한은 유감(Regret)을 표하고 그것으로 끝났다. 당시에 조선일보는 “김영삼 정부의 강력한 대응으로 북한에 사과를 받았다”고 자화자찬성 보도를 했다. 북한은 지금까지 한번도 사과(apology)한 적이 없다. 어떤 일이 터지고 남북관계가 경색되거나 미국이 나서면 “그런 일이 발생해서 유감(Regret)이고 재발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전부다. 전쟁이 나서 죽을 수 있는 상황에도 절대로 사과는 하지 않는다는 것이 북한 최후의 자존심이다.


    6. 일베들은 당연히 받아야 할 사과를 받고 왜 기뻐해야 하느냐고 비아냥거리지만 당연히 받아야 할 사과를 이전 정부는 단 한 번도 받지 못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7. 사망자가 북한 해역에 있을 때 건너가서 구해왔어야 한다는 하태경, 언론, 일베, 심지어 김종대 전 정의당 의원까지 그런 주장을 하던데 이건 정말 기본적인 상식이 없다고밖에 말을 못 하겠다. 우리가 북방한계선(NLL)을 넘어가는 순간 저쪽에서는 무조건 사격을 해야 하고 우리도 맞대응해야 한다. 그럼, 전쟁이 시작된다.


    강제납북이 아닌데 무슨 수로 전쟁위험을 무릅쓰고 북한 영해에 들어간다는 말인가? 하태경 같은 미필이야 몰라서 그렇다 치더라도 군사전문가라는 김종대는 진짜 전문가 맞나?


    8. 75차 유엔총회 연설에서 ‘종전의 필요성과 주변국의 도움’을 요청한 문재인 대통령은 이 사실을 있는 그대로 언론에 공개했고 바로 북한의 야만적인 행동을 규탄했고 역사상 처음으로 북한의 공식적인 사과(apology)도 받았다.


    “어업지도사 한 명이 배 위에서 실족했고 실종되었다”로 처리하면 그냥 덮을 수 있는 사건이다. 이명박, 박근혜 시대에서는 "충분히 그렇게 처리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


    Dooil Kim님이 잘 정리했는데 요약하는 과정에서 일부 표현을 고쳤다. 


    '북한군 피격사건'이라는 Dooil Kim님 표현은 이상하고 현재로는 월북으로 단정할 수 없으니 월선으로 하자. 이명박에 의해 남북한 해군 간 통신이 단절된 현재 월북의심자를 구출해 온다는건 말도 안 되는 개소리다. 김정은 이후 월북자 15명을 북한이 남으로 돌려보냈다.


    당연히 이번에도 판문점을 통해 돌려보내는 게 맞다. 그런데 죽었다. 코로나 문제로 북한군의 대응이 경직된 결과다. 북한군이 코로나 매뉴얼을 따른다고 멀찍이서 붙잡아놓고 상부의 지시를 기다리는데 썰물을 타고 빠져나갈 상황이 되자 다급해서 쏴버렸을 가능성이 높다. 


    그냥 놓쳐서 월선자가 북한의 다른 지역으로 상륙해서 사라져 버리면 개망신이잖아. 코로나도 걱정되고. 북한군에 잡혀서 판문점으로 돌려보내진다는 사실을 안 공무원이 낙담하여 자포자기 심정으로 북한군의 통제를 따르지 않다가 사살된 것으로 보는게 합리적이다. 


    80미터 거리에서 사격을 받았다면 북한군 통제를 따르지 않았거나 썰물을 타고 멀어진 것이다. 실족에 의한 사고일 가능성은 없다. 구명조끼 입고 부유물을 타고 있었는데 실족했다면 남쪽으로 헤엄쳐 오면 된다. 어업지도선이 어선도 아니고 실족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월선과정은 군이 촬영해 놓았을 가능성이 있다. 이번 사건에서 가장 쇼킹한 부분은 군이 안보자원이 노출될 가능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간대별로 상세하게 발표한 점이다. 왜 언론은 이 부분을 말하지 않을까? 군사기밀을 왜 공개했냐고 호통치는게 국힘당 상식에 맞다.


    휴민트를 보호하고 감청자원을 은폐하려면 쉬쉬해야 한다. 당연히 사건을 은폐해야 한다. 군이 민감한 부분을 공개한 것은 박지원 때문이라고 본다. 박지원이 남북 간 핫라인 개통사실을 믿고 과감하게 선수 친 것이다. 김정은의 사과를 받아낼 자신이 있기 때문에 공개한 거다. 


    이 사건을 계기로 이명박이 단절시킨 남북 함정 간 통신을 재개해야 한다. 서해안을 평화수역으로 선포하고 비무장 및 발포금지를 합의해야 한다. 



    ###


    월선의사 표명 없이 검문에 불응하고 묵묵부답인 상태에서 공포탄 두 발 사격하자 도주하려고 해서 40~50미터 거리에서 사격했다는 북한군 발표가 보도되었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4988 갈대일까 억새일까? 김동렬 2020-10-10 3783
4987 세종과 노무현의 싸움 김동렬 2020-10-09 4350
4986 인간이라는 존재의 가벼움 1 김동렬 2020-10-08 3939
4985 노무현주의로 가보자. 김동렬 2020-10-07 4173
4984 내로남불 민주당 2 김동렬 2020-10-07 3837
4983 노무현의 전쟁 4 김동렬 2020-10-06 4419
4982 언제나 부재가 원인이다 2 김동렬 2020-10-05 3871
4981 관계를 사유하라 2 김동렬 2020-10-04 3473
4980 세상은 구조다. 1 김동렬 2020-09-30 3711
4979 조응천 박용진 금태섭의 화병 김동렬 2020-09-30 3930
4978 껍질이 알맹이다 1 김동렬 2020-09-29 3431
4977 박근혜=문재인, 조국=최순실, 세월호=월북자 1 김동렬 2020-09-29 3728
» 공무원 월선사건 정리 김동렬 2020-09-28 4438
4975 누난 네가 왜 화났는지 알아. 3 김동렬 2020-09-28 4190
4974 우주는 음의 피드백이다 1 김동렬 2020-09-25 3875
4973 구조주의와 구조론 김동렬 2020-09-24 4151
4972 언어는 연결되고 과학은 재현된다 김동렬 2020-09-23 3306
4971 사람을 바꾸는 2초간의 전율 1 김동렬 2020-09-23 3905
4970 언어가 존재에 앞선다 3 김동렬 2020-09-22 5059
4969 국힘당 지지율의 하락 김동렬 2020-09-21 42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