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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4001 vote 1 2020.08.20 (11:50:36)

      

    바지사장 김종인의 도게자


    김종인이 고향사람들에게 인사하러 온 거다. ‘나 너무 미워하지 마. 그래도 내가 경상도당 평정하고 왔잖아. 나도 역할 있다구. 꼭 배신자라고 손가락질해야 되겠어?’ 이런 거다. 일부 호남사람이 김종인의 역할을 평가해서 호남에서 미통당 지지율 올라갔다. 그러나 의미 없다.


    호남보수는 선거 때 미통당 안 찍는다. 본질을 가지고 이야기해야 한다. 본질은 쪽수를 믿는 경상도인의 오만과 망상이다. 경상도에 가면 들을 수 있다. '내 집 앞에 16차선 고속도로를 깔아줘 봐라. 문재인 찍나. 절대 안 찍는다.' 정색하면 언제든 선거 이길 수 있다고 믿는다.


    ‘노무현 죽고 자들이 징징대는게 불쌍해서 우리가 한 번 져준 거지. 우리가 방심한거야. 정색하고 자세 갖추면 쉽게 이겨. 간단해. 친노와 호남을 이긴잘하면 돼.’ 이런다. 전혀 긴장하지 않는다. 전광훈이 코로나를 퍼뜨려도 주호영은 희희낙락이다. 매우 때려주지 않으면 안 된다.


    야당이 나사가 빠져 있으니 여당도 긴장이 풀린다. 야당을 매우 패서 여당을 긴장시켜야 한다. TK 성골에 들지 못하는 김종인은 미통당의 버리는 카드다. 김종인은 진정성을 주장하지만 개인의 감상에 불과하다. TK당이 호남인물을 바지사장으로 앉힌 일 자체가 진정성 없다.


    진정성 있는 바지는 세상에 없다. 그러므로 김종인이 무슨 짓을 해도 진정성이 없다. 광주에 가서 도게자를 해도 그냥 호남사람이 호남에 간 것이다. 이것이 냉정한 진실이다. 대표직함 달고 갔지만 안쳐주는 거다. ‘바지사장은 이럴 때 써먹는거야’ 하고 영남꼴통은 생각한다.



    욕망의 진실


    우리는 인간에게 원래 욕망이 있다고 믿지만 그렇지 않다. 호르몬이 있을 뿐이다. 호르몬은 구체적인 것을 지시하지 않는다. 인정해야 한다. 욕망은 문명의 산물이다. 사유재산제도와 연결되고 결혼제도와도 관계가 있다. 욕망은 인류사 1만 년 동안 어렵게 일구어낸 성과다.


    막연하게 '욕망을 버려라' 하는 식의 언설은 인류의 성취를 부정하는 것이다. 부족민은 욕망이 없다. 살고 싶은 욕망도 없어서 그들은 쉽게 죽는다. 백인들이 아이티 원주민을 노예로 잡아가자 그들은 대거 자살해 버렸다. 원래 부족민 남자는 마흔 살 넘어 사는 경우가 드물다.


    40살을 넘기면 머리칼이 희끗희끗해진다. 자연이 준 수명이 그 정도다. 부족민은 행복도 쾌락도 사랑도 관심이 없다. 결혼도 하지 않는다. 일 년에 몇 차례 있는 축제 때 아기가 만들어진다. 혹은 남자들의 습격에 의해서 아기가 만들어진다. 남자를 납치해서 임신하기도 한다.


    사랑은 문명인이 만들어낸 것이다. 왜 부족민은 사랑하지 않을까? 평등하기 때문이다. 100명 정도의 무리가 있는데 그중에서 누가 누구를 사랑한다면? 부모가 자식을 편애한다면? 불화가 일어나고 부족은 분열한다. 살인이 일어난다. 사랑은 살인을 일으키는 위험한 짓이다.


    부족원 100명이 모두를 평등하게 대하므로 누구도 사랑할 수 없는 것이다. 모두가 평등하므로 열등감도 없다. 콤플렉스가 없으므로 누구를 이기려고 하지도 않는다. 차별도 없고 우월도 없으므로 욕망이 없다. 더 나아지려고 하지 않는다. 그저 불화를 일으키지만 않으면 된다.


    100명의 무리가 화목하게 지내려면 남 보다 잘나도 안 되고 못 나도 안 된다. 하향평준화되는 것이다. 잘난 행동은 미움받는 행동이다. 불화가 일어나면 살인 외에 해결책이 없다. 3년 징역형을 내릴 수 없다. 감옥이 없기 때문이다. 죽거나 화목하거나 외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


    욕망이 작동하자 불화가 일어나서 부족이 깨지며 그 대신에 등장한 것이 가족이다. 가족은 사유재산제도에 기초한다. 농경과 목축을 하면서 가족이 성립한 것이며 수렵과 채집에 의지하면 가족이 없다. 가족이 있으면 사냥한 짐승을 빼돌리게 된다. 그러다가 살해되는 수 있다. 


    그들은 단순하다. 성공도 출세도 행복도 사랑도 돈도 명성도 삶도 관심 없다. 누가 ‘너 비겁자냐?’ 하고 물으면 ‘아냐 나 용감해.’하고 불길에 뛰어들어 죽어버린다. 용맹함을 증명하는 수단이다. 백인 기병대가 인디언을 학살하기는 쉽다. 인디언이 총구 앞에 맨몸을 들이댄다.


    삶보다 용맹함을 인정받는게 더 좋다. 섹스도 관심이 없다. 영웅호색이란 말은 그들이 스트레스받은 증거다. 암살위협을 느낄 때 섹스에 집착한다. 부부라도 남편이나 부인이 도망갈까 봐 섹스를 하는 것이다. 부족민은 다르다. 여자의 오두막을 기웃거리다니 남자답지 못해. 


    차라리 남자끼리 섹스한다. 브라질에 양성애자 비율이 높은 이유다. 여자와 어울리면 약해진다구. 남자와 해야 강해지는 거야. 이런 식이다. 욕망은 어렵게 디자인된 심리적 상품이자 1만 년 역사의 성취다. 친구와 어울리지 못하고 혼자 따돌림당한 녀석들이 욕망을 발명했다. 


    홍콩배우 오맹달은 벌어들인 돈을 죄다 술값과 도박으로 날려버렸다. 친구들과 어울리며 돈을 쓴 것이다. 폐인이 되어 영화계에서 추방된 오맹달을 나중에 주윤발이 구해줬다는데. 오맹달은 왜 그랬을까? 오맹달뿐이랴. 한국 시인들은 원고료를 받는 즉시 술값으로 날린다. 


    친구들에게 퍼주는 것이다. 그것이 룰이다. 한량짓을 하는 것이다. 돈을 모은다든가 부인에게 건네준다든가 하면 쫌생이로 몰린다. 연예인들도 70년대는 그랬다. 돈이라는 것은 집에 갖고 가면 안 되는 것이야. 비겁하게 말이야. 돈이 생기면 친구들과 술을 퍼먹어야 하는 것이야. 


    돈이 호주머니에 들어오는 즉시 배출해야 해. 다 함께 화목한 거지가 되었다. 70년대까지 그랬다. 문인들이 미투를 당하는 이유도 그때의 괴상한 풍습 때문이다. 누가 더 잘 망가지는가를 경쟁하는 분위기다. 쟤는 완전 똥이군. 똥이라니. 그냥 똥이냐? 아주 팍 썩은 똥이라구. 


    이런 식이다. 한량짓을 해야 동료에게 인정받고 후배들에게 존경받는 그들은 원시 부족민이었다. 부족이 깨지고 고독한 개인의 시대가 열렸다. 그리하여 욕망이 발생했다. 사랑이라느니 행복이라느니 명성이라느니 하는 것이 생겼다. 닭살 돋는 것들이다. 징그러운 것이다.


    친구를 잃어먹고 동료를 잃어먹고 부족이 다 깨지고 내가 먼저 남에게 말을 걸 수 없게 된 상태에서 남이 내게 말을 걸어주기를 바라는게 욕망이다. 돈과 명성은 남이 내게 말을 걸게 하는 수단이다. 현대사회의 부족민들은 다르다. 사랑이라고? 개코나. 행복타령? 웃겨 죽어. 


    명성? 치졸하기는. 출세? 천박한 놈. 성공? 의리 없는 놈. 다 필요 없고 친구들과 술 퍼먹고 뒹굴다가 죽는거야. 그들은 사이좋게 죽어갔다. 미국에서 인디언 사회가 발전하지 못하는 이유도 이런 관습이 아직 남아있기 때문이다. 1만 년간 이루어진 성과인데 단번에 해결되겠는가? 




프로필 이미지 [레벨:13]kilian

2020.08.21 (15:08:30)

"욕망은 문명의 산물이다. 사유재산제도와 연결되고 결혼제도와도 관계가 있다. 욕망은 인류사 1만 년 동안 어렵게 일구어낸 성과다."

http://gujoron.com/xe/12295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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