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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4465 vote 0 2020.05.24 (18:41:52)

            

    공자가 옳았다


    미국이나 유럽은 공자를 이야기하고 있다. 한국인들은 코웃음을 친다. 문재인은 잘했고 아베는 잘못했다는 식이다. 사실이지 한국만 코로나에 잘 대처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한중일과 대만, 베트남, 몽골이 모두 잘 대처하고 있다. 공통점은 유교권이라는 점이다. 일본의 신규 확진자 26명으로 우리와 1명 차이다. 나름 잘하고 있다.


    인정할건 인정하자. 공자가 이긴게 맞다. 이런 문제는 외부인이 객관적으로 보는 법이다. 공자를 긍정하면 ‘그럼 오늘부터 갓 쓰고 상투 틀고 제사 지내야 하나?’ 하는 엉뚱한 말이 나올까봐 한국인들은 객관적으로 보기를 거부하고 있는 것이다. 유교가 옳으냐, 기독교가 옳으냐, 불교가 옳으냐 하는 말 나오면 곤란하다. 본질을 보자.


    유럽에서도 스위스가 특별히 잘 대처하는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스위스는 다른 나라에 비해 엘리트주의가 강하다는 특징이 있다. 직접 민주주의를 하는 스위스는 1년에 네 번 투표를 하는데 거의 일 년 내내 투표 속에서 사는 셈이다. 매번 누군가를 만나서 설득하고 찬반 의견을 내야 한다면? 엘리트주의로 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독일도 주변의 영국,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에 비해 비교적 잘 대처하고 있다. 융커와 기사단의 전통 때문이라고 본다. 프로이센은 10세기 이후로 기독교를 믿지 않은 동부지역에 대한 식민운동과 독일 기사단의 활동과정에 건설되었는데 이들은 전통신앙을 믿는 슬라브계 원주민들에 대해 우월주의를 가지고 있었던 점이 다르다.


    유대인의 우월주의나 융커의 우월주의나 같다. 독일이 강해진 것이 그만한 역사적 배경이 있다. 엘리트주의가 있는 나라가 이긴다. 공자의 가르침은 한마디로 엘리트주의다. 우리가 이러한 본질을 받아들여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자신이 엘리트라고 믿는 사람이 많은 국가는 유리하다. 이것이 공자가 우리에게 물려준 자산이다.


    반지성주의가 인류의 병폐다. 히피족과 펑크족으로 대변되는 미국과 유럽의 반지성주의가 문제다. 특히 미국인들은 주류 엘리트가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엉뚱한 생각에 빠져 있다. 지구평면설과 달착륙 음모론, 51구역소동이 그러하다. 패배주의에 빠지면 패배하고 우월주의에 빠지면 우월해진다. 왜 조선이 망했는지를 생각하라.


    청나라에 패배하고 일본과의 통신사 외교가 중단되고 사실상 청의 외교속국이 되면서 독자적인 의사결정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골치 아픈 문제가 생기면 청나라에 떠넘겨 버렸다. 청나라가 중앙이고 우리는 변방이라는 의식이 스며들었다. 이렇게 되면 망하는 것이 당연하다. 중세에 잘 나가던 아랍이 망한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첫째는 징기스칸의 정복을 두고 신에게 기도를 하지 않아서 징벌을 받은 결과라고 믿은 패배주의 때문이다. 둘째는 투르크족의 정복 때문이다. 중국이 망한 이유가 청나라 여진족의 식민지배 때문이듯이 투르크인에 시달리면서 아랍이 무너진 것이다. 반대로 유럽이 강해진 이유는 아프리카를 지배하면서 얻은 우월주의 때문이다.


    미국은 교통범칙금이 천문학적으로 높다. 한국인들은 민식이법으로 상해를 입히면 벌금 최소 500만 원을 물게 된 것을 가지고 난리를 치는데 미국의 일부 지역은 신호위반만으로 100만 원 가까이 벌금을 때린다. 주로 흑인들이 교통위반을 하기 때문이다. 우월주의를 위해서라면 많은 벌금도 용납하겠다는 것이다. 다 내막이 있는 거다.


    아프리카 일부 국가의 대통령들이 코로나19의 존재를 부정하거나, 에이즈라는 질병이 없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무당의 주술로 에볼라를 퇴치한다고 떠드는 것이 반지성주의다. 어그로를 끄는 거다. 반지성주의는 인간의 원시적 본능이다. 에너지가 없는 인간은 상대를 자극하여 반응을 보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 인간이 원래 그렇다.


    올바른 선택을 하는 것은 주변에 경쟁자가 있을 때다. 소련이 망하자 미국이 신자유주의를 떠들었듯이 주변에 경쟁자가 없으면 오만해져서 폭주하는게 인간이다. 엘리트주의로 가면 항상 주변에 자기보다 나은 경쟁자가 있다. 겸허해질밖에. 아무리 잘난 인간이라도 더 잘난 인간을 어디서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자가 옳았다.




    윤미향과 이용수 - 시민단체의 리스크


    약자의 덫이 있다. 약자의 적은 약자라는 식으로 약자가 서로 멱살 잡고 싸우다가 강자에게 털리는 구조다. 약자의 덫을 피하려면 반드시 도구가 있어야 한다. 상황을 객관화시켜야 한다. 변호사가 있어야 하고 중매쟁이가 있어야 한다. 약자가 강자와 직접 대면하면 안 된다. 어떤 경우에도 좋지 않다. 약자는 강자의 도움을 요구한다.


    강자가 더 많이 가졌기 때문이다. 약자의 요구는 타당하므로 강자는 약자의 요구를 들어준다. 그러다 보면 약자는 이미 길들어 있다. 여성은 약자다. 남성에게 항의한다. 남성은 여성의 요구를 들어준다. 여성은 실익을 얻고 대신 구조에 갇힌다. 현찰을 얻고 주도권을 내주는 거다. 더 많은 불이익이 따른다. 신중하지 않으면 안 된다.


    변호사는 여러 사람을 상담하므로 여러 약자를 묶어서 강자와 일대일 구도를 만든다. 중매쟁이도 마찬가지다. 강자가 무리한 요구를 하면 평판공격으로 무력화시킬 수 있다. 약자가 강자와 직접 부딪히면 강자는 약자를 돕는 척하면서 엿먹이는 기술을 구사한다. 약자를 엿먹이는 방법은 무한대다. 도구를 써서 객관화해야 한다. 


    강자와 약자의 대결이 아니라 팀 안에서의 역할분담이어야 한다. 여성주의는 진보주의라는 틀 안에서 작동해야 한다. 성소수자나 장애인 문제도 마찬가지다. 시민단체 활동은 약자의 딜레마에 빠져 있다. 언제나 내부의 적이 출현한다. 한일관계도 마찬가지다. 일본은 한국에 사죄해야 한다는게 한국의 논리지만 일본이 사죄하면?


    우리가 일본의 사죄를 받아들이면 그게 친일이다. 한국이 일본보다 약한 상태에서 어떤 경우에도 한국에 불리하다. 그러므로 약자는 오버할 수밖에 없다. 사죄를 받아도 불리하고 사죄를 안 받으면 당연히 불리하므로 오버해야 중간이다. 한국의 반일은 외부에서 볼 때 지나치다 싶어야 한다. 오버해야 하는데 오버해도 욕먹는다. 


    모든 시민단체는 이런 구조의 문제를 안고 있다. 지금 찬스다 하고 윤미향 욕하는 자는 개새끼가 맞다. 그러나 윤미향은 이용수가 저렇게 나온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어야 한다. 몰랐다면 지성의 결여다. 이용수는 윤미향보다 불리한 위치에 있으므로 오버할밖에. 시민단체도 오버해야 살아남고 이용수도 오버해야 발언권을 얻는다. 


    철거민은 더욱 오버해야 한다. 그래서 오버하면 욕먹는다. 이것이 약자의 덫이다. 나는 약자니까 하고 스스로에게 면죄부를 부여하는 어리광 행동은 곤란하다. 이것이 진보의 약한고리가 된다. 약자가 달걀로 바위를 치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는 전문가 혹은 프로의 자세를 가져야 한다. 어리광 버리고 지성주의로 가야 한다.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는 성과주의가 문제다. 일본이 사죄하고 배상하고 서로 화해하고 초밥 먹고 사케 마시면 해결된 셈인가? 일본이 한국을 이겨서 생겨난 문제이므로 한국이 일본을 제압할 때까지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때로 문제는 문제로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로 가치가 있다. 중요한 것은 문제해결이 아니라 문제인식이다. 


    그것이 문제라는 사실을 잊어먹는 것이 진짜 문제다. 문제의 해결을 위해 도전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더 단단해지는 것이 중요하다. 위안부 문제는 한일관계가 아니라 인류사 차원의 문제로 발전하고 있다. 인류가 각성해야 이 문제는 진정으로 해결된다.



    경주시가 나라시에 방역물품을 보냈다는데


    경주시와 나라시는 70년대부터 50년간 교류를 해왔다. 코로나19와 무관하게 계속하던 교류를 갑자기 끊으면 안 된다. 쪽 팔지 말자. 신사처럼 행동하는 것이 이기는 것이다. 상대의 반응을 보고 내 행동을 결정하는 것이 소인배다. 상대가 뭐라고 하든 내 계획을 밀어붙이는 것이 강자의 철학이다. 공자의 길을 가지 않으면 안 된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3]kilian

2020.05.25 (02:49:08)

"사실이든 아니든 자신이 엘리트라고 믿는 사람이 많은 국가는 유리하다. 이것이 공자가 우리에게 물려준 자산이다."

http://gujoron.com/xe/1205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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