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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3298 vote 1 2020.03.24 (14:56:39)

   

    한국이 세계를 선도해야 한다


    이런 이야기 필자가 십 년 전부터 해왔지만 다들 콧등으로도 듣지 않았다. 한국이 어떻다는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변화는 언제나 일어나는 것이며 우리가 문명사 차원의 대응을 해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씹지 않으면 씹히는게 세상의 법칙이다.


   앞장서서 이끌지 않으면 어느새 고삐가 채워져 있고 재갈이 물려져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한국인들은 도무지 역사공부를 하지 않으므로 한국이 서양을 따라잡을 수 없다는 좌절감에 빠져서 퇴행행동을 일삼는 것이다. 서양은 지갑을 주웠다.


   서양이 주워간 지갑은 아프리카와 아메리카 그리고 인도다. 왜 동양은 지갑을 챙기지 못했는가? 아프리카와 아메리카가 멀어서다. 지갑이 너무 멀리 있었다. 가까우면 가게 되고 가다 보면 항해술이 발달하는데 거리가 멀어서 가보지 못했던 거다.


   자연히 항해술도 퇴보하게 된다. 정화가 아프리카까지 가봤지만 기린이나 한 마리 잡아 왔을 뿐 신통한 것을 챙겨오지 못했다. 반면 서양은 향료와 비단과 도자기와 홍차를 챙겨갔다. 그러다가 남미에서 아말감법으로 은이 대박난게 상업혁명이다.


    첫 번째는 운 좋은 사람이 이기고 두 번째는 말을 잘 듣는 쪽이 이긴다. 말을 잘 듣기만 하고 말하는 사람이 없으면 그것도 곤란하다. 의사결정을 잘하는 집단이 이긴다. 그들이 변화에 잘 대응하는 것이다. 한국이 흥하는 것은 의사결정능력 덕이다.


   흔히 유태인의 우수성이니, 독일인의 근면성이니, 일본인의 청결함이니, 미국의 청교도정신이니, 영국의 신사도니 하며 인종주의에 근거한 개소리를 하지만 근검절약이니 노력이니 창의력이니 이런건 다 잡음이다. 특히 창의력은 거의 개소리다.


   막연히 창의하자고 떠들어봤자 장난감이나 만들 뿐 노벨상이 안 나온다. 무리가 일제히 한 방향으로 가야 공간이 얻어지고 공간을 얻으면 다양한 촉수가 발달하며 창의성은 저절로 폭발한다. 나무가 옆으로 가지를 뻗지 못하는 것은 햇볕 부족이다.


    침엽수림이 빽빽해서 햇볕을 차지할 공간이 없다. 삼림에는 사바나의 다양함이 없다. 절대적인 공간부족 때문이다. 공간의 확보가 먼저다. 중국은 인구가 많아서 1인에게 할당된 공간이 적다. 창의력이 나올 수 없는 구조다. 미국은 공간이 넓다.


    역사적으로 성공한 나라들은 다들 운이 좋았다. 포르투칼이 남쪽으로 가봤는데 희망봉을 돌았다. 스페인이 서쪽으로 가봤는데 대륙이 있었다. 영국이 뒤따라가서 초석광산을 발견했다. 일본은 금광과 은광, 구리광산에서 대박이 났다. 운빨이었다.


   신라의 삼국통일도 사금이 많아서 우연히 지갑을 주운 것이다. 이는 필자의 분석이다. 당시 일본은 열도의 황금을 다 모아도 한주먹밖에 안 되었다고 한다. 백제도 금이 없었다. 금이 있었다면 일본으로 흘러갔을 텐데 말이다. 화랑도 정신? 천만에.


   그냥 운빨이다. 물론 운이 좋아도 의사결정을 못 하면 망한다. 북한은 천혜의 지정학적 조건을 얻고도 삽질을 계속하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공간의 확보다. 북한은 남한과 중국과 러시아, 일본과 미국 사이에 끼어서 운신할 공간이 없다. 죽는다.


   남한은 그나마 중국과 이격되어 한숨 돌린 것이다. 절대적으로 공간이 창의성을 만든다. 여행을 하고 많이 돌아다닌 사람이 창의력이 있다. 선택지가 주어지지 않으면 창의는 없다. 창의력 개발서적 백날 읽어봐라. 눈곱만큼이라도 창의가 되는가?


   그냥 넓은 자연에, 넓은 바다에, 넓은 도서관에, 넓은 도시에, 넓은 유럽에 풍덩 빠뜨려 놓으면 저절로 창의가 되는데 말이다. 유럽의 발전은 라틴어로 된 성경을 독일어와 영어로 번역했기 때문이다. 중국의 퇴보는 한자를 읽어내는 사람이 적어서다.


   서양 선교사의 기록에 의하면 한자를 읽는 사람이 인구의 5퍼센트에 불과했다고. 게다가 청나라 만주족에 씹혀서 망했다. 조선의 퇴보 역시 운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조선 초에 은광이 크게 터졌는데 명나라 사신이 막대한 은을 요구해와서 망했다.


   연산군이 은의 유통을 막은 것이다. 중국은 인구가 많아서 안 된다. 일본은 다이묘가 많아서 성공했다. 의사결정권자 숫자가 많았다. 막부가 삽질해도 죠슈와 사츠마가 대응하는 바람에 흥행한 거다. 영국은 아일랜드, 웨일즈, 스코틀랜드로 쪼개졌다.


   경쟁의식 때문에 흥했고 독일은 원래 40개의 공국이 난립하다가 이들이 통일되면서 떴다. 프랑스는 그냥 뻥 뚫려서 망했다. 지정학적 구조가 중요한 것이며 이는 거의 운빨이다. 아프리카나 남미는 시장과 거리가 멀고 좋은 항구가 없어서 고약하다.


   국민성 타령은 대개 원인과 결과를 거꾸로 판단한 것이다. 운이 좋아야 뜬다. 뜨면 부지런해진다. 부지런해서 뜬게 아니고 떠서 부지런해진 것이다. 의사결정을 잘해야 뜬다. 한번 뒤패가 붙기 시작하면 코로나19 바이러스처럼 가속화되는 것이다.


   이득은 백배가 되고 천배가 된다. 영화 기생충의 삼천억 수익은 봉준호도 예상을 못 한 것이다. 뒤패가 잘 붙었다. 우리는 결과만 보고 봉준호는 위대하고 박찬욱은 보통이구나 하지만 사실이지 한끗 차이다. 양의 되먹임이 일어나는지가 결정한다.


   비용 대비 편익이 1을 넘어 양의 되먹임이 작동하면 걷잡을 수 없이 폭등하고 반대로 1에 못 미치면 급속하게 망한다. 추락에는 바닥이 없고 용솟음에는 천장이 없다. 표트르 황제와 에카테리나 여제가 잘해서 갑자기 러시아가 대박난 것이 아니다.


   17세기에 소빙하기가 와서 다들 얼어 죽을 판에 모피장사가 대박난 것이다. 날씨덕을 봤다. 히틀러의 침략 때도 러시아는 날씨 덕을 봤다. 물론 운이 제 발로 와도 찾아먹지 못하는 김정은이면 별수 없다. 역사의 승자들은 오는 운을 찾아 먹을 뿐이다.


    무에서 유를 창출하는 자는 없고 호박이 넝쿨째 굴러온 유를 알뜰하게 파먹은 것이다. 시베리아를 거저먹고 운이 좋았던 러시아도 좋은 항구가 없어서 300년째 개고생 중이다. 몽고는 항구가 없어서 안 된다. 중앙아시아의 ~스탄나라들도 마찬가지.


    중국 주변에서 국경을 맞댄 나라들치고 운이 좋았던 나라는 없다. 베트남이나 한국이나 많이 시달렸다. 중국의 압도적인 물리력을 막으려면 독재를 해야 하는데 독재를 하면 망한다. 그런데 5천 년 동안 풀리지 않았던 한국에 5천 년 만에 운이 왔다.


   지금은 한국이 의사결정을 가장 잘한다. 코로나 사태는 세계가 한국을 다시 보게 만들었다. 공자의 유산 덕분이다. 공자의 나쁜 점도 있지만 그건 봉건시대의 한계이지 공자 탓은 아니다. 중국사의 나쁜 것은 대개 한자 때문이다. 문맹이 너무 많았다.


   문화로 가는 진입장벽이 높다. 일본의 고지식함도 한자 때문이다. 일본인은 초등학교 6년 동안 1천 자를 배워야 한다. 초등학교 1학년이 6학년 형의 교과서를 읽지 못한다는 의미다. 한계가 있다. 한글을 배우면 2학년도 중학생 형의 책을 읽어낸다.


   세종대왕 덕에 한국은 운이 좋았다. 상용한자 2천 자를 배우다 보면 기진맥진해서 뭐든 힘들어지는 것이다. 초딩은 중학교 책을 읽고 중딩은 고등학생 책을 읽고 고딩은 성인 도서를 읽어야 한다. 그래야 IT라는 신세계에서 자유롭게 항해할 수 있다.


   초반에는 운빨로 가고 중간부터는 의사결정능력으로 간다. 의사결정구조를 잘 만드는 팀이 이긴다. 서양은 도시마다 의회가 있는데 한국과 중국은 조정에 조회가 있었다. 동서양은 조회와 의회의 차이다. 의사결정그룹의 숫자에서 압도적인 차이다.


   문제는 서양이 운빨로 너무 쉽게 왔다는 점이다. 동양은 서양을 배웠지만 서양은 동양을 배우지 않았다. 왜? 배울게 없기 때문이다. 그들도 계몽주의 시절에는 공자를 배웠는데 말이다. 배우는 자가 이기고 배우지 않는 자가 진다. 정해진 길로 간다.


   공자는 간단히 의사결정 매뉴얼이다. 2500년 묵은 매뉴얼이니 업데이트해야 한다. 그러나 매뉴얼이 있고 없고 차이는 크다. 서양인은 일단 말을 안 듣고 정부의 다음 카드를 본다. 내가 이러면 니가 어쩔 건데. 이러다가 진을 다 빼고 타이밍을 놓친다.


    의리를 알면 저절로 풀리는데 말이다. 의리를 따라가면 의사결정은 자연히 성공해 있다. 단, 양아치의 거짓 의리냐 진정한 의리냐는 엘리트가 고도의 정무적 감각으로 판단해야 한다. 의리는 인간의 사회성이며 인간이 집단에 소속되려는 본성이다.


   큰 의리가 대집단이고 작은 의리는 소집단이다. 거기서 교통정리 잘해야 한다. 막연히 대집단에 모아놓으면 몰살된다. 공격은 모여서 하고 수비는 흩어져서 한다. 손발이 척척 맞아져서 모이기와 흩어지기를 자유자재로 한다면 성공은 손안에 있다.




[레벨:3]hojai

2020.03.24 (15:26:25)

감사합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20]수원나그네

2020.03.24 (16:39:27)

팍스 코리아나를 여는 교과서~
[레벨:7]으르릉

2020.03.25 (01:58:53)

한글이야말로 팍스 코리아나의 핵심인 것 같습니다.

농담삼아 영어쓰는 사람들이 셈을 못하는 이유가 말하기가 무척 어렵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헌드레드, 싸우전드 등 숫자를 발음하는 것 자체가 한글보다 무척 어려움-

반면 한글은 그 제작단계서부터 다양한 소리를 담을 수있는 최적의 표현 방법을 기획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무수히 많은 1음절 단어들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1음절만으로도 듣기에 충분히 구별될 수 있기 때문에.

이것이 한국인의 의사 소통 능력을 질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었고, 이것이 더 많은 상호작용을 이끌며 결과적으로 더 좋은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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