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게시판

* 댓글로 쓴 글을 수정하여 온글로 다시 올립니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세부 지침 사항 이전을 생각해 본다.

실행이 있으면 먼저 개념이 정립되어야 한다. 이 용어를 누가 만들었는지는 나도 잘 모른다. 다만 이 용어에 대해 사유해 볼 수는 있는 것이다. 이 용어 역시 현상에 대한 고찰을 통해서 만들어진 용어일테니 말이다.

코로나와 같은 바이러스 사태에서 볼 수 있는 사회적 현상은 질서와 혼돈의 양면성, 문명과 문화의 대립 양상과 거의 궤를 같이 한다고 여긴다. 충분히 인문학적 관점에서 파악될 수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대립 양상으로 보이는 것은, 실제로 대립 개념보다는 상호 협력의 개념으로 볼 때 문제가 풀린다고 본다.

문명은 무엇인가를 통제할 수 있는가? 로의 접근이고, 문화는 통제를 벗어나서 독자적으로 가고자 하는 것에 목표가 있는 것이니만큼, 문명과 문화는 쫒고 쫓기는 자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문화는 문명이라는 기반이 뒷받침될 때 더 확산되는 특징을 갖고 있다. 이번 바이러스 사태에 대입해 보아도 마찬가지이다.

어떤 특정 상황이 펼쳐지면, 그 사회의 형식이 나타나고 문명의 수준이 드러난다. 위기 상황에서 문명이 문화를 통제하지 못하면 질서가 사라지니 혼돈이 도래한다.

범람하는 것을 적절히 통제할 때, 문화는 제 방향성을 찾는다. 위기 상황에서도 개인의 위치는 중요한 고려 대상이 맞지만, 개인의 동선을 파악하지 못하면 역학조사는 무의미해진다.

그러므로 개인이 자기를 지키는 길은 이성적인 판단을 하는 것이다. (이건 평소의 훈련이 필요한 부분이다. 물론 삶의 방식을 그렇게 살아야 하겠지만, 모두가 그렇지 못한 것은 감안할 필요가 있다.) 이미 걸려버렸다 해도 마찬가지이다. 질서를 존중하는 것이 문화를 저해하는 행동은 아니다. 개인의 프라이버시는 존중되어야 하지만, 개인 역시 자기 아닌 타인들의 삶을 존중해야 하고 고려해야 한다. 이러한 판단에는 평소의 자신의 태도적 관점이 요구된다.

집단적 생명과 집단경제 위기 시에 사람들의 대처방식에서 보자면, 문명의 통제 방식은 우리의 미래(방향성)를 결정하게 된다.

신뢰가 형성되는 과정에서 문명이 지나치게 인간을 억압하지 않게 하려면, 위기 시에 문화적 형태들이 위협이 되지 않는 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통제되지 않는 문화가 위협적인 형태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형태도 많다. 그 지점을 긍정하기에 문명이 인간을 억압하지 않으면서 사태를 수습할 수 있도록 사람들은 대처방식을 다듬거나 수준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은 다 인간사회가 결정해야 하는 의사결정들이다. 문화적 형태에는, 인문 사회 예술 종교 백수 등등을 총막라하는 형태이다. 더 들어가서는 인간 개인의 정신과 정서도 포함된다. 문화적 형태가 멈춰버리면 실존성만 부각된다.

우리가 그동안 접하지 못한 야릇하고 섬뜩한 느낌을 갖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미처 의식하지 못했던 몸의 실존성을 발견하기 때문이다. 갑자기 걸어가다가 모든 것이 멈춰버리고 자기만 움직이는 느낌, 그 낯설은 느낌에서 인간의 자각은 깨어나고 의식은 표백된다.

인류의 절반이 넘는 사람들이 문화적 형태에 포진되어 있으니, 세상의 절반이 불능의 상태로 빠져버리면 작동이 안되는 것은 어쩔 도리가 없다.

또 반드시 단지 일시적 멈춤이 아니라 인류 절반의 실제의 생명을 잃는다고 해도 동일한 현상이 펼쳐진다. 그때는 정말로 느낌만이 아니라 정지 그 자체가 된다.

이러한 추정에서 본다면 인류의 위기 시에 통제되지 않는 잠재적 요인은 정말 크다고 볼 수 있다. 문화적 요인은 인간사회에서 반드시 필요하지만, 위기 시에 통제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어딘가에 소속되지 않는 개인들이 오히려 더 소속적 개인보다 때로는 강한 면모를 보이기도 하지만, 그건 삶의 방식에서 오는 차이 때문이라고 여긴다.

반면에, 위기 시에 소속은 오직 '관'의 형태로만 드러난다는 것과 '대표성'의 형태로만 드러나기에 문명의 통제는 위협적이기도 하다. 그래서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문명의 통제에 거부반응을 갖지만, 이건 좋은 기억이 별로 없었던 그간 지구적 시대적인 탓도 있다고 본다.

위기 상황에서 좋은 선례와 기억을 축적하는 것은 현재와 미래를 바꿀 수 있는 동력이므로, 지금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는가?는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개인에게는 자존감으로도 연결되기 때문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이러한 인문학적 기반위에서 일상에서 실천하는 행동 덕목이라고 생각해 본다. 하나의 개념에서 삶의 방식이 줄줄이 연계되어 나타나니 말이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이 자나면 거기에는 반드시 피해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 진행 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 불규칙하게 생성되어 확산되는 바이러스 사태에서 나타난 피해는 비반복적 특성을 가진 문화적 측면에서 더 피해가 크다고 볼 수 있다.

가장 가까운 일상에서는 자영업이 이 범주에 속한다고 여긴다. 문화예술 영역은 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 소비 영역은 대체로 이 범위안에서 절단난 것과 같으니까.

그러니 전염성이 강한 비반복적 바이러스 사태는, 비반복적 특성을 주된 에너지로 취하는 문화 영역 전반을 초토화 시키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문화영역은 사람의 군집에서 에너지를 취하는 형태이므로 바이러스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문명은 이런 취약성을 통제하여 다시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그러니 문화도 문명을 도와야 할 때는 협력해야 한다. 개인도 마찬가지이다. 개인에게는 이 두 양상인 질서와 혼돈이 같이 공존하므로, 위기 시에 자신의 질서를 강화하여 자기 삶을 통제할 수 있어야 하며, 그것이 문명을 돕는 길이라는 의미가 된다. 문명은 당신과 나 그리고 우리의 공존을 모색하는 기본 틀이기 때문이다.

문명과 문화는 하나인 듯 보이지만, 늘 대립각을 세우며 흘러왔다. 현대 사회로 진입할수록 더 그러하다. 대립각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그 대립각이 사회로 침투하여 일반화되면 그냥 수용하는 것으므로 당연하게 생각되어 무분별해진다. 일상에도 영향을 끼친다. 나 하나쯤이야는 절대로 나 하나에서 멈추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다.

사회의 속도가 빨라진 것은 도구가 변화하고 발전하기 때문이다. 바이러스는 도구를 사용하는 인간을 타고 이동한다. 인간은 운반체이다. 정신문화의 운반체인 인간은 바이러스의 운반체이기도 하다. 무엇을 운반할지 선택할 수는 있지만, 자기 통제 없이는 바이러스를 운반할지 말지를 통제할 수 없다. 정신문화도 그와 같다. 자기 통제가 안되면 정신문화 역시 바이러스일 수밖에 없다. 자기가 잠식당하니까 말이다.

*사진, 어느 기사에서 가져 온 사진, 어디에다 쓸까 하다가, 이 글에 올려봅니다.

서로의 꽃밭에 물 주어 가꾸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13]kilian

2020.03.14 (00:49:43)

사회,경제,문화 각 분야에서 사람들 사이의 물리적 접촉 및 사람들의 군집화를 을 최소화하면서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쪽으로의 경향이 강화되지 않을까요?

- 온라인 주도의 가속화 (쇼핑, 배달음식, 온라인 감상/예배/교육)

- 오프라인 상황의 변화

--불특정 사람들을 상대하는 직업군에 대한 건강검진 제도화

--대인상담 창구는 교도소의 면회실 처럼 격리되는 구조로 강화

--식당 등 각종 모임 장소가 트인 구조에서 방(격리) 구조로 변경

--밀집 장소에서의 단체 행사는 검증된 사람들만 출입가능

--양치질하고 비타민 먹듯이 매일 자가 검진하는 도구 및 사람들 등장

--오늘의 날씨와 비슷한 형태의 오늘의 전염병 상황을 전하는 프로그램 등장

--각 개인이나 가정의 건강 확인 및 발병시 자가격리 등 자가 조치에 대한 매뉴얼 및 위반시 벌칙 조항 등 강화

--건강 상태나 감염 등을 실시간으로 계속적으로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웨어러블 기기 등장

프로필 이미지 [레벨:20]아란도

2020.03.14 (05:50:02)

이런 사태를 제대로 경험했으니 어떤 식으로든 사회는 변화되겠지요. 상황에 잘 휩쓸리지 않는 방향으로의 대처방식이 생겨날거라고 생각되네요. 

악영향을 덜 받는 형태로 이전될 때에도 양극화는 여전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되요. 이 지점에서 사업성의 승패가 갈릴수도 있으니, 이 지점으로 몰릴 수도 있고 그러다보면 어디선가는 유리천장을 뚫을 것이고 뚫지 못하면 위기 시에는 또 폭삭 가라앉고요.

말씀하신대로 사람 개개인이 자기를 관리하고 체크하는 방향과 공간 자체 방역강화 두 방향이 있을 수 있겠네요. 
또 사람들이 그리 쉽게 면대면 접촉을 포기하진 않을 거 같고 어쨌든 인간은 서로의 대면 접촉에 의해 에너지를 취하는 존재이기도 하니까요. 그래서 위생적인 것과 건강 측면은 훨씬 강화되겠지요. 어떻게든 갇히기 싫어하는 인간의 문화적 특징이 환경에 갇히지만은 않을거라고 여겨요.

그럼에도 사회적인 거리두기가 내포하는 또 하나의 특징은, 이 모든 것을 객관적으로 보게 한다는 거지요. 한 발 떨어져서 관찰자 시점으로 본다는 것은 인간에게 그만큼 생각할 시간과 그간의 삶을 점검하는 성찰도 준다는 것이고, 이런 현상이 미래에 대한 통찰도 준다는 거겠지요. 인간이 강화된다면 삶의 측면에서나타나지 않을까 싶기도 해요. 인간이란 존재가 어떠한 존재인지를 인정하는 의식적 표백이 필요한 시점인 것도 같구요. 이럴 때 겸허하게 세상을 바라보는 안목도 가져야 할 것 같아요. 봄은 오고 꽃은 피고 ...4월은 해마다 어떤 의미를 담고 오나봅니다.

어쩌다보니 덕분에 좋은 시간이 됩니다.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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