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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3690 vote 1 2020.01.21 (20:38:31)

    자유의지는 권력의지다


   인간은 의도를 가지고 행동한다. 역설은 환경의 방해다. 인간의 의도는 좌절된다. 환경이 받쳐주지 않으므로 뭐든 뜻대로 잘 안 된다. 이중의 역설은 에너지가 그 환경을 통제하는 것이다. 환경이 인간의 목적을 방해하지만 인간은 에너지를 통제함으로써 거꾸로 그 환경을 장악할 수 있다. 


    그것이 게임의 의미다. 인간은 게임 하는 동물이다. 게임의 공간은 역설의 공간이다. 그냥 역설이 아니라 이중의 역설이다. 전략과 전술이 갈리고 장기전이냐 단기전이냐, 전면전이냐 국지전이냐가 결정된다. 역설은 상대가 있는 게임이다. 상대가 맞대응을 하기 때문에 역설이 있다.


    게임 안에서 이기는 것과 그 게임을 지배하는 것은 다르다. 상대를 이기려고 하지 말고 게임을 장악해야 한다. 상대를 자기편으로 끌어들여야 한다. 그래서 인간에게는 자유의지가 있다. 져주고 이긴다. 양보함으로써 얻어내는 것이 전략이다. 승부에 연연하지 않고 게임을 장악한다.


    소년에게 환경은 우호적이다. 부모가 돕고, 친구가 돕고, 학교가 돕는다. 안이한 생각을 갖게 된다. 세상을 만만하게 보는 것이다. 자신의 선의가 당연히 받아들여질 것으로 여긴다. 그러나 위로 올라갈수록 냉정해진다. 넓은 세계를 만나서 자신이 우물 안의 개구리였음을 깨닫게 된다. 


    세상은 우호적이지 않다. 사방이 모두 적이다. 나를 해치려 한다. 껍질을 깨고 나와서 한 단계 올라서야 한다. 인생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양보하지 않고는 얻을 수 없고, 투자하지 않고는 이윤을 챙길 수 없다. 이제 당신은 져주고 이기는 전략게임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은 것이다. 


    인간은 환경에 지배되는 나약한 존재이므로 자유의지가 부정되지만 1차전을 져주고 2차전을 이기는 전략적 사고를 통해 거꾸로 환경을 장악할 수 있으므로 인간에게 자유의지가 있다. 거기에 역설과 역설에 대한 역설이 있다. 진보주의는 순진한 소년이 의도를 갖고 도전하는 것이다. 


   보수주의는 환경의 억압에 의해 그래봤자 별수 없지 하고 포기하는 것이다. 상처 입고 좌절하게 된다. 진정한 진보는 대중의 힘을 결집시켜 문제를 극복한다. 에너지를 유도하여 환경을 이긴다. 이중의 역설이자 전략의 게임이다. 여기서 엘리트 진보와 대중적 진보의 가는 길이 갈린다. 


    엘리트 진보는 인간의 선한 의도에 주목한다. 그것은 소년다운 치기다. 낭만이기도 하다. 드라마에서는 소년의 낭만이 먹힌다. 그러나 현실은 냉정한 법, 실력도 없으면서 선의만으로 들이대다가 뺨 맞기 다반사다. 경험을 쌓아야 한다. 노련하게 대중을 움직이고 환경을 장악해야 한다. 


    인생에 한 번은 광야를 건너와야 한다. 쓴맛을 보고 다시 일어서야 한다. 산전수전에 공중전을 겪어봐야 한다. 환경을 극복해야 한다. 혼자 힘으로 안 되고 대중의 힘에 의지해야 한다. 개인기가 아닌 팀플레이로 가야 한다. 자신의 선의를 인정받으려 말고 물리적으로 제압해야 한다. 


    보수가 주장하는 지점들을 해결하고 와야 한다. 시련을 겪으며 그 과정에 일부 보수의 가치를 반영한 유연한 진보가 진짜다. 이기는 진보가 진짜다. 진보가 옳기 때문에 나서는게 아니다. 진보가 하나이므로 나서는 것이다. 보수는 여러 가지 선택지가 있고 진보는 언제나 선택이 하나다. 


    그것은 너와 내가 하나 되는 것이다. 너와 내가 헤어지는 지점은 여럿이지만 합치는 지점은 하나다. 하나의 선택지가 있으므로 인간에게 진정한 자유가 있다. 그것은 더 넓은 세계로 가는 것이며 더 큰 게임을 하는 것이다. 져주는 것이다. 그 방법으로 다음 단계로 계속 전진하는 것이다. 


    그것이 진보다. 선택하지 않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진정한 자유다. 선택하는 순간 손익은 정산되고 당신은 게임에서 탈락한다. 그럴 때 인간은 환경에 씹힌다. 인간은 거듭 선택지를 뺏긴다. 먼저 양보하고 먼저 손해보고 먼저 져줘야 한다. 자식이 생기면 눈앞의 빵을 자식에게 뺏긴다. 


    후배가 생기고, 제자가 생기고, 따르는 사람이 생기고, 역할이 생기고, 부하가 생기면 내 권리를 양보해야 한다. 먼저 져주고, 먼저 양보하고, 먼저 손해보다가 인간은 거의 막다른 골목에 몰린다. 그럴 때 권력을 얻는다. 인간이 마음대로 선택하면 환경에 지배되어 자유를 잃는 것이다.


    바둑을 둔다고 치자. 상대의 말을 잡을 수 있다. 그런데 잡지 않고 두면 상대는 그 죽은 말을 살려보려다가 내 페이스에 끌려오게 된다. 선택지를 양보하고 주도권을 얻는 것이 전략이다. 상대를 내 페이스로 끌고 와서 내가 룰을 정하는 내 바운더리 안에서 놀도록 한다. 그것이 전략이다. 


    먹을 수 있어도 먹지 말아야 한다. 개는 인간에게 길들여지는 이유는 인간이 먹이를 주면 먹기 때문이다. 그때 참아야 한다. 그것이 전략이다. 참지 못하고 먹으면 환경에 길들여진다. 자유의지를 잃는다. 민주당이 선거구제를 개편하여 전국구 15석을 손해보고 시작하는 것이 전략이다. 


    선택지를 거듭 양보하여 막다른 궁지에 몰리면 자유에 이른다. 아기는 자유가 없다. 아기는 양보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기는 제 마음대로 선택한다. 화가 난다고 화를 내고 슬프다고 슬퍼하면 보스가 될 수 없다. 영향력이 없다. 자기 페이스로 끌고 올 수 없고 내 스타일을 구축할 수 없다. 


    세상은 상대가 있는 게임의 장이다. 게임의 장에서 언제나 상대가 맞대응을 하므로 역설이 있다. 선택지를 양보하는 방법으로 게임을 지배할 수 있으므로 이중의 역설이다. 고도의 전략적 판단을 통해 이익을 양보하는 대신 세력을 이루고 환경을 장악하고 권력을 얻는게 자유의지다. 


    선택지를 하나씩 내줄 때마다 엮인다. 구조로 엮여서 하나가 된다. 하나가 될 때 권력이 있다. 자유는 거기에 있다. 진정한 진보는 그러한 과정을 거쳐서 된다. 결론적으로 인간의 자유는 학습에 의해 얻어지는 것이다. 장기전을 통해서 얻어지는 것이다. 맞대응에 의해 얻어지는 것이다.


    1) 인간은 언제라도 환경의 제약을 받는다.

    2) 환경의 제약을 받아 의도가 좌절되는게 역설이다.

    3) 인간은 배후의 에너지를 통제하여 환경을 장악할 수 있다.

    4) 환경을 장악해 장기적으로 의도를 관철시키면 이중의 역설이다.

    5) 뜻대로 될줄 알고 자신의 선한 의도를 내세우는 것이 엘리트 진보다.

    6) 멋모르고 순진하게 굴다가 깨져서 좌절하고 포기하는 것이 보수주의다.

    7) 좌절을 극복하고 큰 세력을 만들어 장기적으로 이기는 것이 대중적 진보다.

    8) 환경을 장악하려면 일단 져주고 양보하고 주어진 선택지를 거절해야 한다.

    9) 이익을 양보하는 대신 공간의 연결을 얻어 모두 하나가 되면 세력화 된다. 

    10) 세력화 되면 하나를 움직여서 전체를 통제할 수 있으므로 권력이 있다.

    11) 따르는 동료, 친구, 가족, 부하, 후배, 역할, 역량을 얻는 것이 권력이다.

    12) 세상은 상대가 있는 게임의 장이며 언제나 상대의 맞대응이 있다.

    13) 양보하는 방법으로 상대를 내 공간으로 끌어올 때 권력이 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3]kilian

2020.01.22 (08:51:31)

"고도의 전략적 판단을 통해 먼저 이익을 양보하고 선택지를 내주고 대신 세력을 이루고 환경을 장악하고 권력을 얻는게 자유의지다."

http://gujoron.com/xe/1160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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